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번역/[ARIA x FATE] 그 상냥한 별에서…

그 상냥한 별에서… Navi : 14

spica_1031 2010. 6. 28. 02:43

원문 출처 : 歯車屋敷
작가 : 草之敬 님
번역 : 스피카

1. 본 작품은 ARIA(AQUA)와 FATE 크로스 팬픽입니다.
2. 글쓴이는 일본의 草之敬님이시며, 작가분의 허락 하에 번역하고 있습니다.
3. 원작은 '歯車屋敷'에 기재되어 있습니다.

4. 번역본은 제 블로그에만 올립니다. 무단 전재 및 도작은 절대 하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5. 본문중의 (하늘색)은 제가 단 주석입니다.
6. 오타 및 잘못된 번역의 지적은 감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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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냥한 별에서… Navi : 14





# 아리시아·플로렌스


—————『아키라 짱, 운디네가 되는 거야?』

어렸을 적부터 나는 그녀에게 찰싹 달라붙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무엇이든지 공유하고 싶었고, 아무리 다퉈도 결국에는 서로의 걱정을 하는 것이었다.

옛날부터 나와 그녀는 친구였다.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읏, 아냐!」

그렇지 않다. 분명 그것은 나의 착각이다. 그건 키스 같은 것이 아니다. 그렇게 보였을 뿐. 아키라 짱이 나쁜 것도 아냐!

애초에 시로 씨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을 터인데. 시로 씨에게는 알토리아 씨가 있잖아.

————왜 그러는 거야, 아리시아……?

자신에게 묻는다.
어째서 이렇게 아키라 짱이 싫어지는 거야?
어째서, 알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생각하고 있는데, 이 마음은 뭐야?

「……누가, 도와줘……읏.」

이 마음이 도대체 무엇인지, 가르쳐 줘……누군가.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은 거야……?」

어째서, 나는 알고 있는데.

「아프다구, 괴로워……」

시로 씨를, 나에게서 떼어 놓지 말아줘.

「…………아리시아.」

「읏!?」

방의 불은 켜지 않았으니까, 깨닫지 못했다.

그러고 보면 문을 잠그는 것도 잊었을지도 모른다.

「………………미안해요. 저, 몇 번이나 불렀는데도 대답이 없어서, 문이 열려 있어서, 안으로 들어와 불렀습니다만 그런데도 대답이 없었기 때문에……그」

「미, 미안해요. 조금 지친 것 같아서, 졸려서」

「깨닫지 못했다, 라는 겁니까?」

그래, 라고 속여 둔다.

분명 평소의 알토리아 씨라면 여기서 물러나 준다.
그렇지만, 달랐다.

「거짓말은 그만해요. 그렇다면 어째서 울고 있었습니까. 어째서?」

「울거나 하지, 않았, 어요.」

「……꽤 전부터 생각하고는 있었습니다만, 당신은 시로우에 필적하는 고집쟁이 같군요.」

「?」

알토리아 씨는 탁, 하고 방의 불을 켠다. 파앗 하고 밝아진 방에 눈이 따가워 진다.

그리고 생각한 이상으로 험한 얼굴을 한 알토리아 씨가 눈앞에 버티고 서 있었다.

「…………한 번 더 묻도록 하죠. 아리시아, 당신은 어째서 울고 있었습니까?」

「그건, 울거나 하지……」

「아리시아!!」

돌리려고 한 얼굴을 꾹, 하고 그 가냘픈 팔로는 상상할 수 없는 힘으로 정면을 향한 채로 고정된다.

그녀는, 화가 나 있는 걸까.

「듣고 싶습니다. 당신이 말했었지요. 나와 당신은 친구라고!」

「아, 우」

「그 말은 거짓말이었습니까?」

「그건……」

「저는 기뻤습니다. 태생도 모르는 인물에게, 대수롭지 않게 친구라고 말해 준 그 말이.」

험했던 표정은 모습을 감춰, 어느샌가 알토리아 씨의 얼굴은 슬픔으로 흘러 넘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울어버릴 듯한, 그런 얼굴.

「친구라는 것은, "벗"이라는 것은 그러한 것이겠지요?」

「……부끄럽네, 나.」

「네?」

「말하는 게 부끄럽다는 게 아니라 바보 같구나, 라고 생각해 버려서.」

「아리시아……」

「친구, 네요.」

「물론입니다.」

그러니까, 가 아니지만……나는 알토리아 씨에게 전부를 털어 놓는 것에 저항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누군가가 아니라, 처음부터 이렇게 했으면 좋았었다.
친구에게, 도와달라고 했다면 좋았었다.


*  *  *  *  *


# 알토리아·펜드래건


「시로우가, 말입니까?」

「아니라고, 알고 있었지만 말야. 그렇게 보였을 뿐.」

그렇지만 그렇지 않겠지. 울었던 이유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리시아가 다음 말을 할 때까지 나는 입 다물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
괴로운 걸. 나는 친구에게 이런 식으로 밖에 은혜를 갚을 수 없다.

「그렇지만 알고 있는데, 가슴이 괴롭고 아파서, 감정이 왈칵 넘쳐 와서」

이렇게도 순수한 마음을 지닌 친구에게, 나는 은혜를 갚기는커녕 괴로운 일을 부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언제라도, 나는 내 멋대로 움직여 버린다.

「그렇습니까. 과연…………그것은 어째서인지, 알고 있습니까?」

「우후후. 모르니까, 괴로운 거네.」

웃고 있어도, 그 웃음 띤 얼굴에는 온기가 없다.

엷게, 식어 버린 웃음 띤 얼굴.
이대로라면 그녀는 무너져 버린다. 자신의 마음의 크기에.
그곳에 행복을 붙잡는 자는 없다. 어딘가 공허한, 텅 빈 것만이 남아 버릴 것이다.

「……알토리아 씨는, 시로 씨를 좋아하나요?」

「네?」

「아, 미안해요. 연인인데……」

「아뇨, 신경 쓰지 않습니다. 게다가 솔직히 지금의 시로우는 그다지 좋아할 수 없습니다.」

그 말은 그녀에게 있어서 얼마나 뜻밖이었던 것일까.

눈을 크게 뜨고, 입을 꾹 다물어 버렸다.

「말하지 않았습니다만, 나와 시로우가 만나 헤어지고 나서 이번 재회까지, 실로 10년이 흘렀습니다.」

「…………」

아리시아는 반응하지 않는다.

상관하지 않고, 나는 말을 잇는다.

「그 무렵의 시로우는 정말로 올곧았습니다. 『이상』을 쫓고, 『이상』의 끝을 알고, 그런데도 여전히 올곧았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의 시로우에게는 "비틀림"이 생겨 버렸습니다. 올곧은 길에 나선과 같은 "비틀림"이.」

아리시아는 움직이지 않는다.
혹시 처음부터 듣지 않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그는, 내가 사랑한 그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분명 그는, 이제 돌아오지 않습니다. ……아리시아.」

「……」

끄덕이고, 나의 눈을 곧게 응시한다.

내가 말한 것이 거짓인지 진실인지를 확인하듯이.

「저는 여기서 과거의 시로우를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분명 시로우 자신도 이야기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좋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어째서?」

아리시아가 간신히 입을 연다.

조금 서글픈 듯한, 그런 모습을 간파할 수 있다.
확실히 사람의 과거라는 것은 그 인물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한, 중대한 팩터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시로우는 처음부터 어딘가가 망가져 있다. 그러니까 여기서 상식이 들어맞지 않는다고 해도, 이상한 점은 아무것도 없다.

「당신 안에서의 시로우는 제가 좋아하게 될 수 없는 지금의 시로우이기 때문입니다.」

「……?」

「게다가 제가 사랑한 시로우는 당신 안의 시로우가 아니라, 과거의 시로우라는 것입니다.」

「잘 모르겠지만」

「그것으로 좋습니다. 그렇기에 당신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당신 밖에 해 줄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아리시아는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내 이야기를 들으려 하고 있다.

그것으로 좋습니다. 아리시아·플로렌스.

「시로우는 올곧았던 길이 "비틀려" 버렸습니다. 그런데도 걸어 나아가서, 그는 지금 어느 쪽이 위인지 아래인지, 오른쪽인지 왼쪽인지……원래 목표로 하고 있던 방향을 알 수 없게 돼 버렸습니다. 하지만 목표로 하고 있던 그 곳도, 이 세계에 와서 한층 더 알 수 없게 됐습니다. 시로우는 지금, 너무나 "비틀린" 나선 위에 서 있습니다.」

「……응.」

「그렇지만 그의 안에 있는 『정의의 사자』는 분명 아직 살아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의 '헤매고 있는 시로우' 밖에 모르는 당신에게 시로우의 손을 잡아 줬으면 좋겠습니다.」

「……그건────」

「저로서는 할 수 없습니다. 제 안의 시로우는 『제 안의 시로우』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알토리아 씨는 이제 지지해 줄 수 없는 거군요.」

「유감스럽지만 그렇습니다. 아리시아, 눈을 감고, 됐다고 할 때까지 뜨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리시아는 의심 없이, 눈을 감아 주었다.

여기에 오고, 처음이 되는 것일까. 분명 이곳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을 줄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녀에게는 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바람이여.」


*  *  *  *  *


# 아리시아·플로렌스


알토리아 씨가 무언가를 중얼거렸다고 생각하면 창도 열리지 않았을 터인 방에 바람이 휘몰아쳤다.

「아리시아, 됐습니다.」

그 바람이 상냥하게 뺨을 스쳐간다. 마치 즐기듯이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린다.

거칠다고 생각한 바람은 어느샌가 마치 초원을 달리는 상쾌한 산들바람으로 변해있었다.

「…………아」

눈을 뜬 앞에는 한 명의 기사가 우두커니 서 있었다.

군청의 드레스, 백은의 플레이트 메일. 휘감은 바람에 떠도는 금사의 머리카락. 군청의 드레스가 하늘의 색이라면 그녀의 피부는 구름의 색. 에메랄드 그린의 눈동자는 초원처럼 광대하고 숲처럼 온화했다.

「『세이버』……」

언제였을까, 시로 씨가 중얼거리듯 말한 알토리아 씨의 별명.

눈앞의 기사는 그 이름을 쓰기에는 충분한 모습이었다.

「이것이, 제가 시로우를 지지했다는 긍지. 당신은 봐 뒀으면 했습니다. 이 나의 긍지를.」

바람이 분다.

나의 마음에 스르륵 녹아들 듯이 알토리아 씨가 말하고 싶어하는 것을 이해했다.
동시에, 지금까지의 내 마음이 튀는 것처럼 전신을 달렸다.
나는 정면을 향하고, 알토리아 씨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후, 하고 웃고는 토시를 낀 팔을 내민다. 마치 악수를 바라는 것처럼.

「——————그럼 묻지. 아리시아·플로렌스.」

그녀의 늠름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녀의 찬란한 눈동자가 꿰뚫는다.
그녀가 반짝이는 마음이 마음을 끌어당긴다.

「……그대는, 나의 긍지를 이을 각오를 지니고 있는가.」

그 물음에는 엄격함과 비슷할 정도로, 외로움과 기쁨이 깃들어 있는 것처럼 느꼈다.

그러니까 이것은 그것을 전부 떠맡을 것인가, 라는 물음일 것이다.

「미안해요. 저는 당신의 의지와 긍지를 전부 이을 수 있는 그릇을 가지고 있지 않아요.」

「……그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우후후. 이길 수 없는 것 같네요. 그래요, 그렇지만…………」

내민 채로의 팔을, 양 손바닥으로 상냥하게 감싼다.

알토리아 씨는 나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분명 내가 말할 때까지.

「알토리아 씨!」

「아, 아리시아!?」

당황할 겨를도 주지 않고, 알토리아 씨에게 달라붙는다.

분명 나이도 거짓말이겠지. 사실은 시로 씨와 같거나, 좀 더 위거나.
속였다든가, 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시하다. 하지만 너무나 즐겁다.

———그러나, 그래.

「당신의 마음은 나의 형태로 바뀐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당신의 그 긍지는 이을 수 없어요.」

그렇기에 난 시로 씨를 지지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분명 알토리아 씨처럼 강하지는 않으니까.

「들어 주시겠어요? 사람에게는 분명 저마다의 '곁에 있는 방법'이 있다고 지금 생각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나의 방법으로……나의 긍지로 곁에 있고 싶다.

조금뿐이라면 내 멋대로라도 괜찮을지 모르겠다.
나는 나의 『좋아하는 마음』으로, 곁에 있고 싶으니까.
그렇구나. 이것이 『좋아』한다고 하는 마음이구나.

「난 지지할 수 없지만, 반드시 다른 방법으로 시로 씨의 곁에 있을 테니까.」

알토리아 씨는 천천히 끄덕였다.

머리카락을 어루만져져, 토시의 차가움에 깜짝, 하고 등골이 떨린다.
그녀가 내 귓전으로 작게 중얼거린다.

「아리시아, 저의 마음……확실히」

전했습니다, 하고 사라지는 듯한 목소리로 말하고 나서, 나는 잠이 들어 버렸다.

그 얼굴은 어디까지나 온화하고, 행복한 듯이 웃고 있었다.


*  *  *  *  *


# ? ? ?


예를 들면, 이러한 예시가 있다.

———버팀목이 없어지면, 기둥은 나동그라져 버릴 것이다.

———그것이 아직 일순간이라면 괜찮다. ……길었었다.
———버팀목을 잃어버린 기둥은 서서히 기울기 시작했다. 이미 거의 쓰러져 버렸다.
———기둥은 크고 굵지만, 너무나 무너지기 쉬웠다. 쓰러져 버리면 산산조각으로 부서져 버린다.
———그럼, 어떻게 할까.

기사왕이여, 그대는 얼마나 고귀한가.

나는 단념하고 있었다.

이미 기둥은 부서져 버린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곳에는 그 누구도 행복을 붙잡는 이는 없다.

없어진 소년의 마음을, 그대는 이은 것이다.

마음이 무너져 간 소녀를, 그대는 구했던 것이다.

이야기는 계속 될 것이다. 이 앞, 더 이상 기둥이 부서지는 일은 없다.

분명 소녀가 그렇게 만들지 않을 것이다.

…………들은 적이 있을까, 기사왕이여.

인간이 자랑스러워 한 위인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것은 신비이다.』

너는 느꼈던 적이 있었을까, 기사왕이여.

나는 아직 없다. 없지만, 보고 싶다 생각하고 있다.

경험한 적은 없어도, 보고 싶다.

『정의의 사자』와 『수상 안내인』이 자아내는 신비를.

그대와 소년이 자아냈던 이야기처럼, 겹겹의 세월을 거듭하지 않고서도 다다르는 신비를.

저 세계가 아니라 이 세계에, 이 별에 소년이 온 이유.

그곳에 대답이 있다고 해도, 그곳으로 이끄는 것은 누구도 아니다. 안내인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이 별의 아이라면 할 수 있을 것이다.

너무 삭막해진 마음에 상냥함은 멀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끈다는 것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러한 예시가 있다.

———버팀목이 없어지면, 기둥은 나동그라져 버릴 것이다.

———그것이 아직 일순간이라면 괜찮다. ……길었었다.
———버팀목을 잃어버린 기둥은 서서히 기울기 시작했다. 이미 거의 쓰러져 버렸다.
———기둥은 크고 굵지만, 너무나 무너지기 쉬웠다. 쓰러져 버리면 산산조각으로 부서져 버린다.
———이제 곧 부서져 버린다. 모든 것이 산산조각으로.
———하지만 받아들인 것은 차가운 지면이 아니라……
———상냥하고, 부드러운……마치 포옹 같은 날개였다.
———기둥은 이제 설 수 없다. 왜냐하면 그런데도 "기둥"이었기 때문이다.

자, 지켜보도록 할까. 기사왕이여.

쓰러진 기둥의 이야기를…………

—————이, 상냥한 별에서…….




Navi : 14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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