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번역/[FATE x 동방] Fate/봉래의 달의 공주

Fate / 봉래의 달의 공주 Act 3

spica_1031 2008. 9. 25. 23:45

1차 출처 : Arcadia TYPE-MOON SS투고게시판
작가 : 白々燈
번역 : 스피카

1. 다른 곳으로 퍼가지 말아주세요.
2. 본문중의 (하늘색)은 제가 단 주석입니다.
3. 오타 및 잘못된 번역의 지적은 감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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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e / 봉래의 달의 공주 Act 3









■― 2-0 ―■


 밖의 세계로부터 보는 달도 의외로 멋지다고, 카구야는 생각한다.
 무엇이…라고 물으면 정확하게 대답할 바를 모르지만, 가끔씩은 이런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다리를 사용하여 걸어간다고 하는 행위도, 이렇게 달을 바라보는 것도 별로 신경쓰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카구야, 꽤 상당히 걸어왔지만…괜찮은거야?」
 「응∼ 지쳤어~라고 말하면, 업어 줄래?」

 시로가 건 걱정의 말에, 카구야는 후훗 웃으며 그렇게 대답한다. 당연히,  그렇게 말한 말이 농담이라고 알고는 있었지만, 시로는 「에엣!!」하고 마음껏 당황해 버린다.
 그 모습이 이상해서, 카구야는 또 쓴 웃음을 지으며 「괜찮아요」라고, 그것만 말하고 시로를 응시한다. 물론 낙담한 표정을 띄우는 시로였고, 공교롭게도 카구야에게 있어서는 그것 역시 『조롱할 보람이 있는 소년』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할 뿐이었지만.

 그런데, 그런 모습의 마스터와 서번트를 바라보는 토오사카 린과 세이버의 두 명. 옆에서 바라보면, 저 두 명은 자신에게 주어져 있는 상황이라고 하는 것을 이해하고 있는건가? 그렇게 린이 생각하기에 충분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이제와서지만, 어째서 휩쓸린거야 당신은! 하고 욕설을 퍼붓고 싶은 기분에 휩싸였지만, 그것도 보기 흉하므로 여기는 참는다.
 녀석들에게 지금의 현상을 알려주려면, 적이지만 그 사이비 신부밖에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 무언가 복잡한 기분이 된다. 얼굴을 찡그려버린다.

 「…카구야…네」

 십중팔구, 저 서번트는【카구야 공주】로 틀리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본인이 그렇게 부르고 있고, 특별히 부정도 하지 않는다. 제일, 그 얼굴 생김새나 칠흑의 장발은 역시 일본인을 방불케한다.
 확실히 말하자면, 저 서번트가 정면에서 싸울 수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일단 어떻게 생각해도【카구야 공주】같은 존재는 틀렸다해도 전투자로는 있을 수 없으니까.
 …저 녀석도 터무니 없는 꽝을 부른거네 하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세이버가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건네온다.

 「린. 저 서번트는 조심해 주세요. …잘 말할 수는 없지만…, 저 아처는 정체를 알 수 없습니다」
 「…그래? 나는 개인적으로, 저 서번트가 이번 성배 전쟁에서 최약이라고 생각하는데」

 어쨌든 카구야 공주고. 분명히 말해서, 처음으로 대치했던 랜서가 가지는 위압감에 비하면, 아처로부터는 그런 것이 느껴지지 않는다. 인간으로는 서번트에게 이길 수 없다고 하는 것이 통설이지만, 저 카구야라면 자신으로도 쓰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세이버는 린의 그 말에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방심은 안 됩니다. 저에게는 이번 성배 전쟁, 저 아처야말로 가장 주의해야 할 적이라고 생각됩니다」

 그것은, 세이버의 직감이다. 아무런 근거도 없다고 하면 그걸로 끝이지만 세이버가 지니는 직감은 그것만으로 근거가 될 만큼 강력한 것이다.
 그녀가 그런 거라면,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고친다. 확실히, 지금은 자기 자신이 낳은 방심이었던 것이 틀림없다.

 「알았어. 그런거라면, 조심하도록 할께」

 그렇게 하고, 시선을 앞으로 향한다. 작은 언덕의 앞, 그곳에 높게 우뚝 솟은 멋진 교회의 모습이 시야에 비쳤다.

 「저기야. 두 사람 모두, 준비는 되었겠죠?」


 ■Fate/봉래의 달의 공주■
  ■ACT3■


 ■― 2-1 ―■

 교회의 부지 내로 반정도 들어간다. 거기서 시야에 비치는 훌륭한 교회. 높이 솟아, 바라보는 것을 위압하는 듯한 그 모습은 …과연, 확실히 가르침을 인도하는 장소로서는 적격일 것이다.
 카구야는 교회라고 하는 장소를 처음으로 보았던 터라, 대단히 흥미롭게 그 외견을 관찰하고 있다. 종교 따위와는 멀리 인연이 없었지만, 이렇게 흥미가 있다는 것에는 틀림없다.

 「헤에, 이게 교회인가. 생각한 것보다는 작은걸. 우리 집보다 작아요」
 「…있지, 그거 자랑? 여기 교회도 상당히 큰 편이지만…」

 카구야가 중얼거린 말에 린은 실눈으로 그녀를 노려본다. 뭐, 영원정이나 홍마관 등과 비교하는 것도 심한 이야기지만. 여하튼 탄막을 뿌리면서 종횡 무진으로 날아다닐 수 있을 정도로 넓고.
 물론, 그런 것을 알 수 없는 린에게 있어서는 단순한 자랑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지만.
 물론, 카구야는 단지 사실을 말했을 뿐으로 린의 말의 진의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언짢은 얼굴을 하고 입을 다문다. 그런 모습을 보고, 린은 오늘 몇 번째가 될지도 모르는 한숨을 내쉬었다.

 「…뭐 됐어요. 자, 안으로 들어가요」

 그렇게 말하고, 린은 교회의 문 앞에까지 걸어서 다가간다. 거기에 시로가 따라가고, 아직 보지 못한 장소에 대한 흥미 때문인지 무척 기분이 좋은 카구야가 뒤를 잇는다. 세이버도 도중까지 따라가다가 딱, 발을 멈춘다.

 「린, 저는 여기에 남아 망을 보겠습니다. 무언가 있으면, 곧바로 달려갈테니」
 「그래, 알았어. 만약의 경우가 되면 령주를 쓸테니까, 안심해」

 세이버의 말에 린은 끄덕이며, 겁없는 미소를 띄우고 그렇게 말을 자아낸다.

 령주란, 서번트를 복종시키는 절대 명령권. 그 용도는 서번트에게 경고할 뿐만 아니라 서번트의 신체 능력을 일시적으로, 폭발적으로 상승시키는 효과도 겸비한다.
 예를 들어, 영속적인 명령에는 대체로 효과를 끼치지 않지만, 일시적인 효과만이라면 그 효과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아득히 먼 곳에 떨어져 있어도 사용자의 마력이 닿는 한, 「이쪽으로 와라」라고 령주로 명하면 강제적으로 그 장소로 이동시킬 수 있는 뛰어난 것이다.

 린의 말에 만족했는지 세이버는 뒤이어 카구야를 매섭게 노려본다.

 「알고 있나 아처. 만약 나의 마스터에게 무언가 하기라도 한다면, 그 때는 베어 버린다」
 「베어 버린다…네요」

 그러나 세이버의 위험한 말에도 카구야는 흥미없다는 시선을 향할 뿐. 어딘가의 츠지기리(斬り:옛날, 무사가 칼을 시험하거나 검술을 닦기 위해 밤길에 숨었다가 행인을 베던 일. 또는 그 무사) 반령의 정원사도 아니고…하면서, 카구야는 작은 하품을 내쉬며 「네에네에」하고 마음에 없는 대답을 돌려줄 뿐.

 「신용 없군요, 난. 괜찮아요. 지금은 휴전중이고, 그런 멋없는 짓은 하지 않아요」

 그렇게 말하면서 어깨를 으쓱이는 카구야는 말로는 그렇지만, 역시 세이버는 에미야 시로라고 하는 소년은 어쨌든 이 서번트만큼은 지금 이 순간 신용할 수 없다.
 이것으로 에미야 시로도 신뢰할 가치가 없는 인물이라면, 자신도 린에게 붙어 호위할텐데.

 「괜찮아, 세이버. 지금은 토오사카가 휴전해 주고 있고, 카구야가 이상한 짓은 하지 않도록 확실히 보고 있을테니까. 여차하면…령주였던가? 그걸 사용해서 멈추면 되겠지?」
 「…그렇다면, 괜찮습니다만」

 소년의 눈동자에는 허실은 보이지 않는다. 수많은 인간을 보아 온 세이버에게는 그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에미야 시로는 말했던대로 카구야를 멈추어 줄 것이다.
 마지 못하여 물러나는 세이버를 아랑곳하지 않고, 이번은 카구야가 기분좋지 않다는 얼굴이 되었다.

 「잠깐, 이상한 짓이라니 뭐야? 사람을 마치 개처럼…」
 「아, 미안. 좀 더 말을 가렸어야 했네」

 변명없다는 듯이 사과하는 시로에게 정말이지, 하고 팔장을 끼고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숨기려고도 하지 않는 카구야.
 …정말로 괜찮은걸까, 하고 그런 두 명의 상태를 보고 조금 불안해지는 세이버.

 「네네, 싸움은 거기까지. 자아, 빨리 안으로 들어가요」

 팡팡, 하고 싸우는 아이에게 주목을 시킬때 선생님들이 자주하는 행동을 한 뒤, 린은 불문곡직하고 교회의 문을 활짝 열었다.


 ■― 2-2 ―■

 중후하게 소리가 나는 문 앞, 그곳에는 긴 의자가 규칙적으로 줄지어 있고, 하늘에 가까운 벽에는 눈부신 스테인드 글래스. 벽은 하양 일색으로 칠해져 있어, 그것만으로 신성하다는 것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구조.
 「헤에」하고, 카구야는 감탄한 듯이 교회 안을 둘러보았다. 밖의 세계에는 재미난 건물이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바로 옆에 있던 긴 의자에 앉았다.
 여하튼 오래 걷고 있었다는 것도 있어, 다리가 아파서 어쩔 수 없다. 조금 쉬어도 벌은 받지 않겠지 하고, 그녀는 다리를 쉬게 했다.
 한편, 린은 두리번두리번 예의 인물을 찾지만, 이 예배당에는 아무래도 없는 것 같다. …정말이지, 평상시는 용무도 없는데 여러가지 말하러 오는 주제에, 이쪽에서 용무가 생기면 중요한 때에 없다고, 심한 욕을 해주고 싶어진다.
 그러한 표정을 내비치는 린에게, 시로는 말을 걸고 있었다.

 「있잖아, 토오사카. 성배 전쟁의 감독역은, 도대체 어떤 녀석이야?」

 그 말에, 린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조금 생각에 잠겼다. 어찌됐든 그 감독역은 린의 사형이라는 것도 있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어떤 녀석이고 자시고, 번듯한 대행자¹야. 교회 사람이면서 협회에도 적을 두고 있는 특이한 녀석으로 일단, 내 사형 겸 후견인이기도 하지만…정말, 이쪽으로서는 민폐라고. 그 사이비 신부」

 기분이 대단히 좋지않다는 얼굴로 말하는 린에게, 시로는 물어보지 않았더라면 좋았을까 조금 후회하고 있는다.
 일단, 학교에서의 토오사카 린의 모습은 본성을 숨긴거라고 조금 전 깨달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데미지가 하나도 없는 것은 아니었다. 어쨌든, 시로도 일단 학교의 아이돌 토오사카 린을 동경하고 있던 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코토미네, 어차피 있겠지요! 얼른 모습을 보이라고요!」

 초조함이 담긴 목소리가, 이 무겁고도 신성한 예배당에 울려 퍼진다. 그다지 이 예배당에는 어울리지 않은 그 큰 소리에 대답하는 것은 없다. 단지, 그 대답의 대신이라고 말하듯이 탁, 탁, 하는 발소리가 안쪽 쪽에서 울려 퍼져왔다.
 끼익, 하고 예배당의 안쪽에 있던 문이 열리며 장신의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호리한 몸매라고 생각되면서도, 어딘가 묵직한 헛됨이 없는 몸. 그것만으로, 이 남자가 보통 사람이 아니라, 수많은 싸움을 빠져 나왔다고 하는 것을 알기에는 너무나 충분했다.

 「정말이지, 이쪽의 부름에는 전혀 응하지 않았으면서, 이맘때 어떤 바람이 분거냐, 린?」

 그 말은, 신부를 칭하는데 적격이며 어딘가 위엄과 위압을 겸비한 목소리였다. 그러나, 정작 그 본인은 나무라는 것도 아닌, 엷은 웃음을 띄운채 토오사카 린, 에미야 시로가 있는 쪽으로 발을 옮긴다.
 신부의 눈동자가 린, 시로에게로 옮겨가고, 마지막 카구야에게 시선을 향한다.

 「성배 전쟁에 말려 들어가 서번트를 소환한 녀석이 있어. 이쪽에서도 일단 설명해 줬지만, 자신의 입장을 조금도 모르는 것 같기에, 이쪽으로 데리고 왔어요.
 거기 남자 쪽이 마스터. 여자 쪽이 서번트야」

 시로의 다음에 카구야를 가리키면서, 린이 말한다. 그것을 확인하고 나서 코토미네라 불린 신부는 「호오」하고 어딘가 감탄한 듯이 탄성을 내뱉고 있었다.

 「과연. 내 이름은 코토미네 키레이라고 한다. 소년, 너의 이름은?」
 「…에미야 시로. 당신이, 이 성배 전쟁의 감독역인가?」

 신부의 말에 답한 시로는 반대로 확인하듯이 재차 말을 돌려준다. 그리고 나서 코토미네는 조용히 눈을 감고, 「암」하고 긍정해 보였다.

 「거기의 소녀가, 너의 종자…서번트라고 하는건가. 클래스를 물어봐도 괜찮을까?」

 그 말은 시로에게 향해진 뒤, 그대로 긴 의자에 걸터앉아 있던 카구야에게 던져졌다.
 일순간,【종자】라는 말에 움찔 반응하고, 분명히 기분이 좋지 않은 듯한 얼굴을 보이는 카구야. 지당하게, 그것도 당연한가…. 그녀는 사람의 위에 서 있었던 인물이고, 뭣보다 그 신분은 나름대로 【공주】인 것이다. 이국의 말인【서번트】라는 말도 비슷하지만, 그녀에게 있어서는 몹시 익숙하지 않은 말이었기 때문에 특별히 불쾌하게는 느끼지 않았다.
 그러나,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말…【종자】라는 말이 사용되면, 아무리 그녀라고 해도 불쾌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아처야. 진명은 호라이산 카구야. 당신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말하자면,【카구야 공주】라고 하면 알겠지요」

 그러나, 질문을 당했다면 답해야 할 것이다. 조금 시큰둥한 표정이면서도, 카구야 는 확실하게 대답을 돌려주고 있었다. 물론, 코토미네키레이라고 하는 남자가 의도하고 있었던 이상으로.
 클래스명은 커녕, 다른 마스터가 있는 앞에서 당당하게 진명을 자칭하는 저 서번트의 말에, 코토미네는 일순간, 그저 일순간이지만 놀란 표정을 띄웠다.
 …물론 카구야가 태연하게 타인 앞에서 진명을 자칭하는 것은, 이 성배 전쟁을 「심심풀이」정도로 밖에 생각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할 수 있는거지만….
 그 코토미네가 놀라고 있는 옆에서, 어깨를 으쓱이며 말을 자아낸다.

 「보라고. 마스터는 커녕 서번트도 이런 상태인걸. 위태롭기 짝이 없어요」
 「과연…. 이건 꽤나, 주종 모두 중증인 것 같군」

 린의 말에 코토미네는 납득한 듯이 끄덕이며, 한 걸음 앞으로 걸어나갔다.

 「말해두지만, 나는 마스터가 될 생각따위 없어. 성배는 필요없고, 카구야 역시 그렇게 말하고 있어」

 시로가 내뱉은 말은, 다른 마스터가 들었다면 기막혀하든지, 그렇지 않으면 놀라든지 둘 중에 하나일 이단인 대답. 신비를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마술사이다. 근원에 다다를 가능성이 있는 성배를 눈앞에 두고, 그러한 말, 마술사라면 나올 턱이 없다.
 제일, 자신의 서번트를 클래스 명칭이 아니라 진명으로 부르고 있는 시점에서, 이 남자에게는 마스터로서의 자각 따위는 없다.

 「그렇다면 묻겠다. 에미야 시로」

 그 마스터를 경고하는 듯이 신부는 낭랑하게 고한다. 그 시선은 나무라는 것이 아니라, 설득하듯이 소년에게로 향해지고 있었다.

 「어떤 착오가 있었든 너는 성배가 선택한 마스터다. 성배를 손에 넣으면 어떠한 소원도 생각한 대로…. 그것을 알면서 어째서 싸움을 피하는가?」
 「그렇지만 이상하잖아. 성배가 어떤 것이었다 한들, 그 때문에 서로 죽이게 하다니…그런거 바보같잖아」

 신부의 물음에 시로는 있는 그대로의 의문을 던졌다. 그 의문도 역시나 마술사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의문임에 틀림없다. 적어도, 이 신부에게는 겁쟁이의 짖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았을테지.

 「살인을 두려워 하는건가. …훗, 마술사의 말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군」

 거기서 처음으로, 신부는 모멸의 시선을 시로에게 보내었다. 그리고 눈을 감고, 그로부터 시선을 떼듯이 등을 돌렸다.

 「마술사라면, 언제든지 생명을 걸고 싸울 각오가 필요하다. 그것조차도 할 수 없는 너는, 역시 단순한 겁쟁이라는 건가…」
 「틀려!! 그렇지 않다. 난 성배따위 필요하지 않다. 싸울 이유가 없다고 말하는 거다」

 신부의 입가가 씨익, 올라간다. 그 얼굴을 볼 수 있었던 것은 누구하나 없고, 설령 볼 수 있었다고 해도 신부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는지 알 리가 없다.
 다시, 신부는 시로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 얼굴에는 좀 전의 미소는 벌써 사라져 있다.

 「그것은 어떨까? 그럼 하나 좋은 것을 가르쳐 주마, 에미야 시로. 마술사란 사리 사욕을 위해서 수단을 가리지 않는 자들의 모임이다. 그런 사람들이 성배를 손에 넣는다면 어떻게 될까?
 확실히, 10년 전의 비극이 재차 반복되겠지」


 그 말은, ───틀림없이. 에미야 시로에게 있어서는 듣고 놓칠 수 없는 한마디였다.


 명백하게 모습이 바뀐 자신의 마스터를 보고 카구야는 웃음을 짓는다. 지금까지 흥미없다는 듯이 두 명의 회화를 바라보고 있던 카구야는, 거기서 처음으로 코토미네와 시로의 이야기에 흥미를 보인 것이다.
 시로의 얼굴이 새파래진다. 그것은 10년 전의 참극, 사망자 수백명에 오른 그 대화재. 그 대참사를, 에미야 시로는 경험했었다.
 부모를 잃고, 자신의 기억조차 그 때 잃었던 ■■ 시로는, 살아남았을 때에 옮겨졌던 병원에서 에미야 키리츠쿠를 만나, 그리고 그의 양자가 되었다.

 「그 대참사가, 성배 전쟁에 의해 일으켜졌다고 말하는거야?」

 떨리는 목소리. 그것은 동요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 그것을 확인한 코토미네는 히죽, 엷은 웃음을 띄우고 있었다. 마치 그 동요를 즐기는듯이.

 「뭐, 가능성의 이야기다. 너도 자신의 몸이 소중하다면, 그 령주를 전부 써 버리고, 마스터로서의 권리를 포기하면 된다. 성배 전쟁에 관계된 자로서 노려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면, 여기서 극진하게 보호해 주지. 본래, 이 장소는 그러한 마스터를 보호하기 위한 장소이기도 하니까 말이지」

 그 말은, 확실히 진실일 것이다. 하지만 비록 그렇다고 해도, 지금의 말을 듣고서 에미야 시로가 잠자코 있을 리가 없다.
 자신은, 정의의 사자가 된다고 맹세하였다.
 그렇다면, 자신이 이 싸움을 포기하는 일따위 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

 「장난치지 마!! 10년 전의 비극은 반복하게 하지 않아!! 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정의의 사자가 된다고 결심했어. 아무런 관계도 없는, 평화롭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이런 알 수 없는 싸움에 말려들어가 죽는 것 따위, 허락할 수 없다………!!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마스터든 뭐든 해주지!!」

 그 목소리는, 예배당의 안에 울려 퍼졌다. 린은 그런 모습의 시로를 보고 일순간 복잡한 듯한 표정을 띄웠고, 신부는 「과연」하고 짧게 말을 하고, 카구야에게 시선을 돌렸다.

 「라고…하는군, 아처. 설마, 이번은 네가 싸우고 싶지 않다고는 말하지 않겠지?」
 「어라, 나는 처음부터 싸우고 싶지 않다고 말하지 않았어요. 【심심풀이】인걸. 시로가 참가하거나 말거나, 그러한 일은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다만, 심심풀이를 할 수 있을지 할 수 없을지, 다만 그 정도의, 사소한 차이인걸」

 싱긋 웃으며 카구야는 말을 입에 담는다. 그 말이 진심이라고 깨달은 코토미네는 쓴 웃음을 흘리며 대답한다.

 「호오. 살인도 너에게 있어서는 단순한 심심풀이인가. 생명을 건 싸움도 너에게 있어서는 심심풀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건가?」

 코토미네로부터 던져진, 의문의 말. 그것을 들은 카구야는 일순간 멍해진 듯한 얼굴을 한 뒤───

 「생명을…걸어?」

 진심으로, 이상하다는 듯이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이 신부는 무얼 말하고 있는거지? 그러한 것, 지금부터 향해 오는 적이 멋대로 걸고 있을 뿐의 이야기. 이 몸은, 아무리 발버둥쳐도 생명을 거는 일 따위 할 수 없다고 하는데.

 「뭐어 그래요. 나에게 있어서 심심풀이. 살인은, 내게 있어서는 밤하늘의 달을 올려다보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아. 차이는, 단지 보고 있는가 움직이는가, 그 정도의 차이」

 쿡쿡, 하고 소녀는 웃는다. 사실, 그녀에게 있어서 살인은 그 정도의 인식에 지나지 않는다.
 일찍이, 몇 차례나 진심으로 살인을 했던 적이 있었다. 후지와라노 모코우라고 하는 소녀와의 살인. 그것은 새로운 기억 같아서, 먼 옛날에 몇번이나 몇번이나 행하여졌던 살인.
 지금에서는 홍백의 무녀나 흑백의 마법사와 서로 알게 되어, 연회에 참가하기 시작하고 나서는 살인은 제법하지 않게 됐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심심풀이로 다시 살인을 하러 갈지도 모른다.

 「괜찮겠지. 여기에 성배 전쟁의 개막을 선언한다. 각자 자신의 신념에 따라, 마음껏 경합해라」

 신부는 카구야의 말을 듣고, 낭랑하게 성배 전쟁의 개막을 선언한다. 예배당에 신부의 말은 울려 퍼져, 그것은 확실한 위엄을 가지고 각자의 귀에 닿아, 되새긴다.
 그리고 나서 토오사카 린은 등을 돌린다. 이 이상, 이곳에는 있고 싶지 않다고 말하듯이, 걸음도 조금 빠르게 느껴진다.

 「가죠, 에미야 군. 여기엔 더 이상 용무는 없겠죠?」

 그 말에, 시로는 당황하며 토오사카 린의 뒤를 쫓는다. 거기에 뒤따르듯이 카구야도 자리에서 일어나 느긋한 발걸음으로 두 명의 뒤를 쫓았다.


 그런 카구야의 시야 속에, 시로를 붙잡는 신부의 모습이 눈에 비춰졌다. 무슨 일인지 말다툼을 하고 있는 것 같았지만, 카구야는 특별히 흥미를 보이는 일 없이 두 명의 곁을 빠져나와 밖으로 나왔다.


 교회의 밖에는, 토오사카 린과 세이버의 모습이 있다. 하늘에는 달이 빛나고 있어, 그 모습은 마치 이 세계 전부를 감시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무언가 세이버와 린이 이야기하고 있지만, 공교롭게도 그쪽에도 흥미는 없다. 얼마 안 있어, 간신히 그 신부로부터 해방되었는지 시로가 교회에서 나왔다.
 얼굴이 조금 파랗지만, 어딘가 기분이라도 나쁜걸까. 그렇게 생각했지만, 곧장 머리를 흔들고 시로는 카구야에게 손을 내민다.

 「…뭐야?」
 「아니, 악수. 나는,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서 이 성배 전쟁에 참가한다. 그 때문에, 카구야는 교제해주는 형태가 되지만…내게, 힘을 빌려줄래?」

 말하기 어려운 듯이, 그렇지만 확실하게, 시로는 말하였다.
 뭐야 그런건가, 하고 카구야는 어이없는 듯한 표정을 하고, 그런 다음에 그 손을 잡았다.

 「말했었죠. 심심풀이라고. 조금 귀찮은 것 같지만, 그렇게 부탁받아 버리면 내칠 수도 없어요」

 그렇게 말하고, 카구야는 만면에 미소를 띄웠다. 그 사랑스러운, 인형같은 단정한 이목구비에 아름다운 웃는 얼굴은 확실히, 에미야 시로를 동요시키기에는 충분했다. 수줍은 듯이 카구야로부터 시선을 돌리는 시로를 보고, 카구야는 쿡쿡, 웃음을 흘린다.
 그리고 나서, 그 만면의 미소인 채───


 「기뻐하세요 시로. 당신의 소원은 드디어 이루어져요」


 ───그 말을, 에미야 시로에게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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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설명
1. 번듯한 대행자(バリッバリの代行者)
'번듯한'이라고 번역한 부분, 원문은 'バリッバリ'입니다.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죄송해요. 땜빵이예요.
아시는 분, 가르침을 (굽신


■작가 후기

안녕하십니까, 白々燈입니다. 이번 회는 어떻게든 빠르게 갱신할 수 있었습니다.
…부정기적이라서 면목없습니다. ^^;
이번 가장 고민한 것은, 세이버를 교회 밖에 남도록 하는 방법.
어쨌든, 세이버가 안에 들어가면 코토미네가 전의 아처의 마스터라고 알아버리고, 그렇다고 해서 일단 적의 서번트도 안으로 함께 들어가는데, 자신은 밖에 남는다는 것도 무언가 부자연스럽다고 느꼈기에….
…그렇지만 뭐, 자신의 역량이 미치지 못하고, 이런 느낌이 되어버렸습니다만.
그럼, 이번은 이 근처에서 ^^;

그리고, 전의 이야기에 50년 주기라고 썼던 것을 수정하였습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역자 후기
부정기적인건 이쪽 번역자가 한 수위라 죄송합니다. (꾸벅
간만의 'Fate/봉래의~' 번역본입니다.
멈춰두었던 작품들을 차근차근 번갈아가며 작업중입니다.
어찌됐든 시작했으니 끝을 봐야지요. 암!

덧] 왠지 모르게, 공주님이 흑막같다. (…)


이 팬픽은 11화까지 연재되었으나, 설정 등의 이유로 작가분께서 연재분 모두 삭제하셨습니다.
그렇기에 더 이상 번역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