소설 번역/[ARIA x FATE] 그 상냥한 별에서…

그 상냥한 별에서… Navi : 17 (중편)

spica_1031 2011. 3. 5. 15:04

원문 출처 : 歯車屋敷
작가 : 草之敬 님
번역 : 스피카

1. 본 작품은 ARIA(AQUA)와 FATE 크로스 팬픽입니다.
2. 글쓴이는 일본의 草之敬님이시며, 작가분의 허락 하에 번역하고 있습니다.
3. 원작은 '歯車屋敷'에 기재되어 있습니다.

4. 번역본은 제 블로그에만 올립니다. 무단 전재 및 도작은 절대 하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5. 본문중의 (하늘색)은 제가 단 주석입니다.
6. 오타 및 잘못된 번역의 지적은 감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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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냥한 별에서… Navi : 17 (중편)





# 미즈나시 아카리


카니발이 개최한 지 꼬박 하루.
오늘은 전원 휴가를 내고, 모두 카니발을 즐기려 하고 있습니다.
제 바로 옆에 아리시아 씨와 아이카 짱. 조금 뒤에는 시로 씨와 알토리아 씨.
모두가 있고, 이렇게나 즐거워서……행복합니닷!

그렇다고 해도,

「우와아────앗! 굉장해, 굉장해─」

시야 한가득 가장한 사람들이 있어서,
어쩐지 평소의 네오·베네치아보다 좀 더 신기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는 느낌입니다.
아, 저 고깔모자, 귀여워라아…….

「잠깐만, 아카리! 또 어정어정 거리고. 오늘은 평소보다 사람이 많으니까, 떨어지지 않게 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구.」

「아. 에헤헤. 미안해, 아이카 짱.」

안 돼지, 안 돼.
무심코 따라가 버리려고 했다.
타박타박 걸어서 원래의 위치로 돌아온다.

「여기 봐, 아카리.」

「와아─앗. 아이카 짱, 이게 뭐야?」

가면이 잔~뜩!
다닥다닥 가면이 달라붙어, 모여 있어서, 아~ 조금 귀여울 지도.
색도 굉장히 많은데다가 예쁘고.

「뭐냐니, 바우타(bauta)를 파는 좌판이잖아.」

「바우타?」

「그래. 이 가면을 말하는 거야.」

그 중에서 두 개를 집어 들고, 아이카 짱은 이야기를 잇는다.

                                         바우타      타바로(tabarro)
「옛날부터 카니발의 정장은 가면와 검은 망토로 정해져 있었어. 우선 마음에 드는 바우타를 고르자.」

조금 콧노래를 부르며, 바우타를 이것저것 바꿔 가며 보고 있다.
그걸 보고 나도 고르기 시작했고, 그 때 옆에서 시로 씨도 바우타에 손을 뻗었다.

「정말 여러 가지 있구나. 이 좌판만 해도 2, 300은 있는 것 같네……」

말끄러미 바우타를 자세히 보고 있다.
응, 하고 한 번 끄덕이더니, 「게다가 전부 수젠가」라며 중얼거렸다.
호에~ 이거 전부 그렇구나. 언제부터 만들기 시작한 걸까?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노라면, 주변이 수런거리기 시작했다.

「왓, 뭐야, 뭐? 모두 떠들고 있는데?」

저편에서부터 인파를 헤치며 걸어오는 그림자가 한가득.
엄청 큰 몸집에 타바로와 바우타.
그 반면, 그 사람의 주위에 있는 악단은 작아서 귀엽다.

「아아, 올해도 등장한 것 같네.」

「?」

「이 마을의 카니발을 대표하는 최고의 인기인. 카사노바야.」

아이카 짱이 말을 끝냄과 동시에 카사노바가 눈앞을 지나간다.

「우와아────! 엄청─커!」

멀리서 본 것보다 훨씬 크다.
내 키의 배에 가까운 신장이다.

「굉장하군요……」

무심코, 라는 느낌으로 알토리아 씨도 가만히 올려보고 있었다.
그 때,
빙글, 카사노바의 고개가 돌아갔다. 묶은 머리카락이 옆으로 날리며 이쪽으로 얼굴을 향했습니닷!?

「에, 에, 에, 에에?」

「…………」

그리고 어디선가 한 송이 꽃을 꺼내어, 살며시 던졌다.
천천히 포물선을 그리며 난 꽃은 역시나 천천히 알토리아 씨의 손으로 들어갔다.

「우와────앗!! 알토리아 씨, 굉────장해요!!」

「……저에게?」

그런데도 올려다본 얼굴은 왠지 기뻐하는 기색도 없고, 들떠서 떠들어 댄 자신이 한심하다고 생각해 버렸다.
어째서, 그렇게 슬픈 듯한 표정인가요?

카사노바는 알토리아 씨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타바로를 돌려 걸어서 떠나간다.
당분간 멍-하게 있으면, 아리시아 씨가 곁으로 와 익숙하게 해설을 시작한다.

「카사노바는 18세기, 맨 홈의 베네치아에 실제로 있었던 인물이야. 때론 탈옥자이기도 했고, 희대의 바람둥이였으며, 문학자이기도 하며 모험자이기도 했어. 어쨌든 스캔들로 유명한 인물이었다고 해.」

「이번 행동의 이유가 '바람둥이'라는 점에 있다면, 노려봤을 겁니다!」

「어머어머.」

알토리아 씨는 아직 꽃을 응시하고 있다.
역시, 조금 슬픈 듯이.

「알토리아. 왜 그래?」

「아,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조금 멍하게 있었네요.」

시로 씨의 걱정에 쓴 웃음으로 답하고 있다.
그러자 시로 씨는 알토리아 씨의 손에서 꽃을 휙, 뺏었다.
물끄러미 꽃을 보고 나서, '응'하고 끄덕이더니, 알토리아 씨의 머리에 머리 장식처럼 꽃을 달았다.

「시로우, 무엇을……?」

「잘 어울리잖아?」

「무슨 농담을.」

그렇게 말하고, 알토리아 씨는 머리 상식이 된 꽃을 빼기 위해 손을 뻗었고, 그 손을 다시 시로 씨에게 잡힌다.

「요즘 너, 좀 이상하다고. 역시 무슨 일이 있는 게…………」

「시로우……! 잔소리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미안해. 모두들 미안. 이야기를 끊어버렸네.」

'계속해'라고 말해도 아리시아 씨가 놀라서 굳어져 있어, 이야기를 이을 분위기가 아니었고, '어떻게 하지'하고 생각하기 시작했을 때, 시로 씨가 헛기침을 했다.
모두가 주목한 것을 확인하고 나서, 시로 씨가 해설을 뒤이었다.

「카사노바의 본명은 '자코모·카사노바'라 하고, 그의 자서전 『나의 삶의 이야기』에 의하면 그는 일생 1000명의 여성과 성……사귄 것 같아. 첫 교제는 11살 때. 상대는 기숙학교 교사의 여동생이라고 해.」

시로 씨는 뭐라 말하려고 했던 걸까? 성……?
그렇다 치더라도, 11살이라고 하면 난 뭘 하고 있었을까. 벌써 그 무렵에 연애를 하고 있었다니, 굉장한 걸.

「본격적으로 여성과 교제를 하기 시작한 것은 1740년. 그가 15살 정도일 때야. 막 대학을 졸업하고, 베네치아로 돌아가 교회 성직자로서 법률 실무를 하고 있었을 때다. 뭐, 일은 제쳐두고 여성 관계에만 신경 쓰고 있었던 것 같지만 말이지.」

「호에~」

「15살 정도라니……. 빨랏.」

「뭐, 그러한 행동 때문에 교회에서 곧 해고당했지. 그 뒤 군대에 들어갔지만 또 곧바로 퇴역. 식비가 곤란해진 그는 친아버지가 운영하고 있던 '산 사무엘레(San Samuele)' 극장의 바이올린리스트가 되었어.」

어쩐지 몹시 둥실둥실한 사람이구나.
게다가 뭐든지 할 수 있었고. 그런 점은 조금 부러울지도.
그렇지만, 어째서일까.
그쯤 듣고 나니, 카사노바 씨는 외로운 사람인 것 같다.

「그리고 1755년. 그는 마술이라든가 요술이라든가, 그런 것에 관심을 가졌고, 그것이 화가 되어, 종교 재판소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어. 총독 궁전에 인접해 있는 유명한 『납의 감옥』에 수용되어 5년을 거기서 보낸 뒤, 아직까지 아무도 탈옥한 적이 없는 그 감옥에서 탈옥했어. 이 『납의 감옥』은 카사노바 이 외에 탈옥을 허락한 적이 없는 장소지.」

「마술이라니, 에미야 씨는 괜찮은 건가요?」

「나말야? 괜찮아. 그건 18세기 이야기고, 지금 우리들이 살고 있는 건 21……24세기다. 마술은 비과학적인 것인 걸. 누구도 해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아.」

「당신은 반대로 그 마술로 사람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죠.」

라고 말하는 알토리아 씨.
역시 시로 씨는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재확인.
어느덧 조금 전 같은 분위기는 어딘가로 날아가 버렸고, 알토리아 씨도 평소의 밝은 분위기로 돌아와 있었다.

「시로 씨는 마법사라고 할까, 배달원 같네요~」

라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 그거 무슨 의미야?」

「아, 그러니까 말이죠. 모두의 행복을 옮겨 와 주는, 없으면 안 되는 사람. 말하자면 『행복의 마법사』네요……」

「아……행복, 의……마법사?」

「아카리, 부끄러운 대사 금짓!!」

「에에────엣」

뺨을 꼬집혀, 아이카 짱에게 끌려간다.
아프다구.

「뭐, 어쨌든. 그 후 그는 파리로 도망갔어. 그 뒤에도 여러 일들이 있었고, 1785년에 은거 생활을 시작했지. 백작의 사서로 지내며, 향년 73세로 생을 마감했어.」

「파란만장, 이란 건 그런 걸 말하는 거겠네요.」

「그렇겠지. 연애야말로 그의 최대의 재치가 발휘되는 부분이었지만, 동시대인에게 있어서, 그는 그 이외에서도 걸출한 존재였다고 해. 재능을 인정하고 환대를 해준 인물에 교황 클레멘스 13세, 에카체리나 2세, 프리드리히 대왕, 퐁파두르 부인, 크레비용, 볼테르, 벤저민·프랭클린 등이 있어. 그 밖에도 오스트리아의 대 정치가, 샤를르·드·리뉴 왕자는 『이 세계에서 그가 유능함을 발휘할 수 없는 일은 없다』라 말했고, 또 람베르그 백작은 『그 지식의 해박함, 지성, 상상력과 비교할 수 있는 자는 거의 없다』고 기록하고 있어. 늘어놔 보면 그는 다·빈치보다도 분방한 『만능의 천재』였을지도 모르지.」

아, 하고 소리가 새어 나왔다.
외로운 사람 같은 게 아니었다.
매우 따뜻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고쳤다.

뭐든지 할 수 있지만, 뭐든지 할 수 있으니까 하나에 집착할 수 없었던 것일 테지.
그런데도, 그러니까, 그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니까, 모든 사람이 그 사람에게 끌린다.
분명, 웃는 얼굴이 매우 멋진 사람이었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한다.

……어라?
그렇지만, 어쩐지 조금이지만 시로 씨와 닮은 건지도 모르겠다.
뭐든지는 아니지만, 시로 씨는 여러 가지를 할 수 있고, 웃는 얼굴도 멋지고.

「시로 씨는 카사노바 같네요.」

「이봐, 이봐. 그렇게 굉장한 녀석은 아니라고. 그리고 아카리. 남에게 그렇게 말하면 안 돼. 영어의 슬랭으로 『카사노바』는 난봉꾼이라는 의미니까.」

「우후후. 이렇게 여자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있고, 시로 씨는 카사노바네요.」

「아리시아.」

그만두라고, 라며 시로 씨는 곤란한 얼굴을 한다.

「아무튼 그런 카사노바도 지금은 카니발 때만 부활하는 전설의 아이돌이네,」

「호에~」

「덧붙여서 카사노바 역은 매년 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거라, 저 역할을 맡는 건 대단히 명예로운 일이지만, 거기에 대해서 굉장한 소문이 있다구.」

소근, 하고 아이카 짱이 귓속말을 한다.

「듣기론, 저 카사노바는 이 마을의 카니발이 시작된 이래────백년 이상 쭉 같은 사람이 하고 있다더라고.」

「백년 이상? 에엣──── 거짓말?」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지 않아?
아무리 불가사의한 마을인 네오·베네치아라고 해도,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 아이카 짱.
그렇지만, 소문 역시 이야기이고, 그러한 편이 멋져서 좋을지도 모르겠다.

「안에는 불사신인 요정이라는 소문이야. 실제로 정체를 밝혀낸 사람은 지금까지 단 한 명도 없다고 해.」

「호에~ 굉장하네. 백년 이상이나 살아 온 가면의 괴인인거야?」

너무나 로맨틱하고, 멋진 소문.

「뭐, 대부분 화제를 만들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겠지만 말야. 확실히 정체가 궁금하긴 하네.」

「유령의 정체를 봤다……거나 말하면서 말이지. 상당히 싱거운 이야기일 테지.」

라고 말하는 시로 씨.
'그렇네요~' 하고 아이카 짱은 빙긋이 웃으며, 그 말에 동의한다.

「우후후. 그렇지만, 이렇게 혼잡한데 첫날에 카사노바를 볼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네.」

우우우.
그 정도가 아니라구요, 아리시아 씨.
모두가 있고, 이렇게 즐거운 축제가 있고, 그리고 이 행운이 있고!
그건 이미……!

「비바·카니발───────!」

「어머어머.」

「아~——————」

이렇게 해서, 카니발 둘째 날은 막을 내렸습니다.


*  *  *  *  *


# 알토리아·펜드래건


카니발도 벌써 후반.
개최한 지 벌써 6일이 지나려 하고 있었다.

「후우……」

「수고하셨어요, 알토리아 씨.」

「아아, 고마워요, 아리시아.」

아리시아는 가벼운 칵테일을 가져왔고, 여느 때처럼 건네받는다.
ARIA 컴퍼니의 발코니에서 둘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밤하늘을 올려본다.
어느 시대라도 밤하늘만큼은 변하지 않고, 황황히 빛나는 별가루는 아름답다.
손을 뻗으면, 그것조차도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이 감각을 지배한다.

「이렇게 하면, 별조차 잡을 수 있을 것 같네요.」

돌연 그 가냘픈 팔을 밤하늘에 치켜들고, 읊조린다.
생각하는 것은 모두 같다는 것도 덧붙여 두기로 하자.

「네, 그 말대로군요.」

「우후후.」

칵테일을 한 모금 입에 넣고, 혀로 굴린다.
끈적이는 알코올에 투명한 듯한 나무딸기의 맛이 딱 좋다.
생각했던 것보다도 술이 센 것 같다. 그런데도 취할 정도는 아니다.

「알토리아 씨, 무슨 일 있나요?」

「?」

아리시아가 갑자기 그렇게 말한다.
또 얼굴에 무언가 드러났던 걸까.

「아뇨. 카니발이 시작하기 조금 전부터……좀 더 말하자면,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렇군요. 당신에게는 이야기 해 두기로 할까요.」

친구니까, 라며 웃는다.
이 때, 나는 제대로 웃을 수 있었던 걸까.

「뭔가요?」

「아마, 더는 이곳에 있을 수 없을 겁니다.」

「…………그 말은, 무슨 뜻인지?」

「이제 모두와 지낼 수 없다고……그렇게 말했습니다.」

글라스를 쥔 손과는 다른 손을 단단히 꽉 쥔다.
기계의 윤활유가 끊어진 것처럼 그 움직임은 딱딱하다.
잘못하면 삐걱거릴 정도로 딱딱하다.

「웃을 수 없어요. 알토리아 씨?」

「하하. 할 수 있다면 웃으며 헤어지고 싶었습니다만……」

「틀려요.」

「알고 있습니다.」

아리시아가 말하는 것은 『웃을 수 없는 농담이에요.』라는 의미일 것이다.
어떤가, 나도 얼버무린다는 행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옛날엔 생각할 수 없었던 변화다.

그리고 이제 맛볼 리도 없을 터인……감각.

「어째서, 그런 말을 하나요?」

「그런 말이라니, 의외군요. 이렇게 보여도 뜻을 정하고 말한 겁니다만?」

필사적으로 억지웃음을 짓는다.
억지웃음이라고 들켜도 상관없다. 지금은 웃으며 있고 싶으니까.

「어째서……인가요?」

「시간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보여도 전 평범한 인간과는 다릅니다. 구조는 특수한 것 같습니다만, 이 몸은 마력으로 짜여 있습니다.」

「마, 력?」

「눈에 보이지 않는, 불가사의한 힘이라 생각하면 될 겁니다. 그것을 이제 유지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어떻게 할 것도 없습니다. 시험해 보았습니다만, 이 몸은 마력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아서 말이죠.」

「네……?」

「즉 바깥에서의 공급도, 안쪽에서의 생성도 의미가 없다는 겁니다.」

「??」

어떻게 해야 전해지는 걸까.

「일회용 건전지 같은 것이라고 하면, 이해가 될까요?」

「에」

이해한 것 같다.
일 년은 유지하지 못한 것 같지만, 그걸로 충분하다.

「시로 씨에게, 말하고 올게요……!」

「읏!! 안 됩니다. 그것만큼은 그만둬 주었으면 합니다.」

「어째서요!?」

아리시아를 힘껏 붙잡아 멈춘다.
평소라면 쉽게 멈추게 했을 터인 아리시아의 힘도 지금은 빠듯하다.

「그에게는 제가 말하고 싶으니까. 전하고 싶은 것이 있으니까요.」

「그건 지금은 안 되나요?」

「안됩니다. 말할 시기가 아닙니다.」

알아 줬으면 한다는 실없는 말은 하지 않는다.
이런 건, 그녀에게는 알고 싶게 하지 않다. 알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헤어져 가는 사람의 기분 같은 건, 그녀는 몰라도 된다.

「들어 주지 않겠습니까?」

「……제가 말을 꺼냈었는걸요. 네, 들을게요.」

거짓은 없다.
그녀의 손을 살며시 푼다.
다시, 얼굴을 마주한다.

「제가 여기에 온 이유는 솔직히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그런데도 이곳에서 보낸 날들은 즐거웠습니다. 시로우와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는 변했습니다만, 다시 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아리시아, 당신과도 말이죠.
아카리, 아이카, 아테나, 아리스. 그 밖에도 헤아리면 많은 사람들과 저는,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응.」

「저 역시 아직 이곳에 있고 싶습니다. 아리시아와 시로우의 미래를 지켜보고 싶습니다. 아카리도, 아이카도, 모두 모두……」

「응.」

「그러니까, '혹시나'라는 이유는 머리 한 구석에 놓여 있습니다.」

「응, 응.」

「그건 나의 어리광이 아닐까, 하고. 어리광이 통했을 뿐이 아닐까, 하고 말이죠.」

「…………으응, 그건 틀리다고 생각해요.」

「아리시아.」

아리시아는 나에게서 시선을 돌린다.
향하는 것은 온 하늘에 빛나는 별들.
운 좋게 유성 같은 것이 흐를 리도 없고, 그저 변함없는 하늘이 있다.

「여기에 있는 이유라든가 그런 건 없다고 생각해요. 이유 같은 건 그곳에 있고 싶다는 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아리시아.」

「알토리아 씨는, 이곳에 있고 싶지 않은 건 아니겠죠?」

「그거야, 물론입니다.」

「그럼, 또 오면 되지 않을까요.」

「에?」

「전 언제라도 환영해요. 곤돌라도 내고, 밤늦게까지 이야기도 해요. 그러니까, 또……오면, 되겠지요?」

마지막 말은, 조금 괴로운 듯했다.
분명 눈물을 참고 있는 것이리라.

「그러니까……알토리아 씨……. 이제, 함께 지낼 수, 없다든가……말하지 말아요?」

아리시아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다.
입술을 깨물고, 주먹을 단단히, 단단히 쥔다.
안되겠구나, 나도. 지금 뭔가를 말해 버리면, 울어 버릴 것 같다.
그렇지만, 대답하자.

「네, 그렇, 군요.」

힘껏 늠름하게, 짜내기 시작한 목소리는 어딜 어떻게 들어도 한심한 소리였다.
시로우와 헤어질 때조차 이런 느낌이었지만, 이렇게까지 심하지 않았다.
애초에, 이것은 작별 같은 게 아니다.

「또, 옵니다…………반드시!」

아아, 그렇다.
분명 알코올 탓이다.

「당신과,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이곳에 있어서, 정말로 다행입니다……. 그러니까, 또, 오겠습니다………!!」

「네……!」

이번에는, 이번이야말로, 정말로 웃을 수 있었다.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돌아오자.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나의 어리광이었다고 한다면, 재차 그것을 통하게 하면 된다.
그래. 다시, "돌아"오면 되는 거니까.

「고마워요, 아리시아. 나의, 생애의 친구.」

「어, 어머어머. 생애의 친구라, 니……부, 부끄럽네요.」

웃는다.

반드시, 다시 만나는 날까지.

반드시, 돌아오는 날까지.

반드시, 행복해지는 날까지.

반드시, 행복해진 날로부터도.



반드시, 반드시────────





또, 만납시다. 아리시아.




Navi : 17 (중편)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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