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번역/[東方Project]

서당 크라이시스【2】

spica_1031 2008. 9. 27. 19:39

1차 출처 : 동방창상화
작가 : VENI
번역 : 스피카

1. 다른 곳으로 퍼가지 말아주세요.
2. 본문중의 (하늘색)은 제가 단 주석입니다.
3. 오타 및 잘못된 번역의 지적은 감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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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당 크라이시스【2】








홍마관.

사쿠야가 마법 도서관의 일각을 정돈하여 적당한 넓이의 구획을 형성하였다.

그리고 그곳에는 칠판, 교탁, 게시판, 로커……다소 급조한 감은 닦아낼 수 없지만, 그런데도 교실이라고 부르기에는 충분하겠지.

「이야~ 살았어요. 바보가 많아서 고민이었는데」

케이네, 에이린, 란, 파츄리의 4명이, 말을 하면서도 척척 책상을 늘어놓는 사쿠야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다.

(어째서 이런 큰일로……)

케이네는 커다란 한숨을 토하고, 고개를 내려뜨렸다.
옆에 늘어선 세 명은 그런 케이네의 모습을 무표정하게 바라보고 있다.

(하쿠레이 신사에 가는게 아니었다……)

 

성실한 케이네는 에이린과의 결투에 대해 명확한 룰을 정하고, 그 결투의 허가를 레이무에게 받으러 갔다.

그러나 그곳에는 케이네와 에이린을 각각 적대시하는, 란과 파츄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 자리에서 일방적으로 싸우기 시작해서 신사가 파괴되는 것을 경계한 레이무가,
우선은 에이린을 밀어 넘어뜨려 불제봉으로 마구 구타하려고 하였으므로, 거기서 유카리와 레밀리아가 중재…….
케이네가 가져온 결투 법안을 개찬하여, 진심으로 어찌되든 상관없는 듯한 모습의 레이무를 매수해 서명시켰다.
매수된 레이무의 손에는 국수 가게와 과자 가게의 할인권이 쥐어져 있었다. 간사했다.

그렇게 해서 개찬된 엉망진창인 룰의 결투 법안이 가결.
케이네와 에이린의 결투는, 예기치 못한 방해자의 개입에 의해 그 양상을 크게 바꾸게 된다.
두 사람만의 교사 대결에는 야쿠모 일가, 홍마관에서 두 명의 지식인이 난입.
네 명이 뒤섞인 배틀 로열화됐다.

무슨 인과인걸까, 환상향에서는 현명하기로 유명한 자들이 이 결투의 선수로서 입후보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스펠 카드전이 아니라, 케이네와 에이린이 만들어 온 룰을 바탕으로 두뇌전을 시키는 쪽이 재미있다.
유카리나 레밀리아는 스스로 참가하지는 않지만, 자기 세력에 속해 있는 자를 결투에 참가시키는 것으로,
사이드에서 바라보며 즐기려고 하는 꿍꿍이인 듯 하였다.

「어이, 내 서당으로 보낸 대타라고 하는건 누구야? 정말로 괜찮은건가?」

케이네와 에이린의 사이에는, 원래 서당에서 어느 쪽이 우수한 교사인가 겨룰 예정이었었지만…….
학생들에게도 그렇게 약속해두고, 결국 이런 귀찮은 일로 돼 버렸다.

「뭐, 나름대로 배움도 있다고 생각하고, 돌보기를 좋아하는 녀석이니 괜찮아요」

사쿠야는 걱정하는 케이네와 눈을 맞추는 일도 없이 산뜻하게 대답했다.
이름을 말하면 불평을 들을거라 생각했는지, 누구인지는 덮어뒀지만…….

그래, 란이나 파츄리를 섞게되면 인간의 학생을 상대로는 여러가지로 하기 어렵다.
유카리나 레밀리아도 마을로까지 향하여 상태를 보는 것은 귀찮다. 유카리는 틈새로 들여다 볼 수도 있겠지만 레밀리아는 그렇지도 않다.
거기서 자신의 품 속, 즉 홍마관에 껴안겨 한가로이 바라보자고 유카리에게 제안.
물론 어디에서라도 들여다 볼 수 있는 유카리에게는 결투 장소가 어디일지는 크게 차이 없기에 그 요구를 시원스럽게 받아들였다.

그리고, 새로운 결투의 무대로서 선택되었던 것이 홍마관.

결투 전에 사쿠야가 불시로 아래쪽의 메이드들에게 학력 시험을 실시하여……

 

아래쪽 메이드들의 학력 워스트 10을 상대로, 이 4명이 수업을 실시하게 되었던 것이었다.

 

말하자면 홍마관이 자랑하는 굴지의 바보들이다. 사쿠야가 행한 것은 바보를 결정하는 시험이다.
워스트 파이브 근처가 되면 문자조차 쓸 수 없는 듯한 녀석까지 있었다.

「저기 제시카, 우리들 메이드 중에서 톱 텐의 성적인 것 같아요」
「과연, 우수한 메이드들을 모아 한층 더 육성. 인텔리 메이드 군단을 만들자고 하는, 아가씨의 목적이란 거군요」

탑은 탑이지만서도 바보의 탑이다.
사쿠야는 확실하게 전하지 않았었다.

그 정도도 알지 못한채 톱 텐 메이드들은 텐션이 높다. 자신들이 우수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어느 정도 머리가 좋은 사람은 시험을 치르고 자신의 순위를 어느 정도인지 좁힐 수 있을 것이다.
그 근처의 공기를 읽을 수 없다는 것은, 성격적으로도 바보스러움의 구현이다.

그렇다고 해도 실제, 최저에서 최고까지 봐도 그다지 점수 차이는 없었다.
즉 최고 득점자도 바보다. 그런 무리의 워스트 텐이므로 확실히 바보 오브 바보즈.
사족이지만, 사쿠야는 물론 그 시험을 보지 않았다. 받을 필요도 없었다.

워스트들은 평소대로 마법 도서관의 청소를 하러 온 메이드를 가리키며 말한다.

「보라구 이자벨라, 저 메이드의 용모. 역시 톱 텐과는 다르네요……바보같아요!」
「쿨럭! 말하면 안 되요, 제시카. 저 녀석은 이 특별 교육을 받을 권리를 얻을 수 없었어. 낙오했으니까!」
「메이드 옷에 붙어있는 프릴까지 바보같아요!!」

지금부터 4명의 교사들은, 이 성깔있는 자들을 2주 동안 육성한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 시험을 쳐, 어느 과목의 평균점이 가장 높았는지로 승패가 정해진다.

내역은 이러하다.

사학……카미시라사와 케이네
화학……야고코로 에이린
수학……야쿠모 란
어학……파츄리·노우렛지

이처럼 우수 분야가 나뉘어 있는 것도, 무언가 운명처럼 생각되었다.
역사에 대해 깊은 조예를 지닌 케이네, 탁월한 화학 지식으로 양약을 만들어 내는 에이린.
심심풀이로 삼도천 폭을 계산해 버린 란, 셀 수 없을 정도의 책에 둘러쌓여 지내는 파츄리.

확실히 각 과목의 스페셜리스트……워스트 메이드들에게는 아깝다고도 생각되는 라인 업이었다.

 

그리고 첫날 1교시의 수업은 란이 담당한 수학.

실제로는 수학이라고 부르는 것조차 우스운, 산수(算數). 아니 「산수(さんすう)」다.
구구단이라든가, 그러한 레벨이다.

덧붙여서 2주 동안의 수업 교육 과정은 유카리가 만들어 왔다. 그리고 시험 문제의 작성도 유카리가 낸다는 룰.
그러나 시험만은 사쿠야도 편집한다. 그것은 유카리를 신용하고 있지 않는 레밀리아가 친 예방선이었다.
홍마관 대표로 파츄리가 참가하는 이상, 유카리가 란에게 유리한 잔꾀를 부리는 것을 막으려는 생각이다.
스스로 편집에 들어가려고 해도 학력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귀찮은 듯한 체를 해서 사쿠야에게 맡겼다.
실은 레밀리아가 상당히 머리가 나쁘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는거지만, 체면을 세워 주었다.

「좋아, 그럼 조속히 수업을 시작할까」

어째서일까 메이드들은 세라복을 입고 있지만 거기에는 신경쓰지 않고, 란은 수업을 개시하기로 했다.
그다지 힘든 교육 과정은 아니지만, 수업 시간은 헛되이 하고 싶지 않다.

「잠깐 기다리세요」
「……응?」

분필을 손에 쥔 란에게 제지가 들어간다.
그러자 벽 대신에 늘어놓았던 책장 사이로부터 유카리, 레밀리아, 사쿠야 3명이 얼굴을 내밀었다.

「전입생을 데려 왔어요」
「전입생이라고? 무슨 말입니까? 유카리 님」

요정이라고 하는 종족은 전체적으로 아이같고, 학력도 그 정도의 자가 많다.
그리고 홍마관의 메이드들은 그 대부분이 요정이며, 머리가 나쁜 것은 그다지 부자연스럽지 않았다.
그 중에서 엄선한 워스트 텐을 내보냈다고 하는데, 전입생이라는건 어떨런지.
분명하게 말해서 여기에 있는 10명보다 머리가 나쁜 자는, 환상향이 넓다고 해도 그렇게 있을 리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 란은 표정을 일그러뜨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우리 메이드들은 내가 뽑은만큼, 요정에서도 상당히 우수해요. 그러니까 허들을 올리려고 생각해」

자랑스러운 듯이 가슴을 펴는 레밀리아지만, 그 뒤에 선 사쿠야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어디에 내놔도 부끄러운 훌륭한 바보다. 아가씨는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걸까, 사쿠야는 불안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메이드들의 인사에 관해서는 사쿠야가 관리하고 있지, 레밀리아는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 방에서 홍차를 마시고 있을 뿐이다.

그건 그렇다치고, 세 명의 뒤에는 작은 그림자가 3개. 어슴푸레해서 얼굴은 잘 보이지 않지만, 옷은 세라복이었다.
그 중 한 명이 솔선해서 앞으로 나왔다. 지능이 높은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의지는 있는 것 같다.

「란 님~」
「체, 첸!?」

한 명은 첸……란을 향해 만면에 미소를 띄우고 손을 흔들고 있다.
그러고 보니, 첸(チェン)도 자신의 이름을 한자로 쓸 수 없었던 적이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가타카나로 쓰게 하면 「츈(チュン)」이 되거나 했다…….
뭐어, 그러한 점이 사랑스럽기도 하지만……하는 김에 여기서 배우게 하려는 건지도 모른다.
란이라고 해도, 첸에게는 빨리 성장해서 잡무를 도와주었으면 한다. 특별히 이의는 없었다.

「기다려요……」
「어라, 왜 그래?」
「레미, 어째서 이런 녀석의 전입을 허락하는 거야?」
「응?」

파츄리가 레밀리아에게 달려든다. 그러나 그건 당연하겠지. 케이네나 에이린도 뒤에서 고갤 끄덕이고 있다.
란의 과목만 성실하게 받고 다른 과목을 적당하게 하면, 그것만으로 야쿠모 일가에는 큰 어드밴티지가 된다.
여기까지 준비해 두고 조금 마무리가 허술한게 아닌지, 라고 파츄리는 이의를 주장하였던 것이다.
란은 어젯밤 아픔을 나눈 동지이지만 이번은 배틀 로열 형식, 무르게는 말하고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그런 파츄리를 아랑곳하지 않고 첸은 유카리의 소매를 붙잡고 외치고 있다.

「있죠있죠 유카리 님! 백점 맞으면 커~다란 참치 잡아준다는거 정말!?」
「네에, 물론이예요」
「……」

레밀리아는 파츄리를 응시하면서, 그런 대화를 주고받는 첸과 유카리를 향해 턱을 치켜든다.
확실히, 이 결투의 진의마저 이해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바보다……. 파츄리는 맥없이 돌아왔다.

그 뒤, 유카리가 외바늘 낚시로 참치를 낚고 있는 장면을 상상했다.

 

그리고 두 번째의 전입생.
그 전입생의 얼굴을 보았을 때, 네 명의 교사는 얼어붙어 「그런가, 잊고 있었다……」라고, 어딘가 납득했다.

「두 번째의 전입생, 치르노야!!」
「흥! 뭔지 잘 모르겠지만 어울려 주겠어!!」

소개하는 레밀리아도 치르노도 묘하게 텐션이 높다.
아무래도 좋을 때에 쓸데없이 텐션이 높은 것은 바보처럼 보여버린다.
사쿠야는 레밀리아가 조금 걱정이 되었지만, 그것을 말할 수도 없었다.

「치르노다……!」
「치르노야……!」

메이드들도 웅성거린다.
치르노는 홍마관 주변에 종종 얼굴을 내밀고 있기에 메이드들도 알고 있었다.
요정에게 있을 수 없는 마력을 가져, 레이무나 마리사와도 꽤나 좋은 승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소문으로는 지옥 앞까지 가, 사신이나 염라와 싸웠다고 하는 이야기까지 있는게 아닌가.
어느 의미로 요정들에게는 동경의 존재이며, 동시에 눈엣가시이기도 했다.

「우리들은 홍마관 최강의 인텔리 멤버라고……!」
「치르노는 머리가 나쁘기로는 정평이 나 있어요! 두뇌전으로 압도해 주겠어!」

메이드들은 투지를 내보내고 있지만, 치르노가 섞인 시점에서 자신들이 같은 레벨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렇다고 하는데 아직도 자신들은 우수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점에서, 어딘지 모르게 애수가 감돈다.

「백점 맞으면 대두꺼비의 약점을 가르쳐 준다는거 정말이지!?」
「네에, 물론이예요」

틀림없이, 만약 치르노가 백점을 맞아도 유카리는 그런거 가르쳐주지 않는게 아닐까.
별로 의심하지 않는 점에서도 틈이 엿보였다.

그렇지만 참치는 정말로 잡을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면 최후예요」

이번은 유카리가 세 번째 전입생의 손을 당겨 앞으로 나온다.
그렇지만 네 명의 교사는 치르노가 나와버린 지금, 그 밖에 어떤 녀석이 있는건가 하고 고개를 갸웃했다.
그 생각도 물렀다고, 곧바로 후회하는 처지가 되었지만…….

「세 번째, 루미아예요」
「있잖아, 이거 정말로 받아도 괜찮아?」
「괜찮아요. 뭣하면 스페어(spare)도 붙여 줄테니까」
「에~!?」

선글라스를 쓴 루미아가 나왔다.
세 명의 전학생에 공통되는 것은, 시시한 물자나 정보에 놀아나 이 결투에 참가해 버리는 틈이 많다는 것이다.
첸의 포상인 커다란 참치는 확실히 그 나름대로 고가이지만…….
여하튼 조달해 오는 것이 유카리인 만큼, 참치나 선글라스 같은 것은 쉽게 입수해 버릴 것이다.

「눈부시지 않아서 좋네~ 이거」
「굉장하죠? 게다가 매우 트랜디(trendy)해요」
「어울려?」
「네에, 패셔너블(fashionable)이예요」

유카리의 언동은 명백하게 적당이지만 루미아는 만족한다.

──루미아.

자신이 만든 어둠으로 주위가 보이지 않게 되어 나무에 부딪치거나, 특별히 목적 의식도 없이 날아다니며,
인간을 덮치는 것에 이르러 아무런 머리도 쓰지 않는, 극상의 천연…….
치르노의 행동은 본인 나름대로 절차가 선 곳이 있어, 발상이야말로 어리석은 아이같지만 이해할 수 없을 정도는 아니다.
그에 반해 루미아는 무얼 하고 싶은건지 알 수 없는 듯한 의심스러운 거동이 많고, 그것에 관해 캐물어도
본인조차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않기도 하고, 원래 목적이 있었던 행동이 아니거나 한다.
치르노가 정통파라면, 루미아는 개성파……한층 더 첸도 더해져 학생의 층에 두께가 늘어났다.
학력은 물론, 성격적으로도 개성이 강해서 보통 수단으로는 안된다.

(이건……누군가를 집중 공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케이네의 타겟은 에이린, 에이린에게 이겨 서당에서 내쫓는 것이 목적이다.
맞서는
 에이린의 타겟은 케이네, 지금 당분간 서당에서의 체재를 인정하게 하고 동시에 불명예스러운 스테이터스를 삭제시킨다.
란의 타겟도 케이네, 목적은 첸을 심한 꼴로 만든 것에 대한 보복, 우승했을 경우에는 심한 패널티를 주고 싶다.
파츄리가 노리는건 에이린의 목, 빼앗긴 책의 탈환과 거기에 더해 벌을 주는 것이 목적이다.

「읏……!?」

란이 무심코 신음 소리를 낸다.
아주 조금의 시간, 유카리와 레밀리아에게 주의를 돌렸을 뿐인데 이미 메이드의 반수가 앉아서 졸고 있다.
아직 1교시인데 도시락을 까먹고 있는 녀석까지 있다……뭐야, 이 수업 태도의 나쁨은.

전입생만이 아니다……역시 이 메이드들, 경시할 수 없다.
이 녀석도 저 녀석도 일기당천의 수완가다.

(이, 이 커리큘럼. 간단하다고 생각했지만……)

란이 유카리에게 건네진 교육 과정표를 열어, 식은 땀을 흘린다.
어디가 간단하냐……나눗셈까지 가르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불성실한 머리 나쁜 메이드, 그리고 전입생들에게.
란은 초조해하며 칠판에 수식을 쓴다……「1 + 1」 초보중의 초보다. 아니 그렇지만, 어쩌면, 어쩌면…….

「누, 누군가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은 있을까!?」

란이 소리를 질러도 아무도 손을 들지 않는다.
메이드의 반은 앉아서 졸기, 나머지의 반은 의자를 앞뒤로 왔다갔다하며 끼익끼익, 즐거운 듯 하다.

「마, 맞추면 포상을 줄테니까! 누군가, 누군가……!!」

포상이라는 말에 반응해, 두 명정도 시소 의자를 그만두고 칠판을 차근차근 바라보기 시작했다.
란은 그 틈을 놓치지 않는다. 즉석에서 위치가 가까운 메이드에게 캐묻는다.

「알고 있는거냐!? 사양하지 않아도 괜찮아!!」
「……」
「포상은……그, 그렇네……과자를 주마!」
「……칠판에 써 있는 그거, 무슨 말?」
「……헉!?」

──읽을 수 없어!?

「이……아, 안되겠다!! 어학의 파츄리 선생……! 우선 녀석들은 글자를 읽을 수 없다고! 파, 파츄리 선새─앵!!」
「그, 그런거 나도 모른다구요……이렇게나 바보였던거야? 이 녀석들……」
「어이 사쿠야, 너무 하지 않나!? 이, 이런 녀석들에게 나는……2주만에 백년 분의 역사를 가르치지 않으면 안 되는건가!?」
「이, 이대로는 『교사 VS 바보』의 구도예요……야쿠모 유카리! 잘도 해줬네요!?」

요정이 의무 교육을 받고 있을리도 없음. 받고 싶어할리도 없음.
평상시의 구어는 할 수 있는 것 같지만, 읽고 쓰기가 되면 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는 듯 하다.

그것을 옆에서 바라보고 있던 유카리는 빙그레, 야릇한 웃음을 얼굴에 띄운다.

「이 몸, 문자 쓸 수 있어!」('이 몸'의 원문은 'あたい'로 '나'를 지칭하는 말, 우리나라에서는 치르노가 썼을 경우 이쪽이 더 잘 알려져 있으므로 '이 몸'으로 번역합니다.)
「뭐엇!? 치르노, 정말인가!?」
「응, 써 줄께!」

전입생 치르노(チルノ)가 저벅저벅 걸어 나온다. 그리고 분필을 손에 들고……

『1 + 1 = 치루응(チルン)

이라고 썼다.

「틀려!!」

란이 머리를 감싸 안았다. 누가 이름을 쓰라고 했나. 게다가 자신의 이름을 잘못 쓰고 있다.
원망스러운 듯이 유카리를 노려본다……뭐 이렇게 하드한 교육 과정이냐……사칙연산. 나눗셈은 커녕 덧셈마저 위험해.
이대로는 4과목 전부 평균점 0점이라고 하는 그랜드 슬램마저 있어날 가능성이 있다.

「루, 루미아. 루미아는 풀 수 있나!?」

이미 메이드는 전원 꿈나라로 여행을 떠났다. 이제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전입생 밖에 없다.

「응, 알고 있어~」
「조, 좋아……그럼 풀어 봐라」
「응」

『1 + 1 = 10』

「틀려!!  ……응, 응? 잠깐 기다려……그렇다면 루미아, 이건……」
「에? 간단하잖아」

『1 + 2 = 11』

거기까지 시켜보고 란은 생각했다.

「어째서 이진수로 변환하는거냐」라고.

그러나 루미아가 쓴 『10』이 이진수에 있어서의 『2』라고 곧바로 깨닫은 점에서 역시 란은 똑똑하다.
그렇다고는 해도, 란 혼자 똑똑해도 어쩔 수가 없다.
그 후 몇 갠가 루미아에게 문제를 풀게 해 보았지만, 4비트까지의 계산은 빠듯하게 할 수 있는 모양이다.
사칙연산을 막론하고, 다……그러나 4비트라고 하는 것은 이진수의 4자리수.
단순하게, 계산 결과가 16이상이 되면 루미아 뇌의 계산 능력은 오버플로우로 기능하지 않게 된다.

「어, 어떠한 머리 구조인거냐……」
「인류는 십진법을 채용했습니다~」
「요괴도 채용하고 있어요……」
「에~」

터무니 없는 불가사의짱이다. 란은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자 힘이 빠져 털썩 주저앉았다.

「체, 첸……너, 넌 풀 수 있지? 지금까지 쭈욱, 내가 공부를 가르쳐 주고 있었잖니……?」
「맡겨줘요, 란 님!」
「첸……」

아아, 얼마나 기특한 아이인지…….

『1 + 1 = 田』

「커헉!!」
「라, 란 님!?」

어째서일까, 란은 입으로부터 성대하게 피를 토하며 마루에 푹 엎어졌다.
아홉 개의 꼬리가 흠칫흠칫 경련하고 있다. 그런 모습에도 메이드들은 동요하지 않고 졸고 있었다.

「우, 우우……심한 광경이다……」
「문자를 쓸 수 있으면 좋다고 할 상황이 아니라구요. 이건……!!」
「이 아이들이 과연, 화학을 이해할 수 있는걸까……」

다른 세 명도 새파래진다……이렇게까지 심하다고는 예상하고 있지 않았다.

사쿠야도 이마에 흐르는 식은 땀을 팔로 닦고 있다.
사쿠야가 치뤘던 시험은, 4과목 합계 최고 400점. 내용도 지금부터 2주간 실시하는 교육 과정보다 다소 쉬운 것이었다.
그런데도 무려 최고점은 81점이었던 것이다. 1과목이 아니라 합계점으로서, 다.

그래, 0점 근처에서 워스트 메이드들의 굉장한 데드 히트(dead heat:막상막하의 겨룸)가 전개되었었다.

무려 워스트 1~5위까지는 자신의 이름도 쓸 수 없었다. 언어 능력이 전무였던 것이다.
전원 치르게 했는데 제출하지 않았다. 그것은 즉 이름을 쓸 수 없었다, 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름란의 답안이 적혀있지 않은 사람은 무조건으로 워스트 5에 랭크 인(rank in)해, 이번 결투의 자객으로서 선발되었다.

그리고 6~8위까지는, 자신의 이름을 잘못 쓰고 있었다.
몇번이나 이름이 나왔던 「이자벨라(イザベラ)」, 「제시카(ジェシカ)」가 「헤자벨라(ヘザベラ)」가 되거나 「체시카(チェシカ)」가 되거나…….
미묘하게 아까운 라인에서 스친 점이 또 바보같다.

9위가 18점, 10위가 20점……제출된 답안 용지는 침으로 눅눅해져 있거나 했다.
답안 용지를 뒤집어보면 굉장한 양의 낙서, 문제가 풀리지 않았기 때문에 곧바로 한가해져 버린거겠지.
「치쿠야씨(ちくやちん)」라고 덧붙여 쓰여있는 이상한 초상화는 특히나 초현실적이었지만……「치(ち)」와 「사(さ)」의 구별이 되지 않은 것 같았다.

물론 초상화도 몬스터였다.

사쿠야는 무심코 「난, 이렇게 못 생기지 않았어요!!」하고, 그 답안을 찢을뻔 하였다.

(나, 난, 심한 짓을 해 버린건……)

피를 토하고 경련하는 란이 워스트 외의 보통의 아래쪽 메이드에 의해, 들것에 실려 나온다.
정신을 잃은 채로의 란의 눈에서는, 눈물이 한없이 흘러 넘치고 있었다.

 

2교시, 어학. 파츄리·노우렛지.

「레미」
「응? 왜 그러는거야, 파체」

마치 수업 참관처럼, 뒤에서 바라보고 있는 레밀리아와 유카리.
파츄리는 수업 전에 레밀리아에게 질문해 두고 싶은 것이 있었다.

「……교육 과정의 무시는 해도 걸까?」
「어때 유카리? 내가 만든 교육 과정이 아니니까 잘 모르겠지만」
「응, 별로 상관없어요. 아무쪼록 좋을때로」
「……상당히 시원스럽게 승낙하는군요」

전입생이 증가해 합계 13명, 그 학생들을 사이에 두고 파츄리가 유카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레밀리아 뿐이었다면 얼마나 편한 룰이 되었을 것인가. 자신 이외에는 괴로운 룰이 되어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대신……」
「그 대신?」

역시, 무언가 핸디캡은 짊어지지 않으면 안되는 것 같다.
유카리는 팔짱을 끼고 책장에 기댄 채로, 파츄리에게 겁없는 미소를 보내고 있다.

「시험 문제는 그 교육 과정을 바탕으로 만들어요. 무얼 하고 싶은건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지연된 걸 회복할 수 있는거야?」
「……해 보이겠어요」
「어라, 멋져라」
「녀석들에게는 일단, 읽고 쓰기가 되어주지 않으면 시작할 수 없어요」

파츄리는 교실을 일주해, 자고 있는 메이드의 머리를 하나하나 책 모서리로 때리며 일으킨다.

「한가지 괜찮은가?」

갑자기 케이네가 끼어든다.
기본적으로 교과 담당 이외도 수업을 참가해도 상관없이 되어있다. 물론 여유가 있다면 수업을 관찰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리고 그 자리의 전원이 예상하지 않았던, 갑작스런 제안. 케이네에게 시선이 모인다.

「자신의 담당 과목 이외의 공부를 가르쳐도 상관없는 것인지?」
「어머……그런 일해서 뭐가 되는거야?」

유카리는, 알고 있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굳이 케이네에게 그렇게 물어 보았다.
그런 태도에 다소 불쾌감을 느낀 케이네지만, 유카리를 미워해도 아무런 이득도 없다. 주먹을 꽉 쥐고 참았다.

「나도 전반 일주일 동안은 어학을 가르친다. 이대로는 이야기가 안된다. 역사는 말에 의해 자아내진다. 언어 능력이 없어서는 성립되지 않아」
「어머나, 황홀해라」
「그렇다면 나도」

에이린도 찬동한다.
사학만이 아니라, 화학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적을 도와줄 생각은 없지만, 자기가 하기 쉽도록 하기 위해서도 지금은 서로 협력하는 편이 좋다.

「뭐, 좋을대로 하세요. 단, 시험 문제는 교육 과정을 바탕으로 만든다. 이것만은 절대로 양보하지 않을거예요」
「멋대로 말해라, 바보놈. 너 따위에게 이 결투를 엉망진창이 되게 할까보냐. 다시 짜맞춰주마」
「우후후……」

유카리에게 날카로운 시선을 향한 직후에, 에이린에게도 날카로운 시선을 보낸다.
에이린은 그런 케이네의 시선을 받고, 가슴을 펴고 턱을 내밀어 호기있게 내려다보았다.

 

그러나 그런 교사들의 대항 의식도, 규격 외의 지능을 지닌 학생들의 앞에서 시원스럽게 무너져가게 된다.

 

「이것이 『아 이 우 에 오(あいうえお)』야…… 자, 거기 종이에 열 번, 받아쓰세요」
「귀찮아」
「쿨─……」
「조금 전에 말야~ 외벽 주위를 경비하고 있었을때 낚시하고 있으면, 호수에 굉장히 커다란 물고기가 있었어요」
「아, 저기……『아 이 우 에 오』를……」
「시끄럽네, 정말이지」
「학교라는거 즐겁네~」
「『아 이 우 에 오』를 ……!! 콜록콜록……쿨럭, 쿨럭!!」

파츄리가 가슴 팍을 누르고 무릎을 꿇는다.
천식의 발작이……그렇지 않아도 평상시 말수가 적은데, 일정시간 계속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큰 소리도 내지 않으면 안되는 것으로, 그 부담은 한층 더했다. 공허한 눈으로 학생들을 노려본다.
어떻게 해서든지 읽고 쓰기의 공부를 시키고 싶지만, 체력이……땀이 베이는 얼굴, 파츄리는 분한 듯이 이를 악물었다.

「파츄리! 받으세요!」
「……으?」

괴로워하는 파츄리, 그러나 거기에 에이린으로부터 원호 사격이 들어갔다.
파츄리의 가슴 팍을 향해 날아온 것은, 에이린 특제의 천식약…….
안개 형태의 약을 흡입하여 발작을 억누르는 것이다. 에이린의 수제답게 상당히 효과가 높을 것이다.

「……어째서 이런 것을? 쿨럭」
「어학 담당이 무너져서는 얘기가 되지 않아요……전반 일주일은 당신이 축이 된다. 책임을 가지세요」
「……후회해도 몰라」

마스크를 입에 대고 몇번 약을 흡입하면, 괴로운 듯했던 파츄리의 얼굴이 서서히 온화해져 간다.
파랬던 안색도 즉석에서 붉은 빛을 되찾고, 건강한 소녀의 얼굴이 되었다.
그리고 학생들을 스윽 노려본다……그래, 우선 공통된 적은 이 학생들.
녀석들의 수업 태도의 개선과 언어 능력의 강화. 거기에 실패하면 모두 함께 지옥행이다.

「과연 달이 자랑하는 천재. 이렇게 컨디션이 좋은건 오랫만이야!」

드물게 패기가 가득찬 파츄리의, 고함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큰 목소리가 교실에 울려 퍼졌다.
무심코 놀란 것은 레밀리아. 오랜 세월 함께 살아왔지만 이렇게나 건강한 파츄리는 본 적이 없다.

「자아, 아이우에요, 야……얼른 10번 받아쓰세요」
「귀찮아」
「받아쓰세요」
「잘래……후아아암」
「이자벨라였던가……당신, 메이드 주제에 건방지네요. 나는 레미의 친구, 당신의 주인님과 다름없다고?」
「우……」
「레미에게 말해서 짤라도 상관없으니까」

파츄리 초강경. 무려 파워 하라스먼트(power harassment:권력이나 지위를 이용한 괴롭힘)로 메이드를 위협하고 있었다.
애초에 사람 사귐이 싫어서 틀어박히기 쉽상, 무뚝뚝한 점이 있다. 용서는 하지 않는다.
벌써 위축되고 있는 이자벨라, 그러나 파츄리는 책상에 주먹을 내려치며 더더욱 몰아 붙인다.

「홍마관은 악마의 관! 여기에는 절대적인 봉건주의가 존재한다! 내게 거역하면 해고야!!」
「히……히익!?」
「파체, 너무 하는게……」

확실히, 바보를 해고하고 있으면 끝이 없다. 홍마관의 메이드가 몽땅 없어지고, 사쿠야 한 사람만이 되어 버린다.
그러나 파츄리는 눈썹을 치켜 올리며 일갈한다.

「레미가 무르니까 이렇게 바보가 늘어나는거야! 사쿠야와 메이린이 서투르니까 마리사에게 책을 도둑맞는다고! 알고 있는거야!?」
「네, 네엣!」
「죄, 죄송합니다 파츄리 님!!」
「알았다면 됐어요」

제대로 땅에 발을 붙이고 교단으로 돌아오는 파츄리. 언제나처럼 비틀비틀하고 있지 않다.
「이런 적극적인 파체는 처음이에요」 레밀리아는 어딘가 가슴의 두근거림을 기억했다.

그렇지만 무섭다. 너무 무서워, 뭔가 있었던 건가.

컨디션이 좋은 날이라도 저렇게까지 난폭하지는 않았을 테지만…….

「아아, 저 약. 흥분제도 들어가 있으니까」
「……」

에이린 탓이었다.

 

경위는 어찌됐든, 이것으로 학생들은 대부분이 얌전해졌다.
유아독존인 치르노, 방약무인인 루미아 근처는 그다지 견디지 못하고 있는 것 같지만, 첸은 귀를 접고 떨고 있다.
문자의 받아쓰기도 순조롭게 진행되어, 파츄리의 수업은 종료……다음은 에이린의 수업이다. 흥분 상태의 EX 파츄리가 건강하게 달려온다.

「에이린! 약, 도움이 되었어요! 다음은 당신의 차례야!」
「에, 네에……」

너무 건강해서 기분나빴다. 뭐야 이거, 정말 파츄리인가? 에이린은 식은 땀을 흘린다.
파츄리는 팔을 치켜들고 에이린과 하이 터치를 주고 받으려 하고 있다. 에이린은 마지못해 손을 들었지만…….

「우욱!!」

어째서일까 파츄리는 주먹을 움켜쥐고, 팔을 직각으로 구부려 달려왔다.
팔을 「척!」하고 맞추고 싶었던 것 같지만, 맞출 수 없었던 에이린의 안면에 파츄리의 팔이 직격, 그대로 액스 봄버(팔을 'ㄴ'자 모양으로 만들고 휘둘러 상대의 목과 얼굴에 데미지를 주는 기술)가 되어 버렸다.
허를 찔린 에이린은 낙법을 취하지도 못하고, 교실 마루에 세차게 뒷통수를 부딪쳤다.

「크, 크으으!?」
「아, 미안해요……그렇지만, 당신이 둔해서 그런거니까」

에이린도 그다지 자신의 운동 신경이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평상시 둔함 덩어리같은 파츄리에게 그런 일 말해지고 싶지 않다.
당분간은 뒷통수를 누르고 눈물을 흘리며 뒹굴고 있던 에이린은, 이제 흥미 본위로 흥분제가 들어간 약 따위 건네주지 않겠다고 마음에 맹세했다.

 

에이린이 교단에 서자, 교실은 아주 조용해지고 있었다.
본래 바라던 바이지만, 이것은 EX 파츄리에게로의 공포 때문이다. 표정이 딱딱하다.
필요 이상의 긴장을 주면 오히려 효율이 나빠진다.

「모두, 물론 자신의 이름은 있겠지요」
「?」

에이린이 갑자기 이상한 것을 말하기 시작하자, 학생들은 무심코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역시나 에이린, 잘하는데.

무심코 케이네가 감탄한다. 그래, 이것은 케이네의 서당에서도 보인 에이린의 테크닉.
일견 관계없는 그런 화제에서, 수업 내용으로 연결하는 콤비네이션이다.
그리고 경험이 풍부한 케이네에게는, 이후에 에이린이 어떤 화제로 전개해 나갈지가 보였다.

「자신의 이름, 어떻게 쓰는지 신경쓰이지 않니? 문자라는건 말이죠, 확실하게 쓸 수 있다면 멋진 거예요」
「……나의 이름……」
「당신들 요정에게는 평범하게 살아도 언어 능력은 몸에 익혀지지 않을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자신의 이름은 신경쓰이지요?」

그 불성실한 학생들이 에이린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
파츄리의 스파르타 방식도 효과 직방이었지만, 에이린에게 홍마관에서의 지위는 없다.
그렇다고 하면 강이 아니라 유, 부드러운 언행으로 학생들의 가드를 무너뜨린다.

에이린은, 조금 전 란이 쓴 수식을 읽을 수 없었던 메이드에게 걸어서 다가간다.

「당신의 이름은?」
「나? 내 이름은……」
「응, 응」

메이드가 말하면, 에이린은 부드러운 미소를 띄워 종이에 아름다운 글자로 그 메이드의 이름을 써 나간다.
그리고 사락, 하고 쓰기를 마치면, 그 종이를 메이드에게 건네주었다.

「이것이 당신의 이름, 근사하네요」
「오, 오오……나의 이름……내 이름이야─!!」

메이드는 종이를 강하게 꼭 쥐고, 일어나 양팔을 높이 들었다.
주위의 메이드들도 거기에 이끌려 환성을 지르며 무심코 박수를 친다.

「서, 선생님! 내 이름도 써줘요!」
「나도!」
「나도~옷!!」
「후후후, 잠깐 기다려 주세요」

파츄리가 북풍이라면 에이린은 태양. 북풍과 태양 작전, 여기에 성공.
즉석에서 파츄리의 방식에 맞추어 메이드들의 급소를 찌르는 에이린의 훌륭한 판단.
무심코 케이네도 박수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 몸은 스스로 쓸 수 있는걸!」

그렇게 말하고, 치르노는 자신의 책상에 놓여져 있던 종이에 「치루은」이라고 썼다.

확실히, 쓸 수 없었다.

「나도 쓸 수 있어요」

은 「츈」이라고 썼다. 역시 쓸 수 없었다.
루미아는 선글라스로 눈매가 가려지는 것을 이점으로 앉아서 졸고 있었다.

훌륭한 에이린의 수완이었지만, 전입생의 아성은 무너뜨리지 못하고…….
파츄리가 길을 개척해, 에이린이 거기에 파고 들어갔다.
과연 다음의 케이네는……에이린의 어시스트를 받아 최초의 난관, 전입생을 함락할 수 있는 것일까.
첸은 호되게 반복되어진 박치기에 의해 케이네에 대한 경계심이 강하다. 그것도 문제가 된다.

오늘 라스트 4교시는 베테랑, 케이네 선생님이다.

 

여기까지 허들을 높인 것에 의해, 교사끼리의 적대심은 서서히 잊혀지고 있었다.
이건 결투를 하고 있을 처지가 아니다. 아무리 요정이라고 해도 홍마관에서 일하고 있는데 문자의 읽기 쓰기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은 딱하다.
세 명의 마음에는 결투보다, 그 점이 걸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야말로, 교사로서의 사명감이기도 했다.

그리고 강 건너 불구경을 하고 있는 유카리가 약오르므로, 끌어내서 아픈 꼴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

「……부탁해요. 카미시라사와 선생님……」

승부는 일주일 뒤, 메이드들이 언어 능력을 갖추고 나서다.
그때까지는 통일 전선, 케이네와 에이린은 눈을 맞추지 않고, 겁없는 웃는 얼굴로 엇갈린다.
그리고 에이린과 교대하여 케이네가 교단에 섰다.

(아군이 되면 이 정도로 믿음직한 사람도 없는걸. 야고코로 선생)

전입생은 변함없이 불성실한 모습이지만, 메이드는 에이린에 의해 제대로 정리됐다.
처음 무렵은 거의 졸고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전원 눈을 크게 뜨고 케이네의 동향에 주목하고 있다.
바보라고 해도 일단은 메이드로 일하고 있으니까, 그 나름대로 변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제군」

케이네는 팔장을 끼고, 눈썹을 찌푸려 이야기를 시작했다.
케이네의 목소리는 잘 스며든다. 아주 조금 엄격함을 머금은 목소리는 학생들의 기분을 좋은 상태로 긴장시킨다.

「지금은 고쳤다고는 해도, 여기는 도서관이다」
「알고 있다고, 그런거!」
「……」

먼저 잘라 걸고 넘어지는 것은 치르노……치르노는 저렇게 보여도 상당히 프라이드가 높다.
노골적으로 위에서부터의 말투를 하면 반발한다. 그렇다고 해도 여기는 우선 이 분위기를 유지하고 싶다.
지금은 치르노는 못 본 체하고, 메이드들에게 문자를 가르쳐 주지 않으면 안 된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전입생 세명은 그럭저럭 언어 능력은 갖추고 있는 것 같고.

「배고파~ 급식은~?」

루미아는 집중력이 없다. 둥실둥실한 성격, 이것 역시 취급이 어렵다.

첸은 굉장한 형상으로 케이네를 노려보고 있다.
머리가 변형할 정도로 박치기 되었으니까 어쩔 수 없지만, 여기도 무너뜨리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따라서, 우선 전입생은 보류. 특별히 첸에 관해서는 란의 힘 없이 공략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케이네는 란에게도 눈엣가시로 여겨지고 있다. 이 상황의 험준함은 란이 가장 잘 깨달았을 테지만…….

「책이라고 하는 것은 재미있는 것이다. 제군들은 여기 홍마관에 살고 있으면서, 이 정도의 책을 읽을 수 없는 것이 유감이지 않나?」

케이네는 근처를 둘러보며, 그 후 다시 시선을 메이드들에게로 되돌린다.
그러나 메이드들은 「으~음」하고 신음하며, 눈살을 찌푸렸다.
문장에 익숙하기는 커녕 읽는 것조차 만족하게 할 수 없어서야, 대부분 흥미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 어딘가 납득이 가지 않는 표정이었다.

(잠깐, 카미시라사와 선생님……)

에이린이 초조해 한다. 학생들은 서서히 집중력을 잃어버리고 있었다. 슬슬 마칠 시간이 가까운 것도 있겠지만…….

「뭐, 지금은 그다지 흥미를 가질 수 없을지도 모르겠는데. 하지만 문장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면 부디 읽어 주었으면 한다.
 오늘은 도입으로서, 내가 조금 책을 읽어 주지」

케이네가 에이린에게 눈짓한다. 케이네도 유의 자세로 공격하는 것 같다.

(조마조마하게 만들지 말라고요, 정말이지……)

「노우렛지 선생, 단편집 같은 것은 있을까. 내용도 가능한 한 간단한 것이 좋지만」
「있어요. 잠깐 기다리고 있어」

파츄리도 능숙하게 쓰기 시작한 케이네. 에이린의 표정이 흐리다.
이것이 진심의 케이네 선생님……뭐야, 하면 할 수 있는거잖아. 이것은 후에 위협이 되어 오겠지.
통일 전선을 치고, 우선 이 학생들을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 되지만, 에이린은 심중에서 아직 결투를 떨쳐버릴 수 없었다.

고민이었다.

 

첫날 종료 후……교사 세 명은 마을의 선술집에서 술을 마시면서, 작전 회의를 짜고 있었다.
홍마관에서 해도 상관없지만, 북새통에 잊혀져 유카리가 체재하고 있어 거추장스럽다. 그렇다고 하는 것으로 장소를 옮겼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심적인 의제는 역시 전입생의 공략. 특히, 사양않고 반발해 오는 치르노가 골치였다.

파츄리는 야채 스틱을 갉아 먹으면서 중얼거린다……덧붙여서 텐션은 이미 원래대로 돌아와 있다.

「메이드를 입다물게 하려면 오늘 방식으로 괜찮지만, 전입생에게는 역시 통용되지 않네요」
「그렇다고 해서 조금 풀어줘도 말하는 것을 듣지 않아요. 어떻게 해야 할까」

냉두부(冷奴:찬 날두부를 양념 간장에 찍어 먹는 음식)를 품위있게 먹는 에이린도, 현재 돌파구를 열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데운 술을 목에 흘려 넣으며 케이네에게 시선과 함께 의제를 보냈다.

「그러한 상대는, 외호를 메우는 것(外堀を埋める: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우선 그 주변의 장애물을 없앰)이 가장 효과가 있다」
「……?」
「외호를 메운다니……?」

케이네의 잔에 술을 따르면서 에이린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케이네는 상당한 페이스로 마시고 있다. 술에 강한 것 같다.

「메이드는 이미 파츄리의 수중이다. 재차 거역하는 일이 있어도 일갈하면 입을 다물겠지」
「……어떨까나, 몇번이나 먹혀들어갈 방법이 아닐지도 몰라. 그 녀석들은 유별난 바보예요……바보는 굴강(屈强:힘이 세고 다부짐, 고집이 매우 셈), 곧 익숙해질 거예요」
「있을 수 없지는 않네요」
「그렇다고 해도 앞으로 2~3번은 통용될 것이다. 당분간은 메이드에게 시선을 돌려, 모티베이션의 유지를 우선토록 하자」
「그렇네……오늘은 조용하도록 만들었지만, 앞으로 어떨지 모르겠고」
「의제가 어긋나 있어요. 치르노는 어떻게 하는거야? 외호를 메운다는건 무슨 말이야?」
「무얼, 말 그대로야」

케이네는 조용히 닭꼬치를 꼬치로부터 빼내어 고기를 13개로 나누고, 그 중의 하나를 둘러싸듯이 나머지 12개를 늘어놓았다.

「……무슨 의미?」
「우선 다른 두 명을 회유해, 치르노를 고립시킨다」
「……의외로 잔혹한걸, 당신」

파츄리에게는 말해지고 싶지 않았다. 케이네는 무심코 눈살을 찌푸린다.

「나도, 좋아서 이런 일을 하는게 아니다……」
「그렇다고 해도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은 가리지 않는거네」

파츄리는 닭꼬치를 몇개인가 젓가락으로 집어올려 입 안에 던져 넣었다.

「최종적으로는 학생들을 위해서 생각한 일이겠지요? 카미시라사와 선생님」
「……야고코로 선생……」

서당에서 실컷 서로 다투었었지만, 케이네가 학생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정도 알고 있다.
에이린도 몇개인가 닭꼬치를 입으로 옮겼고, 큰 접시에는 3개만 남겨두고 그 이외를 케이네의 개인 접시로 옮겼다.

「……목적을 위해서 잔혹한 수단을 취하지 않으면 안 될때도 있어요……」

파츄리는, 3개 남은 닭꼬치의 하나를 젓가락으로 들어 올린다.

「……루미아는 내게 맡기세요」

그리고 입으로 던져 넣고, 씹는다……고기는 앞으로 두개다.
그리고 파츄리는,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케이네의 어깨를 팡팡, 하고 두드린다.

「수단이 잔혹해도, 남는 결과는 잔혹하지 않아요……저 녀석들의 학력 향상을 위해. 당신의 배려겠죠?
 뭐, 나는 마녀. 그런 일은 어찌되든 상관없지만……우물우물」
「파츄리……」
「당신이 더러워지고 싶지 않다면, 내가 책임을 뒤집어 쓰겠어……일주일 뒤를 제대로 하기 위한거라면, 불평은 없어요」

파츄리는 하나 더의 고기에도 젓가락을 뻗는다…….
그러나 그것을 들은 에이린이 「어쩔 수 없는걸……」하고 조금은 작게 한숨을 쉬고 나서, 고기를 하나 손가락으로 집었다.
파츄리와 시선을 맞추고 눈만으로 미소짓고 나서, 고기를 눈앞에 가져와 진지한 얼굴로 중얼거린다.

「야쿠모 란과 첸은 당신을 꽤 강렬하게 적대시 하고 있어요」
「……그렇군」
「……그러니까 내가 야쿠모 란을 회유해서, 첸의 설득을 하게 할께」

에이린은 손으로 집으면서도, 청초한 동작으로 고기를 입으로 옮기고, 손가락 끝을 핥았다.

「……몇일 전의 상황이 거짓말 같은걸」
「별로……당신이 돌보고 있던 서당과는 상황이 너무 다를 뿐이예요」
「……」

에이린은 케이네와 눈을 맞추려고는 하지 않는다.
그 눈의 안쪽에는 미혹이 있었다. 서당에 있었을 무렵은 쓸때없는 프라이드에 집착해서, 보기 흉했던 케이네…….
그러나 지금의 케이네는 오늘 하루 가르쳤을 뿐의 학생을 신경쓴다. 확실히 교사의 귀감.
일주일이 지나 상황이 침착해졌다고 해서, 다시 지저분한 수단으로 깍아 내리는 것에는 다소의 저항이 있다.
오히려 자신이 비참하게 되어 버린다.

「홍마관의 메이드도 전입생도 상당히 버릇이 강해요. 게다가, 언어 능력 정도 갖춰주지 않으면 수업도 안돼」
「그렇네」
「거기서부터가 승부의 계속……봐주지 않아요, 카미시라사와 선생님」
「바라던 바다」

그러나 외부에서 바라보는 파츄리의 눈은 죽지 않다.
지금은 목적이 같기 때문에 서로 협력하고는 있지만, 에이린에게는 빚이 있다.
일주일이 끝나면 다소 비겁한 수단으로라도 에이린을 깍아 내리고, 그 수급(首級:으뜸가는 급, 전쟁에서 베어 얻은 적장의 머리)을 잡자, 며 반짝이고 있다.

교사들에도 각각 개성이 있었다.

어디까지나 학생 생각인 케이네.
전체의 밸런스를 중시하는 에이린.
공동 보조는 취하면서도 호시탐탐, 탐욕스럽게 우승을 노리는 파츄리.

한 가지 걱정이라면 란이다.

란은 운이 나빴다. 제일 최초의 수업으로 학생들의 머리 나쁨을 보았다.
란 이외가 처음에 수업을 실시했다고 해서, 그 충격에 견딜 수 있었는지 어떨런지는 모른다.
반대로, 란이 최초로 희생된 덕분에 남은 세 명은 활로를 찾아냈다고도 할 수 있다.

──야쿠모 란. 다시 일어서는 거야? 당신은……──

에이린의 표정은 좋지 않다.
회유한다고는 말하여 보았지만, 그 이전에 란은 복귀할 수 있는 걸까.
그 수업이 트라우마가 되어 리타이어 하거나는 하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첸에게는 손을 댈 수가 없다……케이네에게만 불리하게 작용하는 시한폭탄이 된다.

「보기 흉한 싸움은 더 이상 싫네」
「응?」
「아무것도 아니야, 후후」

지금의 이 카미시라사와 선생님과 정면으로부터 부딪쳐, 철저하게 때려눕히고 싶다.
에이린의 마음 속에는, 서서히 그런 감정이 샘솟고 있었다.

그걸 위해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야쿠모 란을 부활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한편 기숙사……라고 해도 이것도 임시로 사쿠야가 확장시킨 메이드들의 기숙사지만…….
정말로 퍼펙트 메이드다. 하루만에 이 건물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임시이고, 2주가 지나면 헛간이 되든지, 부서질 것이다. 그러나 간소하기는 하지만, 목수도 깜짝 놀라기에 충분한 만듦이었다.
틈새로 바람이 지나갈 여지도 없으면서도, 근처의 방에 소리도 울리지 않는다. 가구도 필요한 것만 가지런히 갖춰 놓았다.

거기에 숙박하는 것은 세 명의 전학생.
따로따로 방은 준비되어 있지만, 세 명은 지금 치르노의 방에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

「뭐야 이거? 계속 앉혀놓고 지루하고, 2주씩이나 이걸 하는거야?」

치르노는 불만 투성이……유카리와의 대두꺼비에 관한 약속은 벌써 머리에서 누락되어 있었다.
세 명은 침대에 뒹굴며, 원을 만들어 이야기하고 있다.

「재미없는걸~」
「그치만, 란 님이……」
「어째서 피 토한거야? 그 여우」
「모, 모른다구……」

첸만은 란을 걱정하고 있는 것 같지만, 치르노와 루미아는 그런 일은 조금도 모르고.
스페어가 어쩌구 저쩌구 말해지고 있던 루미아의 선글라스도, 그다지 하나만 있어도 좋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재미없으니까, 저 녀석들 해치워 버리자!」
「스펠 카드로?」
「응」
「그, 그치만 란 님은……」
「스펠 카드전이 즐겁잖아!」
「나, 란 님과 싸우는 것은 싫어!」
「피 토하고 있었으니까 돌아오지 않는거 아냐~?」
「우, 우우……」

루미아는 김빠진 어조로 잔혹한 것을 말한다.
첸의 귀가 옆으로 쳐지고, 눈에 눈물이 떠올랐다.

「조, 조금만 더 기다리자……치르노, 대두꺼비는……」
「앗! 그랬었지!」
「나는 아무래도 상관없는데. 눈부시지 않아도 피부는 거칠어지고~」
「뭐, 맛있는 요리도 나오고 당분간은 괜찮을까~」
「응」

교사 중에 란이 있기 때문에……그것을 이유로 어떻게든 이 장소는 첸이 수습했다.
그러나 불온, 이것으로는 전입생들이 언제 반란을 일으킬지 모른다.
기이하게도 세 명의 교사가 『치르노 포위망』을 깔기로 결정한 밤의 일이었다.
과연 이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능숙하게 할 수 있는걸까…….

 

이틀째 1교시는 케이네.
파츄리는 다시 사이드에서 교실의 모습을 관찰, 특별히 루미아에게 집중하고, 대책을 가다듬는다.
란은 아직 눈을 뜨지 않았다. 그리고 에이린은 그런 란의 모습을 보러 가고 있었다.

「그럼, 오늘도 계속 어학의 수업이다. 아(あ)에서 응(ん)까지 순서대로, 함께 받아써볼까」
「에~ 책 읽어줘~」
「재미없어~」
「잘래……」
「……」

어제는 말하는 것을 들었었는데, 이내 듣지 않고 있었다.
어쩜 이렇게나 기억이 나쁠까. 아직도 자신들의 처한 상황을 모르는 것 같다.
오늘은 어제와 달리 유카리만이 보러 와 있다. 레밀리아는 아직 코~하는 중, 사쿠야는 일이다.

(부탁이니까 너무 자극하지 말아줘……)

만월이 가깝다. 케이네는 나날이 자신이 신경질적으로 되어 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과연 이 결투 중에 학생들을 제물로 삼는 것은 좋지 않잖아. 그러나 메이드들의 건방진 태도가 신경을 자극한다.

(침착하자……)

교탁 옆에 있던 의자에 앉아, 우선 기분을 가라앉히려고 했다.
어제는 이런 의자가 없었다고 생각했지만, 사쿠야가 준비해 준 것일까?
목제 의자로 까끌까끌하지만, 방석이 깔려 있어 앉기에는 편할 것 같다.
케이네는 심호흡을 하면서, 그 의자에 천천히 앉았다.

뿌~웅!!

「하악!?」

케이네가 의자에 앉는 순간에 울려 퍼지는 기묘한 소리……놀란 나머지 케이네는 의자에서 굴러 떨어졌다.

「푸웁!! 『하악!?』이랬어!!」
「감쪽같이 걸렸잖아!! 푸흡!!」
「뭐, 뭘……너, 너희들……」

──방귀 쿠션.

안된다. 교사들이 아무리 진지한 자세라도 학생들은 바보, 이 점은 흔들림이 없다.
케이네는 어젯밤 그토록 고민했던 것이 어리석다고 생각됐다. 이 녀석들 정말로 화가 난다.

「오오오오오오 네 녀석드으으으으으을!! 앞으로 나와아아아아아앗!!」

모자를 내던지고, 새빨간 얼굴로 교탁을 쾅쾅 두드린다.
어제 그토록 베테랑의 여유를 과시하던 케이네 선생님의 이미지는, 방귀 쿠션 일발로 붕괴했다.

「하아……」

파츄리가 한숨을 쉰다……가면 갈수록 고생길이었다.

 

한편, 에이린은 란의 모습을 보러 가고 있었다.

홍마관에는 창이 적지만, 일단 레밀리아의 방에도 창은 있다.
만월이 뜨면 방에서 바라보고 싶고, 흡혈귀라고 해서 철저하게 태양을 피하는 것은 꼴사납다, 라는 것이었다.
물론, 란이 있는 곳은 레밀리아의 방은 아니지만 이 방에는 상당히 창이 많다.
정신적인 쇼크가 큰 란을 달래기 위해서, 사쿠야가 조금이라도 밝은 방을 골라주었던 걸지도 모른다.

그러나 에이린이 방에 들어가도 란은 뒤돌아보지도 않았다.

방에는 침대가 3개 정도 있고, 그 이외에는 간소한 책상과 커다란 벽시계가 있을 뿐이었다.
청소는 잘 되어 있지만, 놓여져 있는 것이 전체적으로 검소하여 어딘지 모르게 외로운 인상을 주는 방이었다.
깨끗하게 세탁되어 있는 커텐도 빛깔도 무늬도 없어 따분하다.

그런 방에서 혼자서, 란은 잠옷 차림이다. 커텐에 붙잡고 창 밖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란……」

에이린이 이름을 불러도 대답하지 않는다.
아주 조금 아홉 꼬리가 좌우로 흔들렸을 뿐, 하지만 란은 그것도 곧바로 움직이는 것을 그만두었다.

「그렇게나 아름다운 경치인가요?」

자연스럽게 란의 허리에 손을 대고, 나란히 밖을 바라본다.
아무튼 그 나름대로 아름다운 경치일 것이다. 밖은 잘 개여 있지만, 호수가 안개 탓으로 잘 보이지 않는 것이 유감이었다.

(상당히 쇼크였구나 ……)

전혀 입을 열지 않는다고는……별로 에이린이 나쁜건 아닐테지만, 혼자 있기를 원하는 걸까.
그러나 그리 간단하게 물러날 수는 없다. 에이린은 창을 열고 창틀에 앉아 무리하게 란의 정면에 위치를 잡았다.

「당신이 나오지 않으면 수학 수업에 구멍이 생겨버려요. 하지만 지금은 모두가 어학을 가르치고 있어요.
 일주일……일주일 동안 말을 제대로 가르치고, 그 후에 진짜 승부를 하기로 됐어. 협력해줄래?」
「……?」
「당신……대체 왜 그러는거야?」
「??」

화내고 있는 것 같지도 않고, 침울해져 있는 것 같지도 않다.
어쩐지 모습이 이상하다. 말을 이해하고 있지 않는 것 처럼 보인다.
표정도 이상하다. 란은 눈을 깜빡거리며 에이린의 전신을 빤히 관찰하고 있다.

「무리예요」

갑자기 방 입구에서 소리가 났다. 멈추었던 시간이 갑자기 흐르기 시작하는 듯한 감각이었다.
에이린이 돌아보면, 거기에는 유부 초밥이 실려진 쟁반을 손에 쥔 사쿠야가 서 있었다.

「기억 상실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말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엣!?」

에이린은 「에~……」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뭐라해도 지나치게 순진하다. 그 정도로…….
첸이 예상 이상으로 바보였던게 쇼크였던 걸까.
아니면 평소에 모아두었던 스트레스라도 있는건지……이쪽은 있을 수 있다.

그런 에이린을 뒷전으로 란은 눈을 감고서 몇번이나 코를 킁킁 거린 뒤, 기운차게 사쿠야의 쟁반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정말로 기쁜 듯한 표정으로 유부 초밥을 입안 가득히 넣기 시작한다.
지저분하게 먹고, 젓가락이 있는데 맨손으로 먹고……도저히 이것이 신성한 요수, 야쿠모 란이라고는 믿을 수 없다.

(유아 퇴행이라고 할까……기억이 너무 돌아가버려, 야생 여우처럼 되버리고 있어……)

눈 깜짝할 순간에 유부 초밥을 다 먹어버린 란은, 더 먹고 싶어하는 듯한 얼굴로 사쿠야를 응시하기 시작했다.
사쿠야는 「이제 없어요」라고 하듯이, 팔랑팔랑 두 손을 펴 보이고 있다.
야생으로서는 너무 상냥한데, 하고 불필요한 것을 생각하면서, 에이린은 앞으로의 일을 염려한다.
그리고 유부 초밥이 이제 없다는 것을 깨달은 란은, 에이린의 전신을 흥미진진하게 만지기 시작했다.

(아기 여우……)

란은 에이린에게 매달려, 그대로 숨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따르고 있는 것 같잖아. 다행이에요」

시간을 멈추고, 문자 그대로 순식간에 사라진 사쿠야.

(나, 남의 일이라고……)

2교시는 자신의 수업이라고 하는데…….

3교시의 란의 수업을 4교시로 미룬다고 해도…….
자신의 수업이 끝나면, 파츄리의 수업 시간 동안에 란을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되는 건지.
아직 어학밖에 하고 있지 않고, 다른 누군가를 채워도 괜찮겠지만…….

 

(늦어……이제 수업이 시작되어 버린다고, 야고코로 선생……!!)

케이네와 파츄리는 안절부절하고 있다. 곧 쉬는 시간이 끝나가는데 에이린이 아직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다.
정작 파츄리를 대타로 세운다는 방법도 있지만……아니, 반대로 그 방법이 좋지 않은가.
파츄리에게 조금 전의 방귀 쿠션과 같은 뿡뿡 트랩, 아니 부비 트랩을 걸기라도 하면, 즉석에서 벼락이 떨어진다.

(그렇지만, 그것은 흥분제의 탓이었구나……)

화내기야 화내겠지만……이 바보 메이드들을 봐라.
케이네의 박치기를 먹었던 이마로부터 김이 나면서도 표표하게 있다.
과연, 이거라면 파츄리의 파워 하라스먼트에서 곧장 회복하는 것이다.
때때로 사악한 편린을 슬쩍 내비치는 서당의 학생도 상당히 골치덩이였지만, 재생력의 면에서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 녀석들은 유별난 바보예요……바보는 굴강, 곧 익숙해질 거예요──

어젯밤 파츄리의 말이 머리에 되살아난다……그렇다고 해도 내성이 붙는게 조금 지나치게 빠른게 아닌가. 케이네는 머리를 감쌌다.

「기다리게 했군요……헥, 헥……」

사고를 정리할 틈도 없이 울려 퍼지는 에이린의 목소리에, 두 명이 돌아본다.
그리고 말문이 막혔다……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무, 무거워요……」

에이린의 등 뒤에는, 포대기로 무리하게 묶여진 란의 모습이 있었다.
에이린에게 업혀 안심하고,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고 있다.

「무, 무슨 일이 있었던거냐!?」
「쇼크로 기억이 날라 가버렸어요, 이 녀석……안정따위 하게 하지 않아요. 교육 현장을 보여줘서, 강제로 복귀시킨다」

과감한 개혁. 지금 할 수 있는 수단은 그것 밖에 없다. 에이린을 포함한 세 명의 교사에게는 시간이 없었다.
그리고 에이린은 교실 구석에서 능글거리고 있는 유카리를 무섭게 노려보았다. 유카리를 보이는 것으로도 기억이 돌아올지 모른다.

「란도 정말, 그 정도로……수행이 부족하구나」
「그 말투는 너무 하지 않을까? 전입생을 부추긴 것은 당신이겠죠」
「당신이야말로, 사랑스런 제자에 대해서 그 말은 너무 하지 않아? 전입생을 마치 부스럼같이」
「……두고 봐요」

여유로운 유카리, 그리고 말조차 나오지 않는 것이 첸……란이 저렇게 되버린 것은 자신의 탓인걸까, 하고 마음 속으로 자책하고 있다.
다른 학생들도, 너무한 광경을 보고 어안이 벙벙해져 있다.

「유아 플레이……풉!!」
「큭……이!!」

유카리가 에이린을 조롱하며 웃는다.
녀석은 여기까지 예측하고 란을 몰아넣은 게 아닐까, 하고 의심해 버릴 정도로 잔혹한 태도다.
어쩌면, 유카리가 그럴 기분이 들면 이 란을 곧장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을지도 모르지, 만…….

 

──나중에 절대로 울상짓게 만들어 주겠어요!!

 

이런 녀석의 힘 따위 빌릴까 보냐. 에이린은 유카리를 외면하고 교탁으로 향한다.

 

그리고 시계탑이 울려 퍼지며, 2교시의 개시를 알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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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후기
처음은 서당에서 결전하는 것으로, 학급 위원에 시키에이키 씨라든가도 난입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등장 캐릭터가 너무 많아져서, 이름 없는 학생들이 모두 얌전해져 버려서…….

그리하여 구성을 바꾸어 무대를 홍마관으로.
일단 이자벨라라든지 제시카라든지, 이름이 나오고 있는 메이드가 있습니다만, 녀석들은 레미콩의 유용입니다.
제시카가 유유코에게 묻혔던 녀석이고, 이자벨라가 카구야 대의 이나바에게 콩런쳐로 저격당한 녀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긴 하지만,

「무턱대로 쓸데없이 이름있는 오리지널 캐릭터를 내지마─」

라고 하는 것으로 재차 등장을 바란 정도로, 특별히 깊은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예요.
덧붙여서 이름은 모게임에서 그대로 가져온 것뿐으로, 아무런 꼬임도 없습니다.

머리좋은 녀석이 활약하는 이야기라면, 그 반대도 내는 편이 괜찮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대표격의 치르노는 어쨌든, 루미아나 첸에 대해서는 각자의 해석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지금까지의 작품도 읽어 주시고 있는 분이라면 눈치챘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그녀들을 트리오로 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루미아에 대해서는 이름밖에 낸 적이 없었다고 생각하지만.

『바보』라고 하는 단어가 빈번하게 나오므로 조금 가시가 있는 문장이 되버렸습니다만, 그러한 부분도 포함해서 귀엽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단코 악의가 있었던 것은……변명인 것 같지만 (땀

고교생 무렵에 낙제점을 너무 받아, 크리스마스에 부모님과 함께 학교에 불려갔던 것을 떠올리면서 썼습니다.
그것은, 앞으로도 일생 잊을 수 없는 데빌 크리스마스라고 생각합니다.

학년에서 워스트 3이었습니다. 꺅, 부끄러워! (정말로 부끄러운걸


■역자 후기
「맡겨줘요, 란 님!」

『1 + 1 = 田』
.
.
.
.
.
1더하기 1은 창문.
과연, 이 공식은 세계 공통의 법칙이었군요.

예상대로 란과 파츄리의 난입, 4명의 배틀 로열이 되버린 서당 크라이시스 2편입니다.

케이네, 에이린, 란, 파츄리.
이 네명에게 배울 수 있다면, 정말이지 공부할 의욕이 그냥 솟구칠 것 같은데 말이지요.
더불어 이상한 지식도 마구 얻을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먼산

어쨌든, 바카 오브 바카즈, 메이드 10명과 전입생 3명의 아성을, 과연 4명이서 무너뜨릴 수 있을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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