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번역/[東方Project]

요우무 VS 게

spica_1031 2011. 5. 12. 19:24

출처 : 동방창상화 (투고일자 : 2011/03/25)
작가 : 根古間りさ 님
번역 : 스피카

1. 다른 곳으로 퍼가지 말아주세요.
2. 본문중의 (하늘색)은 제가 단 주석입니다.
3. 오타 및 잘못된 번역의 지적은 감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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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우무 VS 게






「핫! 으럇! 얏!」

 기력이 흘러넘치는 나의 소리와 함께 칼이 내려쳐진다.
 전신에 힘이 가득 찼지만, 그건 단순히 힘이 들어갔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필요에 따라서 어느 곳에서는 힘을 주고, 어느 곳에서는 힘을 빼는 등, 구분해서 쓸 수 있었다.

「열심이네, 요우무,」
「네! 유유코 님!」

 최근의 내 연습은 최근의 몇 년 중 가장 충실했다.
 잃어버려, 낡아버린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다.

「결전은 내일이었던가? 요우무.」
「네, 유유코 님. 적은 역전의 맹자입니다. 혹시 저는 돌아오지 못할 지도 모릅니다만, 부디 막지 말아 주세요.」
「응. 무엇과 싸우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당신에게 있어서 피할 수 없는 싸움이겠지.
 나로선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이곳에서 네 승리를 믿으며 기다리고 있을게.
 승리를 빌며, 오늘 저녁밥은 기운 나는 걸로 하자꾸나.」


 ※※※


 일의 시작은 이러했다.
 유유코 님은 가끔 이상한 식재료를 가져와서는 조리하라고 조른다.
 요스즈메를 데려 왔을 땐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했다.
 우리들, 백옥루의 사용인은 이것에 질려버리고 있었지만,
 눈동자를 촉촉하게 한 유유코 님이 조금 치켜뜬 눈으로 응시하며 부탁하자, 거절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이 날은 커다란 게를 가져왔다. 게다가 여전히 건강하게 돌아다니고 있다.
 조리 담당의 유령들은 그것을 처리하려고 했지만, 꽤나 만만치 않았다.
 누구도 게에 상처 하나 낼 수 없었다.
 거기서 나에게 차례가 돌아왔다.
 검사인 나에게 게 따위를 베라고 하는 건 굴욕이지만,
 유유코 님의 순수한 눈동자를 보고 있노라면 거절할 수 없었다.
 얼른 끝내자고 생각해, 난 적당한 식칼을 쥐고, 게를 향해 간단하게 내려쳤다.
 하지만, '차캉' 하는 소리와 함께 식칼은 게의 집게발에 붙잡혀 있었다.

「뭐……라고……」

 무심코 이상한 말이 입에서 흘러나온다.
 무기가 식칼이라고 해도, 기합이 들어가 있지 않은 일격이었다고 해도,
 나의 일격이 게 같은 것에 막혔다고……?
 무언가의 실수였었다고 스스로에게 타이르면서
 식칼을 집게발에서 뽑아 내, 이번은 조금 기합을 넣어 내려친다.
 '차캉'의 소리.
 나는 평정을 잃었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식칼을 내려치고,
 오직 '차캉' '차캉' 소리를 주방에 울려 퍼지게 한다.

 어느덧 나는 칼을 뽑고 있었다.
 게를 상대로 칼을 뽑는 건 나의 프라이드를 매우 손상시키는 일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의 존재를 허락할 수 없었다.
 프라이드를 버리면서까지 이 게를 말살하고 싶었다.
 이제 게라고 생각해, 얕보지 않는다.
 칼을 잡고, 단전에 기합을 넣어, 날카로운 호기와 함께 칼을 내려친다.
 하지만,
 '차캉'

 나는 이제 울 것 같았다.
 다음에 시험해 보는 것은 기습 기술. 중단을 습격하는 것처럼 가장하고 상단으로 파생하는 기술이다.
 우선 처음 본 것으로는 이 칼솜씨를 끝까지 보는 것은 할 수 없다.
 '이제 정공법으로는 당신에게 이길 수 없습니다.' 라고, 게에게 백기를 들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였지만,
 그런데도──나는──
 또다시,
 '차캉'

 칼솜씨는커녕, 승부에 초조해져 기습 기술에 의지하는 나의 마음을 전부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게에게 완전하게 패배했다.
 게는 망연자실하여, 무너져 내린 내 옆을 게걸음으로 유유히 떠나갔다.

 나는 울었다. 남의 눈도 신경 쓰지 않고 울었다.
 가슴을 빌려 준 유유코 님의 가슴에서 우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유유코 님의 가슴은 크고, 부드럽고, 따뜻하고, 좋은 냄새가 났다.


 ※※※


 당분간 울고 나니, 좀 전의 일을 냉정하게 되돌아볼 여유가 생겼다.
 나의 패인은 여러 가지지만, 역시 자만하고 있었던 것이라 생각한다.

 옛날의 나는 파렴치하게도 환상향 1의 검사를 자칭하고 있었다.
 그 자신감은 수많은 강자와의 사투를 거쳐서 얻은 것은 아니다.
 단순히 탄막 놀이가 유행 중인 환상향에서는 검에 뜻을 둔 자, 자체가 거의 없었던 것이다.
 서로 경쟁하는 자, 넘어야 할 자가 없는 나의 검술은 그저 금속 봉을 휘두르는 운동으로 타락해 버렸고,
 나의 오만을 바로잡아 줄 스승은 이미 환상향을 떠나 버렸다.

 아마도 그 게를 만나지 않았다면, 나는 일생 금속 봉을 휘두르고 있는 것만으로
 검술의 오의에 이르는 것은 무리였을 것이다.
 나는 미워하던 게에게 감사하는 마음조차 생겨났다.


 ※※※


 나는 기초부터 다시 단련하기로 했다.
 검술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는 사람이 하는, 극히 초보적인 단련부터 다시 한다.
 몇만 번이나 반복해 온 기초 동작인데,
 지금에서야 처음으로 숨겨진 의미를 발견하는 일도 흔했다.

 나는 자신의 유파야말로 최고라고 생각해, 반성하는 일도 없었다. 다른 유파에 대해서도 읽었다.
 완력으로 눌러 자르는 유파가 있었다. 탈력을 중시하는 유파가 있었다.
 방어를 생각하지 않는 유파가 있었다. 방어를 우선하는 유파가 있었다.
 활인검이 있었다. 살인검이 있었다.
 나는 검술의 심오함을 새삼스럽게 인식했다.
 자신의 유파만이 최고라 생각하고 있던 나의 시야는 이 얼마나 좁았던 것일까.

 충실한 연습은 나의 사생활면에도 좋은 영향을 주고 있었다.
 옛날의 나는 작업 중, 실수를 자주한다든가 해서 반사람 몫이라 비난을 받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것도 대부분 없어지게 되었다.
 유유코 님에게는,

「최근의 요우무는 뭔가 야무져서 말이야. 이케멘(イケメン)이네~」
(이케멘(イケメン)? '멋지다(かっこいい)'거나 '매력적(魅力的)'이라는 것을 뜻하는 'イケてる' + 얼굴을 뜻하는 '面' 또는 남성을 뜻하는 'men(メン)' = 멋진 남성을 의미.)

 라고, 칭찬하는 말을 들었다.


 ※※※


 그리고 어느 날, 마침내 게와 재회한다.
 게는 이백유순의 정원에 있는 못에서 유연하게 그 몸을 뉘이고 있었다.
 그것은 확실히 왕자의 풍격이었다. 어차피 이름 있는 게일 것이다.
 게는 나를 본다.
 옛날의 나라면 미친 듯이 칼을 뽑아 덤벼들고, 또다시 꼴사나운 패배를 당하고 있었을 테지만,
 지금의 나는 달랐다. 분하지만, 피아의 실력 차는 알고 있다.
 나는 게에게 머지않아 승리할 것이라는 결의를 담아 강한 시선을 보낸다.
 게는 그 시선을 받아들이고, 부글부글 겁 없이 거품을 토해냈다.
 나는 그 게에게 한 방 먹여주겠다고 새롭게 결의 했다.


 ※※※


 그 후로 더더욱 연습에 열중했다.
 그 게라면 어떻게 움직일 지, 어떻게 공격할 지, 어떻게 응할지.
 오직 게만을 생각해, 오직 게의 환영과 싸운다.
 최초에 나는 게를 앞에 두고 만족스럽게 움직일 수 없었다. 그런데도 몇 번이고 싸움을 건다.
 대부분의 경우, 나는 게에게 때려눕혀졌지만, 몇십 몇백 몇천 번의 싸움을 반복하는 동안에
 내가 이길 수 있는 비율은 점점 올라갔다.


 ※※※


 결전의 날은 내일이라 정하고, 유유코 님에게도 그렇게 전하였다.
 그 게는 강하다. 솔직히 무서운 상대다.
 기일을 정하지 않으면, 질질 끌다가, 결국에는 싸울 시기를 놓칠 것 같았다.
 그리고 지금부터 결전 전의 마지막 저녁밥으로 향한다.
 어쩌면 마지막 만찬이 될 지도 모른다.

「요우무, 오늘은 게 전골이야.」

 싫은 예감이 들었다.
 나는 서둘러 주방으로 가, 전골냄비의 뚜껑을 열었다.
 그곳에는 삶아져, 새빨갛게 된 예의 게가 있었다.
 게는 유연하게 그 몸을 냄비에 뉘이고 있었다. 그는 죽어서도, 왕자였다.
 나는 울었다.

 그렇지만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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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후기
'요우무가 반사람 몫인 것은 라이벌이 없기 때문 아냐?' 라고 생각해서,
라이벌의 게 씨를 등장시켰습니다.
무언가 지적해 주신다면 격려가 됩니다.


■역자 후기
게는 삶아야 제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