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번역/[ARIA x FATE] 그 상냥한 별에서…

그 상냥한 별에서… Navi : 20

spica_1031 2011. 7. 23. 08:25

원문 출처 : 歯車屋敷
작가 : 草之敬 님
번역 : 스피카

1. 본 작품은 ARIA(AQUA)와 FATE 크로스 팬픽입니다.
2. 글쓴이는 일본의 草之敬님이시며, 작가분의 허락 하에 번역하고 있습니다.
3. 원작은 '歯車屋敷'에 기재되어 있습니다.

4. 번역본은 제 블로그에만 올립니다. 무단 전재 및 도작은 절대 하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5. 본문중의 (하늘색)은 제가 단 주석입니다.
6. 오타 및 잘못된 번역의 지적은 감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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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냥한 별에서… Navi : 20





# 미즈나시 아카리


————전략.
화창한 봄의 어느 날.
아이카 짱이 돌연 히메야에서 가출(?)했습니다.
그건 이미 평소보다도 미간에 주름을 지은, 격노라고 하는 것입니다.

「부탁해────앳!」

여행용 보스턴백을 어깨에 걸치고, 이쪽은 뭐라 말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결정된 것처럼 아이카 짱은 말을 잇는다.

「당분간 여기서 숙박할 테니까, 잔말 말고 잘 부탁한다!」

「에에~?」

「에에~ 가 아냣. 일단, 들어갈게!」

그대로 익숙한 발걸음으로 ARIA 컴퍼니의 2층, 발코니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왔다.
가방을 벗고, 인왕처럼 선다.

「오늘부터 신세지겠습니다─!」

「에에~?」

「또, 에에~ 라고 했어! 뭐, 괜찮잖아. 여자 아이 한 명이나 두 명은. 그죠, 에미야 씨?」

「뿌이늇.」

시로 씨 대신 대답을 한 것은 아리아 사장님이었습니다.
아이카 짱은 입을 다물고, 헛기침을 한 번.
스읍- 숨을 들이 마시고 나서 ────

「그죠, 에미야 씨?」

조금 전보다 큰 소리로 부엌을 향해 말을 던진다.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것도 그렇다. 왜냐하면……

「아, 저기……시로 씨, 쇼핑……」

「빨리 말하라고!」

「네헤에─엣!」


일단, 내 방으로 들어오게 했지만……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었다고 생각하면, 과자였다.
아이카 짱은 그대로 와구와구 먹기 시작해, 그대로 보고 있는 것도 그러니까 차를 내오도록 하자.
밑으로 내려가, 부엌에서 물을 끓인다. 그 사이 적당한 인스턴트 홍차 봉지를 꺼내어 둔다. 제대로 두 개.

「……그렇다 쳐도, 갑자기 가출이라니 무슨 일이지?」

히메야에서 뭔가 싫은 일이라도 있었던 걸까……. 설마 괴롭힘……은 아니겠지?
우우, 시로 씨 빨리 돌아오지 않으려나…….

물이 다 끓었기에 천천히 컵에 따른다. 시로 씨가 태운 홍차와 비교하면 단연 시시하겠지만, 내가 찻잎으로 태우는 것보다는 훨씬 맛있을 거라 생각한다. 아이카 짱의 기호에 맞춰 준비하고, 자신의 방으로 가지고 간다. 가보면, 침대에 기대어 우걱우걱 계속 과자를 먹고 있는 아이카 짱의 주변에는 이미 비어버린 몇 개의 과자 봉투가 산란하고 있었다.
시로 씨, 역시 좀 더 쇼핑하고 있어 주세요. 이거 보면 분명 화낼 거야…….

「저, 저기 아이카 짱? 무슨 일 있었……던, 거지?」

「잘 물어보셨습니닷!」

「네헷!」

탁, 하고 기세 좋게 마루를 치고, 과자를 도시락으로 삼으며 아이카 짱이 말한다.
아아, 이 패턴은……너무 큰일은 아닌 듯한 느낌이 든다. 평소의 아이카 짱이다.

「그게 말야~ 들어보라구, 아카리~」

「으, 으응~……」

그리고 수십 분, 과자 도시락을 늘려가면서, 빈 봉투를 어질러가며 아이카 짱은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것이 일단락되면, 새로운 과자 봉투를 열고, 또 와구와구 먹기 시작한다.
즉, 그러니까~

「……그렇구나. 아무튼 꽥꽥 시끄러운 선배가 있다, 고.」

「으애(그래).」

「그걸 참을 수 없게 되었다, 고.」

「으애(그래).」

꾸역꾸역, 입에 과자를 넣은 채였기 때문에 제대로 말할 수 없다. 그런데도 대강의 회화 내용은 맞고 있었던 것 같다. 언제부턴가 안겨 있는 아리아 사장님에게도 과자를 나눠 주면서, 도시락은 계속 늘어가고, 빈 봉투도 어질러져 간다.
…………우우.

「그렇게 엄한 선배야?」

「그허타고(그렇다고). 벼것도 아니 이에 히흐럽다고(별것도 아닌 일에 시끄럽다고)!」

「헤에─ 예를 들면?」

입에 들어간 채로의 과자를 한 번에 전부 꿀꺽 삼키고 나서, 마치 연설이라도 할 것처럼 소리 높여 선언한다.

「여자 아이니까 배 내놓고 자지 말라거나, 방을 어질러 놓은 채로 있지 말라거나, 감자칩 먹은 손으로 근처를 치덕치덕 손대지 말라거나────」

배는 모르겠지만, 방을 어질러 놓은 채라는 건 이걸 보고 있으면 알겠고, 감자칩 이야기 역시 시로 씨가 들었다면 크게 끄덕일 것 같은 이야기지만…….
어느 정도 내뱉고 나서, 한 번 숨을 들이 마신다.

「하나하나 시끄럽다고─────옷!」

뭐라고 할까……. 하나하나 시끄럽다 할까…….

「그렇지만, 그 선배는 분명 그만큼 아이카 짱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 게 아니려나.」

그래. 그렇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시로 씨도 말했다. 「혼나고 있는 동안이 꽃」. 혼나지 않게 되면, 말라버린다고. 즉, 꽃에 물을 준다고 하는 것은 꽃이 건강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주는 것이기 때문에, 꾸짖는 것도 분명 그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바르게 자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꾸짖는다고 생각한다.
꽤 멋진 걸 생각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노라면, 정면에서 그 의견을 부정당했다.

「아냣, 저건 질투야!」

「질투?」

엉뚱하게 방향이 바뀐 것 같지만, 듣도록 하자.
뭔가 내가 착각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고 말야.

「그래! 내가 아리시아 씨 러브니까, 게다가 에미야 씨와도 사이가 좋으니까 말야. 분명해!」

「에에──────엣! 어, 어째서!?」

기대하고 있던 대답과는 완전히 달라서 깜짝 놀랐다.
그런 일로?

「그 사람, 아리시아 씨를 비정상적으로 라이벌로 여기고 있다고. 에미야 씨에게는 언제나 호두 빵을 만들게 하고 싶어하고.」

「헤, 헤에-그렇구나.」

빙글, 돌아서 내 침대에 기댄다. 과자를 먹은 손을 닦지도 않고.

「아무튼, 수상 안내 업계의 톱 3끼리, 서로의 존재를 의식하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 말이야.」

「수상 안내 업계의 톱 3?」

아이카 짱이 의외라는 듯이 이쪽을 본다.

「그래. 들은 적 없어? 히메야의 아키라 씨.」

들은 적이 있는 것도 같지만, 모르는 것은 틀림없다.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넌 변함없이 이쪽 이야기에 어둡네~ 뭐, 좋아. 이야기 해 줄게.
지금 현재, 이 아쿠아에는 프리마에서 더블까지, 우리 싱글을 포함해서 300명 이상의 운디네가 있잖아.」

「응.」

「업계 안에서는 당연, 프리마가 톱 그룹이 되지만, 그 중에서도 뛰어난 역량을 지닌 3명의 프리마가 있다고 해. 한 사람은 오렌지 플래닛에 있고 ──── 또 한 사람은 히메야의 아키라 씨. 그리고 최후의 한 사람이 ARIA 컴퍼니의 아리시아 씨. 그 탁월한 능력과 실적에 아쿠아의 사람들은 경의를 담아 『물의 3대 요정』이라 부르고 있어.」

자랑스러운 듯이, 아이카 짱은 그렇게 말한다.
그렇다 치더라도────

「물의……3대 요정.」

「…………」
「…………」

상상해 본다.
물 위를 선드러지게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곤돌라. 자국도 남기지 않고, 마치 물 그 자체가 곤돌라를 날라 간다.
푸른 하늘 아래, 하늘에 지지 않을 정도로 푸르디푸른 넓은 바다를, 수로를, 흐르는 샘물처럼 빠져 나간다.
기분 좋은 바람에 둘러싸여, 지평선이 희미하게 보인다. 녹아가는 몸. 느껴지는 오감. 아쿠아와의 일체감.
최상의 편안한 시간을, 고객에게 나눠 주는 3대 요정────.

「그렇구나. 3명의 요정이구나. 굉장하네~」

「그래. 요정이야. 과연 아리시아 씨.」

분명 무척이나 아름답겠지~
생각하는 것만으로 치유되다니 흔치 않다구, 응.

그런 상상에 잠겨 있노라면────

「다녀왔─────」
「이리 오너라─────────────!!」

낯익은 「다녀왔어」의 소리가, 무언가 커다란 소리에 싹 사라졌다.
옆에서 아이카 짱이 그 목소리에 반응한다.
혹시…….

창 밑을 내려다보면, 시로 씨가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 옆에는, 검고 윤기 있는 긴 머리카락. 날카로운 눈은, 마치 장식된 검 같다.
확실히, 검(剣)의 요정. 아름다운 사람이 서 있었다.

이 사람이 3대 요정의 한 사람.
히메야의 아키라 씨………….


*  *  *  *  *


# 에미야 시로


「에미야!!」

「우왓!?」

갑자기 큰 소리로, 그것도 바로 뒤에서 외치듯 불러 세워졌다.
수로의 뒤에서부터 곤돌라가 오고 있다는 건 기색으로 알고 있었지만, 설마……

「아, 아키란가.」

「그렇다. 아키라 님이다. 아이카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어?」

히메야의 수입 넘버 원, 에이스 아키라 님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위험하게도 달걀이 들어 있는 봉투를 떨어뜨릴 뻔 했다.

「아이카말야? ……아니, 모르는데.」

「흠……. 그런가. 붙잡아서 미안.」

「무슨 일 있어?」

말하기 어려운 듯, 머리를 긁적이고 나서 노려보듯이 이쪽을 본다.
괜한 걸 물어 본 건가…….

「실은 말이다. 아이카가 가출했다.」

「…………또 괴롭힌 건 아니겠지?」

「무례하구만! 난 아이카를 괴롭힌 기억은 없다고. 훈련 이외로!」

「……그런가. 그 밖에 짐작이 가는 건?」

「그것을 말하면 갈만한 곳을 아는 건가?」

「그것도 그렇군.」

「그보다 에미야. 아이카의 가출 이콜 내가 원인, 이라는 연결은 어떻게 된 생각이냐.」

「아니, 왠지 모르게.」

그보다 원인이 될 것 같은 인물로 짐작되는 건 아키라 밖에 없다고 하는 게 본심.
말하면 어떻게 될지 알기 때문에 말하지 않지만.

「흥. 시험 삼아 ARIA 컴퍼니에 가볼까. 하는 김에다. 태워다 주지.」

「미안한데. 전에도 그랬었는데.」

「아, 그 때는 네가 요금을 치렀으니까 별로 상관없잖아!? 이번엔 받지 않을 거지만 말이야.」

고집을 피우고 있어서일까, 아키라의 얼굴이 붉은 것 같다.
뭐, 저렇게까지 말해 주는데, 타지 않는 것도 실례겠지. 다음은 언제 탈 수 있을지 모를 정도로 다망할 테고.

「그럼, 호의를 받아들여서.」

「응.」

슥, 손을 내밀어 익숙한 손놀림으로 곤돌라로 유도한다. 아리시아와 비슷할 정도로 부드럽고도 단단하게 잡히는 손바닥의 감촉.
긍지의 덩어리. 영광스럽다.

「왜 웃는 거냐? 에미야.」

「그냥.」

「? 그렇게 내 손이 이상한 건가?」

「아니, 그게 아니라.」

「그럼, 뭐냐? 확실하게 하라고. 남자잖아?」

정면에서 말하는 것도 어쩐지 부끄럽다.
돌려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난 말솜씨가 좋지 않다.
그럼, 어떻게 할까.

「아- 뭐, 그러니까 말이지. 아키라의 곤돌라를 탈 수 있는 건 영광이구나 생각해서 말이야.」

「……윽, 바보.」

「본심이지만……」

역시 부끄럽다.
이건 말하는 게 아니었다. 반드시 얼버무려야 했다. 응. 반성.

「정말이지, 간다! 곤돌라, 지나갑니다─앗!」

규정 속도를 아슬아슬하게 지키며 나아간다. 난폭하게 보여도, 곤돌라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훌륭하다.
걸어서 돌아가면, 다리를 지나지 않으면 안 되고, 우회와 우회의 연속. 거기서부터 ARIA 컴퍼니에 돌아가기까지 20분 정도는 걸렸을 것이다. 하지만, 곤돌라에게 그런 걱정은 쓸모없다. 네오·아드리아 해로 나와, 그대로 회사 쪽으로 일직선.
불과 5분 만에 도착했다.

「다녀왔─────」
「이리 오너라─────────────!!」

귀가 울렸다.
조금은 떨어져 있는데, 귓가에서 외친 듯한 성량. 과연 안내업은 목소리가 생명이라는 겁니까……. 이리 오너라, 라니 뭐냐.
도장 깨긴지 뭔지 인가. 아니, 회사 깨기? 아무래도 좋다.
조금 시간이 지난 뒤, 창으로 살며시 두 사람이 함께 얼굴을 내밀었다.

아카리는 평소처럼, 상냥하게 웃음 띤 얼굴로 내 옆에 서 있는 분을 신기하다는 듯 보고 있다.
우선은 빤히 보고 있는 것도 그러므로, 이쪽을 주목하도록 '다녀왔어'의 마음을 담아 손을 흔든다.

「셋 셀 동안에 나와. 그렇지 않으면 콘크리트에 발라 네오·아드리아 해에 가라앉힌다.」

터무니없는 것을 말하기 시작했다.
농담이라 믿고 싶지만, 일단 주의해 둔다.

「거짓말이라고 해도, 그건 좀 그렇지 않을까……?」

「이런 거, 옛날 드라마에서 봤었지. 한 번 말해보고 싶었어.」

「그런 이유로 그런 말 하지 마.」

가볍게 머리를 때린다. 움찔, 하고 맞은 아픔보다도 놀라움 쪽이 큰 듯한 반응을 보인다.

「읏, 뭐하는 거야?」

「뭐냐니. 농담이라 해도 좋은 말과 나쁜 말이 있어.」

「진심이라고 하면?」

「주먹으로 때린다.」

「…………」

샐쭉한 표정을 짓고는, 외면한다.
그 때────

「어머어머. 오랜만이야, 아키라 짱.」

「……아리시아.」

뒤에 언제나처럼, 어느 샌가 아리시아가 서 있었다. 이 녀석만큼은 언제까지고 기색을 알 수 없다.
반 쯤 어이가 없어 웃고 있으면, 아키라가 또 어딘가 어긋난 말을 외친다.

「어째서 네가 여기에 있는 거지────!」

정중하게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아리시아를 향해 힘껏 외친다.
어느 사이엔지, 당황해서 내려오고 있었던 아이카가 「여긴 ARIA 컴퍼니입니다.」하고 딴죽을 걸고 있지만, 듣질 않는다.
그러고 보면, 이 두 사람에게는 서로에 관해서 듣고 있었지만, 이렇게 함께 만나는 것은 처음일지도 모른다.
왠지 모르게 익숙한 감각이 드는 것은, 착각인 걸까?

「그보다 뭐가 그렇게 불만이냐?」

아무래도 가출 심문에 들어간 것 같다.

「그런 난폭한 점입니다.」

「어머어머.」

「이렇게 상냥한 선배, 또 있을 리가.」

「널렸죠. 대부분이라고요.」

「어머어머.」

「아리시아 씨라든가.」

어머, 하고 조금 쑥스러운 듯이 대답하는 아리시아와는 딴판으로 아키라로서는 무언가가 끊어지는 소리가 난 것 같았다.
그래, 굵은 줄이 끊어졌을 때와 같은 환청.

「시끄러──────입 다물고 있어!!」

「어머어머.」

싱글 두 사람이 떨고 있는데도, 시치미 뗀 얼굴로, 게다가 아키라 옆에서 마이 페이스를 무너뜨리지 않는 아리시아가 굉장한 건가, 둔한 건가.
그런 태도도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것이다. 아키라는 고함치는 대상을 아이카에서 아리시아로 바꿨다.

「너도 그 어머어머 시끄러──────엇!」

「어머?」

뭐랄까, 말리고 싶지만, 말리러 들어가면 분명 쓸데없이 악화될 것 같고, 서투르게 손을 댈 수가 없다.
어떻게 하지, 하고 산 물건을 담은 봉투를 안으며 생각한다. 그 사이에도 아키라가 가차 없이 아리시아에게 폭포처럼 말을 부딪친다.

「그보다 다른 회사 사원이나 사장을 숨겨주는 거냐, 보통─?」

「어머어머.」

「조금은 자각을 하라고, 자각을!」

「우후후. 언제라도 놀러 오렴. 아이카 짱, 히메 사장님.」

아리시아 나름의 농담인지, 정말로 천성으로 그렇게 말하고 있는 건지 알기 어렵다.
그런 걸 말했기 때문일까, 그렇지 않으면 아이카가 솔직하게 「네♪」라고 응답했기 때문일까. 아키라의 분노 볼티지(voltage)는 계속 올라간다.
조금 전과는 다르게 소리치는 것이 아니라, 꾸욱, 미간을 찌푸리면서 속삭이듯 담담하게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건 그것대로 박력이 있다. 역시 미인이 화내면 무서운 걸…….

「아리시아, 넌 옛날부터 언제나 그랬어. 그 특유의 소악마 스마일로 좋은 건 전부 가져갔었지.」

소악마라니…….
어느 쪽인가 하면 천사, 아니 아니. 미인의 평범한 미소라고 할까……뭘 생각하고 있는 거냐, 나. 부끄러운 걸.

「소꿉친구인 내가 운디네가 되겠다고 하니까, 『나도~』라고 따라하거나 하고……. 둘이서 함께 프리마를 목표로 힘내자고 아름다운 우정으로 서로 맹세했더니……. 자기만 먼저 프리마로 승격해버리고. 크앗─ 배신자 녀석!」

말하고 있는 것 치고는, 결론을 지었다고 할까, 정색한 얼굴을 하고 있다. 친구 본연의 모습은 거짓이 아니라는 걸까.
그 말에 아리시아는 「그립다」 한 마디로 정리하고 있다. 이 두 사람 우정의 본연의 자세는 아무래도 잘 모르겠다. 좋은 의미로.

「그보다 나보다 피부도 하얗고!」

「우후후.」

「나보다 많이 먹어도 살찌지 않는 체질~같고!」

「어머어머.」

그거 전혀 관계없지 않은가.
이미 아키라는 아이카에 관한 건 아웃 오브 안중. 아리시아에게 발끈하기 시작했다.

「어머어머 금지────!」

「우후후.」

아키라가 한 걸음 다가가면, 아리시아가 한 걸음 물러난다.

「우후후도 금지────!」

「어머어머.」

한 번 더 아키라가 한 걸음 다가가면, 한 번 더 아리시아가 한 걸음 물러난다.
그것이 재차, 아키라의 분노 볼티지를 끌어 올려간다.
끝내는,

「우럇────────!」

아키라는 힐이라는 것을 잊게 해 줄 스피드로 달리고, 아리시아는 뒤로 달리며 절묘한 위치를 계속 지키며, '어머어머 우후후'하고, 멈추지 않고 연호하고 있다.
아, 뭐야. 아리시아, 아키라를 조롱하고 있구나.
이런 일면은 본 적이 없었다.

「가 버렸네……」

언제 돌아올지도 모를 정도로, 소리는 아득히 멀리 사라져 갔다.
뭐, 배고파지면 돌아오겠지. 신경 쓰지 않아, 신경 쓰지 않아.


그리고 수십 분 뒤. 돌아올 기색은 티끌만큼도 없다.
대체 어디까지 술래잡기를 하고 있는 건지.

「저기, 아이카 짱. 전부터 한 번 물어 보고 싶었지만, 어째서 그렇게 아리시아 씨 러브인 거야? 같은 회사도 아닌데.」

돌연, 아카리가 이번 사건의 계기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을 묻기 시작했다.
거기에 아이카는 조금 쓸쓸한 표정을 짓고서, 역시나 슬픈 느낌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계기야.」

「뭐? 계기?」

「응. 벌써 4년 전쯤이려나. 이유는 기억나지 않지만, 어쨌든 난 침울해하고 있었고, 오늘처럼 집을 뛰쳐나왔고, 갈 곳도 없어서 움츠러들고 있었어. 그랬더니 말야, 그런 외톨이인 나에게 당시 아직 싱글이었던 아리시아 씨가 말을 건네주었어.」

지평선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아이카는 그렇게 말하고 미소 짓는다.

「침울해하고 있던 날 몰래 곤돌라에 태워주고는 말야. 해가 질 때까지 쭉 함께 있어 줬어.」

파도 소리가 조용하게 울려 퍼진다.
평소의 격정적인 아이카와는 전혀 다른, 조용한 말.
그 정도로 소중한 추억이고, 그 정도로 소중한 마음이겠지.

「헤에~ 그런 일이 있었구나.」

「응. 아리시아 씨는 잊어버렸다고 생각하지만, 그런데도────」

바람이 불었다.

「그게, 계기가 됐었어—. 내가, 운디네가 되기로 결심한……」

일순간뿐인 그것은, 다음 순간에는 커다란 파도 소리를 따라 앞질러 간다.
마치, 아이카의 마음을 실어 날라 줄 것처럼.

「언젠가 그런 멋진 여성이 되고 싶다고, 그러니까 내게 있어서 아리시아 씨는 특별한 존재야.」

「그렇구나.」

당분간 다시 파도 소리를 들으며 시간을 보낸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 빠진 계기는, 다시 아카리의 의문이 되었다.

「그럼 말이야. 어째서 아리시아 씨가 있는 ARIA 컴퍼니에 입사하지 않은 거야?」

응?
어, 혹시 아카리는 그걸 모르는 건가?

「아카리, 아이카는 히메야의 후계자라고?」

「헤에……에에에────엣!」

굉장히 커다란 목소리를 내며 놀래는 아카리는 손발을 붕붕 버둥거리며, 흥분한 듯 아이카를 추궁한다.

「아이카 짱. 히메야가 친가였던 거야?」

「뭐야, 시끄럽게~ 말 안 했던가?」

「안 했어. 안 했어────! 왜 확실히 가르쳐 주지 않았던 거야?」

「별로 새삼스럽게 말할 것도 아니잖아. 어쨌든, 그런 이유로 다른 곳으로는 갈 수가 없었어.」

「그렇구나……」

아카리의 표정에서 '설마 아가씨였다니'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눈치 챌 수 있었다.
그 때,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두 사람이 돌아온 것 같다. 아카리와 아이카는 아직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고,

「아————! 기브·미·아리시아 씨!」

그 말에, 아키라는 예의 바르지 못하게, 스커트를 입었건만 넉살 좋게 눌러 앉아,

「진짜로 한 번 죽어 볼래?」

「꺄악!」

「아악!」

「그러니까, 농담이라도 그런 말을 하니까 그렇지……」

「그럼 때리지 말라고. 바보 에미야!!」

폼이 나지 않는, 아키라였던 것이다.


솔개가 하늘을 날고 있다.
그 아래, 해상에서는 두 명의 수습 운디네가 이제나저제나 하고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저기, 아키라 씨……이건 대체?」

기다리지 않았다.
영문도 모른 채, 두 명은 곤돌라에 태워져, 나란히 서 있었다.

「아리시아와 깊~고 열~띠게 이야기한 결과, 우리 제자들끼리 곤돌라 레이스를 하기로 했다. 멋지게 승리하면 넌 아리시아의 마수에서 무사히 해방될 것이다. 힘내라!」

「어째서 얘기가 그렇게 되는 거죠?」

당장이라도 호쾌하게 와핫핫, 하고 웃기 시작할 것 같은 아키라를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카와 아카리는 혼란해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아직 질리지 않는 건지, 아키라는 딱 잘라 말했다.

「시끄러. 입 다물어. 시키는 대로 해. 팬다?」

「이봐.」

「윽. 오늘 하루 동안 몇 번이나 때릴 작정이냐, 넌!」

「오늘 하루 동안 몇 번이나 그런 걸 말할 작정이냐, 넌.」

「우읏.」

「좀 더 부드럽게 구슬릴 수 없는 건가? 아키라.」

아키라는 그대로 샐쭉해져 버리고, 날 완전히 무시하기 시작했다.
뭐, 상관없지만 말이다. 하지만 여자 아이가 너무 그런 말을 쓰는 게 아니라고.

「힘내렴, 아카리 짱!」

「아, 아리시아 씨?」

어느 샌가 아리시아도 아카리를 부추기듯이 응원하고 있고, 아키라도 언제 부활했는지 아이카에게 압박을 주고 있었다.

「괜찮아, 아이카. 넌 내 수제자다. 아리시아 따위의 제자 따위에게 절대로 지지 않아. 그렇다기보다 죽어도 이겨랏!
덧붙여 말하자면, 혹시 지게 되면 나에게 호두 빵 1년 치 사라!」

「730개!」

「누가 하루에 1개라고 말했냐? 하루 4개다. 얼른 가랏! 레이스 개시다. 가라────앗!」

「2……920개!?」

그대로 규정 속도가 어쨌냐는 속도로 두 사람은 착착 멀어져 간다.
괜찮은 건가? 이런 짓을 해도. 그보다 이겨도 져도 아이카에게 좋은 건 하나도 없지 않나.

「정말이지, 억지를 둘러대는 녀석이군. 누굴 닮은 거야.」

「우후후. 안 변했네, 아키라 짱.」

「아앙?」

…………뭐야, 그런 건가.
정말, 입이 지나쳐서 전하고 싶은 것이 전해지지 않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아이카 짱이 순순히 돌아가기 쉽게 억지로 레이스를 시킨 거잖아. 악역을 자처하면서까지. 정말, 아키라 짱은 상냥한 선배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너─ 바보 아냐? ————으앗!?」

「바보는 어느 쪽이냐.」

「또 때렸군? 네 녀석 조금은 되돌려주맛!」

후웅- 하고 기세 좋은 펀치가 배로 날라 온다. 반사적으로 힘을 넣어버렸지만, 의식적으로 힘을 뺐다.
통, 소리가 울리고, 아키라는 주먹을 문지른다.

「아프다고! 근육 바보─!!」

「좀 적당히 하지 않겠나?」

「우후후, 솔직하지 않으니까.」

「아리시아────앗!」

뭐야, 이 콩트.
아키라는 후우, 하고 숨을 돌리고, 재차 "쑥스러움 감추기"를 시작했다.

「나는 말야. 운디네로서도, 지도자로서도, 너보다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는 걸 증명하고 싶은 것뿐이라고.」

「어머어머. 제자는 스승을 닮는다더니, 정말이네.」

아리시아의 그 말에 아키라는 머리를 긁적인다.
조금은 기가 막힌 얼굴로,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한다.

「아니, 아이카는 나와는 다르게 난폭하지도, 데퉁스럽지도, 성격이 비뚤어지지도 않았어.」

「그렇게 솔직하지 못한 점이라든가도 꼭 닮았지.」

「아-앙?」

「아뇨. 아무 것도 아닙니다.」

「우후후. 확실히 아이카 짱은 운디네로서 똑바로 자라고 있지.」

그 말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표정을 확 바꿔 우쭐해하는 웃음을 띠고,

「후훗. 뭐, 스승의 가르침이 좋으니까 말이지.」

아리시아가 아니더라도 웃고 싶어질 정도로 흐뭇하다.
아키라는 솔직하지 못하다. 그것은 절대적이다.

「정직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조금은 고집도 있고, 그렇지만 실은 누구보다도 상냥하고, 올곧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지.」

「그래. 그래.」

그렇지~ 그렇지~ 하고 끄덕이는 아키라를 보고, 아리시아는 미소 지었다.

「정말, 아키라 짱이랑 꼭 닮았어.」

정직함. 첫 대면인 나에게 호두 빵을 만들어 달라고, 했었지.
열심히 노력함. 일하고 있는 그녀를 보면 그건 일목요연하다.
조금은 고집쟁이. 조금으로 끝나면 좋겠지만 말이지.
사실은 누구보다 상냥하다. 언제였더라, 그래. 벚꽃을 본 전날 밤. 그건 '쿵'하고 왔다.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으면서, 어째서였을까.
올곧은 눈동자, 인가. 미혹 같은 건 가지고 있지 않을 것 같으니 말이다. 헤매어도 즉결할만한 각오를 가지고 있다고 할까……. 아이카에게만큼은.

아무래도 무르게 돼버릴 것 같긴 하지만.

「…………」

당분간 침묵이 이어진다.
마치 벼락이 떨어지기 전, 번쩍인 뒤의 묘하게 길게 느껴지는 순간 같다.

「그─러─니─까! 너의 그런 점이 엄청 싫다고오오오!」

「어머어머.」

「엄청 싫다던가, 그런 말 하지 말라고.」

뾰로통해진 표정 그대로, 아키라는 도무지 참을 수 없다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자, 그럼.

「두 사람이 돌아올 때까지 한가하고, 화해의 표시로 차라도 마실까? 좋은 찻잎이 들어왔어. 차과자도 꽤 좋은 게 있어서 말이지. 무심코 좀 많이 사버렸어.」

「어머어머, 우후후.」

짐짓 꾸민 듯이 아키라의 반응을 살핀다.
어떻게 할래? 라고 제스처를 보내면, 조금 빨개지면서, 역시나 "쑥스러움 감추기"를 한다.

「말해 두지만, 난 홍차에 까다롭다고!」

「어머어머.」

「그런가. 그럼, 기합 넣고 태우기로 할까.」

이런 오후일지라도, 기분은 좋았다.


*  *  *  *  *


# 아키라·E·페라리


「에미야─ 좀 전부터 뭘 하고 있는 거냐!」

「아니, 너희는 차를 즐기고 있어줘!」

테라스에 테이블을 꺼내어, 차를 즐기려고 하는데 저 녀석은 뭘 하고 있는 거냐.
뭐, 별로 있어도 없어도 홍자는 맛있지만 말이지…….

「어머, 어서와.」

「아, 아하하……다녀왔습니다아……」

통, 하고 발을 가지런하고 차려 자세.
아이카와 아카리 짱은 사이좋게 걸어서 돌아오고 있었다. 걸어서?

「……그래서? 어째서 느긋하게 둘이 사이좋게 걸어서 돌아온 걸까나?
————곤돌라는 어쨌어! 레이스는?」

「그게……그만뒀습니다.」

「뭐라!」

「네이거사과의의미로드리는겁니다.」

탁, 하고 놓인 것은 항상 가는 빵가게의 봉투. 이건,

「부디~ 이걸로, 용서해 주세요!」

이건, 이것은, 설마…….
부스럭, 봉투를 열어 보면, 아니나 다를까, 호두 빵의 향기가 근처로 퍼져 나간다.
설마, 이걸로 어떻게 해보려고 생각하고 있었던 건 아니겠지. 여기엔 에미야가 있다고. 에미야 표의 호두 빵으로 내 혀는 이제 평범한 호두 빵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레벨까지 높아져 버렸다고.

「아우─────」

「이건 내가 주는 거. 이걸로 용서해 주지 않을래?」

탁, 하고 테이블에 놓인 것은 김이 나는, 향기가 나는, 구수한 에미야 표의 호두 빵이었다.

「……뭐, 만들고 있을 틈이 없었으니까, 어제 만든 걸 적당히 찐 것이지만……맛있을 거라 생각해.」

에미야를 노려보고, 아이카를 노려본다.
……어쩔 수 없군.

「세이──────프!」

용서해주자.

「하지만, 응석부리지 말라고! 이건 어디까지나 에미야 덕분에 세이프가 되었으니까 말이다?」

「네에~에. 에헤헤. 그럼, 잽싸게 먹도록 하죠!」

「무슨 바보 같은 말을. 이건 내───아악!?」

「함께 나눠 먹는다. 그렇지 않으면 이제 만들지 않을 거라고.」

「때리고 할 말이냐, 그거.」

뭐, '이제 됐다'고 정했으니까 이제 됐다.
세세한 건 신경 쓰지 않는다. 아이카는 데리고 돌아왔고, 에미야의 빵도 먹을 수 있고, 홍차는 맛있고.
이 이상의 휴일이 있을까……? 자주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계속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으면 아깝다. 즐길 때는 힘껏 즐긴다. 이건, 인생의 철칙.
급할수록 똑바로 나아가면 된다!

「자, 먹자고! 우물쭈물 하고 있으면, 내가 전부 먹어버릴 테니까.」

이번은 에미야도 때리지 않았다.
빨리 먹는 것엔 불평이 없다는 것일 테지. 좋아, 그렇다면 먹어 주겠어.

「뭐, 난 어느 쪽이라도 상관없지만……과식하면 배가────」

「으럇!! 그거 말하지 마! 입 다물어! 열지 마! 먹지 마!」

「먹지마는 심하잖아? 자, 얼른 먹지 않으면 없어질 거라고.」

「아키라 씨, 좀 시끄러워요. 조용하게 먹을 수 없습니까? 보세요, 아리시아 씨를 본받아, 저렇게 고상하게」

「누가 덜렁이냐────앗!?」

「그런 말 하지 않았어요────!?」

이런 오후, 흔치 않다.
그도 그럴게, 이 시간 밖에 느껴지지 않는 것도 있다는 거다.
나는, 녀석 앞에서는 아직도 아이구나, 하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렇지, 에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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