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번역/[ARIA x FATE] 그 상냥한 별에서…

그 상냥한 별에서… Navi : 17 (전편)

spica_1031 2011. 2. 15. 06:18

원문 출처 : 歯車屋敷
작가 : 草之敬 님
번역 : 스피카

1. 본 작품은 ARIA(AQUA)와 FATE 크로스 팬픽입니다.
2. 글쓴이는 일본의 草之敬님이시며, 작가분의 허락 하에 번역하고 있습니다.
3. 원작은 '歯車屋敷'에 기재되어 있습니다.

4. 번역본은 제 블로그에만 올립니다. 무단 전재 및 도작은 절대 하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5. 본문중의 (하늘색)은 제가 단 주석입니다.
6. 오타 및 잘못된 번역의 지적은 감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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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냥한 별에서… Navi : 17 (전편)





# 미즈나시 아카리


「……슬슬 이네요.」

「우후후, 그러네.」

「나도 참가하는 것은 처음이다.」

「난 말하지 않는 게 좋으려나……」

「뿌이뉴」


전략──────
슬슬입니다.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이곳의 가장 성대한 축제의 계절이 왔습니다.

가장(仮装)을 즐기기 위해서 맨 홈이나 아쿠아에서 전 세계 사람들이 이 네오·베네치아로 모여듭니다.
취향을 더한 가면이나 의상으로 몸을 감싸고, 거리를 줄지어 행진하는 성대한 축제.

카니발이 드디어 개최됩니다.


*  *  *  *  *


# 아리시아·플로렌스


「카니발이라……이런 멋진 축제, 누가 생각한 거지~」

아카리 짱이 옆에서 넋을 잃고 중얼거린다.
이 아이는 정말로 뭐든지 즐길 수 있구나.

「카니발은 소위 『사육제(謝肉祭)』다. 가톨릭 교에서 『사순절』에 앞서서 3~8일간 베풀어지는 축제를 말하는 것 같아.」

여기서 시로 씨의 해설이 시작된다. 맨 홈에 관한 것은 나보다 그가 자세하다.
뭐, 당연한가?
좋은 기회니 나도 해설에 합류하도록 하자. 선배로서의 체면도 있고.

「그리고 이탈리아어로 "Carnevale"라고 하고, 『고기야, 안녕!』이라고 하는 의미야.」

「……헤에. 그런데 『사순절』이란 건 뭔가요?」

「크리스트교에서 예수님의 부활절 전에 40일간 고기나 술을 끊고, 검소하게 보내며 정진하는 기간이야.」

「이것은 예수가 황야에서 단식·수행한 것에서 유래하였다고 해.」

「에에~엣!! 40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나욧!? 저, 조금 무리일지도……」

털~썩, 하고 그녀는 고개를 떨어뜨리고 침울해한다.
정말 단식하라고 하는 건 아니니까…….
시로 씨도 아카리 짱의 그 반응이 아무래도 재미있었는지, 쿡쿡 웃고 있다.

응.
연초부터 지금까지, 시로 씨의 웃는 얼굴이 바뀌었다.
그것은 내 착각일지도 모르겠지만. 으응, 분명히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즐거워 보이는걸.

「……40일……입니까. 정말로, 그것은, 길군요……」

그리고 내 곁에 있는 또 다른 한 사람.
나의 친구. 알토리아 씨.

이쪽의 반응은 아카리 짱 이상으로 무겁고, 현실적인 빛을 띠고 있다.

「확실히……농성전 같은 경우 그 정도는, 아니 아니, 그러나 40일……시로우와 아리시아의 식사를 40일……」

「저, 저기……?」

조금 걱정이 되어 버릴 정도로 사고에 빠진 것 같다.
그녀의 음식에 대한 생각은 정말로 굉장하다.

「예수·그리스도……얕볼 수 없군요.」

「너 말이야……뭐에 대항심을 불태우고 있는 거야.」

이런 이런, 하고 고개를 숙이는 시로 씨.

「뭐, 뭐어, 그러니까 괴롭고 긴 『사순절』에 들어가기 전에 마음껏 마시고 먹으며 즐겁게 떠들자는 것이 『사육제』지만서도 말이죠.」

「조사해봤지만 아쿠아에서는 별로 그러한 것에 얽매이지 않고, 그저 신나게 떠드는 가장 축제가 되어 있는 것 같아.」

「그렇네요.」

살랑살랑, 산들바람이 불어온다.
겨울의 추위는 부드러워져, 지금은 이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봄의 향기를 감지할 수 있는 것 같다.

「게다가 카니발은 길었던 겨울의 끝을 고하고, 곧 찾아오는 봄을 축하하는 축제이기도 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행복한 얼굴로 아카리 짱이 떠들기 시작한다.
겨울 동안 계속 추위에 떨고 있었으니까 말이지.

「비바·카니발────!」

「어머어머.」

그때,
찰칵, 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아 뒤로 돌아본다.
아니나 다를까, 아리아 사장님이 짐보따리를 짊어지고 방에서 나가고 있었다.

「아리아 사장님, 다녀오세요.」

「뉴!」

사장님은 손을 흔들고, 그대로 아래층까지 달려간다.

「어라, 아리아 사장님 어디 가시나요?」

「응. 10일 정도 집을 비우실 거야.」

「에에─────엣」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리아 사장님은 매년 이 시기가 되면 장기간 외박을 해.」

「대체 어디로?」

「글쎄.」

괜찮은가요, 라고 묻는 아카리 짱에게는 괜찮을 거라고 답해준다.
매년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은 무사히 돌아오고.

「뿌이뉴」

「어랏!?」

「어머어머, 잊은 거라도 있나요?」

언제나 만전으로 출발했을 텐데.
무슨 일인 걸까……?
잊은 거라도 있는 건지 생각하고 있으면, 알토리아 씨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장……그렇습니까.」

알토리아 씨는 그렇게 중얼거리고 발코니를 뒤로 했다.
무엇을 하고 싶었던 건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아리아 사장님은 언제나처럼 나가버렸다.
불가사의한 표정의 우리 3명을 내버려두고.


*  *  *  *  *


# 에미야 시로


아카리는 사장이 나가고 나서 몇 분 정도 고민하고 있는 건지, 생각하고 있는 건지 알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잠시 뒤, '아!'하고, 고갤 들고,

「아리시아 씨, 기억하고 계세요? 전에 제게 이야기해 주었던 『고양이 집회』요.」

「아아. 자기 집에서 고양이가 없어질 땐 고양이의 왕이 나라 안의 고양이를 모아 집회를 열고 있다는 이야기 말이지.」

맞아욧, 하고 흥분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 이야기를 계속한다.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는 점이 아카리의 대단한 점이라 생각한다.

                           켓  트  시
「고양이의 왕은 고양이 요괴라고 해서, 가슴에 하얀 털이 난 황소만큼 커다란 검은 고양이라고 하는……맨 홈의 하이랜드 지방에서 전해지는 옛날이야기.」

후우, 하고 턱을 괴고는 조금 부러운 듯이 아리아 사장의 등을 바라보며,

「또 그 『고양이 집회』일까요?」

「어머어머……그것참, 어떨까나?」

"또" 라고 하는 것에 조금 걸리는 점이 있는 건 아리시아도 마찬가지인 듯, 생각에 잠겨 있다.
사장은 모퉁이에 다다르고, 이쪽을 뒤돌아 보고 손을 흔들고 가버렸다.

자.
켓트시, 라고 하면 아일랜드의 전설에 등장하는 '켓트=고양이, 시=요정'라는 의미의 요정 고양이를 말한다.
덧붙여서 개의 요정은 쿠시(Cu Sith), 라고 한다.
또 이 쿠시가 요정의 가축으로서 외관 이외는 보통 개에 가까운 성질을 가지고 있는 데 비해, 켓트시는 사람의 말을 알고, 말하며, 이족보행을 한다. 게다가 왕제를 펼치고 있다고 잘 전해진다.
또 그중에는 2개국어를 할 수 있는 자도 있는 것 같아, 꽤 고등한 교육 수준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아무튼, 외관이 고양이인 이상 초현실적인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아카리는 황소라고 말하고 있지만 대부분 개 정도의 크기인 것 같다.
게다가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쿠아의 이야기에서는 켓트시는 고양이의 왕이라는 것과 한마리 밖에 없다는 것 같다.
맨 홈, 지구에서 말하는 캣트시는 예를 들면 프랑스의 민화로 유명한 『장화 신은 고양이』다. 그 또한 켓트시와 유사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다른 이야기지만, 왕제를 펴고 있다는 것과 관계된 이런 이야기가 있다.

———1명의 농민이 만월의 밤,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을 때였다.
마을 경계에 있는 다리 위에 고양이가 모여 있어서, 호기심에 몰래 엿보면……어떻게 된 일일까.
고양이들은 마치 장례식 같은 행사를 하고 있고, 게다가 사람의 말까지 하는 게 아닌가!
집중해서 들어보면, 아무래도 「고양이의 임금님이 죽었다」든가 알 수 없는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다고 생각한 순간, 한 마리도 남김없이 어딘가로 도망쳐 버렸다.
꿈을 꾸는 듯한 기분으로 그 밤을 지새우고, 다음날이 되어도 이상한 감각이 사라지지 않아 농부의 아내에게 이야기하자 근처의 난로에서 자고 있던 애묘(愛猫)가 벌떡 일어나더니,

「뭐라고!? 그렇다면 내가 다음 임금님이다!!」

고양이는 그렇게 외치고, 바람처럼 굴뚝을 뛰쳐나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라고 한다. 뭐, 평범한 옛날이야기 중 하나다.
그 밖에도 유명한 고양이 이야기라고 하면……주제는 꽤 다르지만 『슈뢰딩거의 고양이』가 있다.
이건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뚜렷한 양자론에 관한 사고(思考) 실험이다.
지금은 할애해 두자.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도 아니고, 무엇보다 이 실험 정리(定理) 자체를 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 시로 씨. 저, 연습하러 갈게요!」

욧, 하고 아카리가 옆에서 얼굴을 내밀어 사고를 중단.
그녀의 웃는 얼굴에는 그러한 능력도 있는 것 같다.

「저도 일하러 갔다 올게요. 오늘은 일찍 끝날 거예요.」

「아아, 다녀와.」

아리시아는 인사를 하고, 아카리에게 이끌려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이쪽의 임금님은 어째서 방으로 돌아갔는지 물어보도록 하자.


「알토리아, 들어가 있는 거야?」

『네. 무슨 일인가요, 시로우.』

욕실 문 너머로 말을 건넨다.
물방울이 바닥을 두드리는 소리와 알토리아 피부에 닿는 소리.
부도덕한 일이지만, 오랜만이다.

「아니……. 뭔가 감추고 있는 게 아닌가, 하고.」

『감춘다……? 글쎄요, 무슨 말입니까.』

명백하게 부정한 것은 연기일까, 진심일까.
그건 알 바 아니다.

「그렇지. 요즘 너 상태가 조금 안 좋지?」

『그렇지……않습니다. 시로우는 뭔가 바뀐 것 같습니다만?』

「나 말인가? ……응, 그러네. 조금의 변심, 일까나.」

『구체적으로는 어떤?』

이야기가 자꾸만 탈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여기는 대답해 두자.
숨을 가볍게 들이마시고, 뱉는다.
한 호흡 쉬고,

「지금까지 난 이 세계에 끌리지 않았었어. 이렇게나 아름답고 상냥한데……이상하지?」

『아뇨. 그것이 당신답다고 하는 건 오래전부터 알고 있습니다.』

예상대로의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 역시 나는 어딘가 텅 비어서 채워지지 않는다. 나의 망가져 있는 부분은 교체해도 소용이 없다.
이야기를 계속한다.

「그렇지만 말이야. 뭐라고 할까, 네 말투를 빌리자면 『세속에 물들었다』고나 할까?」

『호오?』

「이 세계를 즐겨 보기로 할 거야.」

『……. 그렇습니까.』

어딘가 기쁜 듯한 뉘앙스를 포함하여, 그녀는 중얼거렸다.
그 뒤, 끼익, 하는 수도를 잠그는 소리. 똑똑, 알토리아에게서 방울져 떨어지는 물방울의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갈아입을 옷, 여기에 놔둘게.」

『네, 감사합니다.』

탈의실에서 나온다.
창 밖으로 올려다본 하늘은 맑아 있고, 구름은 아름답게 떠 있다.
시끌시끌, 소란이 이곳까지 들려온다.
거리에 가장(仮装)한 사람들이 활보하고 있기 때문일 테지. 지금 밖을 보면 가장을 한 몇 사람이 시야에 들어올 것이다.

「카니발, 인가.」

가면…….
지금의 나는 가면을 쓰고 있는 걸까?
자신을 속이고, 죽이고, 이곳에 있는 나는, 나인 것일까?

생각해도 부질없는 일이다.
나는 가면을 쓰고 있어도, 쓰고 있지 않아도 나임이 틀림없다.
『정의의 사자』임에……『행복의 수호자』임에 틀림없으니까.

「시로우, 샤워를 끝냈습니다만……」

「응?」

「어떻습니까. 오랜만에 연습이라도……」

「샤워한 지 얼마 안 됐잖아. 어째서……」

「어쨌든, 입니다.」

강요하지는 않지만, 박력이 있었다.
싫다고는 말 못 하게 할 만큼의, 말할 수 없는 이유를 감지한다.

「알았어. 그렇지만 이 근처에서는 눈에 띄겠지?」

어디에서 하지? 하고 물었더니 알토리아가 키를 꺼내 들었다.
'내가 좋은 장소를 알고 있다'는 것이리라.


불과 몇 분 만에 그 장소에 도착했다.
아무렇지 않은, 그 근처 이상하게 띄엄띄엄 떠 있는 듯한 외딴 섬이다.
네오·베네치아에서는 약 10km 정도 떨어져 있으려나.
보이는 곳에 차폐물은 없음. 시야는 양호. 지면도 잔디가 조금 긴 정도로 단단함.
풍향은 남서. 부드러운 바람은 거의 불지 않는 편이다.

「시로우, 좋은 곳이죠?」

「응. 풀 냄새가 나는군.」

왜 이런 곳을 선택했는지는 모른다.
그저, 지금만큼은.

「그럼 시작할까요. 오랜만에 단련시켜 드리죠.」

「얕보고 있으면 아픈 꼴을 당할 거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녀는 쿡쿡 웃는다.
그녀는 에어 바이크에서 목검이 들어 있는 죽도 자루를 꺼낸다.
이쪽도 소도(小刀)의 목검을 두 자루 투영한다. 이곳에 오고 나서도 매일 단련은 빠뜨리지 않았기 때문일까. 언제나처럼 순조롭게 투영을 완료.
자세를 잡는다.

「역시, 그 길로 갔군요.」

「아아. 이게 가장 잘 맞고 있었으니까. 터무니없이 짓궂은 일이지만 말이지.」

서로 노려보는 거리는 10m도 되지 않는다. 그녀라면 한 호흡. 일순간에 다가설 수 있는 거리다.
자, 난 어느 정도 강해질 수 있었던 것일까.

「그럼, 가 볼까요.」

부웅, 하고 대기가 흔들린다.
움직였……!!


타악, 하고 둔한 소리.
상대는 한 손으로 공격해 온다. 거기에 한 손으로 응하고, 서로 한 걸음 물러선다.
순간 그녀는 발끝을 스치듯 지면을 역(逆)의 벡터로 나아간다.
즉, 백 스텝으로부터 순간적인 박격(迫撃).

「하앗!」

몸을 비틀어 아래에서 위로 목검을 튕겨낸다.
몸통이 텅 비었다. 하지만, 이건……

「핫」

함정.
나의 일격으로 저렇게나 쉽게 그녀의 검이 들려 올라갈 리가 없다.
머리 위로 높이 튕겼던 목검을 섬광처럼 내려친다.
옆으로 뛰는 것으로 회피. 목검을 쥔 주먹으로 지면을 두드리며 일어선다.
일어나서 처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목검을 풀 스윙하는 그녀의 모습.
위험……!!

「크, 악!?」

방어한 채로 날려져 버린다. 옆으로 뛰는 게 아니라 방어를 우선해야 했던 건가.
자세를 고쳐 잡는다. 그녀가 추격한다…….
그 거리, 불과 수센치────!

아래에서부터 의식을 빼앗기 위해 치켜 올려진 검섬(剣閃)을 몸을 뒤로 젖히는 것으로 회피.
그러나 몸의 자세가 나쁘다. 일격 들어온────!?

「크 ……읏」

보디 블로를 닮은 형태로 옆구리에 일격이 들어온다.
마치 내장 송두리째 도려내져 가는 감각.

「……컥, 윽!」

「어떻게 된 겁니까. 조금 전의 말은 그런 결과를 말하고 있었던 겁니까?」

얕보고 있었던 것은 내 쪽이다. 그렇게 말하고 싶은 건가.
확실히 이래서야 그런 말을 들어도 어쩔 수 없다.

「아직 이야……다음.」

「……그렇지만 성장했군요, 시로우. 참아야 2합 정도였던 당신이 여기까지 버틴다고는, 솔직히 놀랍습니다.」

「그거 감사. 전혀 기쁘지 않지만 말이야.」

지금까지 10년 동안, 이렇게나 빠르고 무거운 것은 역시 세이버의 검뿐이었다.
그것을 지금 실감한다.

「간다, 알토리아. 연습은 지금부터겠지?」

「물론입니다. 자, 일어서세요.」

나무와 나무가 부딪치는 소리가 그치는 일 없이, 그날 저녁까지 맞부딪쳤다.


*  *  *  *  *


# 아이카·S·그란체스터


「다녀왔습니다─!」

「시, 실례합니다~」

괜찮은 걸까.
아카리가 억지로 밥도 먹고 가라고 해서 오긴 했지만, 솔직히 아키라 씨가 무섭다구~
뭣보다 연락하지 않았고.

「어서 오렴, 아카리 짱. 어라, 아이카 짱도?」

「실례하고 있습니다.」

꾸벅, 하고 고개를 숙여 인사.
……뭐, 됐나. 아리시아 씨의 얼굴도 볼 수 있었고.

「오, 아이카냐. 어서 와.」

「우와……에미야 씨, 어떻게 된 건가요?」

에미야 씨는 이마에 커다란 반창고를 붙이고, 부엌에 서 있었다.
옷 때문에 보이지 않지만, 아마 몸도 곳곳에 습포라도 붙이고 있는 게 아닐지, 하고 생각해 버릴 만큼 커다란 반창고다.

「응? 조금 말이지.」

「전혀 조금이라는 느낌이 아닌데……」

「그렇지도 않아. 뭐, 잘못했으면 머리가 깨지고 있었을지도 모르고 말이지?」

「에엣…………」

산뜻하게 무서운 말을 한다.
말은 저렇게 하고 있지만, 그런 농담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라는 거겠지.
……분명히.

「…………후우.」

「우와……알토리아 씨, 어떻게 된 건가요?」

에미야 씨 정도는 아니지만, 이쪽은 손목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지금에 와서지만 이 방, 습포 냄새가 굉장하다.

「설마 한 번 당할 거라고는……하아.」

굉장히 침울한 것 같다.
이펙트가 있었다면, 분명히 이렇게 '추욱'하고 있었을 것이다.
쓱쓱, 손목을 쓰다듬고 있다.

「저기, 아리시아 씨?」

이건 대체? 하고, 이 상황을 가리키며 설명을 요구한다.
아리시아 씨는 고개를 갸웃하고, 조금 어색하게 웃고 나서,

「연습했다고.」

「……연습, 입니까?」

「응, 연습. 목검을 가지고 나갔었다고 했어.」

덕분에 오늘은 자동 응답기에 예약이 쇄도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 자동 응답기의 정리도 지금 끝난 참이라고 한다.
뭘 한 걸까, 이 사람들은…….

「알토리아가 재촉한 거라고.」

라고 말하는 에미야 씨.
부엌에 있는 모습은 평소와 조금도 다름없는 솜씨를 보이고 있었다.
오늘 저녁 식사는 닭요리인 것 같다.

「시로우와 오랫동안 겨루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해 내서 말이지요.」

라고 말하는 알토리아 씨.
성장한 거군요, 라며 손목을 가리키며 말한다.
기쁜 것 같다기보다 조금 외로운 것 같아 보이는 것은 잘못 본 것일까.
기쁜 듯한 것은 틀림없었지만, 어딘가 먼 곳을 보듯이 손목을 바라보았기에 무심코 그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

부엌과 테이블 사이에서 고민한다.
알토리아 씨는 어째서 갑자기 그런 말을 꺼낸 것일까?

「아이카, 서 있는 김에 접시 꺼내주지 않을래?」

「에, 아, 네.」

짤그락짤그락.
어째선지 익숙한 ARIA 컴퍼니.
접시 정도는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다.
4인분의 접시와 아리아 사장님의 접시를 꺼내고, 담기 쉽게 늘어놓는다.

「고마워.」

「별말씀을요.」

올려다본 얼굴에는 역시 눈에 띄는 큰 반창고.
무심코,

「아픈 것 같네요~」

「응? 그러네. 아직 조금은 욱신거리고 있어.」

더듬더듬, 반창고 위를 쓰다듬으며 말하는 에미야 씨.
별거 아냐, 라고 웃음을 띄운다.
어, 어쨌든 본인이 괜찮다고 하니 괜찮은 거겠지만.

그렇지만 왠지 모르게,

꾹, 하고 에미야 씨의 소매를 쥐고 있었다.

「? 왜 그래, 아이카.」

「엣!? 아니, 그게……아무것도 아니에요. 네!」

웃음을 띤 얼굴이, 내가 지금 본 웃음 띤 얼굴이 너무나 무리하고 있는 것 같다…….
옛날부터 이런 느낌인 걸까, 하고 생각했을 뿐인데 그것이 너무 무서워서,

「에미야 씨……계속, 여기에 있는 거죠?」

「아마도 말이지.」

「……읏」

즉답이었다.


——————"아마도 말이지."


그건 대체 어떤 의미로의 『아마』인 걸까.
죽을 때까지 함께가 아니라는 건가요?
언젠가는 우리 모두가 떨어져 버린다는 건가요?
에미야 씨가 우리를 돌아보지 않고 어딘가로 가버린다는………….
그런, 건가요?

「어, 어이. 아이카……?」

「어라? 어째서, 우는……?」

「왜 그래. 어디 아픈 건가?」

「아니……읏, 네, 에…………그럴지도, 모르겠어요.」

「정말인가, 어디가 아픈 거야?」

「여기에, 아픕니다.」

「……뭐?」

「여기에, 아파요.」

에미야 씨가 굳어졌다.
그 사이에도 뚝뚝 눈물이 흘러 넘친다.

「여기에, 모두, 아픕니다.」

이변을 감지한 아카리가 곧장 달려와, 어깨를 감싼다.
아리시아 씨는 굳어진 에미야 씨에게로.
알토리아 씨는 한 걸음 물러나더니, 일의 전말을 지켜보고 있다.

「그건 여기서 묵고 싶다는 얘기야?」
*아이카 대사의 원문은 'イタイです'.
'痛(いた)いです(아프다)'와 '居(い)たいです(있고 싶다)'는 발음이 같습니다.
아이카는 '(시로가 사라지면 모두의 마음이) 아프다'라는 의미로 말한 것 같지만, 시로는 '(ARIA 컴퍼니에서) 머물고 싶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인 겁니다.

울 정도의 일이 아닐 텐데, 하고 한숨이 섞인 말로 타일러졌다.
아냐. 틀린 데…….

「에, 에헤헤. 그러, 네욧!」

그렇게 말해 두기로 했다.
모두 그걸로 이해했는지, 평소의 분위기로 돌아간다.

다만, 한 사람.

「알토리아 씨?」

모두가 원래의 위치로 돌아갔는데, 그녀만이 아직 이곳에 있다.



「아이카, 미안합니다.」



괴로운 듯이 웃고, 어째선지 알토리아 씨에게 사과를 받았다.
깊이 고개를 숙이고, 그렇지만 곧바로 얼굴을 들어 평소처럼 미소를 지으며

「그럼, 제가 연락해 두겠습니다. 그러니 이제 울지 마요.」

눈물을 닦아 주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사과를 받은 건, 내가 에미야 씨의 상처를 걱정해서 울었기 때문이라고, 상처를 입혀 버린 건 자신의 탓이기에, 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알토리아 씨가 사과한 진짜 이유는───────────



Navi : 17 (전편)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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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설명


■역자 후기
제가 건든 혹은 본 팬픽에 등장하는 시로는 언제나 다방면의 잡학을 자랑하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