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번역/[ARIA x FATE] 그 상냥한 별에서…

그 상냥한 별에서… Navi : 13

spica_1031 2010. 6. 22. 23:19

원문 출처 : 歯車屋敷
작가 : 草之敬 님
번역 : 스피카

1. 본 작품은 ARIA(AQUA)와 FATE 크로스 팬픽입니다.
2. 글쓴이는 일본의 草之敬님이시며, 작가분의 허락 하에 번역하고 있습니다.
3. 원작은 '歯車屋敷'에 기재되어 있습니다.

4. 번역본은 제 블로그에만 올립니다. 무단 전재 및 도작은 절대 하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5. 본문중의 (하늘색)은 제가 단 주석입니다.
6. 오타 및 잘못된 번역의 지적은 감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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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냥한 별에서… Navi : 13





# 에미야 시로


22월.
새해가 다가오는 이 계절도 언제나처럼 매섭게 추워지고 있다. 좀 더 따뜻하다면 빨래나 세탁이 편해질 거라 욕심이 나지만……그것도 전부 샐러맨더 하기 나름이라는 것이다.
방금 전도 손을 새빨갛게 하면서 점심 식사 설거지를 끝낸 참이다.

하아~ 하고 숨을 내쉰다.

하얗게 물든 자신의 숨은 곧바로 허공에 녹듯이 사라져 버린다.
변함없이 들려오는 거리의 소란스러움도 이 계절에서는 어딘가 멀게만 들린다. 마치 보이지 않는 막이나 무언가가 걸려 있는 것 같다.

「눈이라도 내릴 것 같군……」

내리지도 않는 눈을 잡듯이 손을 내민다.

쥐고 있던 손바닥에 찡, 하고 추위가 찌른다.

「……그렇지. 오늘은 전골로 할까.」

아리시아와 아카리, 사장과 나와 알토리아, 모두가 붙어서 먹는 전골이다.

전골은 그것만으로 따뜻하고, 무엇보다 함께 라는 점이 좋다. 그렇다면 재료가 있는지 없는지 만을 봐두도록 하자. 베란다에서 방안으로 돌아와, 곧장 냉장고로 향한다.

「그러니까……아아, 돼지고기가 없는걸. 닭고기는 있지만 이것만으론 썰렁하니까. 무, 도 없고 파도 없나. 감자는 있구나……넣어 볼까?」

중얼중얼, 혼잣말을 하며 필요한 재료를 기억해 나간다.

「배추, 반포기. 양배추도 반포기 있고, 넣는 것도 괜찮으려나. 조금 적을까? 아니, 사장도 상당히 먹고 말이지. 일단 배추는 사 두도록 하자, 응. 남은 건…………이걸로 됐나.」

확인 종료.

지갑을 청바지 주머니에 넣고, 하얀 터틀넥 스웨터 위에 그을린 듯한 검정색 오버 코트를 껴입는다.
마지막에 살 것을 머릿속에서 반추하고 나서 계단을 내려간다.

접수 카운터에는 드물게 머리카락을 묶지 않고 내리고 있는 알토리아가 조금 한가한 듯이 카운터에 팔꿈치를 짚고, 가게를 보고 있다. 머리카락을 묶지 않은 것은 귀가 차갑기 때문일까.

알토리아 옆에는 김이 나는 머그컵. 발밑에는 주전자를 얹은, 이 세계에서는 복고풍인 스토브가 놓여 있다.
스토브 위의 주전자는 쉬쉬 증기를 뿜어내면서, 이곳을 건조하게 만들지 않겠다는 듯 달칵달칵 바닥을 울리고 있다.
저 스토브도 어떻게든 발밑만 따뜻함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장보러 갔다 올 테니까, 집 좀 봐줘.」

「저녁 식사 거리를 사러 가는 겁니까?」

「응. 오늘은 전골로 할까 생각해서 말이야. 야채와 고기, 그리고 뭔가 있으면 사 올 예정.」

「좋군요.」

그렇게 끄덕이고 손을 흔든다. 잘 다녀오세요, 라는 것일 테지. 다녀올게, 라 말하고 문을 나와 거리로 향한다.

「으읏, 추워……」

문을 나오자마자, 차가운 바람이 덮쳐 왔다.

오늘은 한층 더 추워졌는걸─……라고 남의 일처럼 생각하며, 평소보다 2할 빠른 속도로 걷는다.
           칼 레                          캄 포
평소의 샛길을 지나 언제나의 광장으로 나오면, 내 모습을 발견한 안면이 있는 아이들이 3명 정도 모여 와, 주위를 빙글빙글 돌면서 달린다.

「건강하구나.」

「응!」

나는 춥구나 하면서, 한사람, 한사람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 주고는 또 다른 칼레에 들어간다.

변함없이 떠들썩함, 이라고 해도 조금 전과 같은 캄포나 가도(街道)가 주로라, 칼레로 들어서면 사람의 기색은 없는 것과 동일하다.
칼레에서 나와, 가도로. 익숙해진 발걸음으로 단골 가게로 들어갔다.

「오. 어서와, 에미양.」

「그 호칭은 적당히 그만둬 주지 않을래.」

「상관없잖아~ 에미양. 부르기 쉽다구, 에미양.」

쿠쿡, 하고 웃는 것은 이 가게의 간판 아가씨라고 말하기에 너무나 말괄량이인 여성, 아이나다.

아리시아가 이곳을 가르쳐 준 것이 여기에 막 왔을 때였으니까, 이럭저럭 14개월 동안 이곳에서 야채를 사고 있다.
그 과정의 어디서 친해진 것인지, 『에미양』이라는 어딘가 그리운 호칭을 쓰게 되었다.

「오늘은 말야. 이거야, 이거! 좋은 배추가 들어왔어─」

「마침 잘됐는걸. 그거 사도록 할게. 그리고 무랑 파랑」

네네! 하고 활기차게 움직이며, 봉투에 차례차례 집어넣는다. 덧붙여서 결코 난폭하게 집어넣는 게 아니라, 기세로 그렇게 보일 뿐이다.

「네, 기다리셨습니다.」

「고마워. 그럼, 여기 대금.」

「매번 감사!」

돈을 건네주고, 이쪽은 봉투를 받는다. 문득 그녀를 보면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삐용, 하고 머리끝이 밖으로 튀어나와 있는 빛바랜 느낌의 금발. 앞머리는 눈에 찔리지 않게 올려 고정되어, 이마가 훤히 보인다. 아몬드 같은 눈과 눈동자는 금록색, 캐츠아이의 색을 하고 있다. 도려내면 정말로 캐츠아이일지도 모를 정도로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성격은 그 속에 정말로 고양이 귀나 꼬리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고양이 같다. 오늘은 이렇게 가게를 보고 있지만 대부분은 캄포에서 '햇볕 쬐기'라는 이름의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 오늘은 춥기 때문에 가게에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니 말야~ 에미양, 아리시아 씨는 요즘 어떻게 지내?」

「변함없어. 일이라고 하면 그만이겠지만, 역시 무리하고 있는 것 같다.」

「흐~응?」

어렵네, 하고 가볍게 말해 준다.

지금은 나 이외의 손님이 없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걸어오는 것이다. 아무래도 주인아주머니도 안 계신 것 같다.

「뭐, 확실히……최근 봤을 때는 그다지 기운 없는 것 같았네. 처음 본 사람이라면 모를지도 모르겠지만 단골이라면 눈치 채는 거 아냐?」

나라든가, 라며 웃는다.

그러고 보면 아리시아와는 나 이상으로 알고 지낸 것 같다. 회사에서 가깝기도 하고.

「어째서 그렇게 무리하면서까지 노력하고 있는 걸까.」

「…………싫어라, 에미양. 그거 웃을 수 없는 농담이라고.」

「아니,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아이나의 얼굴이 그것을 멈추게 했다.

깔깔 웃지도 않고 단번에 표정이 바뀌어 기막힌 얼굴로, 게다가 한숨도 한 번.
저기 말야, 라고 아이나는 말을 꺼낸다.

「에미양, 옛날부터 둔하다든가 듣고 있었지?」

「언제나 말이지. 최근이 되어서 자각하기 시작한 것 같지만.」

「안되잖아. 그러니까 그 나이 되도록 아직 독신이라고.」

「너에게 듣고 싶지 않아.」

뭐야, 하고 덤벼들어 온다.

그러한 회화가 시작될 무렵, 손님 한 명이 들어왔다. 면식이 있던 할머니다.
아이나는 이야기를 그만두고, 할머니 쪽으로 가 응대하기 시작했다. 그 때, 할머니는 일순간 나를 보고 나서 아이나에게 무언가 귓속말을 한다. 거기에 아이나는 싫은 듯한 얼굴을 이쪽으로 향하고는 「아녜요, 아녜요.」하고 알 수 없는 말을 하며 웃는다.

「……그럼, 나중에 또 올게.」

「아- 응. 앞으로도 잘 부탁해~」

마지막에는 꺄꺄, 하는 웃음소리가 뒤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싸웠다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뭔가 납득할 수 없는 점이 남는다.
아이나는 아리시아가 어째서 노력하고 있는지 알아차리고 있는 걸까.
…………기다려. 그러고 보면…………


*  *  *  *  *


# 아키라·E·페라리


「하아~」

답지 않은 한숨을 내쉰다. 요즘 계속 이렇다.

어디를 찾아봐도, 그 녀석 같은 그림자가 눈에 띄지 않는다. 사실 아이카가 나를 속이기 위한 거짓말이 아닐까 따위를 의심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어디에 있는 거냐고. 에미야 시로라는 녀석은……」

「네?」

…… 뭐야, 그「네?」는.

마치 본인 같은 반응인데.

「저기, 나한테 뭔가 볼 일이라도?」

「…………」

올려다본다.

그을린 느낌의 백발에 거무스름한 피부. 검은 코트에 흰 스웨터가 잘 두드러진다.
그 녀석은 전신 흑백인 녀석이었다.

「어라, 네가 부르지 않았었나?」

「…………」

「이상한데. 확실히 누군가에게 불린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곤란한 걸, 따윌 말하며 북북 머리를 긁고 있다.

아이카가 말하고 있었던 인물상 딱 그대로다.

「미안, 사람을 잘못 본 것 같네.」

「우럇!!」

「으아앗!?」

힘껏 코트 옷자락을 잡아끌었다.

본인이잖아!!

「겨우, 겨우 찾았다!!」

「저, 저기?」

위험하다. 너무 갑작스러워 나 자신도 지금의 상황에 따라갈 수가 없다.

굉장히 거북하단 생각이 들지 않는 것도 아니다.

「아이카에게서 이야기는 듣고 있었어……어쨌든 신세를 지고 있는 모양인데?」

「그러니까, 네?」

아이카의 이름이 나왔을 때는 놀란 표정이 얼굴에 나왔지만, 곧바로 시치미를 땐 얼굴이 된다.

어차피 아이카에게서는 아무것도 듣지 않았을 테지. 아이카는 그런 녀석이다.

「호두 빵이 능숙한 것 같더군?」

「저기, 말이 이상해지지 않았나?」

「어쨌든, 진정해────엣!!」

「그건 이쪽이 할 말이다!」


터무니없는 해후로부터 몇 분.
일단 나는 마음을 가라앉혔다.

「아- 그러니까, 즉 네가 아이카의 선배인 아키라라는 건가?」

「그런 것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내게 무슨 볼 일이야?」

그렇게 물어도 실제로는 곤란하다는 것으로, 아이카에게 듣고는 있었지만 이제 와서 호두 빵 운운하는 것은 보기 안 좋다고 할까, 부끄럽다고 할까.

으음, 하고 신음하며 생각한다.

「아니, 전부터 아이카가 굉장히 맛있는 호두 빵을 가져오기에 그건 뭐냐고 물었었어. 그랬더니 ARIA 컴퍼니의 에미야 시로라는 녀석이 만들었다고 해서」

「나를 찾고 있었다는 거야?」

「그렇게 되지.」

곤란하다는 풍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엉뚱한 방향으로 시선을 돌린다. 분명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어떻게 대응해야 좋을지,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아니, 붙잡은 내가 말하는 것도 이상한 이야기이지만.

「뭐, 어쨌든 말야. 앞으로 잘 부탁한다는 거다.」

「그걸로 된 건지……」

기가 막힌 표정으로 한숨을 쉰다.

「그럼, 아- 그러니까……뭐라 부르면 되는 거지?」

「뭐든 상관없어. 에미야든, 시로든.」

「그럼 에미야다. 좋아, 알았다. 지금부터 그렇게 부르기로 할게.」

「그럼 나도 아키라로 괜찮지?」

오우, 하고 대답하고 싶었는데 목에서 그 말이 막혔다.

놀랐다……이 녀석, 이런 얼굴로 웃는 건가. 갭이 굉장하다고.

「오, 오

「언제나 이 근처에서 있는 거야?」

「아니, 오늘은……아앗!?」

지금 시간은 3시. 다음 손님의 예약은 3시 15분부터다.

여기서부터라면 서두르지 않으면 늦는다. 최대한의 스피드로 저어야 약속 장소에 도착한다.
좀 더 여유롭게 가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다.

「아- 미안. 너무 붙잡고 있었나?」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늦지는 않았고, 에미야를 찾아낼 수 있었으니까. 충분해.」

「그렇다면 괜찮지만.」

톱 프리마는 바쁘겠지? 라며 얼버무리듯이 물어온다.

거기에 웃는 얼굴로 대답하며 얼굴을 쭈욱 가져다 댄다. 저쪽이 키가 크기 때문에 이쪽 얼굴에 그늘이 드리운다.

「조금이라도 미안하구나, 라고 생각했다면 말이야. 다음에 최상의 호두 빵이라도 만들어주면, 난 그걸로 좋아.」

분명 지금 내 얼굴은 굉장히 싫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 정도로 이 녀석의 빵은 맛있다. 그건 내가 잘 알고 있다.

「그런 걸로 괜찮다면……언제라도 좋아.」

「좋-아. 약속이다. 분명히 했으니까 말야!」

네네, 하고 아이를 어르듯, 타일러졌다.

이렇게 반말을 하고 있지만 연상이었지, 에미야는.
……우와, 갑자기 늙어 보였다.

「이제 가지 않으면 늦는 거 아냐?」

「어이쿠. 그럼, 부탁했다고?」

쓴웃음을 지으며, 손을 흔든다.

곤돌라에 뛰어 올라타고 나서, 한 번 더 에미야를 본다.
에미야는 한 손을 들고 '그럼' 하고 한마디만 말하고, 발을 돌리고 가 버렸다.

「뭔가, 잘 알 수 없는 녀석이군.」

첫인상은 그런 것이었다.


*  *  *  *  *


# 에미야 시로


「뭔가 아이카에 텐션을 더한 듯한 녀석이었네.」

아이카에게서 듣고는 있었지만, 첫인상은 그런 느낌이었다.

그러나 '텐션?' 이라 말하고 나서 고개를 갸웃한다.
아니, 그건 텐션이라 하기보다도 자신감, 인걸까.
전혀 다르잖아……나는 뭘 근거로 텐션이라고 말한 거지.

아마도, 아마도겠지만……스스로의 "모양"이 정해져 있어서 일까.

절대적인 자부심과 자신감. 그것을 증명하는 노력과 기술.
그 내면을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높은 텐션으로 재능을 만든다.
아직 어른으로서 서투른 분위기가 있다고 해도, 그 고상한 모습.
나와 닮은 것 같기도……전혀 멀군.

「행복을……지키는……정의의 사자인가.」

자신은 어떤가, 하고 중얼거려 본다.

이 세계에 오고, 형태를 바꾼 나의 이상. 정말로 형태를 바꿨는지, 그렇지 않으면 일그러졌을 뿐인지.
나는……이 세계에 와도 괜찮았던 것일까.
뭔가 누락되어 버린 것 같다. 최근에 그런 것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전의 나는 어쨌든 필사적이었다. 『정의의 사자』가 되고 싶어서, 가까워지고 싶어서, 무모하게 발버둥치고 사람을 구하였다.

흘러넘쳐 떨어져 가는 생명에 마음이 꺾였다. 그 만큼 나는 흘러넘친 생명에 맹세했다.

『정의의 사자가 되어, 당신들의 몫까지 사람을 구한다.』

흘러넘치는 생명이 있다면, 흘러넘치지 않게 하면 된다.

그러한 대답에 이르렀을 때가 있었다. 그러나 흘러넘치는 생명이란 즉, 『부조리한 원인으로 일어나는 죽음』을 말한다.
그 원인을 제거하려고 하면 거기에는 또 다른 사람의 존재가 있다. 없다고 해도 원인은 천재지변. 그렇게 되면 세계를 사전에 바꾼다든가, 예지한다든가, 나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다.
거기에 또다시 흘러넘쳐 떨어지는 생명이 태어난다.
마치 죽음의 나선.

「그만두자. 과거를 본다고 대답이 바뀌는 형편 좋은 일 따위……」

알지 못하고, 멈추어 있던 발을 다시 움직인다.

한걸음, 한걸음을 내딛으며 앞으로 나아간다.
대답이 있다면, 그래.
길 끝에야말로 있지 않을까.

「가자. 오늘 밤은 전골이다.」

흐린 하늘에도 돋보이는 암적색.

마치 하늘이 불타고 있는 것 같았다.


*  *  *  *  *


# 알토리아·펜드래건


「아리시아?」

아리시아가 돌아왔다. 굉장히 당황해하고 있어서, 그녀답지 않다고 생각해 무슨 일 있었냐고 묻자, 그녀는 돌아보지도 않고,

「오늘은, 이제 일도 끝났으니까……돌아갈게.」

그것만을 말하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언제나 4명과 한 마리가 식탁을 둘러싸는 것이었을 텐데, 그녀는 돌아가 버린 것이다.

잘못 본 것이라면 상관없다…… 그녀는, 울고 있지 않았었나.

얼굴이 붉은 것은 겨울의 추위 탓이라면 상관없다.
눈에 모인 물방울이 겨울의 추위 탓이라면 상관없다.
어째서, 울고 있었지?

「아리시아……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이야기를 해 주지 않으면 모른다.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 간단히 남에게는 전해지지 않는다.
나는, 그것을 알고 있다.

————틀려,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어째서, 되풀이했나……. 분하다. 그런 자신이.

「아리시아는 말했었지요. 내가, 당신의 친구라고.」

아직 시로우도 아카리도 사장님도 돌아오지 않았다.
뭐, 이쪽이 형편 좋은 걸지도 모른다.

카운터 아래에 있는 메모장을 쪽지 대신으로 사악사악 써 간다.

『오늘은 저녁 식사는 사정이 있어서 아리시아와 먹겠습니다. 시로우와 아카리, 사장님은 신경 쓰지 말고 먹도록 하세요.』

셔터를 닫고, 문단속을 확인.

겉옷인 푸른 재킷을 걸쳐 입고, 아리시아를 뒤쫓는다.
아리시아의 집은 그렇게 멀지 않다. 근처에 있다.
아파트¹의 일실(一室), 언제나 자러 돌아갈 뿐인 방이다.

때가 되면,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될지도 모른다.

시로우의 과거와 나의 정체를.

「바라던 바……」

중얼거리고, 달리기 시작한다.

「……읏」

정말로,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나는 아리시아와 시로우……양쪽 모두를, 구할 수 있을까.
만약 저울질을 해야만 한다면……나는 어느 쪽으로 기울이는 것일까.

애초에 기울일 수 있는 것일까.

왕으로서가 아니라 소녀로서, 나는 천칭을 기울일 수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돌아갑시다. 한 번 더, 왕으로.」

결의를 굳히고, 아리시아에게로 향했다.




Navi : 13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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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설명
1. 아파트


위의 이미지가 일본에서 말하는 아파트입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아파트는 일본에서는 맨션이라고 한다더군요.


■역자 후기
이번 이야기는 전체적인 흐름의 전환점이 아닐까, 하고 사견을 붙여봅니다.
앞으로의 이야기에 자주 등장할 그녀, '아이나'라는 오리지널 캐릭터의 등장도 있었고 말이죠.

그동안 13화의 번역을 바라고 블로그에 들어오셨던 분들께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시험 기간이기도 했고, 시험이 끝나고는 뭔가 맥이 탁 풀리는 바람에 손을 놓고 있었네요. 날씨도 무척이나 덥고 말이죠.
벌써 이렇게 찌듯이 더우면..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