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번역/[ARIA x FATE] 그 상냥한 별에서…

그 상냥한 별에서… Navi : 25 (전편)

spica_1031 2022. 8. 3. 22:00

원문 출처 : 歯車屋敷
작가 : 草之敬 님

번역 : 스피카

1. 본 작품은 ARIA(AQUA)와 FATE 크로스 팬픽입니다.
2. 글쓴이는 일본의 草之敬 님이시며, 작가분의 허락 하에 번역하고 있습니다.
3. 원작은 '歯車屋敷'에 기재되어 있습니다.

4. 번역본은 제 블로그에만 올립니다. 무단 전재 및 도작은 절대 하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5. 본문 중의 (하늘색)은 제가 단 주석입니다.
6. 오타 및 잘못된 번역의 지적은 감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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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냥한 별에서… Navi : 25 (전편)





# 에미야 시로


「절대로 돕지 말라고?」

그 한 마디가 내가 알게 된 최초의 한 마디였다.
무엇을? 하고 되물을 틈도 주지 않고, 소매를 찢어버릴 듯이 힘껏 잡아당겼다.
그보다 돕지 말라고 해놓고서, 나를 데리고 가는 의미를 모르겠다만.

「저기, 아키라. 아리시아도.」

「뭔가요? 시로 씨.」

「난 어째서 여기서 이렇게 끌려가고 있는 거지?」

「......글쎄요, 무슨 일일까요?」

무슨 일, 이냐니.
저녁 식사의 준비도 있지만...... 도대체 이건 무슨 일인 걸까.
일단 상황을 확인하자.

나는 조용히 저녁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언제나처럼 아리시아나 아카리 네가 돌아올 무렵에 맞춰 내놓을 수 있게 말이다. 거기서 아리시아가 돌아왔다.
예정표대로라면 해가 질 무렵에 돌아올 예정이었을 텐데, 꽤 빨리 돌아왔다고 생각하며 뒤돌아보면 아키라도 있었다.
평소와 같은 오만불손이라고도 할 수 있을 태도로 인왕처럼 서 있다.

거기서 저 말이 날아왔단 거다.

『절대로 돕지 말라고?』

거기서부터는 보시다시피, 남자로서 이 정도로 한심한 꼴도 좀처럼 없을 것이다.
여성에게 잡혀 끌려가고, 덧붙여 그 이유를 알지 못 한 채다.
적어도 한마디라도 전해준다면 좋을 것을......

「오, 있군. 있어.」

 「그럼, 내가 가볼게.」

총총, 아리시아가 걸어서 향하는 곳에는 아카리 네가 있다.
아키라에게 「가자고」라며 재촉하고, 나도 그녀를 따라 걷는다. 아리시아의 몇 걸음 뒤에 서서 이야기를 듣도록 하자.

「3명 모였고, 딱 좋지 않을까?」

「그러네.」

나도 합쳐서 계산해주면 좋겠는데.
이미 두 사람의 머릿속에는 제자들 일로 가득한 것 같다.

「실은, 아카리 짱과 아이카 짱, 아리스 짱에게 레덴토레의 놀잇배(屋形船:야카타부네. 지붕이 있는 놀잇배)를 1척...... 특별히 준비해 두었습니다♪」

『......네?』

훌륭한 하모니로 세 명이 동시에 의문의 목소리를 낸다.
어머어머, 언제나처럼 그 말을 흘리면서, 아리시아는 미소 짓고 있다.
그렇군. 그래서 아키라의 『돕지 말라』 한 건가. 그보다 내가 이곳에 온 이유는 뭘까. 나 필요 없지 않나?

「저...... 설마 저희 세 명이서 레덴토레에 놀잇배를 내라는 건가요?」

「띵――――동!」

왁! 하고, 위협적인 모습으로 아키라가 외친다. 아리스는 겁에 질려 슥, 아카리에게 달라붙는다.
이러쿵저러쿵 말하며 여러 일이 있었지만, 확실히 따르고 있네. 아아, 그렇지 않으면 합동 연습 같은 데 올 리가 없나.

덧붙여, 레덴토레라고 하는 건 애초에 교회의 이름이다.
페스트――흑사병――의 수호(守護) 교회로서 유명하고, 지구에는 쥬데카 섬에 남아 있다. 원래는 베네치아 귀족들의 여름 풍습이었던 것을 페스트가 끝난 것을 기념하며 축제로 발족한 것이 첫 시작이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가 하면 지금까지의 축제와 다르지 않다. 밤새도록 야단법석을 떨며, 아침 해를 바라보며 축제의 끝을 맺는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건 배 위의 축제라는 점이다.

아리스는 흠칫흠칫, 어깨를 움츠리며 조심스럽게 질문한다.

「저...... 저희 세 명만으로는 너무 무리인 게 아닌지?」

「아, 그래서 에미야 씨가 이곳에 있는 거군요!?」

「뿌뿝――――!」

자동차 경적 소리에 지지 않을 정도의 대단한 성량으로 외치면서 그 질문과 아이카의 희망을 분쇄했다.
아리스는 겁에 질려 아카리의 등 뒤에 완전히 숨어버렸다. 아이카는 지금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투덜투덜 불평을 늘어놓고 있다.

「왜냐하면 에미야에게도 레덴토레의 놀잇배가 한 척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응, 미안하네. 아키라가 절대로 돕지 말라고 못을 박아............뭐라고?」

본격적으로 귀가 이상해 진 것 같다.
아키라는 변함없이 무뚝뚝한 얼굴로 외쳐 댔다.

「훌륭한 시간차 태클(ノリ突っ込み:보케(엉뚱한 말)로 가다가 시간차를 두고 츳코미(태클, 딴지)를 행하는 것)이다!」

「성가시네, 아까 뭐라고 했어!?」

「훌륭한 시간차 태클이다!」

「그 전이다!」

콩트할 시간 같은 건 없는데.

「왜냐하면 에미야에게도 레덴토레의 놀잇배가 한 척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째서냐!?」

정말 그런 건 저 애들에게만 그쳐주면 안 되는 걸까.
봐줬으면 한다. 아니, 지금부터 취소해도 늦지는 않을 것이다. 내일이라도 당장 수속하러 가보자.
하지만 그 부분은 빈틈이 없는 것 같아서,

「취소는 할 수 없게끔 말을 전해뒀다.」

「쓸데없이 용의주도하네.」

「그 편이 쌌으니까 말이야.」

「............」

뭐, 그렇겠지.
대출 업자 입장에서 보면, 취소하지 않는다고 확실하게 말해두면 할인해 줄 것 같다.
직전에 취소하면 그만큼 취소 수수료가 나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 그건 빌리고 싶어도 빌리지 못한 사람에게 폐가 되고, 무엇보다 업자의 수익에 관계되는 일이기에.

「그럼, 다시 설명할게. 너희도 슬슬 본격적으로 접객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안 되니까, 마침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뭐, 요컨대 수행이다, 수행!」

그렇다는 건, 나는 대체 어떤 이유로 놀잇배를 띄워야 하는 것인가.
뭐, 아리시아가 설명한다면 이 나의 의문에도 대답해 줄 것이다. 나는 끼어들지 않고, 조용히 듣는다.

「요리나 술의 준비는 물론, 내부 장식의 준비나 진행 과정도 보람이 있을 거야.」

「너희 세 명이서 어디까지 손님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솜씨 좀 보여 봐라―!」

두 명의 프리마 운디네는 빙글 뒤로 턴.
발걸음은 귀로에 오르기 시작했다.
............어?

「전통 메뉴로 정해져 있는 요리가 큰일이겠네~ 요리에 맞는 와인 선택도 고민되겠지~ 그치~?」

「우후후. 물 위에서 한 번에 많은 손님을 대접하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 거야.」

「뭐, 요컨대 수행이다. 수행!」

그대로 자신들의 경험이라는 이름의 추억을 서로 이야기하면서 그녀들은 네오·베네치아의 거리로.

「우후후. 네 사람 모두 힘내.」

괭이갈매기가 울고 있다. 파도소리가 귀에 닿는다.
............어?

「......수행......? 내가, 무슨?」

그보다 난 혼자서 레덴토레를 주최하라는 건가?
지금부터 준비한다고 해도 혼자선 여러 가지로 난처할 것 같은데......

「어째서지......」

불합리하다.


이튿날부터 나와 아카리, 아이카, 아리스 네 명은 목적지, 취지의 목적이 달랐지만 분주했다.
아카리 네의 놀잇배의 정원은 그녀들을 포함해서 10명. 즉, 최대 7명의 손님을 맞이할 수 있다.
그에 비해 내 놀잇배는 정원이 나를 포함해서 6명 정도의 소형선이었다. 그럼, 누구를 초대할까.
아리시아와 아키라는 수행이라는 명목을 내세웠으니까 저쪽으로 가겠지. 아테나는 어떻게 하려나?
아이나를 부른다고 하면, 아주머니도 부를까. 안토니오와 알......은 아이카가 부르겠지. 아카츠키도 아카리가 부르려나?
그렇지. 아미도 부르도록 하자. 그렇다면 아미의 어머니도 올 테니까......아테나의 참가 여부에 따라선 이걸로 정원이군.

......아테나가 온 다면, 아레사 여사도 부르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봇코로의 날 이후로 연락은 가끔씩 하고 있지만, 직접 만날 기회는 없었다. 조금 좁을 것 같지만 뭐 내가 어떻게든 하면 될 것이다.
......아니, 기다려 기다려. 어째서 부르는 것을 확정하고 있는 거냐, 난. 아직 확인도 하지 않았는데 너무 앞서 나갔다.
설마, 라고는 하지만...... 난 즐기고 있는 건가, 레덴토레를?

「............아, 뭐야. 난 벌써부터 이 별에 『끌려있었던 것』 같군.」

알과의 회화를 떠올린다.
작년 연말의 일이다. 처음 만난 우리는 그대로 알에게 지하세계를 안내받고, 거기서 돌아갈 때 잠깐 나와 이야기했던 내용. 나는 말했다. 『정의의 사자』니까, 이 세계에는 『끌리지 않는다』고.
그게 어쨌다는 건가. 지금의 나는 틀림없이 『정의의 사자』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렇게나 이 세계에 『끌리기』 시작하고 있다. ......아아, 그런가.

「나는, 바뀐 건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의 변혁이 이뤄지고 있었다.
그렇게나 있기 거북했던 세계가 지금은 지키고 싶은 것마저 생겨버렸다.
처음 내놓은 대답은 확실히 내 안에서는 올바르다고 생각한 답이었다. 지금도 잘못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내놓은 대답이 없었다면 지금 이곳에 내가 이렇게 있을 수 없었을 테니까.
또 『정의의 사자』를 목표로 하고자 생각하지 않았을 테니까.

「......생각에 빠져있을 때가 아니지. 확인해보도록 할까?」

전화하는 편이 낫겠지. 아직 영업시간 전이고, 지금 전화한다면 받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건 전화로 해도 되는 걸까......?
유감스럽지만 나는 레덴토레의 전통 같은 걸 거의 모르고, 알고 있는 건 지식 정도.
전통 메뉴라던가, 내장이라던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하고 있다. 거기에 비해 아카리 일행은 현지 출신이 두 명 있다. 그것도 한 명은 히메야의 외동딸이고, 한 명은 현재 주목 중인 슈퍼 루키다.
뭐, 아이카는 그런 허풍스러운 녀석도 아니고, 아리스 역시 평범한 여자 아이다. 그렇다고 해도 지식으로서 알고 있는 만큼 적어도 이득은 될 것이다.

작년 레덴토레 때는 자중하며 회사에서 혼자 가볍게 달구경하며 술을 마셨었지. 가봤더라면 좋았을 걸.
후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조사하는 것부터겠네.」

회사에 있는 단말기로 레덴토레의 지식이나 전통을 조사해 간다.
그중에도 예약의 전화는 계속 오고, 세탁이나 청소, 잡무 경리와 일은 해나간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면 책상 끝에 엄청 차가운 보리차가 놓여 있었다.

「수고하셨어요.」

「아리시아, 돌아온 거야?」

「눈치 채지 못한 것 같아서 말이에요. 몇 번이고 다녀왔다고 말했다고요?」

「그건 미안해. 어서 와, 아리시아.」

「네.」

빙긋, 웃음 지으며 이층으로 올라간다.
............큰일 났다.

「미안, 아직 저녁 준비......가?」

「괜찮아요. 제가 할 테니까요. 시로 씨는 시로 씨대로 계속 조사해주세요.」

뒤따라 이층으로 올라가자 아리시아는 기쁜 듯이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콧노래마저 흥얼거리면서 경쾌한 음을 울리며 부엌칼을 사용하고 있다.
......맙소사, 난 어디까지 느슨해지고 있었던 걸까.

「그럼, 호의를 받아들여 그렇게 할게.」

「네~에.」

일층으로 돌아와, 다시 아까처럼 조사를 시작한다.
어느 정도 있었던 걸까. 숨 돌릴 겸 몸을 쭉 뻗은 순간, 비강을 간질이는 좋은 냄새가 났다.
이건 아리시아의 요린가.

「시로 씨~ 다 됐어요~」

「응, 아키라도 돌아왔었나. 어서 와.」

「넷!」

내려와서 저녁 식사 시간을 알려준 건 아카리였다.
아카리가 돌아온 것조차 알아차리지 못할 줄이야...... 상당히 즐기고 있구나, 난.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일단 작업하던 것을 두고, 모두와 저녁 식사를 먹는다.
그러고 보니, 오랜만에 아리시아가 만든 식사를 먹었네. 아리시아다운 상냥한 맛이 정말이지 담박하게 나서, 여름의 끝이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더운 오늘 같은 날에도 덥석덥석 먹을 수 있다.
깨끗하게 다 먹고, 식기 정도는 씻어두려고 싱크대로 그릇을 가져간다.
아리시아는 그걸 말리지 않고, 함께 서서 씻은 그릇을 정리해간다.

「어떤가요, 레덴토레는?」

「응, 즐기고 있는 것 같아. 자각은 이상하게도 없지만 말이다.」

킥킥, 서로 웃으며 설거지를 끝낸다.
실없는 담소가 이어지고, 식기 정리를 끝낼 무렵, 아리시아는 조금 유감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저기, 전, 시로 씨의 놀잇배 쪽엔 갈 수 없을 것 같아서......그래서」

「응, 알고 있었어. 수행이라고 말한 만큼, 상황을 보러 가지 않으면 안 되니까 말이야.」

「......네에.」

「?」

왜 거기서 시무룩해지는 거지?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 건데, 그렇게나 오고 싶은 걸까?
어디에 있더라도 별반 차이가 있을 것 같진 않고, 초대 명단을 생각해봐도 저쪽에 가는 편이 즐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뭔가 나로선 생각지도 못할 이유가 있는 걸까.

「뭐, 내년에도 레덴토레는 있으니까. 그때라도 괜찮다면 초대할게.」

「네?」

「아니면, 내년까지 기다릴 수 없나?」

「아, 아뇨. 그렇지 않아요?」

「그럼, 올해는 아카리 쪽의 레덴토레를 즐기고 와. 건성으로 가선 그 애들에게 실례라고.」

「......우후후. 그러네요.」

어떻게든 설득은 됐나.
그건 그렇고, 나도 뭘 말하고 있는 건지...... 이건, 내년에도 바빠질 것 같네.
자업자득이지만 말이다.


다음날 아침.
일단 초대장을 손 편지 형식으로 다 써서, 각각의 집에 직접 나눠주기로 했다.
구두로 말하면 그걸로 끝나겠지만, 그래서는 무미건조한 데다가 상대에게 실례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선 근처부터 차례차례 나눠주기로 하자. 맨 먼저는......아이나 네로군.

「아, 어서와~앙.」

「어디의 개그맨이냐.」

「흥~ 분위기 못 타네, 에미양. 어쨌든 오늘은 뭘 사러 온 거?」

「일단은 야채 한 다발이겠군.」

「이거 참, 엄청 사가네.」

놀라면서도 솜씨 좋게 종이봉투에 내가 지정한 야채를 순서대로 넣어간다.
그 결과, 종이봉투는 빵빵하게 불룩해졌고, 거기에 이런 게 3개나 되었다. 이건 한 번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되겠는데.
그것들을 무너지지 않게 바닥에 놓고, 준비해 뒀던 초대장을 2장 건네주었다. 일단 아이나와 아주머니용이다.

「이거, 초대장이다.」

「오오, 고마워~ ARIA 컴퍼니에서 레덴토레 놀잇배 내는 거야?」

「아니, 내 개인적이다.」

「좋아하나 보네~ 에미양.」

「낸다고 하는 것보다,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꺄꺄, 거리며 초대장을 기쁜 듯이 만지작거리며, 여기저기를 바라보고 있다.
그렇게 드문 일인 걸까, 그게.

「뭐, 우린 맨 홈에서 이주해왔으니까 말이야. 초대받기도 하지만, 아저씨들뿐이라 그다지 재미없단 말이지~ 개인적으로는.」

엄마는 아닌 것 같지만, 하고 아이나는 덧붙여 말했다.
그런가. 그렇다고 하는 건 나머지 한 장은 어떻게 하지.

「엄마한테 물어봐야 알겠지만, 아마 에미양 쪽에 갈 거라고 생각해.」

「그거, 영광이로군.」

「우리 집에서 사간 야채가 어떻게 조리되고 있는지 전부터 관심 있는 것 같았고 말야.」

「책임이 막중, 하다는 거군.」

「못 가게 되면 친구한테 권해볼게.」

「그래, 그렇게 해줘.」

짐을 들어 올리고, 문은 아이나에게 열어달라고 해서 가게를 나왔다.
짐은 ARIA 컴퍼니에 놔두고, 다음 장소로 간다.
다음은 안토니오다.

「여어, 오랜만.」

「에미야 형님, 간만입니다.」

가게 안에서 멍하니 손님을 기다리고 있던 때에 온 것 같다.
뭐, 손님이 있는 것보다는 말하기 편하려나.

「이거, 받아둬.」

「초대장......레덴토레! 이거, 아리시아 씨도 오는 건가요?」

「유감이지만 오지 않는다.」

「그, 그런가요...... 뭐, 밑져야 본전으로 물어본 거지만요.」

「무슨 의미지, 그건.」

「밑져야 본전인 김에 하나 더 물어봐도 될까요?」

「어이, 얘기를 들어.」

「봇코로의 날에 이야기했었잖아요? 신경 쓰이는 사람이 있다고. 그 사람도 불러 주지 않겠나요?」

「............저기 말이다. 어째서 너도 나도 모르는 사람을 내가 부를 도리가 있나?」

재빠르게 귓가로 다가와, 아무도 없는데도 아무도 들리지 않게 작은 소리로 귓속말한다.

「아뇨, 봤다고요. 형님과 그녀가 이야기하는 걸.」

「내가 아는 사람이라는 건가?」

「그것도 꽤 친한 것 같던데.」

「서론은 됐고. 특징을 말해봐. 누군지 알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일단, 객관적으로 봐서 친하게 이야기를 나눈 인물을 떠올려 본다. 그중에서도 안토니오가 반할 법한 여성.
짐작도 되지 않는다. 애초에 그런 이야기엔 서툴다고 예전부터 들어왔던 것을 떠올린다.
안토니오는 그런 나를 신경 쓰지도 않고, 마치 무대의 배우인 것처럼 호들갑스럽게 손짓, 몸짓으로 특징을 말하기 시작한다.

「달콤한 벌꿀 같은 머리카락」

금발이라는 거군.

「설원처럼 하얗고, 때 묻지 않은 부드러운 피부.」

피부색은 하얀 것 같고,

「마치 해바라기와도 같은 가련한 미소.」

해바라기라는 비유로 봐선, 활발한 이미지가 있군.

「그런 느낌입니다.」

「......잠깐만 기다려. 짐작 가는 여성이 있는지 생각해 볼게.」

금발이고, 하얀 피부에, 활발한............
금발이고?
하얀 피부고?
활발해?

「질문 좀 하지. 그 여성은 이렇게, 머리카락이 삐쳐있지 않나?」

「그거야 물론, 마치 천사의 날개와도 같은――」

「근처의 아이들과 놀고 있는 경우가 많나?」

「그거야 물론, 마치 성ㄴ――」

「키는 내 머리 하나만큼 작은 편이지?」

「완전 스트라이크!!」

「알았다. 그 녀석은 이미 불렀어.」

「진짭니까!?」

이얏호~! 라며, 뛸 정도로 기뻐하며, 그뿐만 아니라 초대장에 키스까지 한다.
그렇게 즐거운 걸까. 애통하게도.
저렇게까지 미화하면 본인을 만났을 때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겠는데, 이건.

「그럼, 나중에 당일이라도 내장용 꽃을 사러 오지.」

「넷! 기다리고 있겠슴다!」

자, 다음은......아미의 집인가.
일단 아미의 부모님께 주소는 듣고 있었기에 헤매지 않으면 점심 무렵에 도착할 수 있으려나.
주소를 확인하면서 걷고 있으면, 큰 거리로 나왔다. 아무래도 이 거리에 인접한 집합 주택, 즉 아파트에 살고 있는 것 같다. 플랫(flat) 형태 같은 똑같은 주택이 평평하게 죽 늘어서 있다.
그럼, 어디쯤이려나. 설마 집합 주택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으니까 말이다.

「안녕하세요!」

「응?」

왼쪽 소매를 꾹꾹 잡아당겨져, 그쪽을 향해 보면 그곳에 있던 건 아미였다.
아, 그렇군. 이 근처에 살고 있다면 여기 있어도 이상하지 않구나.

「안녕, 아미.」

「응, 시로우 씨!」

서로 인사를 하고 있자, 누군가 뒤에서 말을 건다.
아미의 어머니다.

「그때는 정말 감사했습니다.」

「아뇨, 별말씀을.」

「그런데 이 근처에 무슨 볼일이라도 있으신가요?」

「음, 별로 교우도 없는데 이렇게 하는 건 조금 주제넘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받아주세요.」

품에서 초대장을 꺼내어, 아미의 어머니 쪽으로 건넨다.
어머, 라며 기쁜 듯이 얼굴에 웃음을 띠며, 보여 달라고 조르는 아미에게 한 장을 건네준다.

「레덴토레~?」

「다 같이 모여서, 밥을 먹으며 보내요, 라는 축제란다. 작년에도 다 같이 했던 거 기억나니?」

「그거구나!」

기억하고 있어-! 라며 아이다운 미소로 대답하는 아미는 금방이라도 초대장을 꽉 쥐어 구겨버릴 것 같다.
아미 어머니는 그것을 나무라면서도 상냥하게 어떻게 할지를 아미에게 묻고, 아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보고 웃었다.

「참가하도록 할게요.」

「네. 그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자, 다음은 마지막으로, 가장 어려운 장소다. 오렌지 플래닛, 그곳의 에이스와 인사부장을 초대하는 남자.
이렇게 말하면 왠지 나쁜 남자로 들리는데......

「............와버렸다.」

아니, 오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도 없지만.
오렌지 플래닛의 숙소. 전에 왔을 때는 분명히 아테나에게 끌려가, 그리고 거기서 알토리아와 재회.
그때조차 기이한 눈으로 보고 있었는데, 아테나조차 없는 지금, 내게 향하는 시선은 아프다던가 신랄하다던가 그런 레벨이 아닐 것이다.
들어가기까지가 어려운 거지만, 들어가고 나서가 진짜 지옥이라고 하는......정말로 싫은 상황이다.

「............어떻게 한다.」

이럴 때일수록, 아미 네처럼 딱 만날 수 있다면 편하겠지만, 그렇게 잘 되지 않는 게 인생이라고 하는 거지.
수상하게 생각하지 않도록――별로 의심받아서 곤란한 듯한 일은 하지 않았지만――숙소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서서 고민한다. 그래도 수상하다고 하면 수상하겠지만. 뭐니 뭐니 해도 오렌지 플래닛의 숙소 앞이니까 말이다.

「......흠」

갑작스레 꺼낸 것은 아레사・커닝엄의 명함.
뭔가 도움이 될까 해서 가져온 것은 좋았다만......약속도 잡지 않았는데 무슨 의미가 있다는 거지.
......이름. 아레사・커닝엄.
......직급. 오렌지 플래닛, 인사부 부장.
......연락처. ............연락처?

「전화, 인가.」

해보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도 없나.
공중전화를 찾아서 돌아다니길 몇 분. 마침내 찾아낸 공중전화로, 아마도 업무용 연락처인 듯 한 전화번호를 누른다. 수화음이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다섯 번, 울려 퍼진다.

『여보세요.』

「아, 여보세요......에미야입니다.」

『어머, 에미야 씨. 오늘은 무슨 일인가요?』

「사소한 초대, 입니다만.」

『어머, 드디어? 그래서, 시간은요? 저라면 어떻게든 시간은 낼 수 있어요. 인사부장이고.』

그 생각은 어떤가 싶으면서도, 본제를 꺼낸다.

「레덴토레에 놀잇배를 내게 돼서, 그 초대장을.」

『............ 크흠. 그런가요. 뭐, 괜찮겠죠.』

「?」

뭔가 신경에 거슬리게 한 걸까. 조금이지만 목소리에 가시가 돋친 듯 한 기분이 든다만.
괜찮다고 했으니까, 뭐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겠지.

「그래서, 아테나의 예정은 비어있지 않나요? 괜찮다면 그녀도 초대하고 싶은――――」

『미안해요. 그날, 그녀는 일이 꽉 차 있어서!』

인사부장이니까 어떻게든 시간은 내줄 수 있지 않냐고 되받아치고 싶을 정도로 확실하게 거절당하고 말았다.
뭐, 예정이 있다고 한다면 어쩔 수 없다. 결과적으로 인원수도 딱 맞아졌고 말이다.

「그럼 초대장을 드리고 싶은데......어떻게 하면 되나요?」

『받으러 가겠습......크흠. 지금 어디에 계시나요?』

「오렌지 플래닛 숙소 앞 근처입니다만」

『그럼, 그 초대장을 본사의 접수처에 주고 가세요. 연락은 넣어둘 테니 즉시 받아줄 겁니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오렌지 플래닛의 본사로 걸음을 옮긴다.
그 사이에 생각한 건 어째서 이렇게 손이 많이 가게 된 걸까, 라는 의문. 정신을 차리면 날이 저물고 있었다.
즐거웠다고 한다면 즐거웠고, 바빴다고 한다면 바빴을 것이다.
하지만 바쁘다 = 즐겁지 않다는 건 아니다. 바빠도 즐거웠다.

본사 쪽이라면 다소 들어가기 쉽다.
입구로 들어가 접수처까지 일직선. 접수 담당 아가씨의 응대는 역시 업계 최고인 『히메야』와 어깨를 견줄 만하고, 나보다도 어릴 텐데 나보다도 능숙하다.

「그럼, 확실하게 보관했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말했던 대로, 아레사 여사는 연락을 해뒀었다.
내 이름을 말하자마자 초대장을 건넸고, 그리고는 척척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밖으로 나오자, 머지않아 날이 저물 시간대가 되어 있었다. 지금부터 돌아가면 딱 해가 져버릴 즘인가.
화성에서도 일등성은 금성인 걸까. 혹은 아닐 수도 있다.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걷고 있었기 때문이겠지. 툭, 하고 앞에서 온 사람과 부딪혀버렸다.

「엇, 미안하다.」

「아뇨......」

「......아테나잖아. 오랜만이네.」

「네? 아, 에미야 씨?」

손을 잡고 일으켜 세운 상대는 일 때문에 못 온다고 했던 아테나였다.
그러고 보니 아테나는 아리스의 선배라는 입장이지만 아카리 네의 놀잇배에는 가지 않는 걸까?
일이 있기 때문에, 라는 이유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조금 신경이 쓰여 물어보았다.

「아테나. 넌 아리스 네의 놀잇배에는 가지 않는 건가?」

「네. 그런 건 아리시아 짱과 아키라 짱에게 맡겨뒀으니까요. 제가 가도 아마 방해만 될 거고.」

저, 덜렁이니까요. 정말 슬픈 듯이 이야기한다.

「뭐, 당일에도 일이 잡혀있으니까 말이다.」

「? 누가 말인가요?」

「응? 아니, 아테나, 너 말이다만.」

「전 비어있어요. 놀잇배를 내는 게 대략 모두 7시 정도니까, 충분히 시간에 맞출 수 있는 걸요? 하지만 올해는 혼자 방에서 일어나 불꽃놀이를 볼 생각이었는데.」

음? 아레사 여사는 일 때문에 갈 수 없다는 투로 말하지 않았었나.
뭐, 그런 거라면 권해 볼까.

「이거, 괜찮다면 와줘.」

「에미야 씨가?」

「응. 아리스 쪽과 마찬가지로 갑자기 아키라가 준비해서 말이지. 그래서 지금 초대장을 나눠주는 중이다. 아테나가 마지막.」

「고맙습니다ー」

거기서 아테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아마도 '그렇다면 어째서 회사가 있는 쪽에서 왔지?'라는 의문이 들었을 것이다.

「아레사 씨에게도 얼마 전부터 권유를 받았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말이다.」

「그랬었나요. 그럼, 그녀에게도 너무 강한 술은 권하면 안 돼요. 저보다도 약하니까.」

「그런가.」

비교적 강한 이미지가 있었는데.
인사부장 같은 직책상, 그런 자리도 많을 텐데. 아니, 편견일지도 모르겠다.

「그럼, 나중에 보자. 아리스도 말로 하지 않았을 뿐이지, 꽤 신경 쓰고 있었다고? 네가 오지 않는 걸.」

「네. 고마워요.」

나머진 돌아가서 내일부터는 배 안의 청소에, 내장 레이아웃을 생각하고, 당일 식단도 생각해야 한다.
아아, 그렇지. 와인이 어떻다고도 했었지. 아미와 아레사 여사가 오니까 주스도 생각해두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리고.

「정말이지, 나란 놈은......」

다시 문득 정신을 차리면, 나도 모르게 쓴웃음을 짓고 말았다.
이러쿵저러쿵 말해놓고서, 막상 하게 되면 제대로 해 버린다. 그런 성격이고, 어쩔 수 없다고 하면 어쩔 수 없다.
할 수 있는 거라면 하고, 할 수 없는 거라면 할 수 없다고 확실하게 거절해 왔다.
이번 일을 거절하지 않았던 것은 즉, 자신이 『할 수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할 거라면, 제대로 즐길 수 있게 해 볼까.」

레덴토레까지 이제 별로 시간은 없다.
내일부터도 또다시 바빠질 것 같다......






Navi : 25 (전편)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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