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번역/[네기마 x FATE] 정의의 마술사, 훌륭한 마법사

정의의 마술사, 훌륭한 마법사 - 68화 - 무제(無題)

spica_1031 2008. 10. 23. 22:51
1차 출처 : NIGHT KNIGHT KINGDOM
작가 : 二条 慧님
번역 : 스피카

1. 다른 곳으로 퍼가지 말아주세요.
2. 본문중의 (하늘색)은 제가 단 주석입니다.
3. 오타 및 잘못된 번역의 지적은 감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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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마술사, 훌륭한 마법사 - 68화 - 무제(無題)





 


―――――굉굉(轟轟:크게 울림)하게, 세계가 불탄다.

 


목구멍마저도 타버릴 것 같은 불꽃의 속, 나는 걸어가고 있었다.
근처는 집이었을터인 잔해.
그 잔해도 불길에 태워져 연기를 올리고 있다. 

마을, 일 것이다.
근처는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건물은 무너져 원형을 알아볼 수 없다.
그런데도 마을이라고 안 것은, 주택의 지붕이나 담벼락의 콘크리트 파편이
눈에 비쳤기 때문에다.

……살아있는 것이 기적이다.
그 정도 밖에 말할 수 없다. 

근처는 마치 폭격을 받은 것 처럼 건물은 쓰러져 있고,
때때로 보이는 검게 탄 그것은 도움을 요구하며 무언가를 뻗고 있다. 

만약, 지옥이라는 것이 있다면,
이 광경은 확실히 지옥일 것이다. 

───하앗하앗하. 

개처럼 호흡은 난폭하게,
그렇지만 몽유병 환자처럼 걸음은 늦다.
이 악몽에 끝은 있는걸까?
걸어가도 걸어가도 보이는 것은 비슷한 지옥이 계속된다.

마치 미로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악의의 회랑을, 나는 단지 계속 걸어간다.

검은 무언가가 이쪽을 보고 있다.
도와줘. 도와줘, 하고 소리를 내며,
건물에 끼인 그것은 바득바득 지면을 할퀴면서 발버둥치고 있다.

―――하앗하앗하. 

숨을 쉬는 것도 지쳐왔다.
당연하다. 근처는 검은 연기와 붉은 불길.
그런 것을 들이마시고 있으면,
싫어도 폐는 비명을 지른다.

무릎이 꺾이는 것을 필사적으로 견디며 앞으로 나아간다.
넘어지는 것은 아직 빠르다.
몸이 그렇게 호소하고 있는 것 같다.
오른팔이 삐걱삐걱 아프다.
왼발이 아프다.

―――하앗하앗하. 

산소를 요구하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햇빛은 비치지 않지만, 이 상태라면 비가 내릴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이 광경도 조금은 편안해 질 것이다. 

그렇지만, 이 광경은 끝나지 않는다.
이 지옥은 언제까지나 마음에 남을 것이다. 

너덜너덜한 나의 몸.
꺾여버릴 것 같은 마음.

와해하기 직전의 나는, 그런데도 앞으로───.

 

 

 

 

 

 


a narrator―――Setsuna Sakurazaki―――

 

 

 

 

 

 

─────그런, 이상한 꿈을 꾸었다.

「…………」

어떤 기분인가, 라고 물으면 최악이다, 라고 전력으로 대답한다.
꿈의 상태는 선명히 기억하고 있어,
눈을 감으면 그 광경이 싫든 좋든 되살아난다. 

정말이지, 이 세상의 모든 악의를 뒤집어 쓴 듯한 혐오감이다.
이상한 표현 방법이지만, 이 표현이 제일 잘 어울린다.

이불을 치워 몸을 일으킨다.
오른팔은 확실하게 있고, 어디도 상처는 입고 있지 않다.
뭐, 조금 전의 것은 꿈이니까 당연하다고 하면 당연하지만,
그런 것 치고는 현실같은 꿈이었다.
마치 과거를 실제로 체험한 듯한……. 

「여, 일어났어?」

갑자기 걸려진 말에 돌아보면,
거기에는 하품을 눌러 참으며
시로 씨가 눈을 비비고 있었다.

「시로 씨……다행이다.
저기, 몸은 괜찮습니까?」

「응. 그 전에 왼손을 떼어 놔도 괜찮을까?
그, 조금 전부터 잡은 채로네」

에, 하고 목소리를 흘리며 나는 자신의 오른손에 감촉이 있는 것을
겨우 깨달았다. 보면, 시로 씨의 왼손을
꽉 잡고 있다.

「히야아! 죄, 죄송합니다!」

「아니, 그다지 상관없지만」

힘차게 손을 떼어 놓아,
무심코 땅에 엎드려 버린다.
호, 혹시 자고 있는 동안 계속 시로 씨의 손을 잡은 채로……? 

너무나도 부끄러워서 내 얼굴로부터 연기가 나온다.
우우……지금 거울을 보면 반드시 내 얼굴은 새빨갛게 되어 있겠지……. 

「몸은 괜찮은 것 같다.
조금 나른함은 있지만……뭐, 문제 없어」

요, 라고 하면서 윗도리를 벗는다.
변함없이 상처투성이의 몸.
도상이나 소총자국, 또 화상의 자국까지 있다.
하지만, 어제의 상처 자취는 눈에 띄지 않는다.
심장만이 아니라 폐, 내장을 도려낸 돌의 흉창의 자국은 전혀 남지 않았었다. 

「이거봐. ……그런데, 내가 쓰러진 뒤 어떻게 됬어?
내가 무사히 여기에 있다는 것은 그 백발 소년은
요격한 것 같지만」

「에? 아, 아아, 네.
그 뒤는……」

나는 당황해 하면서도 시로 씨가 기절한 뒤의 일을 이야기했다.


───엄청난 혈액을 흘리면서 쓰러진 시로 씨.
───비명을 지르는 아가씨.
───소리치면서 울 것 같은 얼굴을 필사적으로 참는 에반젤린 씨.
───마력 폭주로 소년을 세차게 후려친 네기 선생님.
───필사적으로 시로 씨의 피를 멈추려고한 아스나 씨.


정말로, 심한 상황이었다.
아가씨가 이전에 강에 빠졌을 때의 초조.
죽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머리로 생각해 낼 수 없을 정도로
시로 씨의 몸의 손상은 너무나 가혹했다. 

「그런데, 내 몸은 마음대로 나았다고?」

「아뇨, 그게……아가씨가 시로 씨와 가계약을 해서 치유를 하였습니다」

「……뭐?」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비상시였던 탓에……」

아가씨의 치유 능력.
카모 씨와 아가씨의 순간의 판단으로,
아가씨는 시로 씨와 계약하고, 그 상처를 낫게 한 것이다.
그 후, 돌로 된 본산의 모두나 아사쿠라 씨들을 원래대로 돌려
현재에 이른다. 그동안 시로 씨는 쭉 의식을 잃은 채였다. 

「……저기말야 세츠나, 내 몸은 죽기 어렵다는건 알고 있잖아?
그걸 전하면 코노카 짱을 말려들게 하지 않고 끝났을텐데」

「네, 네에. 죄송합니다. 그땐 저도 당황하고 있어서……
거기에 시로 씨의 몸의 사정을 모르는 다른 사람에게
그 일을 전하는 것은 어떨까하고 생각해서」

당연하다. 비록 몸이 아직 살아 있다고해도,
그 상태에서 살아난다고 누가 생각할까.
그리고 회복되었다고 해도 과연 모두가 시로 씨를 인간으로 취급했을 것인가.
그 공포가, 시로 씨의 몸에 관한 것을 모두에게 전할 수 없는 이유였다.
괴물이라 욕해지는 괴로움은 나에게는 이해할 수 있다.

「아아, 그것도 그런가」

그런 나의 갈등도 깨닫지 않고.
시로 씨는 그렇담 어쩔 수 없나, 하고 옆에서 새근새근 자는 아가씨의 앞머리를 어루만진다.
낯간지럽다는 듯한 아가씨의 표정은 매우 온화하다.
그 때 카모 씨가 있어 줘서 정말로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가씨는 반드시 후회하고 있었을 것이다.
비록 시로 씨가 살아 있어도,
우리에게 폐를 끼치고 있었을 뿐인 자신을 탓했을 것이다. 

「뭐, 그건 알았어. 그런데 말야……이 광경은 뭐야?」

「에, 그러니까」

나는 쓴 웃음을 띄우며 근처의 참상을 재차 확인했다.
다다미 10장 정도의 방안, 시로 씨를 중심으로 이불이 엉성하게 깔려 있다.
좀 더 보충하자면, 네기 선생님이나 에반젤린 씨를 비롯한 이번 구출 멤버 + 돌이 되었던 멤버가
이것 또 뒤섞여 아무렇게나 누워있고, 근처에는 감주병이 역시나 아무렇게나 널려 있다.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정말로」

「아뇨. 아가씨 구출이 성공했다고 하는 일로
아사쿠라 씨들이 열기가 오른 것도 모르고 연회를 시작해서……」

「적어도 부상자의 방에서 말인가!?」

「에반젤린 씨는 들떠 있었습니다」

나를 조마조마하게 만든 벌이다, 라든가 뭐라든가 말하며
자고 있는 시로 씨에게 감주를 무리하게 먹였었던 것은 입다물어 둔다. 

「정말이지 어쩔 수 없는데. 어이 랜……이 아니고 소우카.
너 술 약했던거야? 그나저나 몸은 괜찮아?」

모두에게 뒤섞여 엎드려 있는 소우카 씨에게 말을 건네지만,
소우카 씨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 

「……말걸지 말아줘. 몸에 울린다」

「머리가 아니라?」

시로 씨의 물음에, 소우카 씨는 머리를 돌려 이쪽을 본다.
몸은 움직이지 않고, 잘 보면 조금 경련하고 있다.
……어라? 그렇지만 연회에 소우카 씨가 참가했던가?

「술이라면 이렇게 되지 않는다고.
그 아가씨, 터무니없는 폭탄을 안고 있었어」

「무언가 알 수 없는 것을 말하고 있는거야, 너」

「……마스터. 평소 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는 녀석이
뇌내 리미터를 제외시키고 싸우면 어떻게 될까?」

? 조금 소우카 씨의 말하고 싶은 것을 알 수가 없다.
목만을 이쪽으로 향하고, 괴로운 듯이 쓴 웃음을 띄우고 있다.
그러자 갑자기 퐁, 하고 오른손으로 왼손바닥을 치는 시로 씨.
짐작이 갔는지, 시로 씨는 집게 손가락으로 천정을 가리키면서 대답한다. 

「혹시, 너……근육통?」

「대정답. 그것도 중증이야」

실룩실룩, 손발을 경련시키면서 대답하는 소우카 씨.
어긋나게 걸쳐져 있는 가면으로부터 들여다 본 입가는 짓궂은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근육통……이라니, 에?
그렇게나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인데?
단련을 하고 있는 자에게 있어서 근육통은
의외로 신세를 지고 있는 증상이지만,
몸이 움직이지 못하게 될 정도의 근육통이라고 하는 것은 들었던 적이 없다. 

하지만 시로 씨는 납득이 되었는지 과연하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그런가- 네 육체 모델은 그 녀석이니까.
웨건으로 니트로를 쌓아놓고 F1레이스를 하면 당연히 오버 히트하겠지」

「납득했다면 말 건네지 말아줘, 바보 마스터.
그렇지 않아도 말하는 진동으로 몸이 울리기 때문에.
영체화해도 근육통인 채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정말이지」

「호호오. 그 말은 지금 네 녀석은 무방비라고 하는건가」

뭔가 잘 알 수 없는 이야기에 혼란하고 있는 내가 돌아보면,
상쾌한 목소리를 높이면서 흡혈 악마는 거기에 있었다.
능글능글한 미소를 지으면서 어느 새인가 일어나고 있었던 에반젤린 씨.
부채로 얼굴을 부치면서 소우카 씨를 내려다보고 있다.
내려다 보고 있다, 가 아닌 미소이다. 

「……어, 어이. 뭐하려는거냐, 네 녀석」

소우카 씨의 옆에 주저앉은 에반젤린 씨는
부채를 접어 그 끝을 소우카 씨의 팔에 가져가

「쿡」

「~~~~~~~~~!!」

조용하게, 그러나 깊숙하게 소우카 씨의 팔뚝을 찔렀다.
소리가 되지 않는 소리로 비명을 지르는 소우카 씨.
반사적으로인지 몸을 비틀지만 그런 움직임조차 괴로운지
다시 부들, 하고 몸이 경련했다. 

가면으로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잘못하면 눈물 범벅이 되어 있지는 않을까? 

「이 자식, 진짜로 그만두라고」

「쿡쿡」

「아악─!」

이번은 오른쪽의 장딴지를 부채로 누르는 에반젤린 씨.
듣고 있지 않다. 마치 샤치호코나 물개처럼
몸을 꼬며 아픔을 참는 소우카 씨.
라고 할까, 에반젤린 씨는 멋진 웃는 얼굴.
소우카 씨는 눈물 범벅. 가면으로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 절대로 울고 있다.

「그만두라고 말했잖아!」

「하하하. 내가 그만두라고 해서 그만둘 녀석이라고 생각하나?」

「그렇지~」

「맞장구 치지 말라고, 바보 마스터!
칫, 아가씨 뒤는 맡겼다고」

「네? 아, 어라?」

혀를 찬 소우카 씨는,
마치 안개가 된 것처럼 돌연 사라진다.
나는 당황하면서 근처를 둘러보지만, 어디에도 그녀는 눈에 띄지 않는다.
그렇다고 할까, 무엇을 맡긴겁니까?

「치, 영체화라니 비겁한 녀석」

「영체화? 소우카 씨는 인간이 아닌건가요?」

영체라고 하는 것은, 지금의 소우카 씨는 유령처럼
육체가 없는 상태, 라고 하는걸까.

「아아. 녀석은 조금 존재가 특수해서 말이지.
뭐, 영체화하지 않을 때는 보통 인간과
무엇도 다르지 않기 때문에 사이좋게 해준다면 고맙겠어」

「하, 하아 ……」

제대로 이해되고 있지 않은 나에게
시로 씨가 조금 곤란한 듯한 표정으로 설명을 한다.
말하고 보면……과연. 확실히 시로 씨의 주위에 불가사의한
존재가 있는 것 처럼 느껴진다.

「놀리기엔 부족하지만……뭐 좋다.
그래 시로, 컨디션은 어때?」

「응, 굉장히 쾌조……까지는 아니지만,
뭐 특별히 문제 없어. 그리고 너,
당돌하게 일어나는 것 그만둬」

「알까보냐」

흥, 하고 어깨를 으쓱이는 제스처를 하는 에반젤린 씨.
발을 돌리고, 방을 나가려고 한다.
시로 씨가 일어날 때까지 이 방에서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 나름대로 시로 씨를 걱정하고 있었던 거겠지.
문을 열고 복도로 나가려고 하다, 생각났다는 듯이 돌아보았다. 

「아아, 스쿠나의 봉인은 오늘 중으로 주술 협회 녀석들이 한다고 한다」

「다른건?」

「아마가사키 치구사와 이누가미 코타로의 처분은 뒤따라 거행할 모양이다.
그 백발 꼬마와 츠쿠요미는 소식이 불명이라고 하는 것 같고」

그것만을 말하고, 에반젤린 씨는 떠나 갔다.
뒤에 남은 것은 무엇인가 의아스럽게 생각에 잠긴 시로 씨와
숨소리를 내는 아가씨나 네기 선생님들과 나뿐.

「그럼, 나도 갈까」

그렇게 말하고 시로 씨는 아가씨를 깨우지 않게
조용히 이불에서 일어서,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가다……니, 어디로 말입니까?
산책입니까? 그렇지 않으면 여관으로 돌아갑니까?」

「아니, 여관으로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기보다 마호라에는 돌아가지 않아」

에, 하고.
놀라면서 시로 씨를 본다.

「어쌔신이 말했을 테지. 녀석의 목적은 나다.
이 이상 학원에 있으면 다른 모두에게 폐가 된다.
게다가, 녀석이 어째서 이 세계에 있는건지 원인을 밝혀내지 않으면」

「이 세계?」

「……아니, 아무것도 아냐.」

「아, 아뇨. 그것보다 모두에게 인사도 없이 말입니까?」

나도 아가씨들에게 말하지 않고 나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뭐라 말할 수 없지만,
시로 씨는 나 따위와 달라 분명 모두에게 폐는 끼치지 않는다.
그곳은 학원이라고 해도 관동 마법 협회의 총본산이다.
학원장들이 협력해 준다면 시로 씨만이 문제를 안을 필요는 없다. 

「아아. 이별은 익숙해져 있지만 이별할 때 상대의 얼굴이라는 것은 아무래도 익숙해지지 않아.
만족스럽게 상대와 헤어질 수 있었던 적은, 과거에 한번도 없었어」

어딘가 쓸쓸한 듯이, 시로 씨는 먼 곳을 바라본다.
시선의 끝에는 열려진 문.
그 앞에는 구름 하나 없는 아침 하늘이 펼쳐지고 있다. 

「세츠나. 이별이라고 하는 것은 조만간 경험할 것이다.
만남은 우연히 일어나지만, 이별은 절대적인 거야.
아무리 사이가 좋은 녀석이라도 절대적이다」

설득하듯이, 바란다는 듯이 나를 보는 시로 씨.
그것은 경험을 한 자가 하는 말이었다.
무겁고, 짓누르는 것처럼 귀에서 뇌로 울려 퍼진다.

「그러니까 후회하지 마라.
스스로가 뒤에 후회를 남기는 듯한 이별은 하지마.
너는 아직 젊다. 학원에서 익힐 것은 많이 있고,
즐거운 일도 가득 있다.
거기에 코노카 짱은 너를 필요로 하고 있어」

시로 씨는 눈치채고 있다.
내가 학원을 떠나려고 한다는 것을. 

「그렇지만 아가씨에게는 아스나 씨나 클래스의 모두가」

「착각하지마, 사쿠라자키 세츠나.
너의 대신은 누구도 될 수 없어.
코노에 코노카에게 있어서 카구라자카 아스나의 대신이 없는 것처럼,
사쿠라자키 세츠나는 사쿠라자키 세츠나 밖에 될 수 없어」

그 말이, 나에게 있어서 얼마나 구원이 되었을까. 

「음……」

몸을 뒤척이며 아가씨가 목소리를 새게 한다.
어린 아이처럼 예쁜 잠자는 얼굴.
행복하게 미소지으며 자는 코노짱.

「셋짱……쭉, 함께─……」

「───!」

흘러넘칠 듯한 눈물을 참는다.
아가씨의 손등에 자신의 손바닥을 겹친다.
어쩜 이렇게, 어리석을까.
아가씨를 지키는 것이 자신의 역할.
확실히 아가씨는 지금의 지금까지 지킬 수 있었다.
그러나, 마음은?

학원에 와서 카구라자카 씨와 만날 때까지의 아가씨는,
얼마나 고독했던걸까.

「나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마라. 원래부터 몸 하나로 떠돌아 다니고 있던 몸이다.
소우카나 알토리아도 있고, 괜찮아.
녀석에 대해서는 맡겨둬. 너희들에게 위해는 가하지 않게 하겠어」

미소를 띄우며 머리를 쓱쓱, 하고 거칠게 쓰다듬어졌다.
소매로 보이는 시로 씨의 팔은 다양한 상처 자국이 남아 있었다. 

이전 카에데가 말했다.
시로 씨는, 귀찮은 일을 전부 혼자서 안으려 한다고.
이 사람은, 또 혼자서 무언가를 안고 어딘가로 가는 것일까.

「……그럼」

『여전히 학원에 있지 않으려 한다고는』

뜻을 결정하였는데, 제삼자의 소리가 들어왔다.

「에이슌 씨? 에바까지. 거기에……」

「하, 학원장?」

뒷세계의 최강 클래스의 두 명.
그리고 장(長:에이슌을 말함)이 가진 거울에는, 학원장이 비치고 있었다.

 

 

 

 

◆◇――――――◇◆

 

 

 

 


『우선은 이번 사건, 정말로 고마우이.
마법 협회 이사장으로서 그리고 코노에 코노카의 할아범으로서 감사를 전할 수 있게 해주게』

「그만둬주세요. 결국 코노카 짱에게는 마법의 존재가 발각되어 버렸고,
학생에게로의 위해를 미리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호위로서는 실격입니다」

『결과적으로 사망자는 제로였잖나.
중증의 상처를 입은 것은 자네뿐이고,
결과론으로 말한다면 잘 해주었다네』

호옷호옷호, 하고 웃으면서 수염을 쓰다듬는 학원장.
그러나 시로 씨의 표정은 개이지 않는다. 

『그럼, 상처도 치유된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미안하지만,
자네에게는 묻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네』

「어쌔신……사사키 코지로 말입니까?」

찌릿, 하고 에반젤린 씨와 장이 날카롭게 시로 씨를 바라본다.
군청의 옷을 몸에 감싸고, 장신에 걸맞는 동등한 장도를 사용하는 사무라이.
일본에서 유명한 사무라이 한 명의 이름을 자칭한 암살자. 

『……그 말대로라네, 시로 군. 나는 관동 마법 협회의 이사이며
평화를 바라는 마법사 중 한 명이라네. 그 남자가 위험한 자라면,
나는 학원의 모두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정보를 갖고 싶은거라네』

알아주었으면 하네, 하고 고개를 숙이는 학원장. 

시로 씨는 당분간 입을 다물고 있었지만,
3명은 결코 재촉하지는 않았다.
무거웠던 입이 열린다.

「……녀석과 만났던 것은 10년 전.
제가 살고 있던 후유키 시에서,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전쟁?』

「네. 7명의 마수……마법사와 7명의 사역마에 의한 전쟁.
그 남자는, 그 때 사역마의 한 명으로서 보았던 존재입니다」

흠, 하고 학원장은 끄덕이고, 시로 씨의 다음 말을 기다린다. 

「자세하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녀석은 다른 사역마에게 쓰러졌을터.
살아 있었던건지, 그렇지 않으면 새롭게 다른 누군가에게 불렸는지…….
아마도 후자라고 생각합니다만, 저도 녀석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야기를 나눈 것은 이번 사건이 처음이었고」

『안면이 있을 뿐, 인가. 곤란하구먼─.
그 일을 자세하게 들을 수는 없는가?』

「죄송합니다」

머리를 긁적이는 학원장에게 고개를 조용히 내리는 시로 씨.
이런이런, 한숨을 쉬는 학원장.

「그렇지만 녀석의 목적은 저입니다.
그렇다면 제가 학원을 떠나면 적어도 학원의 모두에게
피해가 생길 일은 없습니다」

『그것은 각하네』

얼굴을 든 시로 씨의 눈은 둥글어지고 있었다.
조금전까지의 얼빠진 분위기는 이미 없고,
협회의 장으로서의 얼굴을 보이는 학원장이 거기에 있었다.

『자네는 자신이 특수한 존재인 것을 이미 자각하고 있는겐가?
그것뿐이라면 그다지 나도 상관하지 않겠지만,
그 남자에게 노려지고 있다면 역시 마호라에 남는 것을 바라네만.
여하튼 솜씨가 뛰어난 마법사들이 많네.
확실히 학원에는 일반인이 다수이지만,
노려지는 거라면 피해가 생기기 어려운 마호라 쪽이 좋다.
어쨌든 일본에서 제일 강고한 도시니까 말일세』

거기에, 하고 덧붙이는 학원장은 온화한 미소를 띄운다. 

『자네에게는 평소부터 신세를 지고 있었네.
은혜를 잊을 수 있을 정도로 난 재주가 없고,
코노카나 키티 짱의 마음에 들고 있는 것 같으니』

거기에 자네, 짐은 학원에 둔 채로 잖나?
학원장의 말에 신음소리를 내면서 얼굴을 찡그리는 시로 씨.
……그렇다고는 해도 키티는 누구인걸까?
그리고 에반젤린 씨, 뭣 때문에 당신은 귀신의 형상으로 마법을 읊으려 하고 있는겁니까?
한 손으로 제지하고 있는게 과연 장이다. 

『거기에 시로 군, 자네 암시 관계에 약하지 않나?
마법사에게는 그러한 류를 특기로 하는 자도 있으니까 말이지, 이 몸은 걱정이 되고, 걱정이 되어서』

「하?」

『아니~ 역시 걱정이네.
태생을 그렇게나 간단히 이야기해 버리니까 더욱더일세.
나도 별로 기대는 하고 있지 않았네만~』

쾌활하게 웃는 학원장.
무슨 말인지 나로서는 모르겠지만,
눈살을 찌푸리고 있던 시로 씨가 놀라움에 얼굴을 바꾼다. 

「……설마」

『호옷호옷호. 이래뵈도 일단 관동 주술 협회의 이사이니까 말이네.
뭐 억지로 말하도록 하는 것은 무리라도 상대에게 이야기하기 쉽게 한다,
라고 하는 암시는 제법 걸리기 쉬운듯허이』

무언가 짐작가는 곳이라도 있는지, 시로 씨의 미간에 핏대가 떠오른다.
……어라? 뭘까 이 분위기.
주위의 온도가 5도 정도 단번에 내려갔다.
하는 김에 시리어스 미터도 급강하.

「속였구나, 발탄 할아범─.
스스로도 초대면의 인간에게 신상을 말한건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당신의 마법이었냐, 이런 빌어먹을」

글~쎄~ 하고 엉뚱한 방향을 향하여 부채를 쳐다보며 시치미를 떼는 학원장.
뭘까. 조금 전까지의 따뜻한 분위기는 어디로 가버린걸까.

『뭐 좌우지간 여행은 길동무, 세상살이는 정일세.
자네의 존재는 그 특수한 까닭에 눈이 닿는 곳에 놓아두고 싶네.
무얼, 방해는 하지 않네. 자네는 일을 해주면 돼.
높은 급료는 지급할테니까 말이세. 그렇다면 자세한 것은 학원으로 돌아와서 듣기로 하지.
그럼─』

「아아, 잠ㄲ」

시로 씨가 멈추는 것도 의미없이.
큰 웃음을 떠올리며 거울은 학원장을 비추는 역할을 끝내,
본래의 역할인 빛의 반사를 행한다.
반사하는 거울 속에서 시로 씨가 성대하게 한숨을 내뱉고 있었다. 

「무얼 생각하고 있는건지.
생명을 노려지고 있는 인간을 숨긴다고 해도
손에 들어오는 것은 불똥에 지나지 않는데」

「저 사람이 관동 마법 협회의 장이며,
마호라 학원이 그 총본산이기 때문, 이겠죠.
비록 학원의 사람을 인질로 잡고 있어도
그것을 밀쳐낼 자신이 있는 것이겠죠. 아버님에게는」

「더 말하자면, 손이 미치는 마호라에 있으면
어딘가 다른 토지에서 그 남자와 만났을 때의 대응이 빨라진다.
마법 협회로서도 형편이 좋은걸테지. 화려하게 당할거라면 더욱더다.
주위에 튀는 불똥을 최소한으로 억누르고 싶은 너에게 있어서도 나쁜 이야기는 아니라 생각하지만?」

「읏, 우우」

거울을 치우는 장을 흘낏 보고, 한번 더 한숨을 쉬며
시로 씨는 문에 손을 걸친다.

「어디로?」

「정리를. 저 방의 참상은 과연 좋지 않겠죠」

「……후후. 확실히」

쓴 웃음을 띄우는 시로 씨에게 장은 맞장구를 치며 거울을 상자에 넣는다.
결국은 원래대로 돌아갔다, 는 것일까.
나는 후유, 하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그럼, 시로 씨의 심부름을 하지 않으면.
대량의 술병을 정리하는 것은 어느 정도 시로 씨라도 큰일일 것이다. 

「……응? 그러고 보니」

복도를 걸어가는 시로 씨가 멈춰 서서,
생각났다는 듯이 뒤를 걸어가는 나에게로 돌아본다.
 
「세츠나, 조금 전 뭐라고 말한거야?」

「네?」

「있잖아, 학원장들이 오기 전에.
그렇다면 저도……의 부근」

「네? ……아!
아, 아니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붕붕, 양손을 흔들어 아무것도 아니라고 얼버무리는 나.
우우, 이런 것이었다면 결심하는게 아니었다.

「?」

고개를 갸웃하는 시로 씨.
말할 수 있을리가 없다.
마호라를 나가는 거라면, 저도 함께 데려가 달라고 말하려 했다고.

결국 나는 언제나처럼, 학원에 다니게 되었다.
시로 씨와 여행을 떠나려고 했던 일은……조금만, 유감스럽게 생각하면서.








에바 「에이슌─! 네 녀석─! 어째서 시로의 붉은 천을 가지고 있는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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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설명


■역자 후기
키티의 천적, 그것은 시롱이의 붉은 천 (....)

역시 연륜이라는 것은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거군요.
학원장, 시로와의 만남에서부터 한 수 위였습니다.

랜서는.. 기초적인 운동부터 조금, 아니 많이 해야겠군요. 근육통이라니 (.......)


간만입니다. 중간고사로 인해 늦어진 '정의의~' 68화 번역본입니다.
사실 중간고사는 저번주에 끝났지만, 최근 번역이 손에 잡히지 않아서 방황하다 왔습니다. (...)


사족1]
몇일전 포스팅하였던, 페이탈 페이크가 24일날 발매한다고 합니다.
이것 말고도 사고 싶은 물품은 많지만..
들쑥날쑥한 엔화 환율이 제 가슴을 아프게 하는군요. 하아..

사족2]
'정의의~' 번역이 앞으로 하나 남았습니다.
70화 갱신이 늦어지고 있네요. 음;;

'네기마' 크로스 팬픽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번역된 것도 좋고, 안 된것도 좋고..
혹시나 '네기마 x 나노하'가 있다면 더욱더 감사하겠습니다. (__)
네기마의 세계에 날라올 만(?)도 한데 안 날라오네요. 나노하네는.. (먼산






......안자이 선생님, 팬픽이 읽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