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출처 : 歯車屋敷
작가 : 草之敬 님
번역 : 스피카
1. 본 작품은 ARIA(AQUA)와 FATE 크로스 팬픽입니다.
2. 글쓴이는 일본의 草之敬님이시며, 작가분의 허락 하에 번역하고 있습니다.
3. 원작은 '歯車屋敷'에 기재되어 있습니다.
4. 번역본은 제 블로그에만 올립니다. 무단 전재 및 도작은 절대 하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5. 본문중의 (하늘색)은 제가 단 주석입니다.
6. 오타 및 잘못된 번역의 지적은 감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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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냥한 별에서… Navi : 12 (후편)
# 미즈나시 아카리
「우와아……굉장히 커~」
내 눈에도 확실히 보이는 거리까지 가까워지고, 그 크기에 혀를 내두른다.
곳곳에 무너진 곳이 있고, 거기에서는 분명 온천 증기일 터인 연기가 자욱하게 오르고 있다.
바닷물의 냄새가 아닌, 독특한 냄새가 코를 간질인다.
「온천……! 도착했습니닷!!」
「아카리, 너무 들떠서 떠들지 말라고! 부끄럽잖아!」
「그치만 그치만. 굉장하다고, 여기!!」
저 하얀 증기는 하얀 숨을 내쉬고 있는 우리들 같아서.
그래, 마치,
「살아있는 저택 같아!」
「부끄러운 대사 금지!!」
「자, 두 사람 모두. 너무 떠들면 폐가 되겠지요. 거기 발밑 조심하고요.」
알토리아 씨가 선도하여, 곤돌라에서 내린다. 거기에 이어지듯 우리도 내린다.
「우와……」
「아카리─ 멍하게 있지 말고, 이쪽이야─!」
「아앗, 기다려~」
어느 샌가 아이카 짱과 알토리아 씨는 먼저 가, 나와 사장님은 남겨져 버리고 있었다.
타박타박 달려가 따라 잡는다.
「아카리, 사람이 많으니 너무 떨어져선 안 됩니다.」
「네헷, 죄송해요.」
「자 자, 분위기를 바꿔서. 가도록 하죠.」
'다음번엔 떨어지지 않도록 하세요.' 알토리아 씨는 그렇게 말하며 손을 잡아 끌어준다.
잡혀진 손은 계속 밖에 있었기 때문인지 차가워서, 알토리아 씨도 빨리 들어가고 싶어하는 것 같은 걸.
「……응?」
조금, 위화감.
이상하게 생각해서, 알토리아 씨를 들여다본다.
「여기예요, 여기!」
내 눈에는 뚜렷하게 알토리아 씨가 보이고 있지만, 잡고 있는 손은 어딘가 그곳에는 없는 것 같아서.
……쥐엄쥐엄.
「아카리?」
「네엣?」
「왜 그러나요?」
「에, 아무렇지도 않은데……」
왜 그러신가요? 라고 되묻는다.
알토리아 씨는 아뇨, 라고 머리를 저으며,
「손을 세게 잡아졌기에. 그리고 뭔가 이상한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으니까요.」
「아, 아무것도, 아녜요……」
무심코 얼굴을 돌린다. 조금 거짓말.
시선을 돌린 앞에는, 정확히 목적지였던 온천 숙소의 현관문이었다.
현관문에는 왼쪽으로 『女』, 오른쪽으로 『男』이라는 문자가 쓰인 커다란 포렴이 걸려 있다.
양옥이라는 외관과는 갭이 있는 입구에, 상상하고 있던 것과는 다르다고 절감한다.
아이카 짱이 앞서서 포렴을 빠져 나간다.
「아카리, 우리들도 들어가죠. 아이카가 안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아, 네헷.」
알토리아 씨와 함께 포렴을 빠져 나간다.
우측에서 「어서 와요.」라고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오며, 우리들을 맞아들였다. 그곳은 벌써 탈의실이었다.
그 근처의 층에서 증기가 새고 있고, 탈의실 전체에 안개가 껴 있다.
「…………」
「아카리, 여기.」
「아, 네헷?」
알토리아 씨에게 커다란 바구니를 건네 받는다. 보면, 아이카 짱도 그것을 손에 들고 있었다.
「여기에 벗은 옷을 넣어 두는 겁니다.」
「아, 그렇군요.」
자박자박 아이카 짱의 곁으로 이동. 문득 주위를 바라본다.
할머니나 작은 아이. 우리들과도 별로 다르지 않은 듯한 아이. 당연하지만 모두가 전부 알몸. 물론 수건은 감고 있다.
갑자기 부끄러워져 버렸다.
「왜 그러나요, 아카리. 얼굴이 붉은 것 같습니다만……」
열이라도 나는 겁니까? 하고 알토리아 씨가 걱정스러운 듯이 얼굴을 찡그린다.
그것 역시, 조금 옷을 벗은 모습으로 물어 왔기 때문에 확, 하고 얼굴이 더더욱 붉어진다.
「저기, 누군가와 목욕을 하는 것이 처음이라서. 너무 부끄러워───욧」
무심코 목소리가 뒤집힌다.
그렇지만, 잘 생각해보니 모두 부끄러워하고 있지 않다. 그래, 이렇게 하고 있는 편이 더 부끄러울 거야! ……그렇게 결론을 짓고, 옷을 벗기 시작한다.
「먼저 갑니다~」
「아아, 아이카. 조금 기다려 주세요.」
나와 알토리아 씨가 꾸물꾸물 옷을 벗어 간다.
다 벗고서 욕실 세트도 잊지 말……고.
동시에 알토리아 씨도 다 벗었는지, 함께 아이카 짱 쪽으로 타박타박 달려간다.
응?
「아앗!!」
「아카리!?」
앞으로 마음껏 넘어져 버렸다.
「정말~ 뭘 하고 있는 거야. 꾸물꾸물 느림보 금지!」
뒤에서 타박타박 발소리가 가까워진다.
「아카리. 자, 언제까지나 넘어져 있으면 감기에 걸립니다. 여기, 일어서세요.」
꼭, 하고 손을 붙잡고 일어선다.
올려다 본 알토리아 씨의 얼굴이 가깝다. 언제나 묶어서 늘어뜨렸던 머리카락을 올린 알토리아 씨는 평소와 다른 분위기가 있었다. 머리 모양 하나로 이렇게까지 분위기가 바뀌는 구나, 하고 새삼 그렇게 느낀다.
그런데,
「앗, 알토리아 씨, 수건! 수건으로 가리세요!!」
「? 어째서 가릴 필요가 있습니까? 확실히 전 근육질이다 보니, 보기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어째서 그렇게까지……. 게다가 여자뿐이니 부끄러울 것도 없겠죠?」
「아아아, 이쪽! 이쪽이 부끄럽다니까요!!」
나와 아이카 짱이 알토리아 씨에게 수건을 감아 간다.
알토리아 씨는 조금 불만스러운 듯 으음, 하고 신음소리를 내고는,
「모처럼의 온천이라고 하는데……피부로 직접 그 뜨거운 물을 느끼자고는 생각하지 않습니까?」
「생각하지 않습니까, 라니 저기……그치, 아카리?」
「우엣!? 어째서 내게 묻는 거야?」
「어쨌든 간에! 그치, 부끄럽잖아. 응?」
「으, 응. 그렇지만 알토리아 씨가 한 말도 이해된다고 할까……하지만 역시 부끄럽다고 할까.」
여기서 짝, 하고 알토리아 씨가 손뼉을 친다.
깜짝 놀라 그쪽을 향하면, 기가 막힌 듯한 얼굴로 알토리아 씨가 허리에 손을 대고 하아~ 숨을 내쉬고 있었다.
「알았습니다. 제가 이것을 감고 들어가면 전부 해결되겠지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자박자박 옆을 지나쳐 계단을 내려간다.
나와 아이카 짱이 멍하게 있자, 알토리아 씨는 뒤돌아보고는,
「가지 않습니까?」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물었다.
「아, 아뇻.」「가요, 가요!」
그 웃는 얼굴이 조금 무섭게 느껴져서.
아이카 짱도 알토리아 씨를 따라 계단을 내려간다.
「발밑 미끄러우니까 조심해.」
아이카 짱에게 주의를 받으면서, 나도 따라서 내려간다.
———참방
「참방?」
화끈, 하고 따뜻한 감각이 다리 전체에 퍼져 간다.
찌릿찌릿 다리가 저려와, 기분이 좋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경치. 이게, 여기가…….
「어때? 색다르지.」
「……여기가 온천?」
「그래.」
아이카 짱이 계단을 내려가, 까딱까딱 손짓한다.
아이카 짱의 손을 잡고, 이끌려 가는 형태로 따라 간다.
「깜짝 놀랐지? 여긴 아쿠아에서도 유명한 명물 온천이야.」
풍덩풍덩 온천을 가르며 걸어간다.
알토리아 씨도 뒤따라오며 아이카 짱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원래는 그냥 크고 오래 된 저택이었지만 말야. 주인이었던 노부부가 멋쟁이라 온천수가 나오고 부터 저택 전체를 목욕탕으로 만들어 버렸대.」
「호에───」
「건물 자체는 노후화 돼서 꽤 상하긴 했지만, 그게 또 멋있는 게 아니겠어.」
파앗, 하고 햇빛이 몸에 쏟아진다.
올려다보면 그곳은 커다랗게 무너져, 푸른 하늘이 퍼져 있고 푸른 나무들이 비치고 있었다.
굉장히 아름답다.
「으응. ……왠지 옛날이야기에 나오는 요정의 집 같아.」
물의 요정
「과연, 말 그대로 목욕을 하는(湯浴みする) 수상 안내원. 멋지군요, 아카리.」
「알토리아 씨마저……!? 부끄러운 대사 금지입니닷!!」
아하하, 하고 서로 웃고 모두 어깨까지 몸을 담근다.
다리에만 느껴지던 온천의 따스함이 이번에는 가려울 정도로 체내에 감돈다.
「후──────우.」
따끈따끈하네.
아리시아 씨도, 시로 씨도……역시 왔다면 좋았을 텐데.
역시나 조금 유감인 걸.
「!」
끼익, 하고 기대었던 문이 열린다.
조금 온도가 다른 온천이 흘러 들어와, 깜짝 반응한다.
(우와아……아직도 깊숙한 곳이 있었어.)
일단 문을 연 곳까지는 들어가도 괜찮은지 램프 속의 빛이 흔들리고 있다.
시선을 돌린 안쪽에 『통행금지』의 문자가 쓰인 판자가 매달려 있다. 통행금지……라고 하는 건,
(저 앞은 어디로 이어지는 걸까?)
「아카리. 왜 그러나요?」
알토리아 씨가 쑥 얼굴을 내민다.
뭐가 있는지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둘러보고, 『통행금지』의 판자에 눈길이 가자 호오, 하고 뭔가 의미심장한 한숨.
「뭐야, 뭐야? 뭔가 있는 거야?」
아이카 짱도 이끌려 얼굴을 내민다.
'우와, 굉장해.' 라며, 흥미로운 듯이 관찰하기 시작했다.
「아카리, 아이카. 닫도록 하죠. 너무 이쪽에만 있어서, 주의 받으면 안되니까요.」
「네~에.」
「우우~ 조금 더 보고 싶은데.」
「뭐, 신경 쓸 만한 것은 없습니다.」
알토리아 씨의 그 말에 고개를 갸웃한다.
어떤 의미일까.
갑자기 몸이 부르르 떨린다. 조금 차가워져 버렸으려나.
참방……하고 헤엄치듯이 몸을 가라앉힌다.
찌잉, 하는 감각이 한 번 더 몸을 감돈다.
음. 뭔가 굉장히 마음에 들어버렸습니다.
무한 회랑처럼, 어디까지나 이어져 있을 것 같은 저택의 욕실.
날마다 차가워지고 있던 신체가, 안쪽의 안쪽, 몸의 깊은 곳까지 따끈따끈 입니다.
* * * * *
# 에미야 시로
「자주 만나는 것 같은데.」
「안녕하세요.」
「안녕, 아테나.」
해도 기울기 시작해 『저녁 인사(こんばんは)』가 가까운 시간.
아리시아와 나, 두 명이라면 지금 냉장고에 있는 것만으로 충분할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멈추었다.
그렇게는 말했지만 요즘 정말로 무리하고 있다는 것이 눈에 띈다. 적어도 오늘 밤만큼은 힘이 솟는 음식을, 이라고 생각하고 쇼핑하러 왔다가 귀가 중.
「오늘은 이제 들어가는 건가?」
「네. 오늘 밤은 예약도 없으니까요. 에미야 씨는요?」
「보는 대로 쇼핑하고 귀가 중.」
그렇습니까, 하고 변함없이 조용하게 대답한다.
이 아가씨와 있으면 침착해 지는 걸. 위안계? 라고 하는 걸까.
「아—……」
아테나가 문득 중얼거렸다.
「세이버는 건강한가요?」
「……건강해. 매일 배불리 먹고 있어.」
쿡, 하는 웃음이 샌다. 문득 생각한다. 그 녀석 오렌지 플래닛에서도 그렇게 먹었었던 걸까, 하고.
뭐야, 알토리아는 오렌지 플래닛에서는 세이버로 불리고 있었는가.
「타시겠어요? 바래다 드릴게요.」
「돈은 없다고. 괜찮아?」
「괜찮습니다. 세이버가 신세를 지고 있는 것 같으니.」
「애초에 내가 보호자 같은 거였으니까, 신세를 진 건 이쪽이지만 말이지.」
스윽, 아테나가 손을 내민다.
「손을 주시겠습니까.」
「미안한데.」
「그렇다면 자, 타세요.」
갑자기 솔직해지더니 타라고 손짓한다.
「이거, 나중에 제대로 돈 받는다던가 하는 거 아냐?」
「하지 않습니다. 전 그런 식으로 보이나요?」
조금 화가 난 것일까. 표정의 기복이 온화하기 때문에 알기 힘들다.
우선 사과해 두자. 확실히 실례되는 말이었다.
「아니. 미안.」
「그럼 자, 타세요.」
진걸까. 끈기에 졌다.
그럼, 하고 곤돌라에 뛰어서 이동, 가능한 한 흔들지 않게 배에 올라탄다.
「ARIA 컴퍼니까지, 부탁드립니다.」
「네, 알겠습니다.」
쿡쿡, 하고 서로 웃음을 참으며 출발한다.
쓸데없는 회화와 아테나에게서 듣는 알토리아. 앞으로는 괜찮다면 『알토리아』라고 불러 주면 좋겠다는 것.
그런 것을 이야기하고 있으면, ARIA 컴퍼니까지는 눈 깜짝 할 사이였다.
「고마워. 이거 적지만 요금.」
10 유로를 꺼내, 아테나에 건네준다. 하지만 그녀는 받으려고 하지 않았다.
「받을 수 없어요. 그럴 셈으로 태워드린 게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그렇지 않으면 내 마음이 편치 못한 걸.」
「그렇지만……」
이대로라면 『그렇지만, 그렇지만』의 말다툼이 벌어질 것 같다.
그렇다고 이것마저 물러설 수는 없다. 이것만큼은 확실히 받았으면 좋겠다.
뭔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
「…………그럼, 한 가지 괜찮을까요. "운디네 씨"?」
아테나의 얼굴이 팟, 하고 눈을 크게 뜨고 놀랐다는 표정이 되었다.
처음 보는 얼굴이다.
세 이 렌
「분명히 뱃노래(舟謳), 아테나 양은 『천사의 노랫소리』으로 불릴 정도로 잘 부르시는 것 같더군요. 꼭 들어 보고 싶습니다만.」
쓱, 하고 아테나의 눈앞에 돈을 내밀면서 그렇게 말한다.
조금 부추겼으려나. 불쾌하게 들렸을 지도 모른다. 어딘지 모르게 "그 녀석"과 같은 말투가 되어 버린 것도 후회스럽다.
「……음」
아테나는 그대로 고갤 숙이고, 10 유로를 쥐고 있는 손아래에서 가만히 있다.
화나게 해 버린 걸까.
「……어쩔 수 없네요. 그럼, 한 곡만.」
내게서 10 유로를 받고 후우, 하고 심호흡.
그 얼굴은 자세히 보지 않아도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La」
떨어지는 저녁놀의 붉은 하늘. 다가오는 밤의 장막. 바다와 홀홀 타는 화톳불처럼 빛난다.
바다의 붉음과 하늘의 쪽빛이 교차하는 수평선. 시야의 한가운데에서 세계를 옮기는 듯이 울려 퍼지는 노랫소리. 목소리는 이끌듯이 태양을 가라앉혀 간다.
흐르는 듯이, 뒤쫓아 가듯이 나는 갈매기들. 붉은 세계는 끝이 나고 쪽빛으로 전부 물든다.
더욱 차가워진 공기 속에서 따뜻한 온기를 확실하게 품고, 노래가 널리 울려 퍼진다.
언제까지 거슬러 올라갈 것인가. 이 정도로 마음을 가라앉히며, 들리는 목소리는, 노래는.
그녀는……아테나는 확실히 최고였다.
「Ah ………… Lu——————」
마치 멜로디가 있는 듯한 착각.
사람의 목소리는 그 정도까지 갈 수 있는 것인가.
「…………굉장하다, 고 밖에 말할 수가 없군.」
짝짝, 하고 멍해지면서도 박수를 보낸다.
아테나는 싱긋 미소 짓고, 낯간지러운 듯이 입을 다문다.
「감사합니다.」
그 때, 뒤에서 짝짝, 하고 다른 박수가 울린다.
뒤돌아보면 아리시아가 돌아와 있었다.
「다녀왔어.」
「네, 어서 오세요. 그리고 오랜만이야, 아테나 짱.」
「오랜만, 이라고 말하자마자 이지만 이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나중에 천천히 얘기하자.」
「응.」
달이 빛나는 하늘 아래, 아테나는 돌아갔다.
그럼, 나도 저녁 식사 준비를 할까.
「도울게요.」
「됐어. 지쳤을 테지?」
「괜찮아요.」
나란히 회사 2층, 생활공간인 부엌으로 재료를 옮긴다.
아리시아는 오늘의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이야기하면서 앞치마를 두른다.
조금 늦게 나도 앞치마를 두르고, 전투 개시.
척척, 오늘 저녁 식사의 반찬을 만들어 간다.
「좋아, 완성. 먹도록 할까?」
「네.」
그러고 보면, 이지만.
「이렇게 둘이서 테이블에서 마주하는 건 오랜만이네. 두 번째일까나.」
「첫 번째는……처음 만났을 때였으니까, 12개월 전이네요. 벌써 그렇게 지났네요.」
조금의 추억담.
그 때는 분명히 아리시아가 핫 밀크를 내 줘서, 따뜻했었지.
「처음 만났던 게 아리시아라서 다행이었어.」
「…………에?」
「아마, 아리시아였으니까……」
이 앞은 말해도 괜찮은 걸까.
조금 분위기를 잘못 읽은 건 아닐까.
「아니, 아무것도 아───」
「말해 주세요.」
뺨을 조금 물들이면서 슥, 몸을 내밀어 온다.
평소와는 다른 적극적인 행동에 조금 당황한다.
「아─ 그러니까, 아리시아였으니까, 나는 잘못돼 있어도 나아가자고 생각했어.」
「……잘못?」
「응, 잘못. 나는 『정의의 사자』가 되고 싶다.」
「어머어머, 멋지지 않나요.」
그 말에, 그녀는 어느 정도의 이해를 담아 말한 것일까.
분명 전부 이야기해도, 그녀는 나를 부정하지 않는다. 여느 때처럼 웃는 얼굴로 응원해 주지 않을까.
「모두를 구하는, 『정의의 사자』가 되고 싶어. 세계를 구한다든가 거창하게 까지는 말하지 않아. 이 손에 닿는, 모든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싶어.」
「네?」
그녀는 간신히 깨닫는다.
나의 꿈이 덧없고도 불가능한 『뒤틀린 이상』이라고 하는 것을.
사람은 모름지기 죽음에 이르는 존재다. 그러나 그것은 수명의 이야기. 불합리한 죽음도 있다. 아니, 그 편이 많다. 그 불합리를 난 허용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구한다. 이 몸이 너덜너덜해 지더라도.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것은 무리다. 불합리는 언제나 천칭의 위. 단지, 그 수가 불쾌하다. 보다 많은 것을 구하려면 보다 많은 것 속의 소수를 버리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데도 나는 발버둥 친다. 그 소수마저도 구할 수 있다고, 구해 보이겠다고. 그리고 언제나 마음이 마모된다.
—————『또, 구할 수 없었다.』
몇 번이나 입에 담은 말인가.
몇 번이나 입에 담고, 몇 번이나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 그렇지만 안심했어. 이 세계에는 불합리함이 없다. 저울질 하는 듯한 불합리는 없다. 그것과 동시에, 이 세계에서는 내 꿈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깨달았어. 그러니까 이번엔 좀 더 근본을 구하자, 지키자고 생각했어. 『행복』을 지키자고 말야.」
「시로 씨……저기」
뭐가 잘못됐다는 거죠? 그렇게 눈으로 호소하였다.
그렇게 바라는 것은 결코 잘못된 게 아니다. 그렇다면, 뭐가 잘못인 건가? 라고.
「모두에게……옛 친구에게 계속해서 들었어. 『자신을 죽여서까지 사람을 구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시로, 씨.」
「미안. 아, 밥 식어버리겠는 걸. 먹자, 먹자.」
재빠르게 요리를 자신과 아리시아의 접시에 나눠 담는다.
자, 먹을까. 하고 포크를 쥐고 담은 요리에 찔렀을 때,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를……누군가만을 봐 줄 수는 없었나요.」
「에……?」
「모두가 아니라 『누군가』를 봐 줄 수는 없었나요?」
아리시아는 말한다.
10중 9를 구하기 위해 1을 잘라 버리는 것이 아니라, 10중 9를 잘라 버리면서까지 구하는 1은 없었던 거냐고.
그것은……택할 수 없다.
「내게 있어서 모두가 『누군가』야. 1은 전부, 전부는 1. 그러니까 그건 하면 안 된다.」
정의의 사자니까.
내가 그렇게 목표로 한 것을, 내가 배반할 도리가 어디에 있나.
「그런……거군요. 그래서, 군요.」
아리시아는 혼자 납득한 것처럼 중얼거린다.
나는 무리해서라도 화제를 바꾸고 싶었다. 그러니까,
「아리시아야말로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무리하면서 까지 일을 하지 않아도 좋아. 네가 말하고 있었잖아. 『휴식도 몸에는 필요하니까』라고 말야.」
「그렇네요. 그랬었죠. 하지만 정말 무리 하지 않는다니까요. 언제나 대로랍니다. 우후후.」
'그럼, 저도 잘 먹겠습니다.' 하고 아리시아도 요리에 입을 댄다.
맛있어요, 맛있어요, 라고 말하며 먹어주는 모습은 정말로 언제나 대로라서.
그 만큼, 내 안에서 갈등이 커져 갔다.
* * * * *
# 미즈나시 아카리
(여긴 조금 전의……)
「이쪽입니다.」
알토리아 씨는 찰방찰방 온천을 가르며 걸어간다.
향하고 있는 것은 『통행금지』의 판자가 걸린 곳.
어째서 이렇게 된 것인지 하면, 저녁 식사를 끝내고 잠들어버린 후, 일어나자마자 알토리아 싸가 차가워졌으니 한 번 더 온천에 들어가자고 했기 때문입니다.
「알토리아 씨, 여긴 들어가면 안되는 게 아닌가요?」
「괜찮은 것 같습니다. 소중히 간직해 둔 장소가 있다던가.」
분명하지 않은 듯한 풍의 말투로, 그렇지만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오는 건지 망설이지 않고 나아간다.
아이카 짱에게 팔짱을 껴, 알토리아 씨를 따라 간다.
알토리아 씨가 금발이기에 아직 알 수 있었지만, 캄캄해서 흑발이었다면 놓쳐버리고 있었을 게 틀림없다.
「아, 저깁니다.」
문이 반쯤 열려, 거기서 빛이 새고 있었다.
「와」
밖으로 나온다. 밖이다.
저택에서 완전히 나와 버리고 있다.
「굉장────햇. 바다와 연결되어 있어────!」
「이건, 예상 이상이로군요.」
역시 전해 듣고 있었던 건지, 알토리아 씨도 놀라고 있다.
「저기, 알토리아 씨. 여긴……」
아이카 짱이 인내심의 한계를 느꼈는지 묻고 있다.
알토리아 씨는 바다 쪽을 바라보며,
「네. 아리시아에게 들었습니다. 소중히 간직해 둔 장소가 있다고. 다만 낮에 가면 훤히 보이니 반드시 밤에 가라고도 말했습니다.」
「아핫」
무심코 웃는다. 아무렇지 않게 수건 없이 온천에 들어가려고 한 알토리아 씨도 역시 엿보이는 건 싫은 것 같다.
그 때,
「꺄─앗!」
알토리아 씨가 수건을 벗었다.
아이카 짱은 새빨개져서 첨벙첨벙, 하고 알토리아 씨에게 다가가 '수건, 수건' 연호하고 있다.
나는 프리즈(freeze).
「왜 그러나요. 이곳에서, 이 시간이라면 아무도 없습니다. 괜찮겠죠, 수건 정도는.」
「그, 그렇, 그렇지만! 보고 있는 이쪽이……!」
「그렇다면 보지 않으면 됩니다.」
「그건 좀 아깝다고 할까……」
정직하구나아.
그렇지만 확실히 아깝다.
알토리아 씨의 피부는 새하얘서, 온수로 따뜻해져 희미하게 복숭아 빛.
피부만이 아니라, 스타일이라고 할까……몸의 라인이 굉장히 아름답다. 달빛에 비춰져, 바다의 어둠 위에 뚜렷이 드러나듯 그 하얀 살결이 비친다.
올린 머리카락에서 물방울이 떨어져, 목덜미에서 척추 라인, 거기에서 허리, 힙. 초현실적인, 마치 예술품과 같은 유선형.
「우, 우, 우랴───앗!!」
「잠깐만, 아이카 짱!?」
뭘 생각했는지 아이카 짱마저 수건을 벗었다.
「아이카는 힙 라인이 아름답네요. 여성다워서 부러울 따름입니다.」
「그런……알토리아 씨 역시.」
「낮에도 말했듯이 전 근육질이라. 보세요, 여기라든가.」
꾹, 팔을 구부려 알통을 만들어 보인다. 오오, 확실히 굉장하네요.
시험 삼아 나도 알통을 만들어 본다. 꿈틀, 하고 움직이는 것만으로 그다지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아카리~……」
조금 침울해져 있는 나에게 아이카 짱이 한발 한발 다가온다.
그 얼굴은 여전히 조금 붉은 채로, 조금 위험을 느꼈다.
「너만 수건이라니──────!!」
「에에에에엣──────────!?」
아이카 짱이 파앗, 하고 습격해 왔다.
물론, 목적은 제 수건입니다. 필사적으로 저항.
「에잇, 에잇, 에잇, 에에잇!」
「그, 그만……으, 으앗─────!!」
반 이상이 아이카 짱에게 벗겨졌다.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
「아아아───────앗!!」
더 이상 자신이 뭐라 말하고 있는 건지 알 수 없다.
어쨌든 필사. 남은 수건만큼은, 하며 필사.
그러나 분하게도,
「우우, 우, 우우우우……시집갈 수 없다구우.」
온수에 턱까지 몸을 담가, 감춘다.
얼굴이 붉은 것은 현기증이 나서가 아니다. 부끄러워서다.
「하하하하핫!」
이제 아무래도 좋아, 개운해졌다, 라며 떡 버티고 선 아이카 짱.
돌아가고 싶어.
「너무 아카리를 괴롭히면 안 돼요, 아이카. 돌려주도록 하세요.」
「알토리아 씨~이.」
턱까지 잠긴 채로 알토리아 씨의 발밑에 매달린다.
「아우, 미안해. …… 여, 여기, 아카리. 잘못했어.」
「응, 괜찮아.」
수건을 받아, 몸에 다시 감는다.
재차, 아이카 짱은 부끄럼쟁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게, 그치?
* * * * *
……————라는, 일이 있었습니다.
정말 부끄러웠으니까, 라니 특별히 말할 게 아니었네요. 잊어주세요!
마지막은 조금 소란스러워져 버렸지만, 무척 한가한 하루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날이 언제까지나 이어진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것을 도원경, 이라고 하는 걸까요.
언제까지나 이곳에 있고 싶다. 마음이 편하다. 행복이 모이는 곳.
이 마음과 온천 파워로 내일부터도 열심히 힘내서 일하겠습니다!
미즈나시 아카리
추신
요즘, 모두가 엇갈리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듭니다.
조금이지만, 정말 조금이지만.
———————————————외롭습니다.』
Navi : 12 (후편)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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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설명
■역자 후기
알토리아, 조금 아줌마 같았을 지도..
아카리, 포기(?)하면 편해.
원작 2권의 온천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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