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출처 : NIGHT KNIGHT KINGDOM
작가 : 二条 慧님
번역 : 스피카
1. 다른 곳으로 퍼가지 말아주세요.
2. 본문중의 (하늘색)은 제가 단 주석입니다.
3. 오타 및 잘못된 번역의 지적은 감사히.
---------------------------------------------------------------------------------------------------★
정의의 마술사, 훌륭한 마법사 - 21화 - 벚꽃길의 흡혈귀 그 여섯번째
「자아. 움직이지 말아줘 네기군」
「아, 괜찮아요. 스스로 할 수…아우우∼」
불문곡직(不問曲直 :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아니함)하고 네기군의 머리를 타올로 닦는다.
뒤쪽 숲에서는 나무와 나무 사이에 매달아 놓은 끈에,
네기군의 흠뻑 젖어버린 옷가지를 카에데가 울면서 말리고 있다.
「우우……그 무기는 졸자의 마음에 드는 것이었건만.
단지 몇 초의 피로(원문 お披露目 : 널리 알림, 피로(披露))로 쓸모 없게 되버렸소∼」
「아아 정말, 미안하다고.
이번에 같은 녀석을 사줄테니까 기분 풀어주라 카에데~」
카에데는 말리기를 끝낸 후, 등을 돌려 쪼그려 앉아
작은 나뭇가지로 'の'자를 쓴 채 움직이지 않는다.
「하아……일주일간 아침, 저녁밥도 만들어 줄테니까, 그걸로 봐주라」
머리를 긁으면서 한숨을 쉬고, 제안을 하자,
움찔하고 쪼그려 앉아있던 카에데의 귀가 상하로 움직인다.
「……한번 더」
「……알았다, 2주간이다」
「그럼 네기 도령, 옷이 다 마르면 식재료를 찾으러 가는것이오」
「에? 에?」
슈파 하고, 마치 순간 이동을 한 것 같이,
카에데는 네기군의 옆에 언제나의 미소를 띄우면서 앉아 있었다.
갑자기 자신의 옆에 나타난 카에데에, 네기군은 방금전까지 카에데가 있던 장소와 카에데를 번갈아보고 있다.
분명히 여기의 세계에서는 통칭 순동술……이었던가?
「계산적인 녀석이다 너……아무튼 좋아. 네기군의 옷이 마르면 가볼까」
「아니, 식량 조달은 빨리해 두는 편이 좋소이다」
「저, 저의 옷은?」
「걱정마시게. 졸자와 스승 이외 보고 있지 않소.
거기에 인간, 누구든지 태어난 모습은 나체라오」
「괘, 괜찮지 않아요!」
변함없이 마이 페이스인 동시에 장난스러운(?) 제안을 하는 카에데에게
나는 쓴 웃음을 띄울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어째서 네기군은 이런 산속에?
혼자서 수행……하러 온 것 같지도 않네.
짐도 없고, 지팡이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고」
네기군은 지팡이를 마법 발동체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같고,
마법을 발동시키려면 지팡이가 필요……한 것 같다.
덧붙여서 전부 에바의 가르침이다.
「아……아뇨, 그……」
네기군은 뭔가 싫은 것을 생각해 냈는지,
양손의 집게 손가락을 맞추면서 우물쭈물하고 있다.
「뭐어, 어차피 에바가 얽힌 일이겠지? 깊이는 묻지 않아.
그렇지만, 만약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으면 언제라도 의지해 줘.
언제든지 힘이 되어 줄테니까」
누구에게라도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은 있다.
나는 네기군의 머리를 어루만졌고, 네기군은 멍하게 내 얼굴을 보고 있다.
「무슨 일 있어? 네기군」
「아니요……만약 저한테 형(お兄ちゃん)¹이 있다면,
이런 느낌이었을까 하고 생각해서」
수줍은 미소를 띄우는 네기군.
두근, 하고 심장이 크게 울리는 것을 느꼈다.
나를 오빠(お兄ちゃん)¹라고 부르는 것은, 과거에 한사람 뿐이었다.
―――고마워, 오빠. 나, 오빠와 만날 수 있어서―――
나 같은 것을 오빠라고 불러 준, 지금은 더이상 없는,
겨울의 눈에 사랑받았던 것 같은 은발의 소녀.
「이리야……」
「에?」
「아, 아니, 아무것도 아냐」
무심코 얼굴을 네기군에게서 피해버린다.
곁눈질로 본 그의 표정은, 이유도 알지 못하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멍하니 있다.
「……그럼! 슬슬 식료 조달하러 가겠소이다」
갑자기 팡팡 하고 박수를 친 카에데 쪽을 뒤돌아 보고,
네기군은 타올을 어깨에 걸친 채로 카에데에게 손을 든다.
「저기……아직 제 옷이 반밖에 안말랐는데요?」
「그런 것, 움직이고 있는 동안에 마르는 것이오.
그런 일보다 식료를 손에 넣는 것 쪽이 중요하다네」
「심해! 게다가 시커매!?」
카에데의 웃는 얼굴로의 독설에 태클(突っ込み)을 넣으면서,
입에 손을 대고 아와와 하며 당황하는 네기군의 머리를
한번 더 어루만진다.
「뭐, 네기군은 양복이 마를 때까지 여기에 있어.
우리들은 아래의 강변에 있으니까, 마른 뒤 내려와도 좋아」
「아우……」
마지막으로 가볍게 어깨에 손을 얹히고, 그대로 카에데를 따라간다.
앞서는 카에데의 배후로부터, 카에데에게 들릴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카에데」
「응? 무엇이외까?」
「……고마워」
감사의 말을 말했다.
「흐음, 무슨 일일까나?」
카에데는 언제나의 미소를 띄운 채로 시치미를 뗀다.
카에데의 인품이라고 하는 것은 아직 만난 날은 적지만, 어쩐지 이해는 하고 있다.
어미에 「~하오(ござる)」를 붙이는 코우가의 닌자.
닌자는 아니라고 우기는 것도, 평상시 닌자같은 수수께끼의 행동.
하지만, 그러면서도 누님(원문 姉御肌 : 여성 케릭터의 타입중 하나. 누님기질) 같은, 장소의 분위기를 소중히 하고,
네기군에도 지지 않을 것 같은 상냥한 마음을 가진 소녀.
그녀뿐만이 아니라, 3-A의 학생, 그리고 타카미치나 학원장.
마호라의 사람들은, 정말로 모두 상냥한 사람들 뿐이다.
「……역시, 아직 학원을 떠날 수는 없어」
「? 스승, 무언가 말씀하셨소?」
「아니, 아무것도 아냐」
카에데의 십팔번을 빼앗아, 미소를 띄우면서 속이는 나.
그리고 아침과 같이 물고기를 낚으러 강변으로 향하려는 발을 멈추고, 배후의 숲을 본다.
「……있지 카에데, 여기는 산나물이라든지도 얻거나 해?」
「산나물 말이외까? 표고 버섯이나 머위, 나무두릅, 야생의 땅두릅,
고사리 정도라면 있다고 생각하오만……」
「상당히 버라이어티 풍부하네~마호라 수해 (명명(命名) 나).
뭐, 그것만 있다면 점심은 산채 요리가 좋을까?」
「아, 찬성이오. 그러면 조속히 네기 도령에게 연락을……」
카에데가 말하기를 끝내기 전에, 상공으로부터 뭔가 날아오는 물체가.
그것은 가벼운 소리와 함께 지면에 내려서고, 웃는 얼굴로 타박타박 하고 이쪽으로 다가온다.
「시로우씨, 카에데씨, 저도 돕겠습니다」
「어래, 네기군? 옷은 벌써 말랐어?」
「네, 덕분에. 아, 답례의 말을 하지 않았네요.
시로우씨, 감사합니다」
내려온 것은 네기군이었다.
자신의 머리인 붉은 머리카락을 흔들면서, 꾸벅 하고 예의있게 인사를 한다.
「응. 그거야 상관없지만……역시. 이상한걸, 벌써 마르다니」
네기군의 윗도리의 오른쪽 어깨를 집으면 습기도 없고,
반쯤 말랐을터인 옷은, 보기좋게 말라 있는 것 같았다.
그 행동을 본 네기군은, 아아 하고 끄덕이며, 내 귀에 입을 가까이 한다.
「……실은 연습용의 완구(玩具) 지팡이를 가지고 있던 것을 생각해 냈어요.
그걸로 옷에 붙어 있던 수분을 증발시켜 버렸습니다」
「……과연」
납득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편리하네 마법은.
나도 배우면 사용할 수 있을까?
(……뭐, 무리겠지만)
나는 한숨을 쉬고, 곧바로 그 생각을 부정한다.
원래 나는 이 세계의 거주자도 아니고, 마술 속성은 「검」뿐이라고 말해도 좋다.
투영과 강화 이외는 전혀 꽝으로, 이쪽의 마법따위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겠지.
뭐어, 밑져야 본전이니 에바에게라도 가르침을 바랄까……
일단, 그것보다도 우선 식재료 조달을 우선하지 않으면.
「그럼 우리들도」
산나물을 찾자, 라고 이야기 해 숲으로 돌아보고, 그 자리에서 굳어진다.
카에데는 우리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에, 이미 산나물을 찾기 위해서 지면의 풀을 밀어 헤치고 있다.
그건 좋다.
하지만, 내 눈의 착각일까, 카에데가 상당히 늘어나 보이는 것 같은 기분이……
「16사람으로 분신하면 16배라오」
「푸웃!?」
「우와-닌자다―!」
나와 네기군은 무심코 큰 소리를 내었다.
카에데는 종횡 30미터도 안되는 공간을 분신들로 점령해,
벼에 모이는 메뚜기의 대군과 같이 식재료를 조달하고 있다.
동양의 신비를 풀로 사용한 식재료 모으기……
뭔 비법이냐.
「시로우씨……저희의 차례는……」
「글쎄, 낚시라도 할까, 네기군」
「……네」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깨달은 우리들은,
상류에 물고기를 낚으러 가기로 했다.
아침과는 다른 상류의 강에서,
네기군, 나, 카에데 세 명은 물고기를 잡는다.
「자아, 그럼 네기 도령, 여기서는 물고기 잡는법을 가르쳐 주겠소」
등 뒤에 보자기 가득히 산나물을 가진 카에데가, 쿠나이를 한 손에 들고 설명을 시작한다.
어찌되든 좋은 일이지만, 닌자복+보자기라고 하는 것은
아무래도 나에겐 에도시대 쯤의 도둑을 생각나게 한다.
「이것은 일본 닌자의 무기인……쿠나이?」
「호오, 과연 알고 있었던 것이외까.
그럼, 우선 졸자가 모범을 보이도록 하겠소이다」
카에데는 인지와 중지로부터 쿠나이의 날이 보이도록 쥐고,
도약과 동시에 던진다.
수면으로부터 뛴 곤들매기의 몸통에, 쿠나이는 보기좋게 꽂힌다.
「자아, 간단하지 않소?」
「와, 와! 대단해요 카에데씨!」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카에데도 싫지 않은 듯 미소를 띄운다.
네기군도 카에데를 흉내내어 카에데로부터 받은 쿠나이를 던지지만, 유감스럽게도 체격 차이가 너무 나서,
생각한데로 쿠나이를 던질 수 없다.
「어, 어라?」
「아하하……뭐어, 갑자기 쿠나이를 정확하게 던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신경쓰지 않는 편이 좋아」
자아, 카에데가 다시 쿠나이를 던져 곤들매기를 확보.
양은 카에데가 3마리, 네기군과 내가 2마리로 괜찮을까……
「카에데, 다음 3마리 정도로 좋아. 맡겼다」
「알겠소이다. 그럼 이것을」
호잇 하고 건네받은 것은 3개의 끈.
손바닥에 딱맞게 들어가는 그것들을 본 뒤, 카에데에게 질문하려고 한다.
하지만, 벌써 카에데는 몸을 돌려, 오른손 손가락 사이에 끼워져 있던 쿠나이를 투척한 후였다.
「잠, 깐!」
곧바로 이 끈을 쿠나이에 감겨져 있다고 이해한 나는
오른손을 쥐어 달아나려고 하는 끈을 붙잡는다.
「이, 있잖아 카에데, 한마디라도 괜찮으니까 설명을 해 줘.
놀래버렸잖아!」
「아니아니, 스승이라면 곧바로 눈치채 줄거라 신뢰하고 있었기에」
불평하면서도 끈을 감는다.
쿠나이 전부에 곤들매기가 꽂혀 있고, 나는 그 곤들매기를 바구니 안에 담는다.
「자아, 산나물, 물고기는 얻었고, 다음은……더 없으려나?」
「그렇소이다, 그럼 텐트친 곳으로 돌아가, 가벼운 점심을 먹도록 하십시다」
그렇게 말하고 발을 돌려, 걷기 시작한 카에데였지만, 곧바로 걸음을 멈춘다.
「카에데, 왜그……」
래, 하고 말을 걸려는 카에데의 전방, 큰나무 옆으로부터 어슬렁어슬렁 나오는 검은 그림자가 눈에 들어온다.
검은 털. 개보다 크고, 고릴라와 같은 커다란 몸을 가진 짐승이 네 발로 나타나고 있었다.
그 모습은 보고 잘못 볼 것도 없이,
「……곰?」
「곰이군요」
「곰이구려」
나의 의문조에 카에데와 네기군이 긍정한다.
곰은 콧김이 거칠어, 마치 먹이를 찾아낸 것과 같이 흥분하고 있다.
「……도, 도망쳐어어어어!!!」
「와―!!」
「아하하하∼」
달아나는 토끼처럼 곰으로부터 도망치기 시작한 우리들.
아니, 맞서 싸워도 괜찮겠지만 왠지 무서운 것이다.
그리고 무엇이 즐거운 건지, 웃음소리를 높이며 도망치는 쿠노이치(くノ一 : 女자를 때어놓은 모양으로 여자 닌자를 지칭)가 약 한명.
「우와-빠르다고 저 곰-!」
곰은 100m 7초대로 달려가고 있는 우리들과 같은 속도로 쫓아 온다.
여담이지만, 곰라고 하는 것은 앞발이 짧아, 내리막보다 오르막 쪽이 빠르거나 한다.
현재 우리들은 미묘하게 오르막인 길을 달리고 있지만,
그런데도 우리들의 다리를 따라 오는 녀석은 뭐지?
네기군들은 괜찮은걸까, 하고 옆을 보자,
「그럼, 맡기겠소이다 스승~」
나무를 뛰어 이동하고 있던 카에데는 겨드랑이에 네기군을 안고,
나를 두고 쉬리릭(원문 スタコラサッサ : 멀리 도망칠때 사용하는 의성어. 대충 의역..) 하고 도망치고 있었다.
「거, 거짓말이겠지 카에데에에에---!!?」
핫핫하~ 하고 메아리를 붙이면서,
카에데는 내 시야로부터 사라져 갔다.
그것과 동시, 등 뒤에 끔찍한 한기를 느끼고
순간 왼쪽으로 뛴다.
돌아보면, 곰이 인왕(仁王)처럼 서서 내 전방에 있던 나무에 훅(hook)을 넣어
작다고는 해도, 직경 20센치는 되는 나무를 눌러 꺾고 있었던 것이다.
「……죽을지도?」
이마에 식은 땀을 흘리면서, 나는 결국 저녁때까지 숲의 곰씨와 술래잡기를 하고 있었다.
날은 저물고, 이것보다 앞선 인외(人外)의 시간이 되는 밤.
식사도 끝나, 나는 강물을 길어 설거지에 힘쓴다.
「그럼, 이걸로 좋을까?」
다 씻은 주전자를 가지고, 정리되어 있는 식기류로 향한다.
설거지 자체는 접시는 편의점에서 사 온 종이접시로, 설거지감은 반합(飯盒 : 밥을 지을 수도 있게 된 알루미늄으로 만든 밥 그릇)과 스푼,
그리고 냄비 정도 밖에 없었기 때문에 편했지만.
「시로우씨, 욕실 비었어요∼」
목소리에 돌아보면, 네기군이 타올로 머리카락을 닦으면서
내 쪽으로 걸어오고 있다.
「설거지, 도울께요」
「괜찮아, 이정도는 내가 할테니까.
네기군은 양치질하고 먼저 자도 좋아.
내 휴대용 양치 세트 사용해도 괜찮으니까」
「에? 그치만 죄송한데」
「아이가 사양 같은거 하는게 아니라고?
거기에 봐, 난 가사(家事) 좋아하고」
수세미로 냄비의 바닥에 붙은 카레를 벗겨 간다.
「스승, 졸자는 스승이 뭐든지 스스로 떠맡는게 과하다고 생각하오만」
갑작스레 배후로부터 소리가 나 돌아보면,
카에데가 손에 타올로 닦던 식기를 고쳐 쥐며 과장되게 한숨을 쉬고,
언제나의 미소를 없애고, 나를 보고 있었다.
그 말에, 나는 움직이고 있던 팔을 멈추고
카에데를 본다. 아니, 노려본다고 하는 편이 올바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카에데는 그것에 움츠러들지 않고 입을 연다.
「스승은 기숙사에서도 학교에서도, 학생들의 곤란한 일을 싫은 내색없이 떠맡고 있소이다.
……곤란해 하고 있는 사람에게 손을 빌려 주는 것은 선행이지만, 은혜도 지나치면 원망이 된다.
보시오, 약도 지나치면 독이 된다, 라는 속담이 있잖소이까?
스승은 도운 상대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소이다」
「그건……」
우물거리는 나에게, 카에데는 한층 더 말한다.
「스승이 도와주었던 사람은, 은의(恩義 : 갚아야 할 의리있는 은혜)에 보답할 방법을 알 수 없어 곤혹해하던가,
철저하게 이용하려고 하던가, 도구 취급하던가 3택이라오」
……예리하다, 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러고보니 옛날, 토오사카나 세이버에게도 들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본래 은혜라고 하는 것은 상부상조, 라고 하는 관계로 성립되고 있소이다.
도와줘서 기쁘다. 그러니까, 그 은혜에 답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양식(良識 : 뛰어난 식견이나 건전한 판단)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렇지 않겠소? 그런데 스승은 도울 뿐.
언제나 일방 통행의 은혜로, 결코 은혜가 스승에게 돌아올 일이 없다.
그것이, 매우 삐뚤어진 관계가 되버리기 때문이라오.
그런 일이라면, 언젠가 너덜한 걸레처럼 버림받는 것이 고작이라오?」
카에데는 계속 말을 잇는다.
나는 그만둬, 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카에데는 지금까지의 대화 중에 보인적 없는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응시하고 있다.
더 나아가, 그것은 틀린게 아니기 때문에 나는 뭐라 할 수 없었다.
「그러니까」
그리고 카에데는,
「그러니까 가르쳐 줬으면 한다. 스승이 그런 근본적인 것을 깨닫고 있지 않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짧은 교제이지만, 스승의 인품은 다소나마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소이다.
스승은 어째서 그렇게까지 하며 타인을 돕고 있는 것이외까?
스승은 어째서……정의의 사자가 되자고 생각한 것이외까?」
이미 설거지를 멈추고 있었다.
원래 세제는 사용할 수 없으므로 물로 씻을 뿐이었고, 뒤는 말려두기만 하면 된다.
나는 허리를 세우고, 달을 올려보면서,
「시로우ㅆ……」
「있지 카에데, 네기군. 정의의 사자가 모든 사람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해?」
네기군의 말을 잘라, 그런 것을 묻고 있었다.
돌아보지 않고, 나는 바닥에 손바닥을 짚고 상반신을 떠받치며 다리를 흔든다.
「스승?」
카에데는 내 태도의 차이를 느꼈는지, 곤혹스러운 목소리다.
이번에야말로 돌아보고, 나는 두 명을 응시하며,
「어떻게 생각해?」
a narrator―――Kaede Nagase
스승은 무언.
그 눈이, 물음에 답하지 않으면 다음 말은 없다고 고하고 있다.
졸자는 스승의 오른편에 있는 바위에 걸터앉아, 물음에 대한 답을 말한다.
「……무리, 로구려. 설사 그 사람이 전지전능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이 세계는 너무 넓다. 설사 그림책 속이라도, 정의의 사자는 그 그림책 속의 사람들밖에 지킬 수 없다」
「그럴 리……」
「사실이라오 네기 도령. 인간은, 어떻게 해도 자신의 손이 미치는 범위 밖에 구할 수 없다」
네기 도령의 말을 막고, 졸자는 졸자 나름의 생각을 스승에게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동시에 스승의 꿈을 부정하는 말과 다름없었다.
슬퍼할 거라 생각하면서, 아래로부터 스승의 얼굴을 들여다 본다.
하지만, 스승은 졸자의 예상과 다르게 미소짓고 있었다.
「……아아, 그렇지. 네기군, 분하지만, 카에데가 말하는 대로다.
정의의 사자 따위를 말해도, 결국 도울 수 있는 것은 그 사람이 위기라는 걸 알고 있고,
게다가 자신의 손이 닿는 범위만이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아무리 노력해도 정의의 사자가 모르는 불행을 짊어지고 있는 사람은 구할 수 없다.
……옛날, 나는 그것을 싫을 만큼 뼈저리게 느꼈어」
자학의 미소를 띄우면서, 스승은 하늘을 올려다본다.
옛날을 떠올리고 있겠지. 스승은 눈을 감으면서 달빛을 받는다.
「스승, 그 말투라면 노인처럼 들리외다」
졸자는 이곳 분위기를 밝게 하고자 한다.
내려다보는 스승의 표정은 보이지 않고, 무엇을 생각하는 건지도 알아차릴 수 없다.
「하지만!」
갑자기, 네기 도령이 목소리를 높여 스승의 옆에 선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졸자와 스승은 네기 도령을 본다.
「하지만, 시로우씨는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하고 있어도, 그것을 실행하려고 하고 있고,
무엇보다, 시로우씨는 알고 있어도 정의의 사자를 목표로 하고 있겠지요!?」
스승은 일순간,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것 같은 표정을 띄우고,
곧바로 그 표정을 지운다.
「……고마워, 네기군. 확실히 모든 사람을 구할 수 없다.
그렇다면, 적어도 내 주위의 사람들은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비록 내가 너덜너덜해져도, 적어도, 너는, 카에데는, 클래스의 모두는,
……내가 알고 있는, 마호라의 사람들은 웃는 얼굴이었으면 좋겠다.
그것은, 반드시 내게 있어서 매우 의미가 있는 것이니까.
그러니까, 나는 정의의 사자를 목표로 한다」
얼굴을 들고 스승은, 달을 올려보며, 저주(呪詛)처럼 대답했다.
마치 밤하늘의 작은 별을 붙잡듯, 주먹을 쥐는 스승.
「그런 것이다, 에바.
나쁘지만, 네기군을 곤란하게 할 수도 없고,
나는 네가 네기군이나 학생을 덮친다고 하면 전력으로 저지해 준다」
스승은 시선을 달로 향한 채, 이 장소에는 없을터인 에반젤린 공에게 말을 건넨다.
사락, 하는 풀을 밟는 소리와 함께, 배후의 숲에서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난다.
금실과 같이 빛나는 머리카락에, 진홍의 눈동자. 으스름한 달밤에 나타난 것은……
「……에반젤린 공?」
에반젤린……에바 공은,
제복도 아니고 양복²도 아니고, 검은……그야말로, 그림책에 나오는 마녀와 같은 모자와
검은 망토에 몸을 싸고, 팔장을 끼면서 근처의 나무에 의지한 채로 이쪽을 보고 있다.
졸자들, 이라고 하는 것보다는 등을 마주한 채로의 스승을 노려보고 있다, 라고 하는 표현이 올바를 것이다.
「……언제부터 깨닫고 있었지?」
「내가 곰에 습격당하고 있는 도중부터……일까나?
왠지 시선을 느끼고 있기도 했고. 엿보기범(出歯亀)³이라니, 너답지 않은데」
스승은 돌아보며, 눈을 에바 공에게서 때어놓지 않는다.
스승을 사이에 두고 반대편에 있던 네기 도령은,
작은 완구 지팡이(?)를 쥔 채 표정을 굳히고 있다.
그 태도가 이상했던 것일까,
에바 공은 쿡쿡 하고 미소를 참으면서 턱에 손을 가져다 댄다.
「뭘, 그쪽의 꼬마가 내 종자에게 참견을 한 것 같아서.
조금 벌을 줄까하고 생각했지만……기분이 바뀌었다.
내일이다. 내일 밤 8시에 나는 네 녀석들에게 싸움을 건다.
만약 네 녀석들이 이기면, 나는 향후 학생을 덮치는 듯한 흉내는 멈추지.
하지만……만약 내가 이겼을 경우, 꼬마, 너의 피를 받겠다.
그리고 에미야 시로, 네 녀석은 내 하인으로서 부려주겠어」
신장도 낮은, 어린 소녀의 얼굴을 한 에바 공은,
마치 강자가 약자를 깔보는 것 같은 미소를 띄운다.
……아니, 실제 에바 공으로부터 보면 졸자나 네기 도령은 약자일 것이다.
스승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졸자는 스승의 얼굴을 들여다 본다.
스승은 미간에 주름을 만든채로,
「하인이라니……에바는, S?」
「달랏!」
매우 예상이 빗나간 발언을 하고 있다.
잠자코 있던 네기 도령도 무릎을 꿇고 넘어져 있다.
(가끔, 스승의 속을 모르겠소이다……)
「뭐, 뭐어 좋아. 가능한 한 지금 남은 자유를 만끽해라」
「아아 기다려 에바」
발을 돌려, 숲으로 사라지려고 하는 에바 공을 스승은 붙잡는다.
「아앙? 뭐냐 시로」
「그럼 네기군은 어쨌든, 난 이익이 적고 불이익이 너무 많아.
……그렇네. 그럼 내가 이기면 에바는 하루, 내가 말하는 걸 들어줘」
「……흥. 좋겠지. 있을 수 없으니까.
그리고, 나에 대해 엿보기범이라고 하는 발언은 있을 수 없다.
원래 엿보기범의 어원은 남자고」
마지막에 쓸떼없는 지식(トリビア)⁴만을 남기고,
에바 공은 박쥐에게 둘러싸여 어둠으로 사라졌다.
「……보고 있어 토오사카, 이리야, 사쿠라, 세이버.
나는, 내가 그린 정의의 사자가 되어 보인다」
그리고 스승은, 손바닥을 쥐고,
구름으로부터 엿보이는 달을 올려보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덧붙여서 끝
a narrator―――Shiro Emiya
에바도 떠나고, 드럼통 목욕을 즐긴 시점에서 시각은 이미 9시.
착한 아이는 잠들 시간이며, 에바의 간호로 철야한 나도 오늘은 빨리 자고 싶다.
그렇게 생각해, 침낭을 꺼내 들었을 때,
「아아, 아뿔사……」
「응? 왜 그래 카에데?」
카에데가 돌연, 저지르고 말았다 라고 하듯이 이마에 손을 대며 하늘을 쳐다본다.
……입가에 미소를 띄우면서.
「죄송하오 스승, 이대로는 전원 안에 들어갈 수 없을 것 같소이다.
원래 스승과 졸자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터라, 네기 도령의 공간이 없소이다」
당연히 카에데는 죄송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얼굴은 전혀 죄송하지 않은 듯.
라고 해도, 어쩐지 위험한 발언하고 있지 않나 카에데?
아무튼 그것은 제쳐두고.
「그렇다면 둘이 들어가도록 해. 나는 밖에서……」
「뭐어, 짐을 밖에 내놓으면,
공간도 빌 것이고, 세 명 정도라면 잘 수 있소이다」
잡시다, 하고 내 말을 차단해, 카에데는 엉망진창으로 터무니 없는 결론을 낸다.
……카에데씨, 혹시 확신범(確信犯)?
「기 기다려 기다려 침착하자고 나가세 카에데군.
너는 여자아이. 네기군은 아이. 그리고 나는 성인 남성. OK?」
「아아, 그랬었소이다」
손으로 제스처를 더하면서 설명을 한다.
다행이다……알아 준 것 같다.
「그럼, 내일은 휴일이라고 해도, 에바 공과의 결투므로, 6시에 일어나 특훈이라오 스승,
자아, 먼저 안으로 들어가길 바라오만」
근본부터, 내 이야기 따위 듣지 않았다.
요만큼도 내 설명을 이해하지 않고, 설득을 무시.
도망가려고 하지만, 카에데는 내 목덜미를 잡고 질질 끈다.
「저저저기 카에데씨? 역시 도덕면을 고려해
여기는 제가 밖에서 자기 때문에 카에데씨는 천천히 텐트안에서 수면을……」
「에잇♪」
「우와! 카, 카에데씨!?」
어딘가의 샐러리맨 어조로 카에데를 설득하는 나였지만,
카에데는 시끄럽다는 듯이 목에 수도로 일섬.
자장가 대신에 당황하는 네기군의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내일 어떻게 할지 모색하며 천국으로 불려가 버렸다.
---------------------------------------------------------------------------------------------------★
■주석 설명
1. 오빠·형 (お兄ちゃん)
잘 아시다시피 일본어에서는 오빠·형, 언니·누나의 구분이 없습니다.
오빠·형은 '兄 (あに : 아니)'로, 언니·누나는 '姉 (あね : 아네)'로 통일합니다.
여기에 존칭이라던가 친근함 정도에 따라 부르는 방법이 조금씩 달라지지요. 몇가지 예를 들면,
お兄様 : 오니-사마 / お姉様 : 오네-사마
お兄さん : 오니-상 / お姉さん :오네-상
お兄ちゃん : 오니-짱 / お姉ちゃん : 오네-짱
2. 양복 (洋服)
한국어의 양복(洋服)이나 일본어의 양복(洋服 (ようふく)) 모두 서양식 의복이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양복이라고 하면 주로 정장, 특히나 남성 정장을 가리키는 반면에,
일본에서는 단순히 을 가리키는 반면 일본에서는 단순히 화복(和服 (わふく))과 반대되는 서양식 옷을 가리킵니다. 즉 평상복도 모두 양복으로 OK.
일본어에서 양복의 정장은 영어 'suit'에서 따와 'スーツ'라고 씁니다.
3. 엿보기범 (出歯亀)
여탕을 엿보는 남자. 또는 변태적인 치한을 지칭합니다.
여탕 엿보기의 상습범으로 엽기적 살인 사건을 일으킨, 뻐드렁니의 정원사 '池田亀太郎(いけだかめたろう)'의 별명에서 생겨난 단어라고..그래서 에바가 이 단어의 어원은 남자라고 한 것이지요.
4. 쓸떼없는 지식 (トリビア)
그닥 알아도 몰라도 상관없는.. 별 필요없는 지식을 일컫는 말입니다.
일본 TV프로그램 'トリビアの泉 (트라비아의 샘)'으로 유명해진 말로, KBS에서 하고있는 '스펀지'가 이 프로그램을 표절했다고 한때 말이 많았었지요.
'소설 번역 > [네기마 x FATE] 정의의 마술사, 훌륭한 마법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의의 마술사, 훌륭한 마법사 - 23화 - 벚꽃길의 흡혈귀 그 여덟번째 (0) | 2008.04.28 |
---|---|
정의의 마술사, 훌륭한 마법사 - 22화 - 벚꽃길의 흡혈귀 그 일곱번째 (1) | 2008.04.28 |
정의의 마술사, 훌륭한 마법사 - 20화 - 벚꽃길의 흡혈귀 그 다섯번째 (0) | 2008.04.27 |
정의의 마술사, 훌륭한 마법사 - 19화 - 벚꽃길의 흡혈귀 그 네번째 (0) | 2008.04.27 |
정의의 마술사, 훌륭한 마법사 - 18화 - 벚꽃길의 흡혈귀 그 세번째 (0) | 2008.04.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