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번역/[東方Project]

서당 크라이시스【4】

spica_1031 2008. 11. 3. 18:54

1차 출처 : 동방창상화
작가 : VENI
번역 : 스피카

1. 다른 곳으로 퍼가지 말아주세요.
2. 본문중의 (하늘색)은 제가 단 주석입니다.
3. 오타 및 잘못된 번역의 지적은 감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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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당 크라이시스【4】








어둑어둑한 복도의 흐릿함 속에, 희끄무레한 2개의 둥근 물체가 상하로 흔들리고 있었다.

──영원정.

보이는 것은 방, 방, 방……복도, 복도, 복도…….
테위는 맨발로 마루를 탁탁 소리내면서, 때때로 멈춰 서서 주위를 둘러본다.

「또 없어요」

팔장을 끼고, 눈썹을 ハ의 글자처럼 굽혀 『으~음』하고 한 번 신음소리를 냈다.
걸어가는 것도 둘러보는 것도 그만두고, 그대로 생각에 잠긴다.

시간은 아직 오전 6시……방에는 없었다.

(스승님, 어디에 간걸까……)

처음 무렵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지만, 과연 이것은 부자연스럽다.
에이린이 몇시에 기상하고 있는건지는 모르지만, 테위가 일과의 체조와 산책을 끝마치고 아침 목욕을 하고……그걸로 대강 오전 6시.
대략 그 무렵에는 에이린은 방에서 무언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차를 마시고 있는 일이 많았다.

(앞으로 조금 더면 한달이 되지만……)

에이린의 외출이 만성화(慢性化)하고 나서, 대략 3주.

(밖에 남자라도 만든건가?)

발상이 갑작스레 이상해졌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그건 또 부자연스럽다.
몇 살인지 불분명하지만 상당히 오래 산 것은 확실, 새삼스레 연애에 빠져있을 리도 없을 것이다.

(없네요)

그럴 기분이 들면 미약이든 뭐든 만들어 버릴테니까, 있을 수 없다.
에이린은 언제나 쿨하고 드라이했다. 남자에게 특별히 흥미가 있다고도 생각되지 않는다. 역시 이건 아니겠지.

게다가, 정말이지 보이지는 않지만 돌아오고는 있는 것 같다.
한밤중에 스스로 옷을 세탁해서 말리고 있는 것 같고, 이것은 움직일 수 없는 증거일 것이다.
빨래를 널어둔 채로라는 것도 아닌 것 같다. 레이센이 거둬들이고 있는 것 같고.
시험삼아 테위도 거둬들여 보았지만, 다음날, 밤중에 씻었다고 생각되는 세탁물이 새롭게 말려져 있었고.

──뭐 하고 있는걸까?

조금 전에 에이린이 우사미미 페티즘이라든가 『에-린은 테위를 사랑하고 있어☆』따위의 기분 나쁜 소문이 농후하게 감돌기 시작했기에, 전력으로 저항했다.
그 일이 있었기에 더욱, 남자에게 흥미가 없는 듯이 느껴버리는 건지도 모른다.

테위는 복잡한 표정을 띄우면서, 폭신폭신한 자신의 귀를 쓰다듬어 보았다.
그러고 보니, 이전부터 에이린은 자주 테위의 머리를 쓰다듬는 버릇이 있었지만…….

「스승님─……」

이상한 소문이 있기 때문에, 있으면 있는대로 자신의 몸이 걱정이지만…….
없으면 없는대로, 이번은 에이린이 조금 걱정이었다.

「스승니-임……슬슬 약의 재고가 떨어질 것 같아요─!」

없는 것은 알고 있지만, 소리를 질러 보았다.

 

수헬리베붕탄질산프네(원문은 '水兵リ-ベ僕の船(스이헤리베보쿠노후네:H He Li Be B C N O F Ne)으로 일본의 원소주기율표를 외우는 방법)!! 자아!!」
「수헬리베붕탄질산프네!!」

그런 테위의 기분도 알지 못하고, 에이린 선생님은 홍마관에서 열심히 화학 수업을 하고 있다.
서당에서도 그랬지만……에이린은 수업 진행 방식이 능숙했기 때문에, 학생들이 얌전해진 것으로, 그 수완은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었다.

「『수』는 무엇의 약자일까?」
「수소~」
「좋아요. 그럼 종이에 써 보겠어요?」
「에, 그러니까……」
「후후, 모르는거니? 이렇게 쓰는거란다」
「아, 그렇지」

현재 9일째.
아직도 불완전한 사람은 많지만, 학생들은 문자의 읽고 쓰기도 적당히 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한자는 확실히 어려운 것 같지만, 히라가나, 숫자, 알파벳이라면 어느 정도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하고 에이린은 화학을 가르치면서 어학도 가르치는 수단을 취했던 것이다.

「의외로 이해가 빠르네」

책장 뒤에서 엿보는 란은, 놀란 것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다.

「텅 빈 머리에 채워 넣는 것따위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겠죠」
「그런걸까?」

옆에 있는 파츄리는 조금 부정적이지만, 학생들의 수업 태도가 제대로 된 것에는 솔직한 기쁨을 느끼고 있었다.
엄하게는 말하면서도, 그 표정에는 밝음이 있다.

「하지만 역시, 일주일을 완전히 헛되게 한 건 아픈데」

케이네는 허리에 손을 대고, 어려울 듯한 표정을 띄우고 있다.

여하튼, 원래 2주 걸려 가르쳐야 할 예정을 갑작스레 변경해서, 일주일 동안을 어학에 집중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업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어학 중심으로 가르치면 되는 파츄리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을테지만, 어느 정도의 어학 지식이 최저 조건으로서 갖추어지지 않으면,
다른 과목을 가르치는 것은 쉽지 않다.

나머지 5일……마지막 날은 시험이므로, 그 5회의 수업 안에서 어학에 어느 정도 비중을 주어야 할지는 사활 문제였다.
너무 비중을 주면, 단순히 파츄리에게 소금……아니, 적에게 소금을 보내줄 뿐.
그렇다고 해서 너무 소홀히 하면 자신의 과목이 파탄난다.

「앞으로 3일 정도 어학을 하지 않으면, 이야기가 안되지 않을까? 역사는……하핫」

란이 그렇게 말하며, 빈정을 가득담아 웃었다.
란이 가르치는 수학, 숫자마저 알았다면 크게 문제는 없다.
좀 더 고도가 된다면 다르겠지만, 지금 가르쳐야 할 숫자의 구성은 일반적인 어학과 비교하여 단순 명쾌해 이해하기 쉽다.
유카리가 시험 문제를 모두 문장형으로 낸다, 라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도 아니지만…….

『고자질은 안돼! 란!』

별로 이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카리가 란을 강하게 공격할 수 없는 이유도 있다.
몇 문제, 문장형을 낼 가능성은 있겠지만 명백하게 부자연스러운 문제를 구성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할까 애초에, 자신의 식신에게까지 짖궂은 짓을 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이렇게 해서 보면 란, 파츄리에게는 이 상황이 어느 정도 유리하게 되어 있다.
맞서는 케이네와 에이린은 다소 불리. 케이네는 경험, 에이린은 재치를 발휘하여 하지 않으면 어려울 것이다.

「어학은 이제 가르치지 않는건가. 야쿠모 선생」
「교육 과정내의 수학을 가르치는데 충분한 레벨에는 다다르고 있어. 더이상 내가 가르칠 필요는 없어」
「파츄리 선생이야 어쨌든, 야고코로 선생과 나도 아직 어학을 가르치고 있다고?」
「원래부터 일주일 동안이라는 약속이었잖아. 뭐, 난 조금 이상하게 됐었지만」
「상황이 상황이다. 어쩔 수 없지 않나. 상당히 가혹하게 말하는군」

빠지려고 하는 란을 케이네가 날카롭게 노려보았다.
그러나 란은 양손을 각각의 소매에 찔러넣고, 조금의 두려움도 없이 케이네를 내려다 본다.

「애메모호하게 보이고 있는건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그 수법에는 넘어가지 않아」
「뭐라……」

맑은 금빛의 눈동자는, 마치 케이네의 마음 속을 꿰뚫어 보는 것 같았다.

「여기는 일단 정론을 주장해볼까」

란은 가슴을 펴고, 위축하는 케이네를 노려보며 계속한다.

「그렇게 성실하게 가르치고 싶다면, 이 결투가 끝난 뒤에도 이곳에 와서 가르쳐 주면 되는거다.
 ……지금은 사투에 지나지 않는다고, 카미시라사와 선생. 우리들은 학생을 말려들게 해서 멋대로 싸우고 있다.
 능숙한 상태로 학생을 포섭해서 그것을 용서받고자 하는건 우리들 측의 에고에 지나지 않는다」
「크……과연 수학 교사, 이론을 내세우는군」
「냉정하지만 결투는 결투. 남은 닷새간은 냉혹하게, 타산적으로 갈거야.
 학생들이 사랑스러워지면, 사쿠야에게라도 부탁해서 다시 여기에 가르치러 온다. 첸도 데리고 말이지」
「……」
「나의 타겟은 너다, 카미시라사와 선생. 나의 이빨은 언제든지, 그 하얀 숨통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흥…… 알고 있어」

분하지만 란이 말하는 것은 올바르다.
능숙하게 꼬득여, 어학의 수업을 돕게 하려고 꾸미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학생들은 속일 수 있어도, 우리들은 그렇게 간단히 된다고 생각하지 않나보네」
「파츄리 선생……」
「뭐, 성격적으로 진심으로 하는 부분도 있겠지만……그러한 당신의 성실한 부분이야말로 독이예요.
 어중간하게 성실하고 상냥한 곳이 있기 때문에, 진심인지 속이려 하고 있는건지 모르게 되는거라구요」
「……크……」
「그렇다면 일절 신용하지 않는다. 철벽의 방어로 당신을 맞이해 싸운다. 나쁘다고 생각하지 말아줘」

파츄리는 살며시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마지막 일격의 한 마디를 중얼거린다.

「……이건 승부니까」

란과 파츄리의 굉장한 위압감을 앞에 두고, 케이네는 그 이상을 추구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진심으로 학생을 가르치고 싶다고 생각하는 기분이 반, 결투니까 이기고 싶다고 생각하는 기분이 반…….
파츄리는, 케이네의 책략에 걸려들어 땋은 머리를 잘라 내버린 에이린을 보고 있다
자기 자신의 타겟인 에이린도 그렇지만, 케이네에 대해서도 일절의 방심은 금물이다.

정말로 가르치고 싶다면 결투라고 하는 올가미도, 기한도 벗어나는 것이 맞다……확실히, 돌려줄 말도 없다.

지금까지는 학생에게 농락당하여, 얼빠진 부분만을 드러내고 있던 교사들이지만…….
과연 모두 머리가 좋다. 그리 간단하게 걸려 주지 않는다.

궁지에 몰려 서 있는 케이네를 곁눈질로 보고……교실의 에이린 선생님도 씨익 미소지었다.

 

시각은 2교시와 3교시 사이의 점심시간…….

「배고파아……」
「오늘은 급식 없는건가아……」

학생들이 고개를 떨구고, 책상 위에 털썩 쓰러지고 있다.
요정은 식사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히는 공복의 착각에 괴로워하고 있을 뿐일 것이다.
조금 지나면 잊어버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할 것이 틀림없다.

일단 지금까지도 급식 제도가 있었다. 그렇지만 만드는 것은 전부 사쿠야다.

따라서 사쿠야의 기분이 나쁘면 식사 없음이 된다.

표면상은 모르는 척하고 있는 사쿠야였지만, 레밀리아……는 뭐어, 좋다고 치고,
유카리의 제멋대로로 이런 일에 홍마관이 사용되어, 귀찮다고 생각하는 기분은 결코 적지는 않을 것이다.
일도 하지 않는 녀석을 어째서 챙겨주지 않으면 안 되는거냐, 고 생각하며 불만이었다.

「뭐야, 사쿠야가 만드는 식사는 맛있는데 말이지」

케이네도 팔짱을 끼고, 유감스럽다는 듯이 한숨을 내뱉었다.
그러나 그 옆에서 에이린이 웃고 있었다.

「후후후, 슬슬 급식 아줌마의 기분이 나빠질 무렵이라 생각하고 있었어요」

급식 아줌마라니 심한 말투였다. 이렇다면 사쿠야가 토라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런 사쿠야의 변덕을 예측하고 있었던 에이린은, 커다란 보자기를 짊어지고 와서 교탁에 두었다.

「주먹밥을 만들어 왔어요. 자, 먹자구요 모두. 선생님들도……후후후」
「와~아!」
「쳇!!」
「잔재주를……!!」

빈틈없는 에이린의 행동이 교사들의 신경을 자극한다.
케이네와 란이 이마에 핏대를 띄우는 가운데, 파츄리만은 잠깐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급하게 입을 열었다.

「겨드랑이로 쥔 주먹밥은 먹고 싶지 않아요……!」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튀어나온 파츄리의 트집. 학생들의 손이 멈추었다.
에이린은 뭐가 일어났는지 알지 못하고, 몇번이나 눈을 깜박거리고 있다.

「겨, 겨드랑이!? 뭘 근거로 그런걸 말하는거야?!」
「월인은 겨드랑이로 주먹밥을 만든다고, 책에 써 있었어요!」

에이린의 행동 저지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파츄리의 트집이었지만, 바보인 학생들에게는 심각한 문제였다.
모두 손을 멈추고, 자극적인 냄새를 맡았을 때의 동작으로 에이린이 만들어 온 주먹밥의 냄새를 확인하고 있다.
불가사의하게도, 확실하게 손으로 만들었기에 이상한 냄새 따위 감돌리도 없겠지만, 학생들은 모두 표정을 일그러뜨리고 있었다.
믿는 힘이라는 것은 굉장한 것이다.

「유언비어예요!! 그런……그런, 레이무 같은 짓은 하지 않아요!!」

레이무도 그런 짓은 하지 않는다.

물론 스이카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케이네는, 겨드랑이로 만든 주먹밥을 마리사에게 먹이는 레이무를 상상하고 「우욱!」하고 신음하며, 입가를 눌렀다.
상상 속의, 굉장히 기쁜 듯한 마리사의 얼굴이 슬펐다.

「후, 후후……위험할 뻔 했어요」

파츄리가 식은 땀을 닦으며, 웃는다……위험하게도 학생들의 인기를 휩쓸려던 참이었다.
다소 강행이었고, 미소녀에게 있을 수 없는 위험한 재료였지만……어쨌든, 에이린의 작전은 저지했다.

「아마, 이상한 약도 들어가 있을거라고!!」
「생트집이야!! 우, 우으……」

재빠르게 란이 몰아붙인다. 학생들은 싫다는 듯한 얼굴로 에이린을 깜박깜박 바라보면서, 자리로 돌아왔다.

「어, 어째서냐고……어째서 이런 뻔한 거짓말에 속는거냐구……열심히 만들었는데……」

 

──이런 앞지름은 용서하지 않아──

 

케이네의 책략에 이어, 에이린의 책략 역시, 햇교사 두 명의 러프 플레이에 의해 파산되었다.
서당처럼은 되지 않는다……우수한 두 명의 교사는 지금에 와서 벽에 부딪혔다.

「우윽, 흑……마이느데……으흑」
「……겨랑밥……」
「자기가 만든 겨랑밥을 먹고 있어……」
「먹으라구요……흐윽」

에이린의 주먹밥은 통칭 『겨드랑이 주먹밥』……줄여서 『겨랑밥』이라고 하는 잔인한 이름을 주었다. 아이는 잔혹하다.
에이린은 「위험하지 않으니까 먹어」라는 의미로 겨랑밥을 먹고 있지만, 그다지 효과는 없다.

「제일, 겨드랑이로 잡는건 손으로 잡는 것보다도 비효율적이잖아……그런 의미가 없는 짓은 하지 않아요……흑」

효율적이라면 해도 괜찮은건가, 하고 말해지면 고개를 갸웃거리겠지만, 에이린은 의외로 냉정했다.
울고 있는건가 생각하게 하면서, 이따금 눈 아래에 마음껏 타이거 밤(Tiger Balm:우리나라에서는 '호랑이 연고'로 잘 알려져 있음)을 바르고 있었다. 거짓 울음이었다.

그러나, 거짓 울음이라고 깨닫고 있는건지는 불분명하지만, 역시 학생들은 겨랑밥을 먹으려고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서 완전하게 실패해 버리는건 큰 타격……에이린은 눈물 작전을 느슨하게 하려고는 하지 않았다.
굵은 눈물이 끊어지지 않도록, 눈 아래에 끊임없이 타이거 밤을 문질러 바른다.

「에이린 선생님」
「……?」
「모두, 나는 먹을거야」
「에? 저, 정말?」

갑자기 걸어나온 한 명의 학생이 겨랑밥을 손에 들고, 말없이 응시했다.
학생과 에이린은 숨을 집어 삼키며 그 동향을 지켜보고 있다.

「잘 먹겠습니-다」
「고마워요……나를 믿어 주었군요」
「……?」
「왜 그러니?」

겨랑밥을 입안 가득히 넣은 학생은 어려울 것 같은 얼굴을 하고, 허공에 시선을 떠돌게 하고 있다.
무언가 납득이 가지 않는 듯한 표정이었다.

「저, 저기……맛이 없는걸까?」

에이린은 매우 정성스레 만들어 왔을 작정이다.
뭐, 원래 주먹밥은 그만큼 손이 많이 가는 요리의 부류에는 들어가지 않을테지.
그렇게까지 엄청 기뻐하며 먹을만한 것은 아닌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불쾌하다는 듯한 표정은 뭘까.

「……쟁이」
「에?」
「거짓말쟁이!」

학생이 격앙하며, 에이린을 노려보고 있다.
손에 쥔 겨랑밥은 찌부러져 형태가 무너진 채, 마루에 너저분히 흩어져 떨어졌다.

「저, 정말로 겨드랑이 따위로 잡지 않았어요!?」
「틀려!!」
「!」
「겨드랑이로 잡았던 편이 좋았는데!!」
「……」

과연, 변태였구나.

달의 두뇌는 곧바로 상황을 이해했다.

「겨드랑이 맛 같은건 조금도 나지 않아! 내 혀는 속일 수 없으니까!!」
「아, 아니 그런걸 자랑해도……」

그런, 알 수 없는 학생과 에이린의 대화를 보고 있던 다른 학생들이, 줄지어 걸어 나온다.

「홍마관 1의 겨드랑이 페티즘인 그 녀석이 말한다면, 저건 정말로 겨랑밥은 아닌 것 같아」
「과연, 홍마관 1의 겨드랑이 소믈리에구나」

뭐야 그거.

「잘 먹겠습니~다. 에이린 선생님」
「에이린 선생님, 고마워요~!」
「……」

에이린의 심중은 복잡했다. 먹어 주었고, 신용도 되찾을 수 있어서 만만세일테지만.
문득 케이네에게 시선을 주면, 케이네는 어딘가 달관한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서당의 변태 학생을 떠올린 걸지도 모른다.

「우, 우흑……에이린 선생님 바보, 거짓말쟁이……에이린 선생님의 겨드랑이!!」
「겨, 겨드랑이!? ……그, 그치만 그러한건 하쿠레이의 무녀에게 말하는 쪽이 좋아요. 혹은 오니인 이부키 스이카」

앉은채로 무릎을 모아 끌어안고 흐느껴 우는 겨드랑이 소믈리에에게 걸어줄 말이 없었다.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조금은 그 비뚤어진 성벽을 부끄러워하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시시한 소동은 가끔 있지만, 수업은 대체로 평소대로 진행되어 갔다.
역시 케이네와 치르노의 결투는 강열했던 것일테다.
케이네는 그 뒤 미소짓고 있었고, 정말로 머리카락이 짧아진 것을 슬퍼하고 있는건지는 불분명하다.

3교시에 자신의 수업을 끝낸 파츄리는, 4교시 케이네의 수업을 응시하고 있다.
손에는 사쿠야로부터 받은 커피……지만 그 향기조차도, 파츄리의 의식 속으로 비집고 들어갈 수 없었다.
그만큼 깊게 생각에 잠겨있는 파츄리, 표정도 딱딱하다.

──또 자고 있어요. 저 녀석──

선글라스를 쓴 채로, 부자연스러운 자세가 되어 있는 루미아를 노려본다.

치르노는 가끔 지혜열을 내며 쓰러지거나 하면서도, 열심히 수업을 받게 되었다.
첸은 란에게 말해지고 나서 특별히 눈에 띄는 일도 하지 않고, 얌전하다.
그러나 루미아만이 미해결……변함없이 어떤 일에도 속박되지 않고, 빈둥빈둥하게 수업을 받고 있었다.

파츄리는 커피를 두 모금 정도 마시고, 작은 숨을 내쉰다.

치르노처럼 소란피우는 것도 아니고, 자객으로서 보내진 것에 대해서는 그리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대부분의 수업에서 자고 있으므로 시험의 결과를 상상하면 무섭지만, 그것도 전과목 저득점이라면 별로 타격은 되지 않는다.

「……그렇네」

살며시 혼잣말을 한다.
루미아는 아직 손대지 않았다……어학만 고득점을 얻게 하면, 차이를 낼 수 있는게 아닐까.
그러나 저 천연을 상대로 어떤 수단으로 공격하면 좋을지는 어려운 문제다.
그것이 어렵기 때문에, 루미아가 최후까지 손대지 않고 남아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곤란한 것은, 수학 수업만큼은 저 나름대로 받고 있다.
루미아의 계산 범위는 란의 노력도 있어서, 4비트에서 5비트로 진화하였고, 이것은 크다.
변함없이 이진수로 기술하는 점이 란의 고민거리였지만……이것이 극복되면 위험해.

(선수쳐서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겠어요)

파츄리는 지금까지 좋은 점이 거의 없었다.
케이네나 에이린은 경험을 살려 학생들로부터 주목을 얻고 있지만…….

커피를 한 손에 들고, 걸어서 익숙해진 도서관을 돌아본다.
무언가 단서가 될 만한 책이 있을지도 모른다.

 

10일째.

그 날 파츄리의 이변을 알아차린 것은 에이린이었다.
다른 교사의 수업중, 지금까지 이상으로 열심히 관찰하고 있다……그 시선의 끝에는 루미아.
이따금 조금씩 무엇을 중얼거리고는, 턱에 손을 대고 생각에 잠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머리를 작게 옆으로 흔들고, 한숨을 내뱉는다.

(헤에……)

루미아를 노리고 있다. 천재, 야고코로 에이린은 곧바로 그것을 알아차렸다.

파츄리에게는 「겨랑밥」의 빚이 있다.
돌이켜 보면 천식의 특효약이라든지, 특제 습포라든지, 이것 저것 원호해 주었다.
「은혜를 원수로 돌려준다」라는 것은 확실히 이러한 것이었다고 에이린은 생각한다.

(그러고 보니 그 책도 원망받고 있었어요)

일이 끝나면 필요도 없고 「잘 나가는 교사의 바이블」은 살그머니 돌려줄 생각이었다.
무단으로 빌린건 확실히 좋지 않았지만, 이렇게나 눈엣가시로 여겨지는 것도 조금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차라리 철저하게 꼼짝 못하게 만들어 버릴까, 우후후후)

케이네만을 노리고 싶은데, 외야가 걸리적거린다.

란은 꼬리가 기분 좋기 때문에 지금은 너그럽게 봐주자.
하지만, 저 천식 마녀는 타도 케이네로의 하나의 장해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10일째 오후, 에이린의 수업중. 절호의 타이밍에 루미아에게 이변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 아아─……괴로워─……」

마법 도서관이 원래 어슴푸레하고, 선글라스를 쓰고 있어서 눈치채지 못했다.
루미아는 최근 「뭔가 괴로운데」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눈 이외가 희미한 빛에 당한 모양이다.

「왜 그래?」
「피부가 얼얼해……」
「어디? 보여 주세요」

에이린은 지금이라는 듯이 루미아에게 달려와, 진단을 시작했다.

「머리 끝도 굉장히 갈라졌네요」
「으, 으윽……햇빛에 타서……」

평소 일광에 닿지 않은 탓인지, 굉장히 민감한 피부였다.
루미아도 파츄리에게 지지 않는, 상당한 섬세함을 가지고 있는걸지도 모른다.

「제게 맡기세요」
「에, 에이린 선생님은 뭔가 믿음직스럽지 못하지만, 좋아……」

루미아는 실례였다.

최근 에이린의 실태를 눈앞에서 보고 있으면 무리도 아니겠지만…….
그러나, 에이린은 거기에 관해서 전혀 화내는 모습도 없고, 자신의 팔을 루미아의 앞에 쑥 내민다.

「후후……보세요. 나의 피부를」
「사, 살결이 고와서 눈부셔!?」
「콜라겐을 충분하게예요!」
「코, 콜라겐……!?」

외야에서 파츄리가 「이런……!!」하고 중얼거리며, 원망스러운 듯이 에이린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슬슬 눈치챌 무렵이라 생각하고 있던 에이린은, 그런 파츄리에게 시선을 보내며, 씨익 웃는다.

에이린이 품에서 작은 용기를 꺼내어, 루미아의 책상 위에 살며시 두었다.
그리고 루미아의 턱을 잡아, 그 시선을 빼앗는다.

「……이걸 사용하세요. 『야고코로 예쁜 피부 크림』이예요」
「정말로 괜찮은거야─……?」
「괜찮아요. 겨랑밥도 유언비어였잖아요」

아직도 결정을 못하고 있는 루미아의 팔을, 반 정도 무리하게 끌어당긴다.
루미아가 「앗……」하고 작은 소리를 높일때에는, 이미 야고코로 예쁜 피부 크림이 그 팔에 발려지고 있었다.

「이, 이건……!!」
「어때?」
「피, 피부가 기뻐하고 있는걸 알 수 있어!!」
「그렇겠죠. 후후후……아하하하」
「굉장해─!」

루미아가 너무 감동한 나머지 에이린에게 뛰어든다.
에이린은 조금 자세를 무너뜨리면서도 루미아를 받아들이고, 그 자리에서 빙글빙글, 하고 돌았다.

이상한 광경이었다.

「크, 큭……!!」

──남을 해치면 무덤이 두 개. (人を呪わば穴二つ:일본 속담. 남을 해치면 자신도 그 응보를 받음)

9일째에 에이린의 행동을 저지한 파츄리는 이렇게 해서 확실하게 복수되었다.
게다가 그 후 에이린은 「편애는 안 되겠죠」라고 말하며, 전원에게 야고코로 예쁜 피부 크림을 주는 것을 약속.
다른 학생도 모두 피부가 거칠어지는 것을 신경쓰는 아가씨다. 어제 겨랑밥으로 내려갔던 에이린 선생님의 주식은, 이번에는 급상승했다.

물건으로 낚는 것은 비겁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룰을 담당하고 있어야 할 터인 유카리는 특별히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이상하게 간섭해서 미움을 사게 되면, 케이네의 다리를 붙잡았던 것이 발각되었을 때 위험하기 때문이다.
확실히 결계를 친 것처럼 숨을 죽이고 몸을 굳히고, 폭풍우가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서툴렀다.

레밀리아는 자고 있었다.

 

이렇게 해서 전학생의 문제도 정리가 되었다.
케이네에게는 치르노, 란에게는 첸, 에이린에게는 루미아, 라는 커플링이 완성되었다.

뭐 인기 투표가 있는 것도 아니고, 파츄리가 그렇게나 불리한가 하면 그렇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심정적으로는 복잡하다. 심하게 행했던 공격적인 교육으로 다른 학생도 아직 파츄리만은 경계하고 있고.

(여기는 홍마관……나의 홈 그라운드라고)

그런데도 파츄리는 꺾이지 않는다.
유카리의 눈을 피해 빠져나가면 사쿠야, 레밀리아를 잘 사용하는 것조차 가능하다.
그렇게 생각하면, 원래 가지고 있던 핸디캡이 메워진 것 뿐일지도 모른다.

어학은 어느 과목에도 영향을 주는 과목…….

전반에 현저했었지만, 아직도 학생들의 언어 능력이 불충분한 가운데 담당인 파츄리가 무너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
어학을 가르칠 수 있을지 어떨지가 아니라, 어학만을 가르쳐도 좋은 시간은 이미 파츄리 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

(한번 더 작전을 재점검 할 필요가 있어요……)

틈이 있으면, 교사와 전학생의 커플링을 부수는 방법도 있다.
다른 세 명도 아직 안심은 할 수 없다.

 

수업 종료 후, 란은 홀로 야쿠모 저택으로 돌아가 욕조에 잠기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유카리는 홍마관에 묵고, 첸은 기숙사에 묵고……외롭다는 생각은 들지만, 자유로운 감도 있다.

(내가 가진 카드는……)

식신인 첸, 그리고 유카리의 약점. 이 2가지가 현시점에서의 란의 비장의 카드였다.
수업도 현재 스무스(smooth), 수학은 좋은 느낌으로 진행되고 있다.
덧셈 뺄셈까지 가르쳤다. 페이스가 빠르다고도 생각되지만, 어느 정도는 어쩔 수 없겠지.
란의 견해로는 시간이 없는 것은 다른 교사도 마찬가지이고, 그 중에서도 자신이 가장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신 따위는 아니다.
굳이 들자면 두번째는 에이린일 것이다. 파츄리는 잘 모르겠다. 케이네는 능숙하게 되지 않는 것 같다.

(루미아가 십진수를 기억하면, 곧장 유리하게 되는데……)

루미아는 이진수를 취급하고 있는 한 100%의 정답율을 자랑한다.
정말로 그 머릿속은 어떻게 되어있는건지, 하고 의아하게 생각하는 란이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생각하는 것은, 지금에 와서 대립관계가 명확해진 것.
원래 서로간의 다툼에 의해 발생한 결투였지만, 저마다의 조준이 좁혀진 것처럼 느껴진다.
파츄리는 란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에이린도 마찬가지…….
한 번, 겨랑밥 소동 때 란이 에이린의 방해를 하였지만, 그에 대한 복수는 없었다.

『란, 꼬리!』

왠지 그렇게 말해진 듯한 기억이 있지만, 선명하게 생각해 낼 수 없다.
어쩌면 꼬리 덕분에 에이린의 공격을 면하고 있었던걸까. 뭐, 그다지 중요한건 아니겠지만.
란으로서도, 상당히 이상한 일을 당하지 않는 한 에이린은 안중에 없다.

──자, 케이네를 어떻게 요리해줄까?──

수업 진행이 그다지 순조롭지 않은 것 같기에, 일부러 방해 공작을 할 필요도 없을지도 모른다.
내버려둬도 자멸할 가능성마저 있다. 그것을 위한 포석으로서 어학의 원호도 끊었다.

(학생들이 조금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케이네의 기분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란의 생각은 케이네에게 확실하게 전했다. 가르쳐 주고 싶다면, 결투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홍마관에 오면 되는 것이다.

란은 일어서서, 목욕물을 빨아들인 꼬리를 하나씩 짠다.
내일도 수업이다. 슬슬 쉬지 않으면.

 

한편, 우승 후보로서 란과 견주어지고 있는 에이린은 심야가 될 때까지 시간을 보내고 나서 영원정으로 돌아간다.

너무 빨리 돌아가면 토끼들에 의한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어째서 자신의 집, 그리고 자신들의 애완 동물에게 위축되지 않으면 안 되는건지, 하고 의문으로는 생각하지만…….

(우승하면, 모두 리셋할 수 있어요……)

우승까지 할 필요도 본래는 없는걸지도 모른다.
최저라도 케이네보다 윗 순위가 될 수 있으면……저 성실한 케이네다. 패배를 인정하고 에이린의 역사를 원래대로 되돌릴 것이다.
그 이외에도, 마이너스 이미지가 되는 역사를 조금 만지게 하면 된다.

소리가 나지 않도록 복도를 걸어, 소리가 나지 않도록 자신의 방문을 연다.
야고코로 예쁜 피부 크림의 준비도 해 두지 않으면 안 된다. 재고는 어느 정도 남았을까.
그 학생들의 기질을 생각해보면, 거짓말쟁이에게는 상당히 엄격할 것이다. 약속은 지키지 않으면…….

(뭐, 우선 목욕부터 할까……)

에이린은 옷장에서 갈아입을 옷을 꺼내는 김에, 빨아두었던 옷을 치우려고 생각했다.
평상시라면 레이센이 걷어 에이린의 책상 위에 놓아둬 준다.
오늘도 그럴 작정이었지만, 책상 위에 옷은 없었다.

「어라?」

잊어버렸는지, 그렇지 않으면……레이센이 그만둔건가?
설마 그런 일은 있을리가 없다고, 눈에 닿는 곳을 돌아 보았지만 역시 없다.

(우돈게……)

저래 보여도 상당히 냉혹한 곳도 있다. 그다지 이상하지는 않지만…….

(역시 절대로 이기지 않으면, 이건 영원정 붕괴의 위기예요……)

일단 카구야가 있는데.
에이린은 카구야에 대해서 완전히 잊고 있었다. 심한 이야기였다.

카구야는 카구야대로 에이린을 잊고 자고만 있었다.

최근에는 모코우도 오지 않기 때문에 자유로웠다. 심한 이야기였다.
한 번, 옆돌기의 연습을 하다 어깨를 탈구했지만, 에이린 없이도 자력으로 낄 수 있어서 기뻤다.
카구야가 영원의 시간 속에서 자신의 성장을 실감한 순간이었다.

에이린은, 그런 영원정의 상황도 전혀 모른다.
거기에 관해서 조금 죄악감도 없지는 않지만, 여기는 참지 않으면 안된다.

이렇게 해서 새삼스레 자신 승리를 맹세했을 때, 배후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찾는 물건은 이건가요? 스승님」
「……테위?」

어둠 속에서 붉게 빛나는 눈동자는 레이센이 아니라, 테위였다.
양손에 에이린의 옷을 안고 무표정하게 응시하고 있다.
어디엔가 콩런쳐를 숨기고 있는게 아닐까 흠칫흠칫 거리면서도, 에이린은 있는 힘을 다해 냉정하게 행동했다.

「당신이 걷어준거야?」
「레이센이 걷으려 하고 있었지만, 오늘은 저에게 시켜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리고 테위는 기분 나쁘게 미소짓는다. 입가는 웃고 있지만 눈이 웃고 있지 않았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스승님을 만날 수 없지 않을까……하고」
「그그그, 그래……그래서, 어어어, 어쩐 일인걸까?」

냉정하게 행동하고 있을 생각이지만, 마음껏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에이린은 무의식 중에 엉덩이를 손으로 누르고 있었다. 어디에서 부하의 토끼에게 저격될지 몰랐기 때문이다.

「무엇을 하고 있는건가요? 최근」
「에, 에?」
「저희들에게 말할 수 없는 일을 하고 계신건가요?」
「……어째서 그런걸 묻는거니?」

에이린은, 테위가 자신에 대해서 거기까지의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 이상했다.
지금까지는 내버려뒀었고, 테위도 그런 에이린의 태도에 특별히 아무 것도 말하지 않았고.

「스승」이라 불리고 있으니까 오해하기 쉽상이지만, 레이센이라고 언제나 에이린과 함께 있는 것도 아니다.
저 나름대로 고분고분해서 부르면 곧장 오지만, 혼자서 무엇을 하고 있는 일도 많았다.

「절분 때는 비참했지요」
「그렇네……」

역시 불평하러 왔는가?
에이린에 계속 피하고 있었기에, 테위에게 욕구 불만이 모이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에이린은 엉덩이를 지키는 손에 힘을 주었다. 어쩐지 한심하다.

「훗……」
「뭐, 뭐야……공격할 거라면 공격하세요. 나는 불사신이라고……!!」
「이제 와서 멋진 척해도……」

주변에 전운(戰雲)이 감돌기 시작해, 에이린이 정색했을 때……갑자기, 테위가 옷을 던져 넘겼다.
에이린은 놀라면서 그것을 받고, 테위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러나 테위는 거기에는 두려워하지 않고,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런 촌스러운 싸움을 하고서, 위엄도 뭐도 없어요」
「……알고 있었군요」
「부하의 토끼를 써서 말이죠……거기서는 곧장 물러났습니다」

테위는 뒤꿈치를 돌려주어 방의 입구까지 걸어가……그 등으로 중얼거렸다.

「이번에는 지지 말아 주세요」
「……」

그렇게 말하고 뒤돌아 본 테위의 얼굴에는, 왜일까 상냥한 웃는 얼굴.

「멋있었던 무렵의 모습, 보여 주세요」

에이린은 그대로, 복도의 어둠에 녹아가는 테위의 등 뒤를 묵묵히 전송하고 있었다.

(……뭐야, 이 전개……?)

어쩐지 테위가 혼자서 분위기가 고조되어 있다. 정말 이상했다.
당분간 망연하게 있던 에이린이었지만, 어째서 테위가 옷을 가져왔는지를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정중하게 개어져 있던 옷, 던져졌을 때에 흐트러져 버렸지만…….

(읏!?)

양쪽 가슴 부위에 토끼 타입의 바펜(wappen:블레이저 코트나 점퍼의 가슴·팔 등에 장식으로 다는 수놓은 휘장)이 쳐져, 각각에 한 글자씩 「필」 「승」이라 꿰메어져 있다.

「초, 촌스러웟!!」

더욱 유감스럽게,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이아 자리는 풀어져 있었다. 뭘 해준거야, 저 토끼.

(마음은 기쁘지만 이건 입을 수 없어요……!!)

박장대소하며 발작을 일으키는 파츄리와 큰 소리로 웃는 케이네를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이 옷은 없었던 것으로 하고, 다른 옷을 꺼내려고 옷장을 열어 보았지만…….

──가, 갈아입을 옷이 전부 숨겨져 있어!?──

역시 짖궂음이었다.

그날 밤, 에이린은 조용히 베개를 적셨다.
이번은 타이거 밤이 아니었다.

「우, 으으흑……하얀 악마……」

테위의 짖궂음은, 역시 그 학생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11일째.

수업 일수는 남은 이틀…….
메이드장의 아침은 빠르다. 사쿠야는 정문 앞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동쪽으로부터 쏟아지는 아침 노을은 호수 위의 안개에 차단되면서도 강하고, 피부가 타는 듯한 감각을 느끼게 했다.
사쿠야는 노출된 팔을 문지르면서, 멍하니 태양을 바라보고 있다.

아가씨는 즐기시고 있는 것 같지만, 사쿠야로 봐서는 꽤나 귀찮았다.
콩 때는 레밀리아만이 나빴다고는 말할 수 없고, 홍마관이 표적이 되어 있었기에 푸념을 말할 여유도 없었다.
에이린이 관련되고 있으니, 영원정에서 하라고 생각했지만……그러고 보니 파츄리도 한 자리하고 있었다. 안되나.

(이 야단법석도 앞으로 3일인가……)

그렇지 않아도 도움이 되지 않는 메이드는 줄어들고, 게다가 한층 더 일은 늘어나고…….
일하는 것이 싫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도 불합리하게 바빠지는 것은 조금 납득이 되지 않는다.

유카리가 관련되고 있는 것이 또 화가 난다. 유카리만 없었다면 좀 더 심중은 온화했을테지만.
그러고 보니 시험 문제의 작성도 유카리와 함께 하는거였었나……사쿠야는 화가 나서 눈살을 찌푸렸다.

「저, 저기저기, 잠깐 괜찮을까……」
「……누굴까하고 생각했더니……뭐예요?」

어째서인지 에이린이 가슴팍을 숨기고, 부끄러운 듯이 사쿠야의 스커트를 잡아당기고 있었다.
어느새 접근했던거지, 하고 사쿠야는 조금 자세를 잡았지만 에이린은 흠칫흠칫 눈을 치켜뜨고 사쿠야를 올려다보고 있다.

콩의 소동 때에 제일 성가셨던 에이린이지만, 무언가 최근 상당히 한심하게 되버렸네, 라고 사쿠야는 생각했다.
그리고 조금 짜증을 내면서, 그런 에이린을 추궁한다.

「뭣 때문에 그러……응?」
「이, 이거……」
「푸흡!! 촌스러!!」
「촌스럽다고 하지 말라고! 나도 정말은 입고 싶지 않았다구요!!」

에이린이 가슴팍을 가리고 있던 팔을 치워서 「필승」의 이나바 바펜이 드러나게 되었다.
그것을 본 사쿠야는, 눈물을 흘리며 크게 웃기 시작한다.

「웃지 말라구요!!」

재차, 분한 듯이 발을 구르는 에이린의 모습이 한심해서 웃음을 유발한다.

「필승!? 필ㅅ! 필스! 풉!!」
「정말이지이이이이!!」
「그래서!? 그래서!? 내게 뭘 말하러 온거예요!?」
「뭐, 뭔가 대신할 옷을 빌려주었으면 해요! 영원정에 내게 맞는 사이즈의 옷은 전부 숨겨져 버려서……!!」
「좋잖아 그걸로! 어울리고 있어요! 아하하하하하!!」
「……당신에게 뭔가 부탁하는게 아녔어요……!!」

갑자기 에이린이 웅크려 앉아 입을 다물었기에, 사쿠야는 조금 수상하게 여겼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고……사쿠야가 시간을 멈추는 것도 늦었다.

「핫!!」
「커억!?」

에이린에 의한 신속의 섬머솔트 킥이 사쿠야의 턱을 붙잡았다.
이것은, 사역마형(型) 방범 카메라 인형을 산산조각나게 했던 에이린의 신 필살기……인지 뭔지.
어쨌든, 사쿠야는 머리 주변에 별을 반짝이게 하며 그대로 위를 향해 넘어졌다.

「웃었으니까 어쩔 수 없는거예요……난 아무것도 나쁘지 않아」
「……」
「뭐, 이걸 직격당하면 보통은 즉사, 괜찮다 치더라도 졸도는 면할 수 없어요」

사쿠야의 가는 목으로는 에이린의 섬머솔트 킥의 충격을 흡수할 수 없었다.
그건 그렇고 『즉사』라는 것은 온화하지 않다. 그렇다고 해도 사쿠야는 저래 보여도 튼튼하다. 기절 정도로 끝날 것이다.

「미안해요, 나의 제자들……오늘도 급식은 없어요. 시간이 없었으니까 주먹밥도 만들어 오지 못했고」

그 자리에는, 이나바 바펜 첨부의 에이린 옷을 입은 사쿠야만이 남아 있었다.
비웃음을 당할게 확실한 이나바 바펜을 입고 갈 바에야, 스커트가 굉장히 짧은 사쿠야의 판치라 메이드 복이 낫다.
달의 두뇌가 산출해 낸 대답은 그것이었다.

「정말이지, 도발적인 스커트 길이로군요. 부끄럽지 않은 걸까」

그건 레밀리아에 의한 강제 때문이지만, 그런 것 에이린으로서는 알 수 없다.

에이린은 옷깃을 바로하고, 홍마관의 정문을 지나간다.
어젯밤 테위가 말했던 대사가 어디까지 진심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이기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다.
남은 이틀, 재차 기합을 다시 넣고 임한다.

하지만 사쿠야의 가슴팍에 붙어 있는 「필승」은, 뭔가 비실비실하고 있어서 믿음직스럽지 못했다.

가슴 부위가 맞지 않았었다.

 

「메이드자……힉!?」
「다, 다른 사람이예요!!」

에이린은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홍마관의 복도를 나가고 있었다. 배움의 터, 마법 도서관을 향해.
그러고 보니, 콩 때에 사쿠야와 대결을 했었던 곳도 지하였던 것을 생각해 낸다.

「이 수개월 동안, 수도 없이 상기했어요……」

──이자요이 사쿠야와의 싸움.

단순한 힘 승부에서는 이겼다.
사쿠야의 컨디션 문제가 있었다고는 해도, 그렇지 않았더라도 압도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조금 전도 간단하게 해치워 주었다. 당연히, 사쿠야가 방심해 버리고 있었던 점도 크겠지만.

탁탁, 이라기 보다는 딸깍딸깍, 하고 발꿈치로 마루를 소리내며 나아간다…….
일찌기 유린당했던 홍마관의 복도를 힘차게 나아간다.

「여기의, 바보같은 메이드들에게 졌었다구요……!!」

수개월 동안 참아왔다.
토끼에 의한 짖궂음. 그리고 케이네에 의해 심어진 거짓의 역사.

「그것도 앞으로 이틀이면 끝나……아니, 끝내겠어요!!」

에이린의 어마어마한 험악한 얼굴에, 메이드들은 말도 하지 못하고 길을 열어준다.
그리고 에이린은 지하로의 계단에 발을 디뎠다.

지식과 역사의 반수, 카미시라사와 케이네.
숫자의 마술사, 야쿠모 란.
움직이지 않는 대도서관, 파츄리·노우렛지.

(당신들을 쓰러뜨려, 영원정에서의 위엄을 되찾고……완전한 부활을 할 거예요!)

오늘은 1교시부터 에이린의 수업이다.
조금 남아있던 긍지도 버리고, 단 하나의 승리에 전부를 건다.
그러고 보니, 카구야와 함께 달을 배신했을 때도, 이런 기분이었던 듯한 생각이 든다.
너무 옛일이라 선명하게 떠올릴 수는 없었지만, 어쨌든 그 정도로 기분이 고양하고 있었다.

「내가 천재·야고코로 에이린이예요!!」
「우와, 아침부터 텐션 높아!?」
「우와─앗!?」

뭐냐 갑자기. 교실에 들어오자마자…….
게다가 메이드 복. 사쿠야 전용의 것을 입고 뛰쳐나온 에이린에게 학생들은 소리를 지르며 놀라고 있다.

「오늘도 합시다! 수헬리……」

피-융.

「히익!? 가슴의 단추가!!」

에이린이 힘을 주고 크게 숨을 들이마신 순간에, 사쿠야의 메이드 복이 비명을 질렀다.

가슴 부위가 맞지 않았었다.

「고, 골짜기……」
「아, 아와와……」

학생들이 에이린을 바라보며 소리를 낸다.
구조 상, 단추가 떨어진다고 해서 가슴이 노출되는 것은 아니다.
겨우, 골짜기가 조금 들여다 보이는 정도.

「후, 후후후……」

단추가 날아간 순간에는 놀라고 있었던 에이린이었지만, 가슴팍을 숨기려고도 하지 않고 기분 나쁘게 웃고 있다.
관찰하고 있던 다른 세 명도, 평상시와 조금 다른 에이린의 모습에 당황하고 있었다.

「……수업을 계속해요!!」
「네……!?」
「선생님!?」
「이런 일을 신경쓰고 있을 시간따위 없어요……!! 모두, 부탁해요……!!」
「선생님……」
「화학을 공부하도록 해요!!」

오싹할 정도의 에이린의 표정에 압도되어, 학생들은 그대로 움직일 수가 없게 되었다.
놀라고 있는 것은 오히려 교사들 쪽……저 에이린이, 이런 거친 방식을 취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읏!?」
「에, 에이린……」
「해주잖아……」

다른 교사를 날카롭게 노려보고 있는 에이린의 눈에서는 「이제 잔재주 따위 쓰지 않는다」라는 강한 의지가 전해져 왔다.
원래 지력이 있는 에이린. 잔재주를 쓰는 것보다 이 방법이 귀찮을지도 모른다.
세 명도 숨을 집어 삼키며,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하지만 학생은, 자신들로부터 에이린의 시선이 비켜났기에, 그 틈을 타서 가슴팍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성실하게 되었어도 본성은 바보였다.

 

그 뒤, 12일, 13일……기분 나쁠 정도로 평온이었다.

변화라고 하면, 에이린이 10일째의 밤에 씻은 옷에도 「필승」을 당했기에 계속 메이드 복을 입고 있는 일 정도.
응원인지 짖궂음인지, 테위의 진심도 명확하지 않다.

덧붙여서 사쿠야는 갈아입을 옷이 확실하게 있으므로, 이나바 바펜은 곧바로 벗어 버렸다.
원한으로 가득한 사쿠야는 에이린에게만 마취제가 들어간 급식을 가지고 가는 등의 반격을 시도했지만, 에이린에게는 독도, 약도 효과가 없었기 때문에 무의미했다.

맛있다는 듯이 급식을 먹어 치우는 에이린이 정말로 불쾌했기에, 이번에는 대두를 넣었더니 졸도했다.

사쿠야는 그걸로 상쾌해졌으므로, 그 이상의 추구는 하지 않았다.

 

그리고 시험날 전의 마지막 밤. 자택으로 돌아간 케이네는 홀로, 자작하였다.

「내일은 하현달인가」

살그머니 후두부를 어루만지면 익숙하지 않은 감촉이 거기에 있다.
최악, 에이린의 발모제라든지 역사를 만지거나 해서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은 가능하지만…….

(교사라고 하기보다 여자로서의 자존심일까, 이건)

치르노를 얌전하게 만들기 위해서, 일부러 과장되게 슬퍼해 줄……작정이었다.
그런데, 자연스럽게 원래대로 돌아오기를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는 자신이 왠지 사랑스러워서, 입꼬리가 휘어졌다.

(내일, 드디어 결착인가)

어딘지 모르게 감개무량한 점도 있다.
탐욕스런 주고받음도 여기저기 보였었지만, 교사로서의 자신을 다시 볼 기회가 된 것은 확실했다.
개인적인 원한은 접어두고, 모두 각자의 개성적인 생각을 집중시켜 수업을 행하고 있었다. 거기에서 배워야 할 것은 많았다.

(이렇게나 필사적인 야고코로 에이린, 그리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술잔의 술을 벌컥 흘려 넣었다. 목이 타는 듯한 감각이 기분 좋다.

(후후, 그러나……나는 너덜너덜이라고. 야고코로 선생)

열심히 했는데, 전혀 능숙하게 할 수 없었다.
단발을 했던 근처까지는 호조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 뒤는 진전되지 않았다.
파츄리, 란에 의한 포위망도 있었고, 게다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도 몰랐다.

──원래, 손재주가 있는 편은 아니었으니까 말야──

이번은 그것을 통감했다.
란은 평소부터 첸을 상대하고 있는만큼, 학력이 낮은 자에게 공부를 가르치는 것이 능숙했다.
파츄리는 책으로부터 얻은 지식을 차례차례 경험으로 바꿔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조금 의외였지만, 역시 머리가 좋다.
한심한 점만 눈에 띄었던 에이린……그러나 이러니 저러니 해도, 학생들의 화학 지식은 확실하게 늘어나고 있었다.

「기분만으로는 어떻게 할 수가 없는거구나……」

서로를 몰아내려고 저 나름대로 힘쓰고 있었던 것이 부끄러웠다.
케이네는 위를 향하여 드러누워, 양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꼴사납게도 그만 얼굴이 붉어진다.

이상하게 분하지는 않다.
에이린에게 지는 것은 조금 아프지만……좋은 공부가 되었다고 하는 마음 쪽이 강하다.

환상향에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다지 없다.

그래서일까, 학교라고 하는 시설도 없는 것과 같다. 그야말로 케이네의 서당 정도일 것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그 아이가 부모가 되었을 때, 보다 더 그 아이에게.
그렇게 전해져 가는 지식, 기술은 있겠지만…….

그런 『교육』을 도박으로 해버린 것에 다소의 죄악감이 있다.
학생을 말려들게 하고, 에이린을 말려들게 하고, 홍마관을 말려들게 하고…….

하지만, 자신이 소중히 생각하고 있던 것.
『교육』에 관해, 누군가와 이렇게나 부딪친 것은 처음이었다.

그것이 뭔가 즐거워서……에이린의 인기에 질투했던 것도, 홍마관의 워스트들을 상대로 가르친 것도…….
전학생 때문에 고생하거나, 다른 세 명에게 방해받거나…….

「즐거웠다. 후훗」

혼자 중얼거리고, 환히 웃는다.

긴 인생……그런 것도 좋을지 모른다고, 변변한 근거도 없이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그 녀석들, 몇 점을 받을까?)

 

──0점을 받은 녀석에게는 박치기를 먹여주자──

 

케이네는 몸을 뒤척이고, 그대로 숨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14일째.

……시험일.

교사들의 우열이, 학생들의 평균 득점에 의해 결정나는 날.

교사들은 아침 일찍부터 홍마관, 마법 도서관에 집결하여 안절부절 초조해 하고 있었다.
저렇게 했으면 좋았는데, 이렇게 했으면 좋았는데, 하고……누구나가 후회하며, 불안에 빠져 있었다.

「좋은 아침이예요. 모두」
「조, 좋은 아침……」

에이린은 도대체 며칠 연속으로 메이드 복을 입는거냐, 라고 모두가 생각했다.
그다지 이상한 냄새를 풍기거나 하지는 않기 때문에 상관은 없지만……그런 점만 산뜻했다.
방심하면 메이드 복에도 필승을 당할 것 같은 모양이지만, 그것만큼은 저지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가슴의 단추는 그대로였다. 미인계인가?

「기다렸지요. 선생님들」
「적당히 하고 그거 벗어요……뭣하면 적당한 드레스를 준비해 줄 테니까……」

모두가 에이린의 가슴팍에 정신을 빼앗기고 있는 동안, 유카리와 사쿠야가 시험 문제를 작성하여 마법 도서관으로 왔다.
학생들은 이미 모두 교실에서 대기하고, 시험 전의 몇 안 되는 시간도 단념하지 못하고 공부하고 있다.
각자 나름대로의 교과……케이네를 좋아하고 있던 사람은 역사, 에이린을 좋아하고 있던 사람은 화학, 란이라면 수학, 파츄리라면 어학, 을.
이런 전개가 되는 것이었다면 역시 학생들로부터의 인기는, 있어서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일단, 선생님들의 것도 있어요……이제 와서 트집을 잡아도 고치지 않겠지만, 일단 대충 훑어봐 두세요」

란이 고자질 할 기색이 없다고 보고, 유카리는 다시 강경하게 돌아왔다. 타산적인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아도 교사들로부터는 좋은 눈으로 보여지지 않고 있다. 4개의 시선이 가차없이 유카리에게 꽂힌다.

「흥, 당신이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 불만이예요」
「잘도 말하는군요, 야고코로 에이린……당신이 가르친 학생들에게, 이 나의 난제가 풀리는 걸까?」
「그러한 대사는 우리 공주의 전매 특허. 그렇게 웃고 있을 수 있는 것도 지금 뿐이예요」
「그렇군. 동감이다……야쿠모 유카리, 이번은 조금 장난이 지나쳤어」
「유카리 님, 저희들은 진지합니다……」
「동면에서 깨어나자마자 활발하네……이번 무슨 일이 있으면, 당신이 타겟이 되도록 조작해 주겠어요」

네 명은 당초의 목적같은건 이미 잊어버리고 있었다.
케이네는 승리를 단념하기 시작했고, 에이린은 복수보다 영원정으로의 복귀에 불타고 있다.
란이나 파츄리는, 순수하게 승리의 영광을 잡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렇지만 역시 유카리만은 밉살스럽기 때문에, 어떻게 좀 할 수 없는건가,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네 네, 그러한 건 나중이예요. 얼른 훑어봐주지 않을까? 1교시까지 앞으로 15분정도 밖에 없어요」

불꽃을 튀기기 시작한 다섯 명에게 사쿠야가 충고하고, 네 명에게 시험 문제를 나눠준다.
유카리니까 이상한 문제 구성을 해서 오지 않을까하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착실했다. 사쿠야가 암약(暗躍)했을지도 모른다.

「뭔가 내가 맡은 화학만 매우 어렵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지는 않겠지. 오히려 역사가……」
「뭐야, 자신이 없는거야? 내가 가르쳤던 것을 이해하고 있으면, 이 정도의 수학 문제는……풀 수 있는걸까……?」
「한자 쓸 수 있는걸까, 저 녀석들……실컷 받아쓰게 했지만……」

네 명 저마다의 입에서, 불안이 넘쳐 나온다.

납득되는 교육을 할 수 있었던 사람은 누구 하나 없었다.
전반 일주일 동안을 어학에 빼앗겨 버린 것도 그렇고, 후반이 되어서도 어학이 착실하지 않았다.
언제까지나 보기 흉하게 서로 몰아내기……그 체력을 수업에 사용하고 있었다면, 좀 더 확실하게 가르칠 수 있었던게 아닐까?
「뭐, 승부니까」라고 결론짓고 있을 생각이지만, 어째서 이렇게나 가슴 속이 개운하지 않은걸까.

──할 수 있다면……이런 형태로 만나고 싶지는 않았다──

누군가 그렇게 중얼거린 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이제와서는 그것도 부질없는 것.


네 명은 긴장한 얼굴로, 학생들의 곁으로 향한다.

후회만 하고 있을 수 없다. 학생들이 얼마나 자신에게 따라 와 주었는가…….
절대적인 기준으로는 될 수 없지만, 점수가 그것을 명시해 준다.

「서당은 열어둔 채, 여기서 꼴지가 되면 말도 안 되겠군……」
「기 죽을 필요는 없어요, 카미시라사와 선생님. 상대가 나빴다, 라고 말할 체면도 아니잖아」
「카미시라사와 선생……내가 이기는 날에는 그 귀밑털도 잘라주겠어!!」
「그건 싫은걸……모처럼 무사했는데」

그리고, 귀밑털이라고 부르는 것은 정확하지 않는게 아닌가, 하고 케이네는 생각했다.

「그러나……교사로서 그 가슴팍은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야고코로 선생?」
「여자 학교니까 괜찮아요. 게다가, 불평은 이자요이 사쿠야에게 말해주지 않겠어요. 혹은 우리 집의 토끼」
「굉장하네. 바보같아요. 그 가슴팍과 스커트 길이」
「가슴팍은 어쨌든, 스커트 길이는 홍마관 측의 이야기겠죠? 건들지 않았어요, 나」
「……뭐어, 그건 됐다고 치고, 당신이 지면 책을 돌려 받겠어요. 그리고……아니, 이 이상은 비밀이예요」
「김칫국부터 마시는 건 비참해요, 파츄리 선생님」
「멋대로 말하세요……」

일단, 벌 게임은 모두 저마다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과연 어떻게 되는걸까.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교재를 쳐다보며 마지막 저항을 하고 있다.

「저, 저기 있잖아 이자벨라!! 3대째 하쿠레이는 어느 쪽이었었지!?」
「겨드랑이 털이 나지 않은 녀석이었을 거예요……이것과, 이건 틀려요」
「하, 하쿠레이는 겨드랑이 털이 나지 않는걸까……」
「그런 일은 아무래도 좋아요, 제시카!! 문제는, 어느 쪽이 3대째 하쿠레이인가, 라구요!!」
「이, 이쪽일까?」
「그건 사쿠야 씨가 오기 전의 메이드 장이야!! 아가씨와 작은 아가씨의 속옷을 더블로 찾아다녀 짤린 녀석!!」
「그, 그치만 겨드랑이 털 나지 않았다구……?」
「겨드랑이 털은 대목욕탕에서 깎고 있었어!! 속으면 안돼!!」
「그 무렵에 난 아직 없었는걸……」
「괜찮은거야? 제시카……」

오래간만에 녀석들도 열심히였다.
그리고, 케이네가 가르치고 있었던 역사의 내용이 상당히 신경이 쓰인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자벨라가 메이드로서 사쿠야보다 고참이었던 것이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뭐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전교과 0점의 그랜드 슬램은 일어나는 것인가.

전학생 3명의 성적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도대체 어느 정도의 평균점이 될 것인가……마침내 결착이 붙는다.

 

「자아, 1교시는 역사다. 모두, 책상 위의 물건을 정리해라」

 

조용한 교실에 시계탑의 종이 울린다.

 

──시험 개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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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후기
꽤나 걸려 버렸습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에 비하면 조금 분위기의 고조됨이 약합니다만, 거기는 5화로의 연결이라는 느낌으로.
뭔가 성실한 분위기가 된 감도 있습니다만……이대로 끝낼 생각은 없습니다.

반 단념한 기색의 케이네 선생님.
진심인 에이린 선생님.
헛됨없이 약삭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야쿠모 선생님.
수수한 파츄리 선생님.

누가 우승할지, 예상하고 즐겨주셨으면~ 하고.


중학생 무렵 앉아 조는 것에 고민하여, 수업 중 눈 아래에 타어거 밤을 바른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너무 아파서 눈을 열 수가 없게 되버려서, 아파서 눈물을 흘리면서 자버려, 아무런 의미도 없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동급생에게 「바보같구만!!」이라든가 말을 들어서 비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감기로 코가 지끈지끈해서 리얼하게 초롱같은 콧물을 흘리며 졸기도 하거나, 지독한 청춘 시대였습니다.

그런 것을 떠올려 가면서 쓰고 있습니다.
변변한 학생 생활은 아니었지만, 학생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우아─앙! (뭐야 이 작자 코멘트


■역자 후기
하지만 사쿠야의 가슴팍에 붙어 있는 「필승」은, 뭔가 비실비실하고 있어서 믿음직스럽지 못했다.

가슴 부위가 맞지 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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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야 말로 사쿠야 씨의 비장의 아이템!! PAD를 쓰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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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시험 개시.
과연, 교사들의 순위는 어떻게 될 것인가!?

케이네가
가르친 환상향의 역사. 진심으로 내용이 궁금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