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번역/[東方Project]

환경 지표 생물

spica_1031 2013. 4. 7. 06:23

출처 : 동방창상화 (투고일자 : 11/04. 현재 창상화에는 원문이 삭제되었습니다.)
작가 : ulea 님
번역 : 스피카

1. 다른 곳으로 퍼가지 말아주세요.
2. 본문중의 (하늘색)은 제가 단 주석입니다.
3. 오타 및 잘못된 번역의 지적은 감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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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지표 생물






 제가 초등학교 3학년 때의 일입니다. 여름방학 숙제로 '자기 근처에 살고 있는 생물을 관찰해 봅시다.'라는 과제가 나왔습니다. 동물, 곤충에 상관없이 자기가 좋아하는 생물을 조사해 보세요, 라는 말을 듣고는 팟, 하고 머리에 떠오른 것은 뱀과 개구리 둘. 하지만 뱀은 물리면 위험하니까 다가가지 말라고 엄마에게 주의를 받았기 때문에, 이번은 개구리를 목표로 삼으려 했습니다. 그러나 녀석은 잽쌉니다. 굼뜬 제가 혼자서 잡을 수 있을지는 조금 불안합니다. 그렇게 생각한 저는 든든한 아군에게 협력을 구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된 겁니다. 야사카님. 도와주실 수 없으신가요?」
「……어째서 뱀으로 하지 않았니.」
「물리면 독에 당한 끝에 괴로워하다가 죽으니까 하지 마라고 엄마가 시켰습니다.」
「본래 뱀은 점잖은 생물인데……아아, 알았다고. 개구리를 조사하는 거지? 젠장.」

 왠지 불만인 듯한 모습이었지만, 야사카님은 두말없이 승낙하여 힘을 빌려주셨습니다. 영차, 하고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조리(草履:일본식 짚신)를 아무렇게나 신고 새파란 하늘 아래로 나갑니다. 저보다 키가 아주 큰 야사카님의 등은 보고 있는 것만으로 믿음직스러워서 용기가 넘치는 것 같았습니다.

「사나에, 논두렁에 갈까? 조금 걷게 되겠지만.」
「알겠습니다.」

 앞장서서 걷기 시작한 야사카님의 뒷모습을 뒤쫓듯이 해서, 우리는 근처의 논으로 향했습니다. 보폭이 넓은 야사카님과 떨어지지 않도록 뒤따라가는 건 몹시 힘이 듭니다. 방심하면 '앗'하는 사이에 거리가 벌어질 것 같습니다. 야사카님도 몇 번인가 되돌아보고, 채집통(虫かご)과 그물망을 질질 끌며 걷는 나를 걱정스러운 듯이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결국 보고 있을 수 없었는지, 야사카님은 슥, 손을 내미셨습니다.

「자, 손 주렴.」
「괜찮은가요?」
「지금은 주변에 사람이 없으니까, 이상하게는 생각되지 않을 테지.」
「……?」

 야사카님이 말씀하시는 건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만, 내밀어진 손은 솔직하게 기쁘다고 생각합니다. 손을 잡고, 이번에는 조금 전보다 느긋한 발걸음으로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야사카님.」
「왜 그러니?」
「덥지는 않으신가요?」

 하늘에서는 타는 듯한 햇살이 쨍쨍 쏟아지고, 대지를 푹푹 태우고 있습니다. 저는 엄마가 건네준 밀짚모자를 쓰고 있었습니다만, 야사카님은 그렇지 않습니다. 바로 내리쬐는 빛에 피부 같은 건 희미하게 일그러져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언제나 입고 계신 붉은 옷도 오늘은 어쩐지 불길을 휘감은 것 같아서 굉장히 더워 보이는 모습을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이 정돈 끄떡없어. 아무렇지 않아.」
「모자, 빌려 드릴까요?」
「사나에는 상냥하구나. 하지만, 그건 사나에가 쓰고 있으렴.」
「야사카님.」
「나에겐 어울리지 않는단다.」

 고집쟁이입니다. 허세를 부리고 계신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옆에 있기 때문일까요? 집에서는 좀 더 단정치 못한 모습도 보였던 것 같습니다만.

「자, 보이기 시작했구나. 사나에.」

 한동안 그렇게 모자를 '준다, 받지 않는다' 문답을 하고 있는 동안 어느 샌가 우리는 목적지의 바로 근처까지 발길을 옮기고 있었습니다. 아주 넓은 부지의 한쪽 면을 덜 여문 벼의 머리 부분이 전부 메우고 있었습니다. 그런 푸른 바다를 어루만지듯이 멀리 산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조금 전까지의 더위를 잊게 할 정도로 시원했습니다.

「여기에 녀석이 있는 거군요? 야사카님.」
「글쎄다. 그렇게 잘 찾을 수 있으려나?」
「사나에, 힘내겠습니다. 이얏!」

 힘을 내서, 그물망을 한 손에 들고 논두렁길로 걸음을 내딛습니다. 굴러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푸른 벼의 틈새를 지긋이 바라보았습니다. 흔들리는 수면의 저편으로 개구리의 납작한 몸이 떠오르지 않는지 찾아봅니다. 한 바퀴, 두 바퀴. 그렇게 논두렁길을 몇 번이나 돌아봤지만, 생각처럼 녀석들의 그림자를 붙잡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 내 모습을 야사카님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봐 주고 계셨습니다.


「으으음.」
「발견되지 않는 거니, 사나에?」
「꽤나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냐. 차라리 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지만, 여긴 다른 사람의 땅이니까 엉망으로 만들거나 하면 안 된단다.」
「알겠습니다. 그럼 대신에 야사카님도 함께 찾아 주실 순 없나요?」
「그렇구나. 그럼 사나에를 뒤따라가며, 보고 놓친 것은 없는지 함께 찾도록 하자꾸나.」

 이번에는 다시 논두렁길로 뛰어나가는 내 뒤를 야사카님이 뒤쫓아 와주십니다. 이 얼마나 든든한가요. 이걸로 제 눈이 아무리 옹이구멍이라 해도, 녀석들이 모습을 나타내는 건 시간문제겠지요. 힘내서 다시 한 번 논 주위를 돌기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수면만이 아니라, 발밑의 풀숲이나 농로의 아스팔트 위로도 시선을 돌려봤습니다.
 그 시선이 문득 개구리가 아닌 것에 주목합니다. 아는 얼굴이 맞은편 길을 걷고 있는 것을 보고, 전 무심코 소릴 질러버렸습니다.

「아, 레이 짱.」
「레이 짱?」
「같은 반 아이에요. 저쪽 길을 걷고 있는 저 아이.」

 바라보면, 평소 사이좋게 지내고 있는 동급생이 논을 사이에 둔 저쪽 편에서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습니다. 등에 매고 있는 수영 가방을 봐서는 아무래도 지금부터 학교 수영장에 가는 것 같았습니다.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 끝내면, 서두르고 있었는지 그녀는 뛰어서 떠나가 버렸습니다.

「——사나에, 저 아이와 함께 숙제를 하려고 생각하지 않았었니?」
「개구리를 조사하자고 했더니, 미움 받아버렸습니다.」
「그래……」

 그렇게 중얼거린 야사카님의 말투는, 조금 쓸쓸한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무언가 그녀에 대해 생각할 것이 있었던 걸까요? 이상히 여기고 있자, 「계속하자」라는 소리가 등을 밀었습니다.
 그 후로도 야사카님과 함께 논두렁길을 돌아봤지만, 어째서인지 개구리의 모습은 전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다른 논도 살펴봤지만, 꽝만 계속될 뿐이었습니다. 해도 뉘엿뉘엿 저물기 시작해, 정신 차리고 보면 하늘은 이미 붉은 빛을 띠기 시작했습니다.

「……찾을 수 없네요.」
「그렇구나. 필시 오늘은 운이 없었던 거겠지.」
「아뇨. 오늘 아침 텔레비전 운세는 최상이었으니까, 그건 아니지 않을까요. ……이 근처엔 개구리가 살고 있지 않는 거려나.」
「어쩌면 환경이 나쁜 건지도 모르겠구나. 이 근방의 토지도 개발이 진행되어 왔고, 작은 오염이 쌓이기 시작한 건지도──」

 후우, 하고 야사카님이 향한 시선 끝에는 막 만들어진지 아주 새로운 집 여러 개가 나란히 서 있었습니다. '신흥주택지'라는 거였던가요? 반 친구들 중에도 머지않아 새로운 집으로 이사간다며 기쁜 듯이 이야기하고 있던 아이가 있었던 것이 떠올랐습니다.

「환경? 오염?」

 야사카님의 말은 조금 어려워서, 개구리를 찾을 수 없는 이유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은 왠지 모르게 알겠지만, 거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잘 알 수가 없습니다. 고민하고 있으면, 야사카님은 그런 제 머릴 살며시 쓰다듬어 주셨습니다. 올려다보면 야사카님은 어쩐지 곤란한 듯한 웃음을 지으시며, 제 눈을 지그시 들여다보고 계셨습니다.
 그렇게 시선을 겹친 채, 서로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분명히 1, 2분 정도입니다. 그 짧은 순간에 야사카님은 무언가 여러 가지 일을 걱정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나로선 도저히 당해낼 수 없는, 정말로 많은──아마, 그다지 즐겁지 않은 일을.
 이윽고 야사카님이 천천히 숨을 내쉬고, 멈추어 있던 시간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무엇인가 중요한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감한 전 자세를 바로하고, 다시 야사카님의 얼굴을 마주봤습니다.

「사나에는 지표 생물, 이란 걸 알고 있니?」

 들어본 적 없는 말이었습니다. 「모릅니다.」하고 정직하게 대답하면, 야사카님은 「사나에에게는 아직 어려운 말이었나.」라며 온화한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그, 지표 생물, 이라는 건 대체 뭔가요?」
「그렇구나. 간단하게 말하면 주위 환경이 얼마나 깨끗한지를 알려주는 생물을 말하는 것이란다.」

 야사카님의 시선이 제 얼굴을 지나쳐, 근처를 쭉 둘러보십니다. 나도 그 시선을 따라 갔습니다. 아주 넓은 논과 멀리 늘어선 산들의 능선, 자꾸자꾸 붉게 타오르며 마침내 서쪽 끝으로 가라앉는 태양의 눈부심은 마치 야사카님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것들이 깨끗한 건가? 하고 물으면 분명히 아름다운 경치라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야사카님이 말하는 깨끗함이란 그런 풍경을 가리키고 있는 게 아닐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개구리는 경치가 깨끗해서, 이곳에 자리를 잡고 살고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예를 들면 달팽이.」

 야사카님의 양손이 이상한 실루엣을 형태로 만듭니다. 큰 껍질과 쑥 내밀어진 두 개의 더듬이. 개구리와 마찬가지로 비오는 날에는 잘 보이는 달팽이.

「그러니까 발이 느린 녀석 말이지요.」
「그래. 달팽이는 발이 엄청 느리지. 멀리 가려고 해도, 그들의 속도로는 얼마가 지나도 다다를 수 없어. 달팽이는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일생 떨어질 수 없는 생물이야.」
「산책 갈 수 없는 건가요?」
「산책을 갈 수 없는 것뿐이라면 아직 다행이겠지. 하지만 예를 들어 달팽이가 살고 있는 곳에 위험이 다가오면 어떻게 될까? 그들이 먹는 풀이나 나무가 없어지고, 지면이 온통 달아오른 아스팔트가 돼 버린다면 말이다. 그렇게 돼버리면 달팽이는 이제 살아갈 수 없어. 어딘가로 도망치려고해도, 그들의 느린 발로는 환경의 변화에서 달아날 수 없지.」

 비구름이 떠나간 다음날, 간만의 쾌청한 날씨에 우리가 기뻐하고 있는 바로 근처, 도로 위에는 메말라버린 달팽이의 껍질만이 남겨져 있었습니다. 야사카님의 말씀은 문득 나에게 그런 광경을 생각나게 했습니다. 기억은 있지만, 특별히 의식한 적은 분명히 오늘이 처음. 문득 가슴 속에 솟아오른 답답한 무언가에 나는 왠지 자신이 지금까지 미안한 짓을 해온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내가 직접 뭔가를 한 것도 아닌데, 어째서인지 자신이 지금까지 수많은 것을 죽게 내버려 둔 듯한 그런 기분이 돼버려서,

「달팽이가 불쌍해요……」
「확실히 불쌍하구나. 그렇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해. 왜냐하면 그들이 사는 거처를, 환경을 바꾸지 않으면 이번에는 인간이 살 곳이 없어져 버리니까 말이다.」

 그러나 야사카님의 어조는 그런 나를 탓하는 듯한 게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어쩔 수 없다고, 분명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쩔 수 없다. 하는 수 없다.
 그건 분명, 어떤 불합리에도 납득하게 해버리는 마법의 말이었습니다.

「달팽이가 없어져 버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달팽이만이 아니란다. 환경이 바뀌어서 살아갈 수 없게 되거나, 수가 줄어버린 생물은 그밖에도 많이 있어. 사나에가 조사하고 있는 개구리 역시 그래. 맑은 공기가 없으면, 깨끗한 물이 없으면 개구리는 살아갈 수 없지. 사나에가 아무리 찾아도 좀처럼 개구리를 찾아낼 수 없는 건 개구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환경이 자꾸만 없어져 버리고 있기 때문이란다.」

 시선을 다시 한 번 논 쪽으로 돌린다. 오늘 하루 종일 찾아도 발견할 수 없는 개구리는 분명 원래부터 이곳에는 살고 있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건 이미 이 주변이 개구리가 살기엔 힘든 곳이 돼 버렸으니까. 환경이 변해버렸으니까. 그렇지만 그건 누구에게도 탓할 수 없는 일이고, 누가 나쁜 것도 아니라서.
 멀리, 논 저 편에 나란히 서 있는 집들을 보며 생각합니다.
 누군가가 살면, 무언가가 쫓겨난다.
 개구리는 이제──이곳에서 살 수 없다.

「환경이 바뀌면, 없어져 버리는 건가요?」
「그래.」
「누구에게도 발견되지 않게 된다.」
「어려워지겠지.」
「살아갈 힘도, 약해져 버린다.」
「너무 변해버린 환경은 독과 같은 거란다.」

 야사카님의 목소리는 투명했습니다. 어떤 것에 막히는 일 없이 내 몸조차 스르르 빠져나가, 가장 깊숙한 곳에 직접 전해져 옵니다. 그렇게 전해진 것을, 나는 몇 번이나 곱씹으며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알기 쉽고, 그리고 가장 납득할 수 있는 형태로.



「그러면 신님도 "지표 생물"인 거네요.」



 그리고──도출된 답이, "그것"이었습니다.
 달팽이도, 개구리도, 신님도 같은 것.
 환경이 바뀌면 살아선 안 된다. 새롭게 오는 무언가를 위해서 살던 곳에서 쫓겨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처지에 저항도 하지 못하고, 그저 가만히 입을 다문 채, 우리 앞에서 조용히 모습을 감춰 간다.
 그것은 내가 어릴 때부터 보고, 듣고, 접하고, 느껴온 신님의 본연의 모습이었습니다.

「환경이 바뀌어 버렸기 때문에 신님도 없어지거나, 약해지거나, 아무도 찾을 수 없게 되어버린 거네요.」

 야사카님은 박식해서 저에게 여러 가지 지식을 가르쳐주셨습니다. 특히 신님에 대해선 더욱 열심히 저에게 말씀을 들려주셨던 겁니다. 제사나 신앙, 기적. 이전에는 당연하게 존재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고, 잃어버린 것들이라든지.
 어째서 신님이 옛날 같은 친밀한 존재가 아니게 되어 버렸는지──그 진실이 지금 뚜렷해졌습니다.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에.
 사람이 바뀌었기 때문에.
 그러니까 신님은, 곧 있으면 죽는다.

「……그래. 사나에는 영리한 아이구나. 사나에가 말하는 대로, 신도 지표 생물이야. 인간 스스로가 살아가기 위해서 환경을 바꾼 결과, 사라질 수밖에 없게 되어버린 존재지. 인간이 받아들인 새로운 사상이나 상식에 신은 이제 따라갈 수 없게 돼 버렸단다.」

 그 목소리에 담겨진 감정이 어떤 것인지, 저로선 읽어낼 수 없었습니다. 야사카님의 얼굴은 지금까지 본 적도 없는 표정으로 비뚤어져, 웃는 얼굴인지 우는 얼굴인지도 모를 주름을 만들고 계셨기 때문에. 더는 야사카님의 마음을 전혀 짐작도 할 수 없어서, 그저 어쩔 줄 몰랐습니다. 자신이 중얼거린 말 무언가가 야사카님을 상처 입힌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가슴이 찌르듯이 아프고 참을 수 없는 기분이 되어서──
 그 아픔에 튕겨 나간 것처럼, 나는 눈앞에 있던 품으로 달려들었습니다.
 꾸욱, 하고 그 몸을 꼭 껴안아 봅니다. 해님의 향기가 가득 퍼지고, 머릿속이 폭신폭신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곧 있으면, 죽는다.

「신님은, 괴롭지 않은 걸까요?」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 거니?」

 불쑥 중얼거린 말에 야사카님은 상냥한 목소리로 답해주셨습니다.
 엄마보다도 엄마다운, 그런 자애를 품고서.

「누구도 찾아내주지 않다니, 외롭다고 생각해요.」
「그런 일은 없고말고. 아직 신을 찾아주는 사람은 틀림없이 있어. 그런 사람들이 있어주는 것만으로 신은 충분히 만족하고 있단다.」
「하지만, 언젠가는 살아갈 수 없게 된다고.」
「……그렇게 되기 전에, 어딘가로 가면 된단다. 괜찮아. 걱정할 필욘 없단다. 신은 달팽이보다 훨씬 발이 빠르니까.」
「그렇다면 안심이네요.」
「그래, 안심이지.」

 어딘가로 가자. 먼 곳으로 가자. 신님이 신님으로 있을 수 있을 때에.
 지표 생물, 이라고 야사카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주변이 얼마나 깨끗한지를 나타내는 그런 동물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런 신님이 살아갈 수 없게 돼버린, 이 세계는──


「——아, 개구리.」


 고개를 숙인 시선 끝에 폴짝 뛰쳐나온 그림자가 있었습니다.
 나를 실컷 걷게 해 준, 초록색 몸의 얄미운 녀석.
 진흙투성이의 신발 위에 오도카니 눌러 앉아, 기세 좋게 목을 울리고 있습니다. 그 모습이 왠지 화가 났기 때문에 한손으로 힘껏 잡아, 채집통 속에 집어넣었습니다.

「이제 와서 어슬렁어슬렁 기어 나왔구만.」
「붙잡았습니다. 이걸로 마음껏 조사를 할 수 있어요.」
「너그럽게 해주도록 해. 아는 사람 중에 개구리를 좋아하는 녀석이 있어서 말이야. 사나에가 개구리를 괴롭혔다는 걸 알면 충격으로 드러누워 버려.」
「나쁘게는 하지 않습니다. 폭죽이라든가 채우지 않습니다.」
「정말로 그만둬 주겠니.」

 통 속의 개구리는 점잖은 녀석이라 '개굴개굴' 살려달라며 소리도 지르지 않습니다. 이 얼마나 배짱 두둑한 개구리인지. 뱀과 서로 노려보는 상황이 되더라도, 틀림없이 좋은 승부를 해 줄 것입니다.
 정말로 이상한 녀석.
 동료가 없어서, 외롭지는 않은 거야?
 나에게 발견될 때까지, 지금까지, 어디서 뭘 하고 있었던 거야?
 네?……개구리의 신님.

「왜 그러니, 사나에?」

 멍하니 있던 제 귀에 야사카님의 목소리가 닿습니다. 해는 완전히 저물고 있었습니다. 붉은빛의 하늘도 슬슬 검어지기 시작하고, 하늘에는 어두움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무것도 아녜요, 라고 대답을 하고, 나는 다시 야사카님의 손을 잡고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반대쪽 손에는 새롭게 찾아낸 작은 신님을 껴안고서.


 이렇게나 작은 신님이지만, 어떻게든 숨을 쉬고 있다.
 그런 세계는 아직, 아주 조금이지만 깨끗할지도 모른다.







「코치야 사나에 양이 제출한 건 아주 훌륭한 결과네요. 설마 지표 생물까지 조사해 오다니, 선생님 놀랐습니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제출한 숙제를 한 번 보고, 선생님은 아주 훌륭하다고 절 칭찬해 주셨습니다. 그날 가지고 돌아간 개구리의 관찰 일기와 야사카님께서 말씀하셨던 지표 생물에 대한 정리. 아무래도 그게 선생님께서 요구하고 있던 내용과 일치한 것 같습니다만, 모두의 앞에서 백점 만점이라고 연호하는 선생님의 모습엔 기쁨보다는 먼저 죄송하다는 기분을 느껴버렸습니다.

「저 혼자서 완성한 건 아니에요. 야사카님께서 도와주셨습니다.」

 무조건적인 칭찬을 받을 수 있는 결과였던 건 분명히 당연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다름 아닌 야사카님이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으니까. 지표 생물 역시 그렇고, 개구리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도 그렇고, 모두 야사카님의 조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야사카님의 신덕(神徳)이 있었기 때문에, 난——

「또~ 사나에 짱은 그런 말이나 하고!」

 하지만 이상하게도.
 내가 아무리 야사카님의 협력을 설명해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아서.
 아무도,
 신님이, 보이지 않아서.

「나, 사나에 짱이 조사하고 있는 걸 봤지만, 계속 혼자 논두렁길에서 열심히 하고 있었지. 도움을 받았다니, 사양하지 않아도 돼. 굉장하다고? 사나에 짱!」

 어째서 보이지 않는 거지? 전해지지 않는 거야? 틀려. 내가 열심히 한 게 아냐. 야사카님이 도와주셨다고. 야사카님의 신덕으로, 기적으로, 마법으로, 난 숙제를 끝낼 수 있었어. 정말이야. 믿어달라고.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야사카님의 쓸쓸한 듯한 표정이나 슬픈 듯한 목소릴 들어도 아무런 일도 할 수 없었어. 나 혼자 열심히 해 봐야 의미가 없어. 왜냐하면 환경이야. 세계라고. 그렇게 간단하게 바뀔 리가 없잖아. 나 혼자 노력해봐야 의미 따윈 없어. 모두가 믿어주지 않으면 안 돼. 야사카님은 있다고, 신님은 우리 바로 곁에 있고, 곤란할 때엔 틀림없이 도와주는 존재라고!


 난, 혼자가 아니었는데.
 어째서……


 있죠, 야사카님.
 신님.
 이런 건, 조금도 기쁘지 않아요.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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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후기
쳐다보지도 않는다. 주목하지 않는다. 옛날엔 그런 것도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신앙은 끝난 콘텐츠(contents)인가? 사실은 잘 모르겠습니다.


■역자 후기
쌀쌀해진 날씨에 하루 종일 내린 비와 바람. 그 바람에 다 져버린 벚꽃을 보며 조금 쓸쓸해진 마음으로 퇴근하다가, 문득 생각나서 번역해 봤습니다.
봄이나 벚꽃과는 전~~혀 상관 없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