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번역/[ARIA x FATE] 그 상냥한 별에서…

그 상냥한 별에서… Navi : 5 (후편)

spica_1031 2010. 5. 7. 17:35

원문 출처 : 歯車屋敷
작가 : 草之敬 님
번역 : 스피카

1. 본 작품은 ARIA(AQUA)와 FATE 크로스 팬픽입니다.
2. 글쓴이는 일본의 草之敬님이시며, 작가분의 허락 하에 번역하고 있습니다.
3. 원작은 '歯車屋敷'에 기재되어 있습니다.

4. 제 블로그와 Animewikix, 두 곳에 올리기로 하고 번역을 허락받았습니다만,
   위킥스 쪽에는 제가 활동을 접었으므로 올리지 않습니다. (기존에 올려두었던 것은 삭제하였습니다.)

   무단 전재 및 도작은 절대 하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5. 본문중의 (하늘색)은 제가 단 주석입니다.
6. 오타 및 잘못된 번역의 지적은 감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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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냥한 별에서… Navi : 5 (후편)





# 에미야 시로


「와앗, 도시락!」

바구니를 들여다보면서 즐거운 듯이 웃는 아카리.
뭐, 만든 것까진 좋지만 즉석인 게 유감이려나.

「시간이 있었다면, 좀 더 제대로 된 걸 준비했을 텐데 말야.」

그렇다고만 말해 두고, 아카리에게 출발을 재촉한다.
그리고 천천히 곤돌라는 나아가기 시작했다.

 
*  *  *  *  *


# 미즈나시 아카리


아리시아 씨의 안내 아래, 난 지금 좁디좁은 육교 수로를 저어 가고 있다.
이 수로의 폭은 대략 곤돌라 4척분 정도일까.
힘이 듭니다.

「아리시아 씨, 소중한 장소는 어딘가요?」

아리시아 씨는 그 말엔 뒤돌아보지 않고, 분위기만으로 웃고 있었다. 조금 즐거운 듯이. 마치 순진한 아이같이.

「그건 도착하고 나서의 즐거움♪」

조금 유감이었지만, 약간 안심했다.
그 정도로 소중한 것이라면, 비밀을 알았을 때 훨씬 기쁘다고 생각하니까.

문득, 앞쪽에서부터 알고 지내던 얼굴이 곤돌라를 저어 내려온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저쪽도 눈치를 채, 거기에 맞춰 이쪽에서 손을 흔든다.

「오옷, 아가씨 아닌가-」

초로지만, 허리는 아직 꼿꼿이 펴진 집배원 아저씨다.
이 아쿠아에서 처음 사귄 친구……라고 할 수 있으려나.

「이런 외곽까지 배달이세요?」

「음. 뭐, 그렇지.」

엇갈리면서, 그러한 회화.
베테랑은 일하는 장소를 가리지 않는구나, 라고 진심으로 감탄. 그리고 존경입니다.

「힘내라고─」

아저씨는 떠나면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렇게 말하며 응원해 주셨다.

「네─에.」


집배원 아저씨와 헤어져 몇 분. 앞에서는 곤돌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배가.
옆에는 『POLICE』의 문자. 경찰이다─.

통통, 귀여운 소리를 내면서, 또 그 귀여움과는 반대로 커다란 배 다운 큰 물결을 일으키면서 엇갈린다.
조, 좁다구. 파도, 파도가……앗!

「욧, 핫, 읏쌰.」

어떻게든 아무 일 없이 마주 지나간다.

「후~~~ 이 수로, 뚫려 있는 장소에 있는데 무척 좁네요~」

「그렇군. 침착할 틈도 없는 느낌이다. 뭐, 아카리니까 라는 것도 있을 테지만?」

「아우. 말이 심해요오.

혼자서 중얼거린다.
확실히, 아직 서투른 것은 인정하지만…….
그렇게까지 웃을 건 없잖아요.

「아」

이런저런 것을 하고 있는 동안에 앞에서 또 배가.
이번은 흰 곤돌라. 즉, 프리마 운디네.

「힘내요─」

「?」

엇갈려 지나가며, 또 다시 응원을 받는다. 뭐, 기분은 나쁘지 않지만. 여기 힘들기도 하고.
어째 선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꾸벅 인사 해 둔다.

멀어지는 등을 바라보면서, 역시 대단하다고 감동.

「저렇게 커다란 곤돌라로 이렇게 좁은 수로를 지나다니고 있구나.」

「지금부터 갈 곳은 관광지로 굉장히 유명해.」

나를 올려다보며, 아리시아 씨가 말하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배의 교통량이 많고, 조금 전처럼 마주치는 경우도 빈번히 일어나니까, 노 젓는 기량이 요구되는 거지.」

빙긋 웃는 아리시아 씨는 어딘가 즐거워 보인다.
시로 씨라고 하면, 아리아 사장님을 가지고 놀고 있고.
반 울상의 아리아 사장님은 필사적으로 도망치고자 바둥바둥 거리고 있지만, 시로 씨 힘에 이길 수 있을 리도 없고…….

「뿌이뉴~웃!!」

「아하하하핫!!」

뭔가 검은 것을 느낀 건……기분 탓?

「그러니까────」

핫, 하고 생각을 아리시아 씨에게로 되돌린다.

「아카리 짱도 언젠가 한 사람 몫의 운디네가 되면, 손님을 가득 태우고 자주 오게 될 거야.」

어째서일까, 그 말이 미래의 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아서, 지금 그것을 칭찬받고 있는 듯한 마음이 들어서, 기뻐져서.

「힘낼게욧.」

「어머어머.」

빨리 훌륭하게 되고 싶어졌습니다.


「……아리시아 씨, 핀치예요.」

큰 배가 몇 척이나 나란히 이쪽으로 온다든가 그런 게 아니라, 핀치입니다.

「어머?」

「막다른 곳이에요.」

「어머어머, 괜찮아. 막다른 곳은 아니야.」

「네?」

이유를 모른 채 멍하게 있자, 옆에서 말이 걸려왔다.

「아가씨(원문은 '姉ちゃん'), 여긴 처음인가?」

「네? 네.」

수로 옆에 의자를 두고, 느긋하게 신문을 넘기며 앉아 있는 아저씨가 있었다.
뒤로는 집처럼 보이는, 오두막 같은 건물.

「조금만 기다려 봐. 슬슬 내려오고 있는 중이니까.」

아저씨가 그렇게 말하자마자.
엘리베이터의 오르내림을 나타내는 플레이트의 『오름』이 팟, 하고 밝아진다.

무거운 소리를 울리며, 막다른 곳이라 생각한 철의 벽이 옆으로 미끄러져 간다.

쿠웅, 쿠웅. 쿠웅, 쿠웅.

문……?
전부 열렸더니, 안에서는 한 척의 작은 배.
조금 전의 경찰 배보다 작은 통통 소리를 내면서 옆을 지나쳐 간다.

당분간 멍하니 눈앞의 공간을 바라보고 있자, 갑자기 시로 씨가 「과연」하고 소리를 냈다.

「?」

뭐가 과연 인거지, 이 공간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변함없이 멍하니───

「자, 아가씨. 이제 들어가도 돼.」

「? 핫, 네.」

들은 대로, 세로로 기다란 사각형 같은 공간의 중앙으로 나아가면, 재차 뒤에서 아저씨의 소리.

「좋─아, 닫는다─」

「앗.」

쿠웅, 쿠웅. 쿠웅, 쿠웅.

열릴 때처럼 무거운 소리를 울리며, 철의 문이 닫혀 간다.

「…………」

역시나 철컹 하는 무거운 소리를 내며, 문이 완전히 닫혀 버린다.

「여긴 대체?」

위가 뚫려, 푸른 하늘이 비친다.
사방은 둘러싸여, 아까까지와 달리 좀 갑갑하다.

그 때, 위에서부터 무언가 끌러지는 소리가.

「!」

쏴아아……하고 물이 흘러 떨어져, 작은 폭포가 만들어진다.
이건, 즉, 그………

「아. 아아아아…………」

머릿속까지 대홍수.

「아리시아 씨, 시로 씨, 물 공격이예요.」

「진정해, 아카리. 이런 친절한 물 공격이 있을 리가 없잖아.」

한편 아리시아 씨는 쿡쿡 웃고 있다.
우우, 부끄러워라……

「여긴 수상 엘리베이터야.」

「수상……엘리베이터?」

「역시, 그런가.」

어머, 라며 언제나의 입버릇으로 놀라는 아리시아 씨.

「눈치 챘나요? 대단하네요.
그 말대로, 여긴 수상 엘리베이터. 강을 막아서 이곳만 수위를 자유롭게 상하로 조절할 수 있는 물의 엘리베이터.」

물보라가 차가운 가운데, 아리시아 씨는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면서 그렇게 말한다.

「즉, 이런 것이겠지?」

시로 씨가 설명을 이어받는다.
여기저기 바쁩니다.

「상류로 오를 때는 그 상류에서 흘러오는 물로 수위를 높이고, 반대로 하류로 가고 싶을 때는 이곳에 모인 물을 하류로 조금씩 흘려 수위를 낮춘다. 그런 것이겠지. 원시적이지만 어울리고 있어. 여기의 분위기에.」

「그렇네요.」

「으~음, 과연 마법사네요.」

그렇게 무의식중에 말을 흘리자, 아리시아 씨는 드물게 소리 높여 웃고, 시로 씨는 언제나의 쓴 웃음.
저기, 뭔가 이상한 걸 말했나요……?

「아이카가 있었다면 딴죽 걸고 있었을 거야.」

그렇게만 말하고, 시로 씨는 이야기를 되돌린다.

「그래서겠지. 아마, 여기 수로가 굉장히 좁은 건, 이곳의 폭에 맞춰 만들었기 때문이 아닌가?」

「네, 굉장히 느긋하고, 시간이 걸리지만. 시간은 오르는 데 30분 정도일까요……」

시로 씨에게 향해 있던 얼굴을 이번은 이쪽을 향하고, 아리시아 씨는 미소 짓는다.

「전 좋아해요.」

이대로 30분, 무엇을 하는 것도 아니고 각각 자유롭게 보내고, 슬슬 이려나 하고 일어섰을 때.

「여~어, 아가씨.」

조금 전까지 아래에 계시던 아저씨가 거기에 있었다.
아래에 있었을 때와는 달리 파이프를 입에 물고 있다.

「아저씨, 조금 전 아래에 계셨잖아요?」

소박한 의문을 물어 본다.

「오오, 그랬지. 저 계단으로 올라온 것뿐이야.」

그러고 보니 계단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런 걸 말하고 있는 동안, 엘리베이터는 상류에 도착.
쭈욱- 뻗어있는 육교 수로.
그 경치를 본 것만으로 조금 전까지의 답답함이 없어져 가는 것을 느낀다.
잘 생각해보면, 답답함은 있었지만 그렇게까지 싫지 않았고, 오히려 즐거웠을지도?

「아저씨……하루 종일 여기서 일하시나요?」

「응? 아아……뭐.」

출발하기 직전에, 아저씨는 조금 자랑스러운 듯이

「일이라기보다, 여긴 아저씨의 비밀 기지일까.」

그렇게 말하고 후우, 하고 연기를 뱉었다.

당분간 나아간 뒤, 아리아 사장님과 시로 씨가 환성을 지르며 뒤로 향했기에, 나도 뒤를 보았다.

「아」

쏴아, 하고 바람이 지나간다.

「네오·베네치아가……저렇게 작아지고 있어.」

저 커다란, 지금도 길을 잃어버리는 거리가 미니어처처럼 작게 보인다.
멋진 경치. 그렇게 말할 수조차 없는, 신비적이고, 무언가 가슴을 두드리는 그런 느낌.
돌연, 보고 있는 것에서 시선을 때놓을 수 없게 되는 그런 느낌.
심장이 두근두근 하고, 목이 확 뜨거워지는 그런 느낌.

하늘에 지지 않을 정도로 푸른 바다는 하늘과의 경계가 애매해서, 마치 아쿠아가 바다에 둘러싸여 있는 듯하다.
혹시 바다가 아니라, 하늘이 녹아든 걸지도 모른다.

「하핫, 정말이지. 어째서 이렇게 여기 사람들은 전부 말하는 게 능숙한 건지.」

비밀 기지인가, 음. 혼자서 납득하는 시로 씨의 시선 끝.
아저씨의 『비밀 기지』는 거기에 있었다.

「…………」

조금만 생각하고, 납득.
확실히 『비밀 기지』네요~ 라고 소리로는 내지 않고, 대신 웃어 버린다.

「아리시아 씨.」

「응?」

「저도 느긋한 거 정말 좋아해요.」

조금 사이를 두고 응, 하고 작게 대답해 주었다.
그리고

「시로 씨는 어떤가요?」

「아아, 좋아해. 평화롭다고 하는 건 이런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

그런 무언가 마음에 걸리는 듯한 대답을 했다.

「자, 아카리. 목적지까지 확실하게 안전 운전하고, 힘내라.」

「아, 네……」

어딘지 모르게 속여진 듯한 기분이 들어, 불필요하게 신경이 쓰여 버렸다.
……응, 가자!


*  *  *  *  *


# 에미야 시로


하늘이 암적색으로 물들기 시작했을 무렵, 간신히 두 번째 수상 엘리베이터에 도착한다.
사장이 몰래 먹으려는 것을 저지하고, 올라타는 것과 동시에 함께 도시락을 먹었다.

「여긴 아까보다 큰 걸.」

어림잡아 1.5배 정도의 크기다.
시간도 그 정도로 걸려 버릴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동안에 사장이 아리시아의 무릎 위에서 잠들어 버렸다.
덧붙이자면 아카리는 내게 기대어 잠들어 버렸다.

「어떻게 된 거지.」

무심코 웃으면, 아리시아도 쿡쿡 웃었다.

「역시 분명 지친 거겠죠.」

「그런 건가.」

그런 거예요, 라고 대답을 받고 나서 재차 하늘을 올려다본다.
좁은 하늘에 비치는 것은 붉디붉은 암적색 하늘.
돌아가면 밤이 되겠는 걸. 저녁밥, 어떻게 할까.

「시로 씨.」

「응?」

아리시아는 왠지 모르게 행복한 얼굴을 하고, 말을 건네 왔다.
그러고 보면, 오늘 아카리가 배를 피할 때 기쁜 듯 해보였는걸.

「이건 피크닉이라는 것 거짓말이랍니다. 사실 운디네 싱글 승격 시험이에요.」

「헤에……그래서 배를 피할 때 기뻐하고 있었나.」

「그런 얼굴 했나요, 저?」

「아아. 정말 최상인 녀석으로.」

어머어머, 하고 쓴 웃음.
피크닉이라 하는 것은 구실이었다는 거다. 갑자기 말했으니까 뭔가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과연.

「이 시험, 비밀로 하는 것이 전통이랍니다. 그리고 아카리 짱은 멋지게 합격이에요.」

「그런가……응.」

지도자는 대체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제자에 관한 것을 잘 보고, 더욱이 어디가 어떻다는 것을 본인 이상으로 이해하고, 무엇보다 그것을 전하는 것이다.
게다가 아리시아에 이르러선, 자신이 일하는 틈틈이 인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지도자가 아닌 스스로도 잘 안다. 그런데 아리시아에게서는 그것이 느껴지지 않는다.
걱정하지 않게 하려는 것일까. 아니라고 해도, 굉장히 훌륭한 일이다.
호랑이 교사도 본받았으면 하는 것이다.

「무리하고 있지는 않나? 아카리 뿐만이 아니라, 아이카나 나도 걱정이니까.」

「하지 않아요. 전 즐기고 있는걸요. 괴롭다거나 무리 같은 건 하지 않아요.」

빙긋, 언제나의 웃음 띤 얼굴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말하는 시로 씨도……알고 있다구요? 당신이 매일 아침 뭔가 연습하고 있다는 걸.」

「난 일과라고.」

「그럼, 저도 일과예요.」

아아, 이렇게 웃는 건 비겁하다.
이렇게 기쁜 듯이 말해지면 어쩔 수 없다.

「피차일반이라는 거군요?」

「그렇군.」

깨달으면, 거긴 벌써 상류.
눈에 들어오는 것은 거대한 12개의 하얀 풍차.
바닷바람에 닿아, 언덕 위를 빙글빙글 돌고 있다.

「아카리……아카리. 도착했어.」

어깨를 톡톡 치면, 눈을 비비면서 얼굴을 들었다.

「네헷.」

「종점이야. 아카리 짱.」

쏴아, 시원한 봄바람에 밀려, 그녀는 춤추듯이 일어나, 감동으로 말을 잃었는지 입을 딱 벌린 채로다.

「우와────앗. 굉장해, 굉장해────엣」

겨우 나온 말은 너무 유치하다. 그렇기에 진심어린 말일 것이다.

—————————우

「?」

무언가에 불린 것 같았다.
여기엔 우리들 외엔 아무도 없고, 기분 탓인가 하고 생각했다.

—————————우

아니다.
기분 탓이 아니다.

「시로 씨!?」

「미안, 언덕 위에 가는 것뿐이니까!」

곤돌라에서 뛰어 내린다.
샤락, 하는 잔디 소리. 그대로 위까지 걸어올라 간다.
그 때.

「어라?」

눈물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멈춰 서서 닦지만 계속해서, 계속해서 흘러 나와, 멈추려고 하지 않는다.

그것은, 아침.

뇌리에 박혀 떨어지지 않는, 그 황금의 빛.
맹세한 것은 그녀의 행복.
바란 것은 그녀와의 행복.

아아, 제길. 꼴사납잖아. 어째서 새삼스레 떠올리고 우는 거야.


—————————시로우


깜짝 놀라 얼굴을 든다.
쏴아, 하고 바람이 앞질러간다.
언덕 위, 마치 영화처럼.
그녀는 그 때 그대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


「세이버!!」

달리기 시작했다.
달리고, 달려서 언덕 위까지. 숨이 차도, 그런 건 큰 문제가 아니다.
환상이라고는 알고 있지만, 다리는 움직인다.
그녀를 바라며, 적어도 그곳에 가고 싶다.

「헉, 헉, 크──────────핫.」

있을 리가 없다는 건 알고 있다. 당연하다.
있으면 있는 데로, 난 분명 화를 낼 테고, 분명 그녀도 화를 낼 것이다.
그렇지만, 두 사람 모두 분명 웃으며 화내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세이버……?」

그런 생각이 들었을 뿐.

——————————————네.

아무것도 아닌 바람이, 터무니없이 가깝다.
닿는 소리는 그리워서, 더 이상 들을 일은 없다.

휘잉……하고 한층 날카로운 바람이 분다.

암적색의 하늘에 나부끼는 리본을 발견했다.

본 적이 있는, 푸른 리본.

「……응.」

또 환상인가, 라고 손을 뻗으면 잡을 수 있었다.
따뜻하다고 느낀 것은 자신의 쥔 주먹인가, 그렇지 않으면……리본인가.

「시로 씨~이!」

아래에서의 소리에 뒤돌아보면, 타박타박 달려서 다가오는 아카리와 그 뒤에는 곤돌라에 탄 채로의 아리시아가 비쳤다.

「짜~안!」

쫙 손을 내민다.
괴롭혀주자, 라고 생각해서 비어있는 손으로 악수를 했다.

「트, 틀려욧! 장갑 말이예요, 정말!!」

「아아, 축하해. 아카리.」

아카리의 장갑은 한쪽만이 되어 있었다.
아리시아가 말한 대로, 무사히 합격했을 것이다.

「그치만 깜짝 놀랐어요~ 피크닉이라고 생각했더니, 비밀로 한 시험이었다구요! 시로 씨는 알고 계셨어요?」

「응? 아아. 아카리가 자고 있을 때 아리시아에게 들었어.」

「조금 짓궂은 시험이지만, 그런 거 관계없을 정도로 기뻐요!」

에헤헤, 하고 웃는 아카리.
그런가. 라고만 대답하고, 머리를 어루만져 주자 낯간지러운 듯이 몸을 꼬았다.

「……? 그 리본, 뭔가요.」

「응, 이거?」

오른손에 잡은 푸른 리본.
암적색에도 가려질 리가 없는, 파랑.
그 늠름한 색은, 그녀 그 자체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잃어버린 것, 분명.」

「잊어버린, 것?」

「그래. 나의 소중한 사람의……분명.」

팟, 하고 주먹을 편다.
노린 것처럼, 바람이 리본을 가로채 간다.

「앗!」

날아가는 리본을 뒤쫓으려고, 아카리가 움직였다.

「괜찮아, 아카리. 괜찮아.」

「그치만! 시로 씨의 소중한 사람의───────읏」

가만히 눈을 바라본다.
그것만으로 알아주었는지는, 알 방법이 없다.
단지, 납득은 하지 않은 것 같다.

「괜찮아, 이걸로. 괜찮아.」

푸른 리본은 바람을 따라 올라 간다.

바라건대, 그녀에게 닿기를……하다못해 나의 어리광을 데리고 가줘.




「………그럼, 세이버.」



Navi : 5 (후편)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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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설명

■역자 후기
여기 시로는 'Fate' 루트 이후의 시로입니다.
시점을 잘 모르겠다는 분들이 계셔서, 시점마다 케릭터 명을 써놓았습니다. 읽는데 좀 더 편해졌으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