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번역/[ARIA x FATE] 그 상냥한 별에서…

그 상냥한 별에서… Navi : 16

spica_1031 2010. 10. 30. 16:02

원문 출처 : 歯車屋敷
작가 : 草之敬 님
번역 : 스피카

1. 본 작품은 ARIA(AQUA)와 FATE 크로스 팬픽입니다.
2. 글쓴이는 일본의 草之敬님이시며, 작가분의 허락 하에 번역하고 있습니다.
3. 원작은 '歯車屋敷'에 기재되어 있습니다.

4. 번역본은 제 블로그에만 올립니다. 무단 전재 및 도작은 절대 하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5. 본문중의 (하늘색)은 제가 단 주석입니다.
6. 오타 및 잘못된 번역의 지적은 감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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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냥한 별에서… Navi : 16





# 미즈나시 아카리


「섣달그믐이네요……」

「섣달그믐이구나……」

「뿌이뉴우~」

24월 31일.
말할 것도 없이, 섣달 그믐날이라는 겁니다.
바깥은 며칠 전부터 가루눈이 그칠 줄 모르고 계속 내리고, 걸으면 발자국이 생길 정도로 쌓여 있습니다.
그런 기온에 이런 날은 코타츠 안에서 따끈따끈하게 있는 것이 제일입니다만, 꼭 그렇게 말할 수도 없습니다.


자, 분위기를 바꿔서.
드디어 아쿠아에 오고 나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섣달 그믐날입니다.
아쿠아에서 보낸 춘하추동은 긴 듯하면서도 짧은, 짧은 듯하면서도 길었습니다.
흐릿하기까지 한 감각이 '틀린 게 아니다. 충실한 시간이었다'고 가르쳐 줍니다.
그것은 마치 보물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있던 날들이었습니다.

옛날 제가 살고 있던, 이라고 해도 이곳에 올 때까지의 이야기입니다만.
맨 홈의 일본에서는,
『모두와 크리스마스』
『섣달 그믐날은 가족과』
라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아무래도 네오·베네치아에서는 그 반대.
『가족과 크리스마스』
『모두와 섣달 그믐날』
인 것 같습니다.

참고로 시로 씨에게도 어떻게 보내고 있었는지 물어 보았는데,

「에? 그렇구나. 우리 집은 왠지 숙소처럼 되었었으니까 말야……. 게다가 모두 가족 같았으니까, 그런 구분은 없었어. 10년 전의 이야기구나.」

「10년 전? 그 이후는 무슨 일이 있었나요?」

「응. 내 고집 때문에 말이지. 난 집을 나와 버렸기 때문에 모두와는 그뿐이었어. 아아, 한명만은 이곳으로 오기 전에 만났지만 말이야.」

「가출이라는 건가요!?」

「하하하. 뭐, 그런 느낌일까.」

결국 무엇을 알 수 있었는가 하면, 시로 씨는 큰 집에 살고 있었다고 하는 것.
그리고 역시 신기한 사람이라고 하는 것.
마법사에게도 가출은 있었구나……. 아이카 짱에게도 가르쳐 줘야지.

음.
그런가, 시로 씨는…….

「시로 씨, 시로 씨.」

「응?」

「그럼, 모두와 맞이하는 오랜만의 섣달 그믐날이네요!!」

「아」

그렇구나, 하고 진심으로 놀라며 대답한다.

「이곳에 오고 나서는 아카리나 다른 사람들과 계속 함께였으니까 말이지. 그런 감각이 마비되었어.」

「에헤헤.」

어쩐지 그 말이 너무나 간지럽다.
왜냐하면 시로 씨,
너무 너무 기쁜 듯이 웃어 주었으니까.

「아아, 정말. 사장. 자, 제대로 입어야죠.」

「뉴웃!」

이미 완벽하게 익숙해진 아리아 사장님과 시로 씨의 대화를 보고 나서, 저는 생각했습니다.
분명 즐거워질 거라고.


*  *  *  *  *


# 에미야 시로


「그럼, 출─바알!!」

「어머어머.」

「어-이. 너무 떠들어대다간 미끄러진다고-?」

「괜~찮~아~요~옷!!」

아카리는 평소보다 엄청 힘차다.
연습 중에는 '추워, 추워'라 말하며 덜덜 떨고 있었는데, 변덕스럽다고나 할까.
당분간 눈발과 사장과 함께 춤추는 듯이 놀고는 싱글벙글 웃으며 곁으로 돌아온다.

"있지, 있지. 시로우. 봐 봐─!"

그저 1년뿐인 기억이 떠오른다.
아카리처럼 눈 속을 춤추던 소녀의 기억이.
그립다고는 생각하지만, 어째서일까 외롭다고는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외롭다고 느끼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아카리에게는 가출 같은 것이라고 말해 얼버무렸지만, 나라도 고등학교는 제대로 졸업하고 나서 런던으로 갔다.
그렇지만 저쪽은 그런 분위기 같은 것이 조금도 없었고, 게다가 1년밖에 있지 않았다.
정말로 나와 버린 것은, 그 후.

「아카리 짱은 맨 홈에서 어떤 식으로 연말을 보내고 있었어?」

아리시아가 흥미가 생긴 것인지, 아카리에게 그렇게 묻는다.
음~ 하고 잠시 생각하는데 시간을 들이고 나서, 아카리가 대답했다.

「섣달그믐의 메밀국수를 먹고……제야의 종소리를 듣고……밤늦게까지 계~속 코타츠 속에서 느긋하게 있었어요!」

「아하하. 시간이 지나도 일본인이 하는 일은 변하지 않는 걸.」

「시로 씨는 어떻게 지내셨나요?」

「나말야? 음~ 그렇네.」

자박자박, 구두 바닥이 갓 내린 눈을 밟는 소리만이 주변에 울려 퍼진다.
아리시아와 아카리가 흥미진진하다는 표정으로 올려다본다.
우. 말하기 힘든걸.

「그렇네. 먼저 아카리와 마찬가지로 인원수 분의 섣달그믐의 메밀국수를 만들겠지?」

「인원수 분이라니……어느 정도인가요?」

「아~ 그러니까, 기다려봐.」

확실히 고등학교 3학년 때의 섣달 그믐날엔……
나랑 사쿠라, 토오사카에 후지 누나, 이리야, 세라에 리즈, 잇세이와 미츠즈리도 있었고, 토오사카가 데려온 마키데라와 히무로, 사에구사랑 그리고..
어째서 이렇게 모인 거지. 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부자연스럽잖아. 남자는 나와 잇세이뿐이고.

「저기, 시로 씨?」

「아, 아아, 미안. 그러니까 12명이다.」

「그거 전부 시로 씨가 준비한 건가요?」

「아니, 후배 중에 사쿠라라는 녀석이 있어서, 그 아이에게 도움 받았었어. 세라와 미츠즈리에게도였나. 사에구사도……였었나?」

「덧붙여서, 마지막에 만났다고 말했던 분은 누군가요?」

라고 묻는 아리시아.
그거 지금 이야기할 내용인가?
뭐, 됐나.

「아아. 그러니까, 토오사카라는 녀석이야. 나와 같은 마법사. 뭐, 나 같은 것과는 다르게 꽤 우수한 녀석이지만.」

「헤에……」

「마법사가 둘이네욧.」

최초의 한숨 같은 대답은 아리시아.
흥분한 듯한 대답은 말할 필요도 없이 아카리.
토오사카에 관해서 선선히 말해버렸지만 뭐, 됐나.

거기서부터 당분간 회화가 중단되었다.
여담이지만 라디오에서는 3초 동안 침묵이 이어지면 방송 사고가 돼버리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미 훨씬 전에 방송 사고다.

「조용하네요.」

돌연 아카리가 그렇게 말한다.
그렇네. 방송 사고구나.

「곧 떠들썩하게 될 거예요.」

아리시아가 말하자마자 거리에 사람이 나온다.
그 뒤에도 눈을 밟는 소리가 많아져 간다.
그것은 순식간에 혼잡으로 바뀌어 갔다.

「네오·베네치아의 섣달그믐은 말이죠. 성·마르코 광장에 도시의 모든 사람들이 모여서 엄청 시끄러워.
메인이벤트는 신년 카운트다운으로, 그 후에 새해 해돋이까지 계───속 신년을 축하하고, 밤새 떠들썩하고 신나게 즐기는 거야. 다들 격식 따위 차리지 않고 마음껏 떠드는 거지.」

아핫, 하고 기대를 담아 웃는 아카리.

내뱉는 숨이 하얗다.
코트 주머니에 찔러 넣은 손은 아직 따뜻해지지 않는다.
부스럭부스럭 주먹을 비비며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하려고 하지만, 좀처럼 따뜻해지지 않는다.
하늘은 어두워서, 오늘에 한해서 별이 적다.
단지, 별 대신에 눈이 내리고 있다.

「그러고 보니 알토리아 씨가 없는데요……」

아리시아와의 회화가 일단락되었는지, 이곳에는 없는 그녀를 찾아 두리번두리번 둘러본다.

「아아, 그 녀석은 먼저 갔어. 그 녀석에게도 아는 사람이 있을 테고.」

「나중에 합류한다고 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저쪽에 가면 만날 수 있어. 아카리 짱.」

안심했는지 또 싱글벙글 얼굴로 돌아오는 아카리.
쑥스러운 듯이 모자를 입가에 대고 있다.
그리고 나를 올려보고는,

「시로 씨는 뭘 던지나요?」

아아, 그러고 보니 그런 풍습이 있었지.
서양 학원물에 잘 나오는 졸업 풍경을 닮은 그것이다.
모자라든가를 머리 위로 던지는 것.

금년 중의 재액은 금년 중에 잊어버리자, 라고 생각한 것이 시초였던 것 같다.
오래 써서 낡아진 것을 던지고, 그 재액도 함께 내던져 버리자, 고 하는 풍습.
꽤나 과격한 느낌이 들지만 일본에서도 비슷한 것을 한다.
오타키아게(御焚き上げ:오래된 부적 등을 연말에 태우는 행사)라든가가 그 좋은 예다. 조금은 취향이 다르지만.

「그러네……앞치마라든가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말이지.」

「우후후.」

돌연 아리시아가 웃는다.
뭐지, 하고 보면 그 손에는 내 앞치마가 쥐어져 있었다.

「언제 가지고 온 거야!?」

「비밀이에요. 」

여기, 하고 건네준다,
틀림없이 이것은 내 앞치마다.
엉뚱한 짓을…….

「잊고 있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서 가져와 버렸어요.」

「가져와 버렸어요, 라니 아리시아.」

「우후후.」

그렇게 대수롭지 않은 회화를 계속하고 있을 때, 소란이 가까워져 왔다.
성·마르코 광장에 드디어 도착이다.

「가자고!」

「와~힛!!」

「어머어머.」

목소리에 압도된다는 건 이런 것을 말하는 거겠지.
배에 울려 올 정도의 사람 소리.
멈춰 서면,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지면이 흔들리고 있다고 착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땅울림이라 착각해서 들을 수 있는 혼잡.

그곳에는 사람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우와아──────────!」

이미 약속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테지. 아카리가 감탄하는 소리는.
그것조차 희미하게 들려버릴 정도의 사람, 사람, 사람.

「비바! 네오·베네치아라는 느낌이네요.」

「어머어머.」

주위를 바라보면, 이곳저곳에 우리들과 닮은 듯한 느낌의 사람의 무리가 있다.
그 무리끼리가 부딪치면 그곳에 알든 모르든 관계없이 사람의 고리가 만들어져 간다.
모든 사람이 모든 사람, 이웃 사람을 사랑하고, 서로 요구한다.
이곳은 하나의 이상향이라고, 그렇게 믿지 못했다.

「아────……」

아카리가 뭔가 맥 빠진 소리를 내었기에, 사고를 멈춘다.
시선 끝에는 오히려 연관되지 않으려고 하는 아이카의 모습이 있었다.

「어머, 아이카 짱?」

라고 생각한 순간, 그 태도는 격변하였다.
눈동자를 반짝이며, 척척 다가온다.
타산적이구나…….

「아이카 짱도 왔었구나.」

「넷, 히메야 사람들이랑 함께요.」

「그런데 이쪽에 와도 괜찮은 거야?」

「아, 시로 씨. 네, 괜찮아요, 괜찮아. 어차피 놓칠 테니까요.」

그것도 어떨까하고 생각되지만.
결국 아리시아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아~ 하고 한숨을 쉬고 싶어진다.
그 때.

「오래간만입니다, 아리시아 씨. 그리고 형님(旦那).」

「아————————~」

「어머, 안녕하세요.」

「오, 아카츠키인가.」

상당히 마음에 든 건지 혹은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못된 장난을 치고 싶어지는 남자의 심경인지. 아카리의 사이드 헤어를 꽉 쥐고, 만지작거리고 있다.

「아카츠키 군, 혼자?」

「아뇨, 형과 함께 왔습니다. 놓쳐버린 것 같습니다만……」

그 때, 아이카가 꾹꾹 소매를 잡아당긴다. 무슨 일인가 해서 아이카를 바라보면 능글능글한 얼굴이 그곳에 있었다.
아마도,

「그쵸? 놓쳐버리죠?」

「그런 것 같군……」

이런 거겠지.
이정도의 인파다. 놓치지 않으려면 그야말로 한눈을 팔지 않든가 손을 잡든가 해야 할 것이다.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일까. 차가웠던 손에 살며시 따스함을 느꼈다.

「봐요, 모두들 가버린다구요?」

「아리시아……알았어. 알았으니까 너무 이끌지 말아줘.」

아리시아는 그대로 손을 놓지 않았다.
일행을 따라잡아도, 싱글벙글 모두를 지켜보고 있지만, 작은 아이처럼 내 손을 놓으려고는 하지 않는다.
가끔 누군가가 뒤돌아보거나 하면, 능숙하게 잡고 있는 부분을 감춰 속인다.
아리시아도 아직 아이구나……. 응, 조금 안심이려나.

당분간 그런 일이 이어지고, 광장 중심과 비교해서 사람이 적은 가장자리로 이동한다.
슬슬 알토리아도 합류하려나…….

「앗, 아카츠키 씨. 뭘 먹고 있는 건가요?」

「물론, 편두(ヒラマメ)다.」

「콩……이요?」

「안줄 거다.」

「어째서 『물론』인가요?」

「그런 것도 모르는 거냐. 아둔한 자여.」

아카리와 아카츠키가 또 떠들기 시작했다.
이쪽의 아리시아 여사는 변함없이 손을 잡고서는 쿡쿡 웃고 있다.
아무래도 좋지만.

「봐봐, 아카리.」

「아─. 콩 요리만 가득해.」

아이카가 노점상을 가리키며 아카리에게 설명하기 시작한다.

「맨 홈의 베네치아에서는 일 년의 마지막 날에 반드시 콩 요리를 먹는 풍습이 있었어. 콩은 돈의 상징이니까, 복을 부른다고들 하거든.」

「호에~엣.」

「그 풍습을 이곳에서도 이어받은 거야.」

요컨대, 섣달그믐의 메밀국수와 같은 것일 테지.
그 근처의 지식은 그다지 몰랐다.

「시로우, 아리시아, 아카리에 아이카도 있었군요!」

「아─앗, 알토리아 씨 늦어요!」

「미안합니다. 감독에게 붙잡혀 있어서.」

술도 권유받았습니다, 하고 쓴 웃음으로 대답한다.
모두들 알토리아가 달려 왔으니까 얼굴이 빨개졌다고 생각하겠지만, 이 녀석은 그런 걸로 빨개지지 않는다.
아마도 마시고 온 것일 테지.

그 때, 아리시아의 손이 떨어졌다.
변함없는 웃음 띤 얼굴을 내게로 향하고, 모두의 고리로 들어간다.
당분간 방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오랜 세월의 감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

「음. 누구냐, 넌.」

「너라니……. 당신이야말로. 이름을 묻기 전에 소개를 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뭐라고, 꼬맹이 주제에!」

「호오. 괜찮겠죠. 승부를 걸어온다면 용서는 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각오하고, 그 승부가 여전히 제게로 향하는 것이라면 도전에 응하도록 하죠.」

우와아아.
취해있어. 완전히 취해 있다고, 이 녀석.
거나하게 취해 있어. 농담이 아니라고.
이 두 사람, 이랄까 알토리아가 취해 있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은 되지 않을 것이다.

「헤, 헤에! 좋은 담력이잖아. 좋다고. 응해 주지!」

「응하는 것은 내 쪽이다. 틀려서는 안 되겠지.」

슬슬 곤란한 걸.
나서지 않으면 큰일 난다. 주로 아카츠키가.

「여자라고 봐주지는 않을 거라고!」

「뭣. 이 몸은 검에 바치고 있다! 여자라고 생각되는 건 불쾌하다!」

「네, 스─톱!」

알토리어가 "세이버"로 돌아가고 있다.
확실히 이 이상은 위험하다. 곤란이 아니라 위험하다.
주로 아카츠키가.

「알토리아, 어른스럽지 못하다고.」

「그, 그러나 시로우!」

「형님, 비켜주세요. 저 꼬맹이에게 볼일이 있습니닷!」

「아카츠키도. 이 이상은 그만하라고.」

매우 위험하니까. 반복해서 말하고 있는 것 같지만 주로 아카츠키가.
수습이 되지 않는데……. 한 방 먹이면 알토리아가 일순간에 아카츠키를 쓰러뜨리겠지만, 그래서는 앞으로의 관계가 거북해진다.
그건 개인적으로도 두 사람에게도 좋지 않다.
그럼, 어떻게 할까…….


「시로 씨~이! 저쪽에 단팥죽 가게가 있어요. 함께 가요─!」


순간, 나를 포함한 세 명의 긴장이 풀리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대로 신경 쓰지 않고 폴짝폴짝 다가온다.

「자자, 아카츠키 씨도 무서운 얼굴 하지 말고, 함께 가도록 해요─!」

알토리아는 완전히 아카리에게 놀라 얼이 빠진 것 같다.
하아, 하고 탄식한다.
과연 무서운 아카리 매직, 인건가?

「자자, 가자. 알토리아.」

「네……. 뭐, 그렇군요. 제가 어른스럽지 못했습니다. 소년, 저는 알토리어라고 합니다.」

당신은? 하고 질문을 받은 아카츠키 본인은 그 태도의 차이에 놀라 멍하니,

「아, 아카츠키 님이닷! 기억해두라고, 꼬맹잇!!」

으으, 하고 알토리아가 신음한다.
이름을 말했는데 어째서 그걸로 부르지 않는 건지를 신경 쓰는 것일까.
나는 괜찮은 편이지만 아카리는 『만지작 소녀(もみ子)』니까 말이지. 제대로 이름을 부르고 있는 건 아리시아 정도 밖에 모른다고.

「그런 사람인가보군요. 조금 상대하기 벅찹니다.」

라고 말하는 알토리아.
상대하기 벅찬 사람이라든가 그다지 없어 보이는 느낌이 들지만.

「천만의 말씀입니다. 저라도 왕으로 있기 전에 보잘것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상대하기 벅찬 사람 정도는 있습니다.」

「헤에, 그렇구나.」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이쪽에 오고 나서는 그 경향이 강합니다. 그 중에 감독이 최고로 힘든 인물입니다. 못된 장난을 좋아하는 그 사람은……. 오늘도 주스라고 말하며 건네준 음료 속에 보드카를 숨기고 있었다고요?  믿을 수 있나요!? 아니, 향기가 강한 그것을 권유받은 시점에서 눈치 챘어야 했습니다만……」

드문 행동이었기에, 그대로 내버려 둔다.
취해서 그런 건지 자꾸만 푸념이 흘러넘쳐 온다.
그리고

「시로우, 듣고 있습니까!? 정말이지, 당신은 아무리 지나도 그 태도가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당신은 타인의 마음의 기미에 좀 더 배려해야 합니다. 알고 있습니까!?」

(술버릇이구나……)

무심코 쓴웃음을 짓는다.

「아우그~리오! 보나~노! 아우그~리오! 보나~노!」

쓴웃음이 겹친다.
아카리가 한층 더 즐거운 듯이 행동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건 좀 빠르지 않을까?

분명히 『Augurio』, 아우그리오는 축하 때 하는 말이고,
『Buonanno』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정도의 의미였던가.
이래 봬도 각지를 떠돌고 있었던 몸. 수개국어 정도는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고, 3·4개 국어 정도는 말하는 것도 가능하다.

「알토리아, 합류하자. 단팥죽도 있는 것 같고.」

「그렇군요, 갈까요.」

단팥죽에 반응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들뜬 마음으로 이야기의 고리에 참가한다.

「여, 미안. 이야기 하느라고 말이지.」

「시로 씨~이, 이 아이 좀 어떻게 해 주세요~」

고리에 들어간 순간, 아이카가 간청해온다.
'이 아이'는 말할 필요도 없이 아카리겠지만.

「너무 하이 텐션이라 손을 쓸 수가 없어요오~」

「그걸 나한테 어떻게 하라는 거야.」

「아이카 짱, 너무해~ 그치만 그치만 그치만─────」

아카리가 하이 텐션인 이유를 말했다.

「아리시아 씨도, 아리아 사장님도, 아이카 짱도, 히메 사장님도, 아카츠키 씨도, 그리고 시로 씨와 알토리아 씨도 있는 걸!」

팟, 하고 손을 쫙 펴고 끌어안는 것처럼 팔을 오므려 간다.

「아쿠아에서 맞이하는 첫 섣달그믐인 걸. 내게는 모두와 만날 수 있었던 특별한 1년이었는걸!」

팔은 가슴 앞에서 겹쳐지고, 손에 쥔 모자에는 주름이 생길 정도로 세게 쥐고 있다.
그리고 정말로 기쁜 듯이, 활짝 웃는 얼굴로

「그런 올해가 곧 있으면 끝나버린다구~」

그 말을 입에 담았다.
쾅, 하고 오는 정신적 쇼크.
슬프다든가, 그런 게 아니다.
내 안을 무언가가 지나간 느낌이 들었다. 지금까지 차가웠던 손이 단번에 따뜻해졌다.
그 말에, 아니……. 그 아카리의 마음에…….

나는 무척 감사하고 싶다.

「옷, 슬슬 카운트다운이구만.」

「알겠지, 아카리. 새해와 동시에 던지는 거야.」

아이카와 아카츠키를 시작으로 우리 그룹도 던질 준비를 시작한다.
손에 쥔 에이프런에 주름이 생긴다.
알토리아는 무엇을 던지는 걸까, 하고 생각해 옆을 보았다.

「시로우……빨라서도, 늦어서도 안 됩니다?」

「아, 아아.」

차랑, 하고 에어 바이크의 키를 꺼낸다.
그런가, 그걸 던지는 건가.

생각해보면, 빨랐다.

—————————10 [diez]

이 일 년, 많이 고민했다.

————————9 [nueve]

그러나 대답다운 대답은 찾을 수 없었던 걸지도 모른다.

———————8 [ocho]

『행복의 수호자』 …… 앞으로도 나는 이것을 계속 품는다.

——————7 [siete]

혹시, 틀렸을지도 모른다.

—————6 [seis]

틀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5 [cinco]

하지만 이것이 현재의 『대답』이니까.

———4 [cuatro]

그러니까, 이 이상을 내가 바라는 것은……

——3 [tres]

「굉장히 분에 넘친 사람이네.」 그렇게, 누군가가 말했다.

— 2 [dos]

그래, 분에 넘치겠지.

1 [uno]






『『『『『아우그───리오!!』』』』』
『『『『『보나─────노!!』』』』』






종이가 흩날리고, 저마다의 마음을 담은 것들이 하늘을 메워 간다.
천천히 시간이 흘러간다. 충분할 정도로 하늘을 춤춘 것들은 주인의 손 안으로 다시 들어간다.
멀리서, 목소리에 소리가 지워지면서도 웅장히 울려 퍼지는 대종루의 종소리가 들려온다.

「아우그리오!」

모르는 누군가와 손을 잡고 서로 춤춘다.
또 그 속에 누군가가 들어오고, 그 연쇄는 그칠 줄을 모른다.
웃고 웃으며, 춤추고 춤추며.

「아우그리오!」

손에 손을 잡은, 행복의 연쇄.
손을 잡으면, 그것만으로 이웃은 연인에게로, 친구에게로.
이때만큼은 누구나가 '모른다'고 하는 것이 없어진다.
모든 법칙이 무시되어 가는, 마치 행복의 특이점.
누구에게도 어떤 것에도 거역되지 않고, 더럽혀지지 않고, 침범되지 않는다.

단지 그곳에 있는 『행복』이라고 하는 감정.

그것은, 말하자면 『참 "사랑"(知り"愛")』.
*'知り合い(서로 앎. 아는 사이)와' 발음이 같은 것을 이용한 언어유희.

「아우, 그……리오……」

말을 입에 올린다. 더듬거리는 어조.
아직 익숙해지지 않는다.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히는 것과 동시에
손이, 잡혔다.

「아우그리오, 시로 씨!」

아리시아가 웃는 얼굴을 띄우고, 물방울을 흘리며 그곳에 있었다.

「아우그리오, 시로 씨!」

손을 잡은 채로, 빙글빙글 돌며 추는 왈츠.

「아우그리오, 시로 씨!」

부예져 희미하게 보이는 그녀의 눈동자는, 푸르다.
창공과도 같이 넓게, 자신을 바라보며 감싼다.

「아우그리오, 시로 씨!」

푸르른 물방울을 끝없이 계속 흘리고 있다.
가슴이 가벼워졌다. 걸려 있던 것이 풀려 가는 감각.
뭘까, 이건.
어째서, 이렇게나 손이 뜨거운 걸까…….

「아아. 아우그리오, 아리시아……!」

「넷!!」

그녀의 웃는 얼굴이, 그치는 일은 없었다.



「좋은 아침, 아카리 짱.」

「……응」

아카리가 눈을 뜬다.
그토록 떠들어 대면, 자신이 언제 잠들어 버렸는지도 모를 것이다.
아이카는 의외로 터프해서 이 시간까지 깨어 있다.
아카츠키는 떠들 만큼 떠들더니 눈치를 챘을 땐 자고 있었다.
알토리아는 지금 남은 단팥죽으로 아침밥을 먹고 있다.

제각각 저마다의 방법으로 아침을 맞이한다.

여명이 개여 간다.

「새해 해돋이……온 몸으로 해님이 느껴져요. 너무나 눈부시고 새하얀 세계.」

바다가 하얘진다.
서서히 얼굴을 내미는 태양은 변함없는 것이지만 오늘만은 특별.
모든 것을 하얗게 덧칠하는, 시작의 여명.

「그렇네. 이제 막 시작한 따끈따끈하고, 새하얀 일 년의 시작이구나.」

침착한 어조로 아리시아는 노래하듯 속삭인다.

「앞으로 이 신년이 어떤 색으로 물들어 갈지는, 전───부……」

살랑, 하고 머리카락이 춤춘다.
웃는 얼굴은, 사라지지 않는다.

「아카리 짱 나름. 모────두들 마찬가지.」

웃는 얼굴은 사라지지 않고, 이쪽을 되돌아본다.
단지, 그 태양빛은 너무 눈부셔서 나는 웃음을 띄웠다.

「열심히 해야겠지.」

「네헷.」

아카리는 건강하게, 평소와 같이 대답한다.
어쩐지 그것이 기분 좋아서, 눈을 떠서 보고 싶어져, 빛을 받아 들였다.

「그렇구나……」

무뚝뚝하다고 말해져도 상관없다.
그렇게, 대답하고 싶었다.

웃는 얼굴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 날, 나는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다고 하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답』을…………



———————오늘, 나는 마음에 품었다.



Navi : 16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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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설명


■역자 후기
바빴던 것도 있고, 몰래몰래 퍼가서 공유하던 사람땜에 짜증이 났던 것도 있고 해서 접어두고 있었습니다만,
오늘은 아리시아 생일이니까!! 라는 이유로.. 간만의 '그 상냥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